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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 하지마-34화 (34/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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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어, 얼굴이 좋아지는 것을 보니 조금 안심이 되네."

    성수는 성호의 얼굴이 좋아지는 것에 안심이 되고 있었다.

    아내를 치료하기 위해 고생하는 성호의 모습을 생각하면 정말 무엇을 주어도 아깝지 않은 사람이다.

    "여보, 김 선생님은 어떠세요?"

    김 여사는 이제 병이 치료가 되었는지 몸에 힘도 생기고 해서 곧바로 걷지는 못해도 얼굴은 병색이 사라지고 없었다.

    "나도 잘 모르지만 얼굴을 보니 마치 잠을 자고 있는 사람 같으니 우선은 그냥 두고 봅시다."

    하루의 시간이 지나도록 성호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지만 성호는 마치 잠을 자고 있는 것처럼 편안한 얼굴이라 성수는 그런 성호를 깨우지 못하고 조심스럽게 침대 위로 옮겨 놓았다.

    "으음."

    성호는 눈을 뜨자마자 가장 먼저 자신의 몸을 검사했다.

    음기 때문에 반지의 도움을 받아 내공과 융합하기는 했지만 하는 도중에 정신을 잃었기 때문에 확인을 하기 위해서였다.

    성호가 운기를 하니 몸 안에서는 노도와 같은 내공이 생겨나고 있었다.

    지난 러시아에서 얻은 기운보다도 더 강한 기운이 말이다.

    "헉! 이렇게 강한 내공이 언제 생긴 거야?"

    성호는 내공이 갑자기 증가하여 깜짝 놀랐다.

    무려 일 갑자에 해당하는 내공이 늘었기 때문이다.

    지금 성호는 이 갑자에 해당하는 내공을 가지고 있으니 아마도 이 시대의 사람으로서는 엄청난 행운을 얻은 자가 되었다.

    "그런데 여기는 어디지?"

    성호는 자기가 있는 곳을 보고는 조금 낯선 곳이라 우선은 어디인지를 먼저 확인하려고 하였다.

    주변을 보니 어제 자신이 치료를 하던 방 같았고, 자신은 그 침대에 누워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성호는 아마도 자신이 쓰러지자 여기에 두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성호는 몸을 일으켜 보았고 몸도 움직여 보니 아주 좋은 상태였다.

    "오호, 전보다 몸이 더 좋아진 것 같은데?"

    성호는 아주 상쾌한 기분으로 문을 열고 나갔다.

    거실에는 지금 성수와 아내가 차를 마시며 걱정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다가 성호가 나오는 것을 보고는 놀란 음성으로 성호를 불렀다.

    "아니, 김 선생, 몸은 어때?"

    "어머나, 김 선생님!"

    두 사람은 다 놀라면서 성호를 반겼다.

    성호는 두 사람의 반응에 조금 어색한 기분이 드는지 요상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제가 얼마나 누워 있었나요?"

    "하루일세."

    성호는 하루라는 말에 안심이 되었다.

    "김 선생님, 정말 고마워요. 저 때문에 그런 고통을 당하시게 하고요."

    김 여사는 아마도 자신의 고통을 성호가 대신 당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하긴 그리 틀린 말도 아니지만 말이다.

    "아닙니다. 고통을 줄여주는 것이 의사가 해야 하는 일이니 당연한 조치였습니다."

    성호의 대답에 김 여사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고마워요. 김 선생님 덕분에 세상이 아름답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김 여사는 그동안 자신만 불행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성호 덕분에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게 되어 세상을 보는 눈길이 달라졌다.

    모든 것이 새롭고 신기하게 느껴지는 기분은 아무도 모르는 자기만의 느낌이었다.

    "잠시 맥을 한번 모겠습니다."

    성호는 김 여사의 병이 치료가 되었다고는 하지만 혹시 모르니 일단 맥을 한번 보려고 하였다.

