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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 하지마-16화 (16/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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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머니도 그렇게 불러주는 것을 좋아했고 말이다.

    "이모님, 왜 불렀어요?"

    "어, 오늘은 여기 와서 식사를 하라고. 우리 식당 사람들이 한번 보자고 하네."

    이모는 식당에 일하는 아줌마들이 몸이 불편한 것을 알고는 가끔 성호를 불러 지압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성호는 번번이 해줄 수는 없지만 시간이 되면 지압을 해주기도 하고, 침을 놓아 드리기도 했다.

    물론 아무도 모르게 비밀로 하라는 말을 빼지 않았고 말이다.

    식당에 일하시는 모든 이들은 성호의 지압과 침술에 효과를 보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모르지만 성호에게만은 모두 상당히 친절하게 대하고 있었다.

    "알았어요."

    성호는 웃으면서 대답을 해주었고 성호의 대답에 식당 안은 갑자기 분위기가 훈훈해지고 있었다.

    가끔 이렇게 부탁을 하기는 하지만 성호가 다음날 일이 바쁠 때는 시간이 나지 않을 때도 많았기 때문이다.

    이들도 성호가 현장에서 얼마나 대단한 위치에 있는지를 알고 있기에 그럴 때는 충분히 이해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성호는 이들에게 돈을 받고 치료를 해주는 것이 아닌 그냥 공짜로 해주는 것이라 이들도 더 이상 강하게 해달라고 할 수도 없는 입장이었다.

    아직 식당에 일하시는 사람들 중에는 나쁜 성품을 가진 사람은 없어서였다.

    "꼬마 반장님이 시간이 된다고 하니 이따가 준비를 하자고."

    "알았어요."

    아주머니들은 갑자기 기운이 나는지 배식이 매우 빠르게 진행이 되고 있었다.

    성호는 식당 안으로 들어가 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자신의 식사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푸짐하게 한 상을 차려놓아서 배부르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배식이 끝날 때까지 성호는 자신이 러시아에 있는 동안 침술도 이제는 능숙하게 할 수 있게 되었고 반지의 힘도 이제는 세 번은 사용할 수가 있게 되었다는 것에 아주 만족하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고 배식을 마치자 식당이 아닌 아주머니들의 숙소에 모이기 시작했고, 성호는 방을 하나 얻어 치료를 시작하고 있었다.

    하루에 모든 사람을 치료할 수 없었기에 성호는 하루에 세 사람만 치료를 하겠다고 하였고 이들도 인정을 하게 되었다.

    성호가 치료하는 시간이 제법 걸리기도 하지만 확실히 치료가 되기 때문에 모두가 성호의 말을 따랐다.

    성호가 하기 싫다고 해도 이들이 어쩔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기도 하지만 따졌다가는 영원히 안 하겠다고 하면 자신들만 손해였기 때문이다.

    "아주머니는 두통이 심하시지요?"

    성호는 진맥을 하고는 바로 아픈 부위를 말했다.

    "응, 요즘 조금 심하게 아프네."

    성호는 아주머니의 맥을 잡아보고는 두통이 매일 찾아오는 이유를 생각했다.

    이분은 무슨 병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마도 신경성으로 일어나는 일종의 편두통 같아 보였다.

    침술은 머리에 놓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일이지만 성호는 이제 머리에 침을 놓는 것도 어렵지 않을 정도로 완전히 숙달이 되어 있었다.

    일 년 반이나 이들을 치료하면서 이제는 완전한 침구사가 되어 있어서였다.

    성호의 침술은 거의 대가의 경지에 도달해 있었다.

    "아주머니, 여기서도 신경을 많이 쓰시나 봐요. 두통이 심하신 것을 보면요."

    "그렇지. 내가 한국에 일이 있어 걱정이 많아서 그래."

    아주머니는 개인적인 사정까지 말하기는 그런지 대충 말을 흘리고 있었다.

    성호는 남의 사정까지 알고 싶지는 않았기에 두말 않고 침을 머리에 놓기 시작했다.

    성호는 침을 놓으면서 반지의 힘을 이용하였고 이제는 하루에 세 명까지 반지의 힘을 사용할 수가 있게 되었다.

    물론 조금 더 사용할 수는 있지만 그렇게 했다가는 성호가 버티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아직은 무리가 가지 않도록 세 명을 한계라고 생각하고 치료하고 있는 중이었다.

