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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 하지마-18화 (18/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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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호의 지시에 경호원들은 빠르게 화 대인의 옷을 벗겼다.

지금은 의사인지는 모르지만 성호가 하는 짓을 보니 치료를 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여서 경호원들은 두말 않고 지시에 따랐다.

성호는 환자의 옷을 벗기고는 빠르게 환자에게 다가갔다.

진룡은 성호가 갑자기 지시를 내리는 것에 놀라기는 했지만 치료를 위해 소독약을 가지고 오라는 말에 바로 움직이고 있었다.

이는 본능적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들어서였다.

진룡과 경호원들이 성호의 다음 행동을 지켜보고 있으니 성호는 품에 있는 침을 꺼내 빠르게 환자에게 놓고 있었다.

성호는 복부 근처에 가장 많은 침을 놓았고 반지의 힘을 이용하여 치료를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부상이 심한 상태라 지금 당장 회복을 할 수 있다는 보장을 할 수 없는 환자였다.

성호는 지금 죽을힘을 다해 환자의 회복에 온 정신을 집중하고 있었다.

그런 성호를 보며 진룡은 솔직히 경건함을 느끼고 있었다.

치료를 하는 광경을 여러 번 보았지만 지금처럼 경건하고 신비스러운 모습은 처음이었다.

‘저 사람은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어떻게 총상을 입은 사람을 침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말인가?‘

진룡도 삼합회에 있으면서 총상을 입은 환자를 여럿을 보았고 그들의 치료를 보았지만, 침으로 치료를 하는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기에 가지는 생각이었다.

성호는 지금 환자의 복부에 입은 총상에 의한 상처를 반지의 힘으로 조심스럽게 재생시키고 있는 중이었다.

"으으으……."

화 대인은 조금 전만 해도 의식불명이었다가 지금은 다시 의식이 서서히 깨어나려고 하는지 신음 소리를 내고 있었다.

성호는 환자가 신음을 내는 것을 보고는 서서히 침을 회수하고 있었다.

성호의 이마에는 땀이 흘러 등을 적시고 있을 정도였다.

"휴우, 위험한 고비는 넘겼지만 아직 치료를 마친 것은 아닙니다."

성호의 말에 진룡은 진심으로 감동을 하고 있었다.

"선생님, 정말 치료가 되고 있는 것입니까?"

"그렇습니다. 아마도 이삼 일 정도면 정신이 드실 것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정신이 드셔도 한동안은 움직일 수가 없으니 최대한 환자가 편하게 해주어야 합니다."

성호는 환자가 장기를 다쳐 회복을 시키고 있었지만 이번에는 정말 고생을 하였다.

반지의 힘을 모두 사용하고야 환자를 치료할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성호는 환자의 치료를 마치고 일어서려는데 갑자기 현기증이 일어나는 바람에 몸이 휘청거렸다.

"앗! 선생님!"

"헉! 안 돼!"

진룡은 서둘러 성호가 쓰러지지 않게 잡으려고 했지만 옆에 있던 경호원이 더 빠르게 성호를 잡아주었다.

경호원들은 지금 성호가 마치 신의와 같아 보였다.

총상을 입은 환자를 저렇게 빠르게 치료를 할 수 있는 의사가 세상에 어디에 있겠는가 말이다.

진룡도 경호원들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성호는 처음과는 다르게 이들에게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듣게 되었다.

"아, 고맙습니다. 이거 몸이 말이 아닙니다."

"아닙니다. 선생님께서 치료를 하시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저는 세상에 태어나서 그렇게 경건하게 치료를 하시는 모습은 정말 처음 보았습니다."

경호원은 진심으로 성호를 존경스러운 눈빛으로 보며 대답을 하고 있었다.

성호는 모르겠지만 이번에 반지의 힘을 최대한 사용하는 동안 성호도 모르게 몸에서 신비로운 기운이 그를 감싸고 있었다.

그런 현상에 이들은 성호가 마치 신의와 같은 존재로 인식하게 되었다.

진룡은 성호를 보며 최대한 조심스럽게 말을 하였다.

"선생님, 잠시 휴식을 가지십시오."

"휴우, 그렇게 합시다."

성호도 일단 환자가 위급함을 넘겼기에 조금은 쉬고 싶었다.

진룡이 성호를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안내를 하였고 경호원들도 화 대인이 흘리는 신음 소리를 들으며 안도의 숨을 쉬고 있었다.

이들은 화 대인이 죽었으면 자신들도 어차피 죽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성호가 자신들에게는 생명의 은인으로 보이는 것이다.

성호는 진룡의 안내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에 도착을 하였다.

"선생님, 여기서 쉬고 계십시오."

"고맙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물어볼 게 있습니다."