    김 여사는 성호가 일어나자마자 자신의 맥부터 보자고 하는 것에 속으로 엄청 감동을 받았다.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 내가 꼭 중매를 서야겠어.‘

    김 여사는 속으로 성호를 어떻게 하든지 잡아두고 싶은 심정이었다.

    저런 인재를 그냥 보내는 것은 미련한 짓이라고 생각되었다.

    성호는 이렇게 또 요상한 일이 개입되고 있었다.

    성호는 김 여사의 맥을 잡아보고는 몸에 남아 있던 음기가 모두 사라진 것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이제 확실히 치료가 되었으니 앞으로 음식을 조절하시면 크게 아프시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성호의 대답에 김 여사는 마음을 졸이고 있었지만, 이제는 확실히 안심했다.

    김 여사는 성호가 맥을 잡자고 해서 혹여 완치가 되지 않은가 싶어 잠시 철렁했었던 것이다.

    "고맙네. 정말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를 모르겠네."

    정 상무는 성호를 보며 감사의 인사를 하며 무언가 원하는 것이 있으면 말하라고 하는 눈빛이었다.

    성호는 그런 정상무의 눈빛이 부담이 되는지 고개를 돌려 버렸다.

    "김 여사님은 이제 몸 관리를 하셔야 합니다. 사실 몸이 약하시기 때문에 당분간은 움직이시는 것도 몸에 무리가 가니 말입니다. 한 달 정도는 집에 계시면서 가끔 움직이시는 것으로 건강을 유지하시면 그리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한 달이나 집에 있어야 하나요?"

    "예. 한 달이 길다고 생각지 마시고 그 안에 최상의 몸을 만드신다고 생각하세요. 그래야 나중에 고생하지 않으시니 말입니다."

    김 여사는 나중에 고생한다는 말에 눈이 동그래졌다.

    "아니, 나중에 저 또 아프게 되는 건가요?"

    "하하하, 병은 이미 치료가 되었지만 지금 김 여사님의 뼈는 아주 약해져 있는 상태입니다. 그러니 뼈를 강하게 해주어야 하는데 우선은 칼슘이 풍부한 음식을 드시면서 몸조리를 하고 서서히 건강을 찾으시라는 말입니다. 만약에 그렇지 않으면 약한 뼈가 견디지 못하고 부러지는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성호의 자세한 설명에 김 여사는 금방 이해를 했다.

    많은 세월을 병자로 있었기에 마음이 급하기는 했지만 성호의 말을 듣고 보니 충분히 이해가 갔다.

    사실 그렇지 않아도 김 여사는 이제 성호의 말이라면 무조건 신봉할 사람으로 변해 있기도 했지만 말이다.

    성호는 그렇게 김 여사에게 건강에 유의하라는 말을 하고는 돌아가려고 하였지만, 두 사람은 그런 성호에게 은혜를 갚아야 한다고 하면서 이번에 병원을 개업할 수 있도록 자신들이 건물을 준비해 주겠다고 성호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김 선생이 우리에게 해준 것을 생각하면 병원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니 그냥 받아주게."

    정 상무는 자신 앞으로 되어 있는 건물을 병원으로 개조해서 성호에게 주겠다고 하고 있었다.

    문제는 그 건물이 무려 십 층이나 되는 건물이라는 것이 문제였다.

    성호는 아직 그렇게 크게 병원을 개업할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렇게 크게 병원을 하려면 얼마나 많은 의사들을 데리고 있어야 하는지를 생각하니 머리가 띵해지고 있었다.

    "상무님, 성의는 감사하지만 저에게는 아직 무립니다. 제가 아는 인맥을 모두 동원한다고 해도 그렇게 큰 병원을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말입니다. 저는 그냥 작은 병원을 개업하여 어려운 분들을 도와드리며 치료하고 싶습니다."

    성호는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이야기하였다.

