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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 하지마-6화 (6/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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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호는 산을 내려오자 가장 먼저 행한 일은 목욕을 하고 몸을 정돈하는 일이었다.

    그다음에는 절친인 진한에게 연락을 하였다.

    "진한아, 나다."

    "누구? 성호냐?"

    "그래, 인마. 네 절친 성호다."

    "야! 이 자식아, 그동안 왜 연락이 안 된 거야?"

    "미안해. 나도 그동안 일이 좀 있어서 그랬어."

    성호는 진한에게 바로 사과를 했다.

    친구 진한에게는 사실 마음속으로 미안한 일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었다.

    항상 자신을 챙기려는 진한이었지만 자신은 그런 진한에게 걱정만 주고 있었다.

    아마도 남자들 사이에 불알친구라 할 만한 사람이 있다면 진한일 것이다.

    "성호야, 너 무슨 일이 있니?"

    진한이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그런 일 없으니 걱정 마. 이제 일을 마쳤으니 앞으로는 사라지는 일은 없을 거야. 걱정 끼쳐 미안하다."

    "자식, 알면 됐다. 언제라도 필요하면 연락해."

    "오냐. 잘 지내라."

    "그래, 너야말로."

    진한과 통화를 마치고 성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일 년이라는 시간 동안 정말 죽을 고생을 하며 수련을 하였고 점점 강해지는 자신을 느낄 수가 있었다.

    성호는 가끔 자신의 힘이 너무 강해지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으니 말이다.

    성호가 가지고 있는 힘은 이 시대에 존재하지 않는 그런 힘이었고, 만약 자신이 그런 힘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게 되면 아마도 자신을 대상으로 실험을 하려는 사람까지 나올까 싶어 조금 겁이 나기도 했다.

    이런저런 사정을 생각하면 더 이상 수련을 포기할 수도 있지만 돌아가신 부모님과 동생을 생각하며 이를 물고 수련을 계속해서 지금의 경지에 도달할 수가 있게 되었다.

    "내가 얼마나 강해진 것일까? 그리고 이 힘을 가지고 무엇을 해야 할까?"

    성호는 곰곰이 자신의 힘을 어디에 사용할 것인지를 먼저 생각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강해지자라는 단순한 생각에 시작을 하게 되었지만 이제는 강함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조금은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성호는 내공을 익히면서 예전과는 다르게 머릿속이 상당히 맑아지는 것을 느꼈다.

    성호의 머리가 나쁜 편은 아니지만, 현대의 공기와 탁한 오염 물질들은 성호 본인도 모르게 몸에 누적되고 있었다.

    그러던 그가 내공을 수련하고 반지의 도움을 받으며 수행하니 몸속의 모든 노폐물이 빠져나갔다.

    그렇게 되니 점점 머리가 맑아지면서 상당히 영명해졌고 지금은 책을 한 권 보아도 모든 것을 기억할 수 있을 정도로 기억력이 발달되어 있었다.

    "내가 변한 것을 알리지 말고 조용히 혼자만 알고 있도록 하자. 그리고 반지의 힘을 이제는 사용할 수가 있게 되었으니 정말 어려운 사람에게는 나도 도움을 주도록 하자."

    반지에는 치료를 하는 이상한 힘이 담겨 있어 성호가 원할 때면 언제나 사용할 수가 있게 되었다.

    자신도 반지의 도움을 받아 지금의 힘을 가지게 되었기 때문에 책의 내용대로 남에게도 작은 도움을 주려고 하였다.

    성호는 반지의 힘을 이용할 방법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냥 반지의 힘을 사용하는 것보다는 침을 이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한의대를 다녔을 적에는 가장 형편없던 것이 침술이었는데 지금의 성호라면 반지의 힘 때문에 영민해진 능력으로 충분히 대단한 경지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러한 요소가 필요한 결정적 이유는 반지를 이용하여 남을 치료하게 되면 사람들에게 오해를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반지의 힘을 이용하려면 상대의 피부에 접촉을 해야 하는데 아픈 사람에게 가서 무어라고 할 것인가 말이다.

    괜히 좋은 일을 하려다가 사기꾼으로 몰릴 수도 있는 문제였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이 한의대를 나오면서 침술을 배웠다는 점을 드는 것이다.

    더불어 우리네 한국 사람들에게 가장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치료 행위 중 하나가 바로 침술이기 때문이다.

    또한 무공 수련과 관련한 책에서 침술 또한 활법으로서 서술되어 있기도 했다.

    "그래, 내가 해석한 책에 나와 있는 침술은 이미 배웠으니 예전 전공 서적들을 읽어보고 원전을 살피는 것도 괜찮겠지."