"무엇이신지요?"

"총성이 들렸고, 방금 치료를 한 환자가 다친 것은 알겠는데 왜 그런 것입니까?"

성호는 자신이 온 목적이 바로 총성이 일어난 이유였기에 물은 것이다.

진룡은 성호의 질문에 잠시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이내 무슨 생각을 하였는지 대답을 해주었다.

"사실 이번 일은 러시아 마피아와 관계된 일 때문에 벌어진 일입니다."

진룡은 성호가 알기 쉽게 이야기를 해주었다.

성호는 한참을 이야기를 들었고 지금의 사정에 대해 알게 되었다.

이런 사정을 한국의 현장 사무실에 알려주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는 일이라 어찌해야 하는지를 고민이 되었다.

‘고민이 되네. 이런 사실을 알려주어야 하는가?‘

성호는 중국인 현장의 일을 한국에 알려주어도 상관은 없겠지만 문제는 나중에 중국과 러시아의 싸움에 한국 현장이 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그냥 알려주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자신이 이곳에 왔으니 무언가 얻어 가는 것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일단 사무실로 연락을 해주어야 했다.

"잠시 전화를 사용해도 되겠습니까?"

"그렇게 하십시오."

진룡은 성호에게 전화기를 사용하라고 하였다.

자신이 보는 성호라는 인물은 절대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인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따르릉―

"여보세요?"

"김성호입니다."

"아, 성호 씨. 지금 중국인 현장에 계십니까?"

"예, 여기 현장에 왔습니다. 그런데 제가 당장에 돌아갈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여기 현장에서도 지금 총을 쏜 사람을 찾고 있는 모양입니다."

성호는 박 과장에게 약간의 거짓을 보태 말해주었다.

중국인 현장에 저격을 한 놈이 있는데 아마도 돈을 받고 움직이는 청부업자 같다는 말만 해주었고, 지금 중국인 현장에서는 청부업자를 잡기 위해 아무도 출입을 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자신은 들어오자마자 출입이 통제되었고, 당분간은 사무실에 가지를 못할 것 같다고 해주었다.

"성호 씨, 이거 정말 미안합니다. 회사의 일로 인해 본의 아니게 그곳에 억압을 당하게 해서요. 제가 회사에 건의를 하여 그에 따른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아무튼 최대한 빠르게 몸 건강히 돌아오셨으면 합니다."

박 과장은 다른 말을 할 수가 없었다.

회사 직원도 가지 않으려고 한 곳에 혼자 가서 지금은 돌아오지도 못하고 있다는 말에 더 이상 어떻게 말을 할 수가 있겠는가.

"알겠습니다. 최대한 일이 빨리 마무리가 되는 대로 돌아가겠습니다. 과장님."

성호는 그렇게 전화를 마치게 되었다.

자신이 당분간 돌아가지 못한다고 한 이유는 지금 환자가 있기 때문이었고, 사실 총상을 입은 환자를 치료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서이기도 했다.

자신이 러시아에 와서 치료를 한 사람들은 많았지만 실제로 모두 약한 병에 걸려 있는 사람들이었지, 죽을병에 걸려 있는 이들은 없었기 때문에 이번에 생명이 위독한 사람도 살려보고 싶은 욕심에 남으려고 했다.

진룡은 한국말은 모르지만 성호의 얼굴을 보고는 대강 짐작을 하고 있었다.

아마도 바로 갈 수 없다고 하는 것 같아 보여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선생님, 저는 그만 가보겠습니다. 혹시 필요하신 것이 있으시면 바로 이야기를 해주시면 바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성호는 진룡의 인사에 대답을 하려고 하다가 갑자기 생각이 난 것이 있는지 급하게 말을 하였다.

"잠깐만요. 환자분을 응급으로 치료를 하기는 했지만, 아직도 씻어내야 하는 곳이 많아 보이니 추가로 소독을 부탁할게요. 그러지 않으면 나중에 병균으로 인해 다른 병이 생길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알겠습니다. 바로 조치를 취하라고 하겠습니다. 선생님."

진룡은 그렇게 대답을 하고는 바로 나갔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꽤나 급하게 응급처치를 한 모양이었다.

아마 환자의 신분이 보통의 인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성호였다.

성호는 진룡이 나가자 잠시 생각에 잠겼다.

아까 자신은 침술로 치료를 하면서 상대방의 상태를 확인할 수가 있었는데 전에는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예전에 진한의 아버님을 치료할 때만 해도 상대의 아픈 부위는 알아도 치료를 하면서 어느 정도 진행이 되고 있는지는 몰랐었다.

그런데 지금은 마치 자신이 환자인 것처럼 상대의 상태가 보이고 있다는 사실에 조금은 놀라게 되었다.

