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두려워 하지마-19화 (19/290)
  • 0019 / 0290 ----------------------------------------------

    .

    "잠시 다녀올 곳이 있으니 다녀오겠소."

    "그렇게 하시오."

    경호원들은 진룡이 나가자 침대에 누워 있는 화 대인을 보게 되었다.

    화 대인은 이제 많이 좋아지고 있는지 안색이 아까와는 다르게 밝아지고 있었고, 고통도 줄었는지 호흡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었다.

    총상을 입은 환자가 이렇게 빨리 회복이 되는 것은 이들도 처음으로 보는 광경이었다.

    "대단한 의술이다. 이런 실력을 가지고 있다면 아마도 신의라고 해도 무방하겠다."

    "제가 보아도 그렇습니다."

    경호원들은 하나 같이 성호의 의술을 칭찬하고 있었다.

    진룡은 자신의 서재로 가서 그동안 보관만 하고 있던 고서적들을 꺼내고 있었다.

    자신은 솔직히 무슨 내용이 있는지를 모르고 있지만 고대로 내려온 책이라 성호에게 선물로 주면서 부탁을 하려고 하였다.

    제법 많은 책이 있었지만 진룡이 필요한 고서적은 모두 세 권이 전부였다.

    이 책도 사실은 도굴을 하는 놈들이 가지고 있던 것인데, 진룡이 당시 놈들을 처리하면서 가지고 있게 된 것이었다.

    "제발 이 책으로 화 대인이 완전히 나을 동안 이곳에 계셨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진룡은 침술을 하는 사람이면 제법 지식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고서적을 준비하였지만, 성호가 고서적의 내용을 모두 읽을 수 있을지는 모르는 일이었다.

    성호는 잠시 눈을 붙이고 있는데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깨어났다.

    "누구요?"

    "선생님, 잠시 들어가겠습니다."

    "들어오세요."

    성호의 허락에 진룡은 문을 열고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왔다.

    진룡은 성호에게 다가가 조심스럽게 책을 꺼내 보여주었다.

    "선생님, 이 책이 무슨 내용인지 저는 모릅니다. 하지만 고서적이니 보실 것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책을 드릴 테니 화 대인의 부상이 완쾌되실 동안만이라도 이곳에 계시기를 바랍니다."

    진룡은 진심으로 성호에게 부탁을 하고 있었다.

    중국인들은 신화를 좋아하기 때문에 신의나 성인들에게는 아무리 건달이라고 해도 존중을 하고 있었다.

    그런 존재들은 이들에게는 절대적인 존재라고 인식이 되어 있어서였다.

    물론 자기의 눈으로 확인이 필요하기는 하겠지만 말이다.

    진룡이 직접 성호의 치료를 보지 않았다면 절대 믿지 않았겠지만 진룡은 당시 그 치료과정을 모두 보고 있었기에 이런 행동을 하게 되었다.

    성호는 어차피 자신은 환자를 치료하려고 하였는데 책을 그것도 고서적을 준다고 하니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지요. 그리고 서적은 감사히 받겠습니다. 안 그래도 볼만한 책이 없었는데 잘되었습니다."

    성호의 대답에 진룡은 진심으로 고마운 생각이 들었다.

    서적은 그냥 선물할 것이 없어 들고 온 것에 지나지 않았는데 성호는 서적도 고맙다고 해주었고, 가장 중요한 환자를 치료하고 가겠다는 말에는 진룡도 감사를 느끼게 하였다.

    "나중에 화 대인이 모두 완치가 되면 충분한 보상을 해드리겠습니다. 선생님."

    "하하하, 그 문제는 나중에 이야기하지요. 우선은 환자의 치료가 먼저지요."

    성호의 웃는 모습에 진룡은 속으로 반드시 은혜를 갚을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번에 성호가 도움을 주지 않았다면 아마도 자신은 지금은 좌절에 빠져 있었을 것이라 생각하며 더욱 성호에게 은혜를 갚을 생각을 갖게 되었다.

    성호는 중국의 삼합회 간부와 이렇게 인연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다음날 성호는 어느 정도 반지의 힘을 회복하자 다시 치료에 들어갔다.

    성호는 침을 다시 화 대인의 몸에 놓으면서 환자의 반응을 지켜보고 있었다.

    환자는 주로 옆구리에 가까운 쪽에 상처를 입었는데 처음 성호가 예상했던 것과 달리 옆구리를 관통하긴 했지만 장기가 완전히 망가지지는 않았기에 성호가 커버할 수 있었다.

    주변의 사람들은 모르지만 지금 성호가 사용하고 있는 침에는 반지의 힘이 함께 부여되어 치료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성호는 시간이 지나자 이마에 땀이 흐르기 시작했고 진룡은 그런 성호를 위해 이미 수건을 준비했는지 자신이 직접 성호의 이마에 흐르는 땀을 수건으로 닦아주었다.

