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두려워 하지마-20화 (20/290)

0020 / 0290 ----------------------------------------------

.

성호는 화 대인을 치료하며 일주일이라는 시간을 보내게 되었고 이제는 화 대인이 어떤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많은 시간이 되기도 하고 적은 시간이 되기도 하는 일주일이라는 시간 동안 성호는 최선을 다해 치료를 하였고, 이제는 화 대인도 몸이 정상이 되어 움직일 수 있을 정도는 되었다.

"허허허, 김 선생. 이제는 움직여도 몸이 아프지 않구려."

"그동안 고생하셨습니다. 다행히 재발을 하지 않아 그렇지, 만약에 재발을 하였다면 고생을 하셨을 겁니다."

"허허허, 내 옆에 이렇게 신의가 계시는데 무엇이 걱정이겠소."

화 대인은 성호의 치료를 받으며 진심으로 성호를 존경하고 있었다.

이는 사람의 실력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놀라운 실력을 가지고 있어서였다.

실제로 침을 몸에 놓게 되면 본인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시원함과 치료가 되고 있다는 느낌이 드니 이 시대의 신의는 성호라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제 나으셨으니 저는 이만 돌아가야겠습니다."

"아니, 조금 더 있다가 가면 안 되겠소?"

"아닙니다. 그만 가야지요. 저도 있고 싶지만 저에게도 해야 하는 일이 있으니 말입니다."

화 대인은 성호가 대단한 침술을 가지고 있지만 한국이라는 나라에서는 침술을 사용하지 못한다고 하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그 이유에 대해 물었는데 바로 자격증이 있어야 시술을 할 수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본국에 연락을 하여 자세한 상황을 알아보았는데, 실제로 그렇다는 것을 알게 되어 무언가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에 자신이 알고 있는 인맥을 동원하여 성호가 한국의 자격증은 아니지만 중국의 침구사가 될 수 있도록 준비를 하였다.

중국은 아직 공산당이 집권을 하고 있는 나라라 인맥만 있으면 자격증 정도는 얼마든지 만들 수가 있었다.

그것도 공식적인 자격증으로 말이다.

"화 대인, 준비하신 물건이 지금 도착을 하였다고 합니다."

"오, 어서 가지고 와라."

화 대인이 준비한 물건은 바로 침술과 지압의 자격증이었다.

불과 삼 일만에 자격증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는 했지만 화 대인의 인맥이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수 있는 권력을 가지고 있었다.

중국 정부가 보증하는 자격증을 만드는 데 불과 하루의 시간밖에는 걸리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화 대인의 능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었다.

화 대인은 준비된 물건이라는 것을 받아서 성호를 보며 물건을 건네주었다.

"김 선생. 내가 해줄 수 있는 선물을 준비하였는데 마음에 드실지 모르겠소. 받으시오."

성호는 화 대인이 주는 선물이라는 것을 보니 작은 봉투였는데 돈이 들어 있다기보다는 다른 물건이 있는 것 같았다.

그래도 일단 선물인데 그냥 사양을 하기에는 상대의 위치가 있어서 결국 선물을 받게 되었다.

"감사히 받겠습니다. 제가 사양하게 되면 대인께 결례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받는 겁니다."

"허허허, 고맙소. 내 태어나서 처음으로 선물을 주기 위해 이렇게 안달이 나보는구려."

화 대인은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진심으로 성호에게 선물을 주기 위해 사정이라도 할 판이었다.

성호는 화 대인이 준 선물을 일단 보았다.

그런데 선물을 보고 있는 성호의 눈이 커지고 있었다.

"아니, 이거는……."

성호가 받은 선물은 바로 중국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을 하는 침구사 자격증과 추나술의 자격증이었다.

중국의 추나술은 한국의 지압과 같은 것으로 한국에는 장애인들인 맹인들만 가지고 있을 수 있지만 중국에는 정상인들도 자격증을 만들 수가 있었다.

그리고 막말로 공산당 서열 십 위 안에 있는 화 대인이 만들지 못할 것은 없다고 보아도 무방했다.

자격증은 중국 침술 협회에서 보증하는 것이라 어떻게 보면 성호에게는 정말 대단한 선물이었다.

단지 아직 한국에서 허가를 얻을 수가 없다는 것이 문제이기는 했지만 말이다.

"화 대인, 이런 선물은 너무 부담이 되는군요."