    성호는 그렇게 모두 치료를 마친 뒤 다시 숙소로 돌아갔다.

    숙소에 도착을 하니 한 반장이 와서 성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자네는 식당 아줌마들과 친하게 지내는 모양이야."

    "예, 이모님처럼 생각이 들어 자주 찾아가서 그래요."

    "허허허, 그래 외국에 나와 서로 친하게 지내면 좋은 일이지. 그나저나 골치 아픈 일이 생겼어."

    한 반장은 무언가 고민이 있는 것처럼 말을 하였다.

    "무슨 일이 있으십니까?"

    "그래, 우리가 파이프 공사를 세 라인까지 하고 있는데 지금 두 개의 라인이 중국에 오더가 떨어져서 공사를 시작한다고 하는 소리를 들었네."

    "중국에서 공사를 하는 것과 저희가 공사를 하는 것에 문제가 있나요?"

    성호는 두 나라가 친하지는 않지만 어차피 서로가 다른 구역에서 공사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이 들어 하는 소리였다.

    한 반장은 그런 성호를 보며 자세히 설명을 해주었다.

    "원래 이 공사는 중국에 가야 하는 공사였는데 한성그룹이 로비를 하여 가지고 온 공사라 그러네. 그리고 다른 라인의 공사도 한성에서 하기로 했는데 이번에는 중국에서 강력하게 항의를 하여 결국 중국에서 공사를 하게 되었지. 그러니 서로 사이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나란히 공사를 한다면 어떻게 되겠나?"

    한 반장의 말을 들은 성호는 충분히 사고가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중국이야 원래 날림 공사로 유명한 나라였기에 우리나라가 하는 공사를 그대로 두고 보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우리가 이미 떨어진 공사를 어찌할 수는 없는 일이지 않습니까?"

    "그렇지. 그래서 걱정이라는 말이네. 그리고 이번 공사에는 러시아 마피아도 연관이 있어 여간 골치가 아픈 일이 아니라네."

    한 반장의 설명으로 인하면 이번 공사에는 러시아 마피아도 입찰을 하였는데 자국의 건설 회사에는 주지 않고 중국의 회사에 공사를 주었다고 하여 지금 마피아에서도 난리를 치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러시아 마피아는 중국의 건설 회사에서 절대 공사를 하지 못하게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하고, 중국에서도 이번 일에 삼합회를 동원하여 마피아의 공격에 대비하고 있다는 말이었다.

    성호는 각 나라에 우리나라처럼 건달들이 있다는 사실이 참 신기하기만 했다.

    ‘어디를 가도 그런 놈들은 있구나. 하기는 나라에 건달이 없는 것이 신기하겠지.‘

    성호는 좋게 생각하기로 마음을 먹고 한 반장과 대화를 나누었다.

    어차피 자신이 끼어든다고 해서 해결이 될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반장님, 우리 중국인들 걱정은 그만하고 내일 있을 일이나 걱정하지요."

    한 반장은 성호의 말에 웃고 말았다.

    "허허허, 그래. 우리가 걱정한다고 해결이 되는 일이 아니니 그만하자."

    이후 둘은 웃으면서 이야기를 즐겁게 대화를 나누었다.

    중국의 공사가 시작되는 라인에는 지금 한참 사무실을 만들고 있었다.

    이들은 이번 공사를 따기 위해 엄청난 로비를 벌였고 그 금액만도 엄청난 양을 투자하여 따낸 공사였다.

    "조금 있으면 당의 고위 간부께서 오신다고 하니 철저하게 경호에 신경을 써라."

    "이미 주변은 확실하게 통제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다시 한 번 확인을 해라. 실수를 하는 날에는 우리는 죽은 목숨이라고 생각하고."

    남자의 말에 건장한 체격을 가진 남자는 무엇이 못마땅한지 얼굴에 인상을 쓰며 억지로 대답을 하고 있었다.

    "알겠습니다. 다시 확인을 하겠습니다."

    중국의 현장에는 이번에 고위 간부가 직접 시찰을 하기로 하여 매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당에서 이번 공사를 직접 밀어주는 것이라 이들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었다.

    시간이 되자 현장의 모든 인원들이 모여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차량이 들어오고 있었다.