    힘들지만 침을 모두 놓은 성호는 이마의 땀을 닦아 준 진룡에게 고마운 눈빛을 보내며 환자의 상태를 먼저 이야기해 주었다.

    "이제 환자는 내일이면 정신을 차릴 것이지만 모두 명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환자는 지금 내장을 다쳤으니 절대 움직이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환자가 움직여서 다시 상처가 생기게 되면 그때는 신이 와도 고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하세요."

    성호의 말에 경호원들과 진룡은 절대적인 믿음를 가지고 있었고 성호의 말대로 절대 화 대인이 움직이지 못하게 하겠다는 눈빛을 보여주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화 대인이 움직이려고 하면 꽁꽁 묶어서라도 움직이지 못하게 하겠습니다."

    진룡의 대답에 성호는 입가에 미소를 지어주었다.

    "저는 이만 가서 쉬어야겠습니다."

    "예, 그렇게 하십시오. 선생님."

    진룡은 성호가 피곤해 보여 바로 눈치를 주었다.

    이미 성호를 안내할 사람이 대기를 하고 있었기에 성호는 편하게 어제의 방으로 안내를 받게 되었다.

    성호는 방에 도착을 하자 어제 진룡이 두고 간 서적을 보게 되었다.

    어제는 시간도 그렇고 해서 보지를 못했는데 오늘은 조금은 여유가 생겨 서적을 보려고 하였다.

    성호가 보려고 하는 서적은 고대의 서적이라 아무나 볼 수 있는 글이 아니었다.

    그런데 한 권의 서적을 보고 있는 성호의 눈빛이 커지면서 놀라고 있었다.

    "이 책이 어떻게 여기에 있는 거지?"

    성호가 보고 있는 책은 다른 것이 아니라 자신이 배우고 익힌 침술이 적혀 있는 책이었기 때문이다.

    성호는 급히 서적의 내용을 보았고 그 안에 있는 내용을 보니 지금 자신이 보고 있는 서적이 원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만 다른 것이 있다면 반지에 대한 내용이 없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자신이 익힌 책과는 조금 다른 내용도 있는 것이 성호도 새로운 지식을 배우게 만들고 있었다.

    "호오, 이런 침술도 있었네?"

    성호는 완전히 책의 내용에 몰입이 되어 있었다.

    그렇게 성호는 밤이 새도록 책을 보며 시간을 보내게 되었고 새롭게 지식을 익히며 즐거워하고 있었다.

    아침이 되자 성호는 두 권의 책을 모두 보게 되었고 이제는 완전히 익힐 수가 있을 정도로 책의 내용을 숙지하고 있었다.

    "이제 책에 있던 내용은 모두 기억을 했으니 그냥 없애야겠다. 그리고 한국인의 물건이 중국인에게 있는 것도 솔직히 마음에 안 들고 말이야."

    성호는 애국자는 아니지만 자신의 조상들이 힘들게 만든 서적이 중국인에게 있다는 것이 그리 좋은 기분은 아니었기에 서적을 없애 버릴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성호는 서적을 읽느라 쉬지는 못했지만 간단하게 운기와 명상을 하고는 밖으로 나서고 있었다.

    오늘만 치료를 하면 환자는 완전히 정신을 자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성호가 나가자 밖에는 이미 성호를 기다리고 있는 남자가 있었다.

    "선생님, 이제 가시는지요?"

    "그렇습니다. 갑시다."

    성호와 남자는 화 대인이 있는 장소로 이동을 하였다.

    화 대인이 있는 방에는 진룡과 경호원들이 초조하게 성호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문이 열리며 성호가 들어오자 진룡이 가장 먼저 인사를 하였다.

    "어서 오십시오, 선생님."

    "모두 긴장들 푸세요. 오늘 치료를 하면 아마도 정신을 차리실 것입니다."

    성호는 그렇게 말을 하고는 화 대인의 곁으로 갔다.

    성호는 화 대인의 상태를 보기 위해 진맥을 하였다.

    맥의 상태는 이미 장기는 회복이 되어가고 있다고 나왔다.

    환자는 이제 그리 걱정을 하지 않아도 정상의 몸을 찾을 수가 있지만 오늘 성호가 치료를 하면 더욱 빨리 회복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성호는 치료를 하려고 하였다.

    성호가 침을 들고 화 대인의 몸에 천천히 꽂아놓기 시작했다.

    경호원들과 진룡은 정말 신기하게도 침을 놓으면서 치료를 하고 있는 성호의 모습이 마치 신성한 빛에 감싸인 기분이 들어 성호가 치료를 하는 동안은 이들도 숨을 쉬지 않을 정도로 주변이 조용하기만 했다.

    마지막 침을 놓고 성호가 숨을 뱉던 순간 화 대인의 눈이 떠져 갔다.

