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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 하지마-10화 (10/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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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호도 혈도에 대해서는 수련 이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 되어 있었다.

실질적인 경험이 없어서 그렇지, 실력은 상당히 뛰어난 편이었다.

"아버님, 조금 이상하게 느껴지셔도 놀라지 마십시오."

성호의 말에 진한의 아버지는 조금 놀라는 눈빛이었지만 이내 성호를 믿는지 담담하게 변하셨다.

성호는 자신의 내공을 이용하여 병의 원인을 찾기 시작했다.

자신의 내공이 아직 부족하기는 해도 그 정도는 충분한 양이었다.

성호가 그러는 동안 어머니와 진한은 걱정스러운 눈빛을 하며 보고만 있었다.

한참을 그렇게 진맥을 하던 성호가 손을 놓았다.

"아버님, 혹시 신장과 허리 쪽에 통증을 느끼지 않으십니까?"

진한의 아버지는 성호의 말에 깜짝 놀랐다.

"아니, 허리가 아픈 것을 어떻게 알았어?"

"맥이 지나는 길이 허리가 있는 곳에서 막혀 있어 드린 말입니다. 그리고 장도 상당히 안 좋은 상태이니 바로 치료를 하셔야 합니다."

성호의 말에 아버지는 정말 놀랍다는 표정을 지었다.

진한의 아버지는 이미 병원에서 허리와 신장이 좋지 않다는 진단을 받았기에 지금 성호가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대단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진맥만으로 상대의 어디가 불편한지를 단번에 찾을 정도라면 이는 대단한 실력이었기 때문이었다.

"치료도 할 줄 아느냐?"

"예, 아직은 서툴지만 아버님은 치료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성호의 믿음이 가는 눈빛에 진한의 아버지는 갈등이 생겼는지 눈빛이 흔들리고 있었다.

진한의 어머니는 그런 남편을 보고 조용한 목소리로 성호의 편을 들어주었다.

"당신의 아픈 곳을 찾은 성호의 실력을 한번 믿어보세요. 저는 왠지 믿고 싶네요. 성호야, 아버지의 치료가 끝나면 나도 좀 봐주렴."

어머니의 지원에 성호는 상당히 기뻤다.

저렇게 진한의 어머니는 항상 뒤에서 조용히 지원을 해주시는 분이셨기 때문이다.

진한의 아버지는 아내의 말에 바로 결정을 내렸다.

"오늘 성호의 치료를 받아보자."

성호는 침을 준비하지 않아 침술을 활용할 수는 없지만 지압이라면 할 수 있기에 이를 이용하여 치료할 생각이었다.

"저를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버님."

"자, 일단 식사를 먼저 먹도록 하자. 배가 고프구나."

"예, 아버지."

진한은 성호가 익혔다는 한의학 솜씨가 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이번에 확신했다.

아버지는 사실 그동안 아프신 몸을 생각해서 많은 병원을 다니셨는데 아직도 효과를 보지 못하고 계셨다.

그런 아버지를 한 번 맥을 짚은 것만으로 어디가 아픈지를 찾아냈으니 정말 실력이 있다는 이야기였다.

성호의 진료 때문에 오늘 소주를 마시는 계획은 모두 무효가 되었지만 진한의 가족은 성호가 그런 실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더 기뻐하였다.

"성호가 학교에서 한의학에 대해 배운 것으로 알고 있지만 솔직히 그 당시에는 믿을 수 있는 실력이 아니라고 들었다. 하지만 아들의 친구이고 나도 아들이라 생각하고 있고, 거기에 또 이제 보니 너의 실력이라면 충분하다고 생각이 드는구나. 어디서 그런 실력을 쌓은 게냐?"

아버지는 성호의 실력이 진짜배기라 생각하여 말을 꺼냈다.

성호는 사실대로 말할 수는 없었기에 대충 진한에게 알려준 대로 말을 하였다.

"그러니까, 제가 군에 있을 때……."

성호의 설명을 들은 아버지는 감탄을 하고 있었다.

성호가 배운 기간을 생각하면 엄청나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러면 배운 지가 얼마 되지 않는데 그런 실력을 가졌다는 말이냐?"

"예, 제가 다른 것은 모르겠는데 이상하게 침술과 지압은 저하고 맞는지 알려주시기만 해도 모두 이해가 갔습니다."

모두가 거짓말이었지만 유일하게 한 가지만 거짓이 없는 말이었다.