    차량이 멈추자 문이 열리며 오십대의 나이를 먹은 남자가 내렸다.

    눈빛이 다른 사람과는 다른 것이 매우 인상적인 인상이었다.

    "어서 오십시오, 화 대인."

    "수고가 많다고 들었네."

    화 대인이라는 남자는 상대에게 간단하게 인사를 하며 안내를 받으면서 이동을 하게 되었다.

    탕! 타타타탕!

    "크윽!"

    "저격이다!"

    "화 대인을 보호하라!"

    총소리와 함께 화 대인을 보호하고 있던 경호원들이 재빠르게 몸으로 그를 막았지만 이미 총알은 화 대인을 통과하고 있었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지 아직도 죽지는 않은 것 같았다.

    화 대인에게 인사를 하던 남자는 얼굴이 창백해지면서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당장 저격을 한 놈을 잡아라. 그렇지 않으면 모두 죽었다고 생각해라."

    "예."

    "알겠습니다."

    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대답을 하고는 흩어지고 있었다.

    "당장 화 대인을 안으로 모셔라!"

    화 대인이라는 남자를 경호하고 있던 남자들 중 한 명이 추상같은 목소리로 명령을 내리고 있었다.

    화 대인이라는 남자는 중국 당 서열이 십 위 안에 들어 있는 인물로 이렇게 저격으로 죽을 사람이 아니었다.

    경호원들은 최대한 빠르게 화 대인을 안아들고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경호원들이 화 대인을 데리고 들어가자 처음 인사를 하였던 남자는 그런 그들을 그냥 보고만 있었다.

    이번 화 대인이 오게 된 이유는 자신이 속해 있는 삼합회의 문제 때문이었는데 이런 곳에 와서 저격을 당했으니 가장 골치가 아픈 사람은 바로 삼합회가 되었다.

    초대를 하고 죽게 만들었다면 누가 그들을 보호해 주겠는가 말이다.

    "이것으로 나의 인생은 끝인가?"

    남자는 이제 자신의 인생은 끝이 났다고 생각이 들었다.

    정말 힘들게 이렇게 올라왔는데 쉽게 무너질 줄은 몰랐다.

    충분히 대비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당하고 보니 어이가 없기도, 화가 나기도 했다.

    남자가 그러고 있을 때 중국의 현장에는 대대적인 수색이 펼쳐졌다.

    저격을 한 위치는 알았지만 아직 저격범이 어디에 있는지는 확인이 되지 않아서였다.

    "각조는 지금 당장 저격범을 찾아라."

    무전기를 이용하여 지시를 내리고 있는 남자는 아까 짜증을 내던 남자였다.

    자신이 모시고 있는 형님은 이번 일로 아마도 더 이상 위로는 오르지 못하게 될 것이고, 자신도 마찬가지의 입장이 되어 버렸기 때문에 지금 엄청나게 화가 나 있었다.

    "이 개새끼 잡히기만 해라. 아주 포를 떠주마."

    남자는 상대가 누군지는 모르지만 반드시 잡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은 이미 저격을 할 수 있는 위치에 많은 사람들을 보냈기 때문에 놈을 충분히 잡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중국의 현장이 갑자기 어수선해지고 있을 때 그 옆에 있던 현장에는 성호가 일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총소리가 들리는 바람에 모든 일이 중단이 되고 말았다.

    "일을 멈추고 우선 대피하라고 하네."

    총소리는 중국의 현장과 제법 거리가 있는 한국의 현장에까지 들릴 정도로 컸던지라 한국 현장 사무실에서 재빨리 내린 지시였다.

    성호는 일부 사람들과 빠르게 대피를 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었다.

    한국의 인부들이 피하고 현장에는 지금 개미 새끼 한 마리 없이 고요하기만 했다.

    일단 인부들을 모두 숙소로 피하게 하고는 사태를 확인하는 동안 벌어질지 모를 불상사를 대비한 조치였다.

    성호는 중국인들의 현장에서 들린 소리가 총소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이번 조사는 자신이 가야 한다고 생각이 들었다.

    총이 무섭기는 하지만 이들은 중국인과 말이 통하지 않았다.

    성호는 자신이 한의대를 다니고 있을 때 중국어를 배우게 되었는데 중국어는 어지간한 수준이 되어 있어 대화를 하는 것에는 불편하지 않을 정도는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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