    파르르 떨며 화 대인의 눈이 서서히 떠지고 있던 것이다.

    성호는 이미 환자가 정신이 들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담담하게 환자를 보았다.

    "대… 대인, 화 대인, 무사하셨군요!"

    경호원 수장은 화 대인이 눈을 뜨자 자신도 모르고 고함을 치고 말았다.

    진룡도 화 대인이 눈을 뜨자 진정으로 살았다는 안도감이 몰려오고 있었다.

    성호를 믿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도 내심 긴장하고 있기는 했기에 화 대인이 진짜로 눈을 뜨자 감격을 하고 말았다.

    "여… 기가… 어디지?"

    "여기는 현장이고 당신은 지금 환자입니다."

    성호는 화 대인의 말에 조용한 목소리로 대답을 해주었다.

    화 대인은 그런 성호를 보며 의문스러운 눈빛을 하였다.

    마치 너는 누구인데 그런 소리를 하고 있는 것이냐라고 말이다.

    경호원 중에 한 명이 화 대인에게 그동안 이어났던 일들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해주고 있었다.

    한참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화 대인도 고마운 눈빛을 하며 성호를 바라보았다.

    "고… 맙… 소."

    "그만 이야기를 하세요. 침이 빠집니다. 그리고 회복이 되고는 있지만 아직은 몸을 움직이면 곤란합니다. 최소한 일주일은 움직이지 않아야 예전의 몸으로 회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세요."

    "알… 겠… 소."

    성호는 침을 조용히 회수하기 시작했다.

    화 대인은 성호가 침을 회수하자 몸이 시원함을 느낄 수가 있었다.

    성호는 오늘은 반지의 힘을 그리 많이 사용하지 않아 피곤하지가 않았기에 조용히 자리를 피해주기 위해 다시 그곳을 빠져나갔다.

    진룡은 성호가 나가는 모습에 빠르게 눈치를 주었고 성호와 함께 온 남자는 성호의 뒤를 따라 나갔다.

    "죄송합니다, 화 대인."

    진룡은 화 대인이 정신을 차리자 바로 사죄를 하였다.

    이번 사건은 무조건 자신의 잘못이었기 때문이다.

    "나… 의 상태가… 어떠… 냐?"

    화 대인은 점점 말을 하는 것이 부드럽게 변하고 있었지만 아직은 조금 뜨문뜨문 말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경호원 수장은 화 대인의 질문에 바로 상황을 그대로 이야기를 해주었다.

    "대인께서는 옆구리 관통상을 입었습니다. 그리고 신의께서 대인을 치료하기 시작했고 장기가 다쳐 정말 힘들게 치료를 하셨습니다."

    수장의 말에 다른 인물들도 인정을 하는지 모두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화 대인은 경호원 전부와 진룡도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고는 아까 자신을 치료한 인물이 보통의 인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이 자신을 따른 지가 오래되어 대부분의 성격을 알고 있었기에 누구를 칭찬하는 것에는 상당히 서툴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였다.

    "옆구리… 관통… 상이… 이면… 죽었… 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화 대인은 복부 관통상이 어떤 상처인지를 알고 있었다.

    총알이 복부를 관통하게 되면 그 상처 때문이 아니라 바로 관통을 하면서 일으키는 회전율 때문에 장기들이 손상을 입어서 죽게 된다.

    그런 상처를 입은 자신을 살려낼 정도면 엄청난 실력을 가진 신의라는 소리를 들어도 되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수술을 한 것도 아니고 오로지 침으로만 치료를 하였다고 하는 말에 화 대인도 놀라고 있었다.

    중국에도 기인들이 있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러시아까지 와서 정말 대단한 기인을 만나게 되었다는 것이 화 대인을 놀라게 하고 있었다.

    "보… 상을… 해드려… 라."

    "걱정하지 마십시오. 충분한 보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화 대인."

    진룡의 대답에 화 대인은 경호 수장을 보았다.

    마치 우리도 따로 보상을 준비하라는 지시 같아 보였다.

    수장은 화 대인의 눈빛을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말이 필요없는 두 사람의 눈빛대화였다.

    화 대인은 수장의 말을 듣고는 안도의 얼굴이 되었고 잠시지만 몸을 움직이려고 하니 급히 이를 제지하고 있었다.

    "화 대인, 지금 몸을 움직이시면 신의께서 하시는 말씀이 다시는 고치기 힘들다고 하였습니다. 불편하시겠지만 일주일만 참아주십시오."

    화 대인은 일주일은 몸을 움직이지 말라는 신의의 말이었다고 하자 이내 움직임을 멈추고 말았다.

    진정으로 신의의 경지에 도달한 사람이라면 충분히 근거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사실 겨우 살려냈는데 다시 재발하게 되면 그 치료는 더 힘들다는 것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지켜지지를 않아서 문제였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