비급의 내용 중 침술과 지압은 진심으로 자신과 어울린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쉽게 배웠다.

물론 학교에서 배운 것이 있어서 쉬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지만 말이다.

진한의 아버지는 그런 성호가 대견해 보이시는지 감탄하고 있었다.

"그래, 수고 많았겠구나. 이제 식사도 마쳤으니 우리 성호의 치료를 받아보자. 그런데 침술을 펼치려면 침이 있어야 하지 않느냐?"

"오늘은 침술은 하지 않고 지압만 사용할 생각입니다."

침은 가지고 있지도 않는데 어찌 침술을 할 수가 있겠는가.

성호는 처음부터 지압을 할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진한의 아버지는 지압만 한다고 하자 바로 일어섰다.

"그래, 어서 가서 너의 지압을 받아보자."

"예, 아버님."

진한의 아버지와 성호는 방으로 들어갔고 뒤에 어머니와 진한도 끼어 있었다.

방에는 아버지가 편하게 누워 계셨고 성호는 그런 아버지의 몸을 서서히 눌러주고 있었다.

"조금 아프실지도 모릅니다."

지압이라는 것이 그냥 누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진한의 아버지도 알고 계셨는지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하지 말고 시작해라."

성호는 지압을 천천히 시작했다.

진한과 어머니는 성호가 하는 지압법을 보며 처음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진한은 이미 성호에게 이야기를 들었지만 이렇게 능숙하게 지압을 할 줄은 몰랐다.

성호의 손은 마치 물을 만난 고기처럼 자연스럽게 지압을 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한참의 시간이 지나자 성호는 드디어 반지의 힘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반지의 힘은 성호가 아니면 이제 누구도 사용할 수가 없었다.

반지의 능력을 사용하니 진한의 아버지는 묘한 기분과 아주 상쾌한 느낌을 받고 있었다.

‘정말 시원한 느낌이 드는구나. 이런 지압은 처음 받아보는구나.‘

성호의 지압은 가장 밑에서부터 서서히 위로 올라오고 있었는데 평소에 운동을 많이 하지 않아 다리도 아팠는데 성호의 손길이 지나가면 근육들이 편안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한 시간이라는 시간이 지나자 성호는 지압을 마칠 수가 있었고 성호의 이마에도 땀이 송글송글 맺혀 있었다.

"이제 끝났습니다. 아버님."

성호는 조금 지치는지 이마의 땀을 훔치며 마무리를 했다고 하였다.

"성호야, 지압을 어디서 배웠는지는 모르지만 내 세상에 이렇게 몸이 개운하다고 생각하기는 처음이다."

진한의 아버지는 성호를 보며 극찬에 가까운 칭찬을 해주셨다.

실제로 성호가 반지의 힘을 이용하여 치료를 하기는 했지만 아직은 모든 치료를 마친 것은 아니었다.

아직도 일부는 남아 있기 때문에 며칠은 계속해서 치료를 해야 했다.

"아버님, 한 사흘 정도만 치료를 하시면 몸이 달라지실 것입니다. 그런데 내일부터는 침술을 같이 사용해야 합니다."

성호는 내일 침을 사려고 하였다.

자신이 알고 있는 침술은 지금 한의사들이 사용하고 있는 방법과는 많이 달랐다.

바로 고대의 비법이 그대로 전승이 되어 있는 비기라 아무나 사용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었고 오로지 성호만 가능한 비기였다.

바로 반지와 같이해야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해야 한다면 내일부터는 침술을 받도록 하지."

진한의 아버지는 이제 성호를 확실히 믿고 있었다.

지압을 받아보니 세상의 어떤 것보다 편안하고 몸이 개운하게 느껴졌다.

"그럼 오늘은 편히 주무시고 내일 뵙겠습니다."

"그래, 수고했다."

성호와 진한은 간단하게 진한의 부모에게 인사를 하고는 바로 방으로 갔다.

진한이 보기에도 성호가 많이 피곤해 보였다.

성호와 진한이 나가자 어머니는 바로 질문을 하였다.

"치료를 받아보니 어때요?"

"내 치료가 끝나면 당신도 받아보시오. 정말 대단하다는 말밖에는 할 말이 없소."

진한의 아버지가 그리 말하는 것은 성호가 자신을 치료하면서 많이 지쳐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한의 어머니는 그런 사정을 모르니 갑자기 눈빛을 빛내기 시작했다.