"도대체 나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성호는 자신의 상황에 놀랍기도 하지만 조금은 겁이 나기도 했다.

새로운 경지에 도달하는 것이 즐겁기는 했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의 부담이 되기도 했다.

인간이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는 말을 이제야 이해를 하는 성호였다.

가진 자가 없는 자를 부러워한다는 소리에 전에는 개소리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이해가 되고 있었다.

"나도 배가 부른 모양이군. 이제는 별 생각을 다하고 있으니 말이야."

성호는 자신이 배가 불렀다고 생각했다.

군대를 제대하고는 먹고살 길을 생각하였을 때는 이런 배부른 생각을 가지게 될지는 상상도 하지 못했는데, 지금 자신이 그런 상황에 빠져 있다는 생각이 들자 무언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침술의 경지가 오르게 되면 환자를 보고도 금방 어디가 아픈지를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는데 자신이 그런 경지가 되었고, 지금은 더 높은 경지에 올라 있다는 것이 기쁘기는 했지만 한편으로 두렵기도 했다.

"만약에 나의 경지가 알려지게 되면 한의사들이 나를 해부해 보고 싶다는 이야기가 나오겠군."

성호는 혼자 그런 생각을 하며 피식 웃음이 나왔다.

성호는 지금 당장은 다른 생각은 말고 오로지 환자만 생각하자고 마음을 먹고는 조용히 명상을 하였다.

이런 곳에서 운기를 하는 것은 조심하는 것이 좋을 듯해서였다.

성호가 명상을 하고 있는 시간에 진룡은 소독약을 가지고 직접 화 대인의 상처를 소독하고 있었다.

"진룡 소장, 이번 일은 어떻게 된 거요?"

경호원의 수장이 물었다.

자신들도 피습을 당할지는 생각도 못해 무슨 일인지를 알고자 해서 물었다.

"나도 정확히는 모르겠소. 갑자기 저격을 할지는 생각지도 못했소. 그리고 주변에 나의 부하들이 모두 나가 있었기에 조금은 안심을 하고 있었는데 이런 사고가 발생하니 할 말이 없소."

진룡도 지금 사고에 대해 아는 것이 없으니 대답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다만 러시아 마피아와 관계 때문에 저격이 이루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만 가지고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도 짐작일 뿐이지, 정확하지는 않았기에 말을 하지 않고 있었다.

진룡은 수하들이 저격범을 잡아오기만 바라고 있었다.

그래야 자신의 책임을 조금은 피할 수가 있어서였다.

이제 화 대인이 살아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으니 저격범을 잡기만 하면 자신은 조직에서도 오해를 받지 않고 있을 수가 있게 되었다.

다만 암살자를 잡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보장하지 못하고 있었다.

화 대인의 소독이 끝나자 진룡은 다시 경호원들을 보며 입을 열었다.

"그런데 오늘 치료를 한 분은 어떻게 생각하시오?"

"우리가 무엇을 알겠소. 진룡 소장이 데리고 오신 분이니 말이오."

경호원들은 진룡이 직접 성호를 데리고 왔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성호에 대해서는 말을 하지 않았다.

자신들도 치료를 지켜보았고, 그 신비롭고 경건함에 스스로 존경심이 생기게 되었기 때문이다.

"오늘 우리 현장에 한국인이 찾아왔는데 바로 그 사람이 그분이오. 그런데 아까 전화를 하는 것을 보니 아마도 돌아가야 하는 것 같은데 어찌하였으면 좋겠소?"

진룡은 솔직하게 성호에 대해 이들에게 묻고 있었다.

화 대인이 치료를 마칠 때까지는 보내고 싶지 않았지만 본인이 간다고 하면 막을 재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경호원들도 진룡의 말을 듣고는 조금 황당한 얼굴이 되기는 했지만 진룡이 무슨 뜻으로 그런 말을 하는지는 알아들었다.

"진룡 소장, 그분이 가신다고 했소?"

"아직은 아무런 말이 없었지만 내가 보기에는 가시려고 하는 것 같았소."

"절대 가시게 해서는 안 되오. 무슨 일이 있어도 붙잡아두시오. 그리고 충분한 보상을 약속해 드리시오."

진룡은 보상은 자신이 알아서 하면 되지만 솔직히 성호가 간다고 하면 막지를 못할 것 같았다.

경호원들도 진룡이 하는 고민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었지만 자신들도 그러지 못하는 것이라 그냥 보고만 있었다.

일단 사고는 여기 현장에서 일어난 것이기 때문에 일차적인 책임은 진룡이 져야 하기 때문이다.

진룡은 고민을 하다가 문득 무슨 생각이 났는지 자리에서 일어서 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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