성호는 자신이 한 것도 없이 이런 과분한 선물을 받으니 솔직히 조금 부담이 되었다.

"허허허, 아니요. 내가 이렇게 살 수가 있게 된 것도 모두 김 선생의 의술 때문이니 부디 그런 실력을 모두를 위해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해서 주는 선물이라오."

"감사합니다, 화 대인."

"나는 개인적으로 김 선생이 우리 중국에서 개원을 하였으면 하오. 내가 알기로는 한국에서는 침술원을 개업해도 모두 무허가라고 하는 말을 들었소. 그렇다면 차라리 중국에서 명성을 쌓아 이름이 알려지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오. 그리고 중국에 개원을 하게 되면 나도 김 선생에게 도움을 줄 수 있으니 말이오."

"감사합니다만 아직은 생각해 보아야 하는 문제 같습니다. 한국에 가도 한 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화 대인."

성호는 화 대인이 자신에게 친절을 베풀어주어 고마웠지만 중국에서 개원을 할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화 대인이 자신에게 준 선물은 너무도 고마웠다.

비록 약간의 부정으로 만들기는 했지만 자신에게는 너무도 필요한 것이라 그냥 받기로 했다.

성호는 그렇게 화 대인과 좋은 인연을 만들고 다시 돌아가기 위해 준비를 하였다.

중국 현장에 있는 사람들과 그동안 제법 친해져 있어서 인사를 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김 선생님, 이거는 그동안 보여주신 후의에 대한 저의 성의입니다."

진룡은 성호에게 작은 봉투를 주고 있었다.

그런데 진룡만 주는 것이 아니라 경호원 수장도 작은 봉투를 주는 바람에 성호가 상당히 난감한 입장이 되었다.

"아니, 나는 이런 것을 바라고 한 일이 아니니 그만두세요."

"아닙니다. 저희에게는 생명의 은인이신데 어떻게 그냥 가시게 할 수가 있습니까. 부디 저희의 성의를 무시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진룡은 반드시 봉투를 성호에게 주고 싶다는 강력한 의사를 표하고 있었다.

이는 수장도 마찬가지의 입장이었다.

이 봉투는 자신이 주는 것이 아니라 화 대인이 직접 전해주라고 하였기 때문이다.

물론 개인적으로 더 드리고 싶었지만 자신에게는 그만한 재력이 없었기에 화 대인의 돈만 전해주려고 하였다.

성호는 어쩔 수 없이 봉투를 받게 되었고 안을 확인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품속에 넣었다.

"그럼, 나중을 기원하며 이만 가보겠습니다."

"선생님, 건강하십시오."

"선생님, 그동안 진심으로 감사했습니다."

성호가 한국인 현장으로 가기 위해 차를 타자 아쉬운 얼굴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만큼 성호가 있는 동안 대단한 일을 하였기 때문이었다.

중국인 현장에서 나는 총소리에 조사를 하기 위해 왔다가 본의 아니게 이상한 일에 관여를 하게 되었지만 결국 자신의 침술로 인연들을 만들게 되었다.

이는 자신에게 절대 나쁘지 않은 인연이라는 생각에 잠긴 성호였다.

성호가 한국인 현장으로 돌아오자 사무실의 박 과장은 눈에 눈물이 고이고 있었다.

"고생 많았네."

박 과장은 성호가 오자 너무도 기뻐했다.

본사에는 성호가 이번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중국인 현장에 혼자 갔다는 보고를 하여 회장이 직접 금일봉을 하사할 정도로 성호가 한 일에 대단한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자신들이 있는 곳은 한국이 아닌 외국이었고, 그것도 러시아라 총으로 해결을 한다고 하면 방법이 없었다.

중국인 현장에 회사 차원에서 전화를 걸어 성호를 보내달라고 한 적이 있다.

그때 중국인들은 대번에 화를 내며 절대 보낼 수 없다는 말과 함께 한 번만 더 그런 소리를 하면 중국인 현장의 전 인원이 총기를 휴대하고 한국인 현장으로 가겠다고 난리였다.

그 바람에 더 이상 전화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고, 성호가 무사하기만 간절히 기도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무사히 돌아오니 박 과장은 너무 기뻤다.

"아닙니다. 그런데 모두 얼굴이 반쪽이 되었습니다."

성호는 입가에 웃음을 지으며 다른 사람들을 보았지만 걱정이 가득한 얼굴들이었다.

꽝!

"성호 어디에 있어?!"