성호는 그렇게 진한의 집에 거주하면서 부모님을 치료하게 되었고, 침술도 놓을 수 있게 되었다.

성호의 지압을 받아본 진한의 아버지는 이제는 적극적으로 성호의 치료를 받고자 해서 그리 결정되었다.

다음날 성호는 침을 구입하기 위해 다녔고, 쉽게 구할 수가 있었다.

성호가 집으로 돌아오니 어머니가 제일 먼저 성호를 보며 자신도 진맥을 해달라고 했다.

성호는 어머니의 맥을 잡아보고는 몸이 많이 이상하다는 것은 알게 되었다.

"어머니 디스크 있으세요?"

성호가 허리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바로 잡아내자 어머니인 최 여사는 속으로 감탄을 하고 있었다.

‘어머 진짜로 맥만 잡아보고도 어디가 아픈지 알아내네.‘

최 여사는 성호의 실력이 진짜라는 것을 알자 눈빛이 달라졌다.

"그래. 요즘은 이상하게 허리가 아프고 해서 병원을 갔는데 이상하게 나는 아픈데 병원에서는 이상이 없다고 하더라."

성호는 어머니의 말을 듣고 아직은 초기 증상이라 그런 것 같아 보였다.

"어머니, 아직은 초기의 증상만 보여 병원에서도 오진을 할 수 있습니다. 일단 제가 지압을 해드리겠습니다."

"그래, 고맙구나."

성호는 어머니에게 지압을 해드렸고 이번 지압은 내공을 이용하여 해드렸다.

아직 허리는 반지의 힘을 사용하지 않아도 될 정도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아버지가 저녁에 오시기 때문에 반지의 힘은 남겨두어야 했다.

진한의 아버지는 숙병 때문에 몸이 좋지 않았기에 반지의 힘이 반드시 필요한 상태였다.

어머니는 성호에게 지압을 받으니 아까와는 다르게 허리의 통증이 사라지게 되었다는 것을 알자 내심 크게 놀랐다.

‘아니, 성호가 배운 지가 얼마 되지 않는다고 하였는데 이 정도의 실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정말 타고난 천재라는 말인가?‘

세상에는 가끔 타고난 인재들이 있다고 알려져 있었고 최 여사는 성호가 그런 천재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성호야, 네 지압을 받으니 이제 통증이 사라지고 없어졌다."

"아직은 완치가 된 것이 아니니 당분간은 무리하지 마시고 치료를 받으세요."

"그래, 우리 성호 때문에 오랜만에 기분 좋게 지내게 되었네. 고맙다, 성호야."

최 여사는 성호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며 자신의 몸이 신기하게 느껴지는지 조금씩 움직여 보고 있었다.

분명히 지압을 받기 전에는 통증이 있었는데 지금은 허리를 움직여도 통증이 사라지고 없었다.

한편 진한의 아버지인 원정민은 회사에 출근해서도 성호의 지압이 생각났다.

어제저녁에는 처음으로 아주 편하게 잠을 잘 수가 있었기 때문인지 오랜만에 아침을 기분 좋게 시작할 수가 있었다.

그리고 출근을 하면서도 평소와는 다르게 몸이 개운하게 느껴졌다.

"그거참, 신기하네. 성호에게 그런 재능이 있다는 것을 왜 몰랐을까?"

정민이 보기에도 성호는 지압에 재능이 있어 보였다.

아마도 자격증만 있다고 하면 성호에게 진료를 받으려 많은 사람들이 아우성을 칠 것으로 보였다.

정민은 오늘 성호가 침술로 치료를 해준다고 하니 은근히 기대가 되고 있었다.

지압도 상당히 좋았는데 그보다는 직접적으로 치료가 되는 침술은 더 상당할 것으로 생각이 되자 왠지 기분이 묘해졌다.

저녁이 되자 가장 먼저 집으로 온 사람은 진한의 아버지 원정민이었다.

"성호야, 나 왔다."

정민은 성호의 침술을 오늘 하루 종일 기다리고 있었기에 집에 들어오자마자 성호를 찾고 있었다.

"아버님, 다녀오셨습니까."

"하하하, 그래 오늘은 성호가 제일 보고 싶었더구나. 그런데 오늘은 침술을 사용하는 것이냐?"

"예, 오늘은 침술로 치료하려고 합니다."

성호는 어린아이처럼 눈빛을 반짝이는 정민을 보고 속으로 웃음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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