    아무리 많은 돈이 있어도 되는 것이 있고, 되지 않는 것이 있다는 것을 이제는 성호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욕심을 부리지 않고 그냥 좋은 관계를 이대로 유지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서 하는 말이었다.

    정 상무는 성호의 눈빛을 보고는 명성이나 재물에 욕심이 없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래도 이대로 보낼 수는 없었기에 성호에게 다시 제의하고 있었다.

    "김 선생, 그러면 작은 병원을 개업하기 위해 반드시 건물은 있어야 하니 김 선생이 있는 동네에 작은 건물을 주겠네. 그 건물은 아내의 명의로 되어 있고 층수도 사 층이니 자네에게는 딱 어울리는 것이라 생각하니 그거라도 받아주게. 그렇지 않으면 내가 편치 않아서 그렇다네."

    김 여사는 남편의 말에 얼굴이 환해졌다.

    자신의 명의로 되어 있는 건물이 있다는 것이 이제 생각이 나서였고, 그 건물을 성호에게 줄 수 있다는 사실이 기뻤다.

    "어머, 맞아요. 김 선생님이 그 건물에 병원을 오픈하면 되겠네요. 작은 건물이지만 그래도 위치가 좋으니 병원을 개업하기에는 좋을 거예요."

    김 여사는 성호에게 건물을 주게 되었다고 아주 좋아하고 있었다.

    김 여사의 입장에서는 그런 건물 백 개가 있어도 자신의 병을 치료해 준 성호가 더 고마웠다.

    죽는 날만 잡아놓고 있던 김 여사에게는 지금 성호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라도 주고 싶은 심정이었기 때문이다.

    성호는 두 사람의 말이 진심이라는 사실에 고민되었다.

    비록 자신이 치료를 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그런 과분한 선물은 받고 싶지가 않아서였는데 두 사람은 지금 진심으로 성호를 생각해서 하는 말이었기 때문에 고민이 되었다.

    그런 성호를 보고 정 상무는 젊은 사람이 너무 욕심이 없다는 것에 다시 이야기했다.

    "김 선생이 욕심없이 살고 있다는 것은 알겠지만 사회는 그렇게 혼자 깨끗하게 산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네. 때로는 타협이 필요할 때도 있고 때로는 져야 할 때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네."

    정 상무의 말에 성호는 확실히 깨달을 수가 있었다.

    자신이 아무리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많은 사람을 모두 상대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알겠습니다. 그러면 건물을 받겠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의 도움은 거절하겠습니다. 이 약속만 해주시면 상무님의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성호는 확실하게 선을 그어놓았다.

    더 이상 이들에게 도움을 받고 싶지 않다는 자신의 의지를 보여주고 싶어서였다.

    사람이 도움을 받다 보면 자꾸 받게 되고, 그러면 발전이 없게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성호와 정 상무는 그렇게 성호에게 은혜를 갚을 수 있게 거래가 이루어졌다.

    봉천역 근처의 빌딩 이 층에 새롭게 한의원이 개설되고 있었다.

    성호가 정 상무에게 받은 건물의 이 층에 자신의 한의원을 개설하기로 하였고, 지금 한참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보통 병원은 열기 전에 선전을 해야 하기 때문에 가장 먼저 간판부터 제작하여 달아놓았다.

    성호는 지금 병원을 열기 위해 작업하고 있는 현장에 와 있었다.

    처음으로 자신의 병원을 여는 것이기도 하지만 의사로서 자부심을 가지게 만드는 장소이기도 했다.

    "어떠냐?"

    성호와 함께 있는 사람은 바로 진한의 어머니였다.

    진한의 가족들은 성호가 정 상무에게 사 층짜리 건물을 받게 되었다고 하여 아주 기뻐하였고, 병원을 개업한다는 말에 어머니가 직접 현장을 다니면서 도움을 주고 있었다.

    "어머니, 저는 아직도 정신이 하나도 없는데요."