한 반장은 현장에서 성호가 돌아왔다는 소리를 듣고는 엄청난 속도로 사무실로 달려온 것이다.

"한 반장님, 저 여기 있는데요. 그동안 잘 계셨어요?"

성호는 한 반장을 보자 반가운 얼굴을 하며 인사를 하였다.

한 반장은 성호의 인사에도 그대로 달려와 성호를 안아버렸다.

"이 자식아! 나는 죽었는지 알았잖아."

한 반장은 자신이 막지 못해 성호가 죽었다고 생각하며 그동안 얼마나 후회를 하였는지 모른다.

그런데 죽었다고 생각한 성호가 이렇게 무사히 왔으니 한 반장의 심정이 지금 어떻겠는가?

한 반장은 너무도 반가워 성호를 그대로 안고 한동안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성호도 한 반장의 따뜻한 마음을 알고 있기에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고 그냥 그대로 있기만 했다.

"자, 우리 이러고 있지 말고 오늘은 성호 씨가 돌아왔으니 즐거운 파티나 한 번 합시다."

박 과장의 외침에 모두는 환호성을 질렀다.

"와우, 과장님이 파티를 하자고 하는 말은 여기 와서 처음으로 듣습니다."

"하하하. 맞습니다."

성호가 오자 현장은 그동안 우울했던 모습이 사라지고 모두가 즐거운 모습으로 일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성호는 그동안 고생했다는 이유로 특별히 일주일간 휴가를 얻게 되었다.

물론 일주일간 특별 휴가비도 함께 말이다.

성호는 러시아에서 휴가를 얻었지만 어디 갈 곳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지난 일주일간 중국인 현장에서 있으면서 일어났던 일들이 생각났다.

중국인 현장의 암살을 하였던 놈은 결국 잡히고 말았는데 암살자는 러시아인이 아닌 체코의 인물이었다.

진룡은 암살자를 고문하여 누가 시켰는지를 알아내라는 지시를 내리게 되었고, 암살자는 어떤 고문을 당했는지는 모르지만 죽기 일보 직전에 성호에게 안내가 되었다.

"선생님, 죄송하지만 한 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무슨 부탁인데 그러세요?"

"한 사람의 목숨을 죽지만 않게 해주십시오."

성호는 죽지만 않게 해달라는 진룡의 말에 의문스러운 얼굴을 하였다.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군요."

"이번에 화 대인을 암살하려고 했던 놈을 잡을 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수하들이 그놈을 고문하다가 너무 심하게 하였는지 이놈이 죽으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만약에 놈이 죽으면 제가 상당히 곤란하게 되기 때문에 이렇게 부탁을 드리는 것입니다."

진룡은 이번 암살자를 죽여서는 안 되는 입장이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를 입은 화 대인이 직접 놈을 보고 싶다는 연락을 해왔기 때문에 화 대인의 앞에 갈 때까지는 놈이 살아 있어야 했다.

진룡은 암살자의 상태를 보고는 결국 성호를 찾아오게 되었고 이렇게 부탁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성호는 진룡이 부탁을 하자 거절을 할 수가 없어 결국 허락을 하고 말았다.

"알겠습니다. 가봅시다."

성호의 허락에 진룡은 기쁜 표정을 지으며 바로 성호를 암살자가 있는 곳으로 안내를 하였다.

진룡을 따라간 성호는 눈앞에 인간이 아닌 다져놓은 고기를 보게 되었다.

‘헉! 저게 암살자라는 말이야?‘

아무리 보아도 인간이 아니고 고기를 다진 것 같아 보였다.

"혹시 저기에 있는 것을 나보고 고치라는 말은 아니겠지요?"

성호는 눈앞에 있는 물체를 보고 하는 말이었다.

"죄송합니다. 수하들이 너무 심하게 다루는 바람에 저렇게 되었습니다. 제발 저를 살려주신다고 생각하시고 한 번만 도와주십시오."

진룡은 암살자를 이렇게까지 해놓았을지는 정말 몰랐다.

절대 죽이지 말라는 지시를 내려놓았는데도 저 정도였으니 말이다.

"휴우, 자신은 하지 못합니다. 저게 어디 사람입니까."

성호의 말에 진룡도 미안한지 얼굴을 붉히고 말았다.

성호는 진룡의 말대로 괴물체에게 다가가 진맥을 하기로 했다.

성호는 진맥을 해보니 아직 생기가 남아 있어 죽지는 않을 것 같았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