    "호호호, 정신이 없을 만도 하지. 이런 건물의 주인이 되고 이제 병원의 실질적인 원장님이 되셨으니 말이다."

    최 여사는 성호가 이렇게 성장한 것이 너무도 대견스러웠다.

    아들 친구라 어려서부터 보아왔던 성호가 이렇게 성장하여 이제는 남부럽지 않게 살 수가 있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최 여사에게는 기쁨을 주고 있었다.

    그만큼 성호를 아들로 생각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에이, 원장님은요. 여기 오시는 원장님이 듣고 그만두겠다고 하시면 곤란해져요."

    성호는 개업을 하면서 한의사 중에 아는 분을 섭외하게 되었는데, 제법 실력도 있고 인맥도 좋은 분을 이번에 병원의 원장으로 모시게 되었다.

    성호가 아무리 돈이 많아도 한의원이라는 것이 실력도 중요하지만 이상하게 한국에서는 나이를 무시할 수가 없기 때문에 고민하다가 내린 결론이 나이를 드신 분을 원장으로 모시는 것으로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물론 실질적인 원장은 성호겠지만 말이다.

    "호호호, 알았다. 하지만 나는 우리 아들이 한의사라는 것이 정말 좋기만 하단다."

    최 여사는 이제 성호를 아주 대놓고 아들이라고 하고 있었다.

    성호도 그런 최 여사의 말을 고맙게 생각하고 있었다.

    "에이, 어머니, 그러지 마세요."

    성호가 이렇게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도 진한의 부모님밖에는 없을 것이다.

    그만큼 진한과 친하기도 하지만 자신에게 진심으로 대하고 있는 두 분을 보고 성호도 그렇게 대하고 있다는 말이다.

    최 여사는 성호와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무언가를 발견하였는지 바로 고함을 쳤다.

    "거기 아저씨, 그쪽은 조금 비스듬하니 다시 하세요!"

    최 여사는 갑자기 일을 하시는 분을 보며 잔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성호는 그런 최 여사를 보며 입가에 미소만 짓고 있었다.

    요즘 최 여사의 하루 일과는 바로 현장에서 시작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일을 하시는 분들을 보고 조금만 이상하면 바로 잔소리를 하고 있었다.

    성호는 그런 최 여사가 하루를 즐겁게 생각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기뻤다.

    병원 인테리어업자와 계약하기를 두 달 만에 완성하기로 하였고, 지금 한 달이 지나고 있었다.

    앞으로 한 달만 지나면 개업하게 될 것이고, 병원에 근무하는 사람들도 이번에 오시게 될 원장님과 상의하여 아는 분들을 만나서 결정하기로 서로 합의하였다.

    성호는 병원의 한의사로 근무하기로 하고 말이다.

    "오늘은 우리 원장님을 만나기로 했으니 나가봐야겠다."

    오늘은 원장으로 오시기로 한 박 원장님을 만나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기에 나가려고 하는 성호였다.

    오늘 박 원장을 만나는 이유는 병원에 근무할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아직은 크게 할 생각이 없는 성호였기에 박 원장님과 이야기해야 할 부분이 아직도 많이 있었다.

    박 원장은 사실 개인 한의원을 하다가 망한 사람이었는데 사람이 나쁘지 않고 그 실력도 좋아 다른 병원에 근무를 하고 있는 것을 성호 선배 중 한 사람이 소개를 해주었던 것이다.

    박 원장도 학교 후배이기도 한 성호가 개원하려고 한다는 소리에 조금 놀라기는 했지만 자신의 건물에 병원을 오픈하려고 한다는 소리에 바로 허락하게 되었다.

    병원이라는 것이 환자가 없으면 망하게 되는데 성호의 경우에는 이미 자신 소유의 건물이니 나가는 돈이 적을 테고 건물 세를 받고 있으니 병원에 환자가 없어도 최소한 망할 염려는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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