    성호는 자신의 힘을 이용하여 가진 것이 없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지만 문제는 수업 시간에 들었던 내용을 고스란히 까먹고 있었다.

    무료로 치료를 해주면 법도 용서를 해줄 수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성호는 침술에 대해 생각하다가 갑자기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아차! 우선은 돈을 먼저 벌어야지. 이제 통장에 남아 있는 돈도 얼마 없는데 내가 먼저 살아야 남도 도와줄 수 있는 것 아냐."

    성호는 자신의 통장에 남아 있는 돈이 얼마 없다는 것이 생각나자 무엇을 하면 돈을 벌 수 있을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자신은 힘을 가지고 있지만 보통 사람과 다르게 살고 싶지는 않았다.

    물론 상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우선 간단하게 할 수 있으면서 고수입이 되는 일이 무엇이 있는지를 알아보자."

    성호는 내일부터라도 일을 할 생각이었다.

    당장 돈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원룸의 방세도 주어야 하니 미리 준비를 하려고 하였다.

    성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여러 가지로 알아보았다.

    가장 우선적으로 알아보는 것이 바로 몸으로 때우면서 많은 돈을 버는 일이었다.

    일단 성호는 인터넷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일자리를 먼저 찾았다.

    여러 가지의 일들이 있었지만 성호가 선택한 일은 두 가지였는데 한 가지는 고층 건물의 유리를 닦는 일이었고 다른 한 가지는 건설 현장에서 일을 하는 방법이었다.

    "흠, 유리를 닦는 일은 기술자가 되어야 하니까 노가다라면 당장 해도 그리 문제가 없겠네. 일단 전화를 해보고 결정을 하자."

    성호는 구인지를 보고 전화를 해서 무슨 일인지를 먼저 알아보았고 어떤 일을 하는지를 물어보았다.

    그런데 모두가 하나 같이 원하는 것은 막일을 하는 사람으로 그리 많은 돈을 주려고 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것이 문제였다.

    "휴우, 이거 돈 버는 일이 마냥 쉬운 게 아니네."

    하루 일당이 칠만 원 정도 된다는 말에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져 버렸다.

    자신의 능력이라면 최소한 하루에 이십만 원은 벌 수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는 다르게 하루에 칠만 원이라는 소리를 들으니 맥이 빠져서였다.

    아무리 자신이 뛰어나더라도 세상이 성호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면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확실히 깨달아 가고 있는 셈이었다.

    "일단 기술자가 되려면 해당하는 파트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알고 있어야 될 텐데 말이야."

    기술자가 되어야 많은 돈을 벌 수가 있다는 사실을 안 것만도 성호에게는 성과가 있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군대에 바로 들어갔다 보니 사회에 대하여 그가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은 많지 않았다.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선 최소한의 일이 필요한 시점이다.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성호는 일자리를 알아볼 수 있는 사이트에서 문득 눈에 확 들어오는 문구가 있어 이를 자세히 살피게 되었다.

    [러시아 파견 근무 긴급 모집]

    월 오백 가능함.

    이력서와 연락처를 동봉하여 이메일로 보내주시면 평가 후에 연락드림.(전화번호 반드시 기재 바람)

    성호에게는 그 정도의 금액을 벌 수 있다면 어디라도 갈 수가 있었다.

    "여기에 이력서를 보내야겠다."

    성호는 혹시 사기를 치는 곳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어차피 자신이 지금 당장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생각하고 이력서를 써서 보내게 되었다.

    이력서를 써서 보내기는 했지만 자신이 될지는 아직 모르는 일이라 성호는 열심히 다른 곳도 알아보고 있었다.

    하루아침에 취업이 되는 것은 아니기에 성호도 조급하게 생각지는 않았다.

    성호는 그렇게 며칠의 시간을 정보를 모으는 데 보내게 되었다.

    드드드―

    "여보세요?"

    "김성호 씨 되십니까?"

    "예, 그렇습니다. 누구세요?"

    "러시아에 근무하시기 위해 며칠 전에 이력서를 넣지 않으셨나요?"

    남자의 말에 성호는 자신이 얼마 전에 이력서를 넣은 기억을 떠올렸다.

    하지만 연락이 없어 떨어진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연락이 오니 조금은 놀라게 되었다.

    "네에, 기억하고 있습니다. 제가 입사가 된 것입니까?"

    "여기는 한성그룹 해외파견 지부입니다. 저는 대리 김성철이라고 합니다. 김성호 씨는 우리 한성그룹의 해외 인력으로 취업이 되셨습니다. 내일 바로 여기 사무실로 오셔서 계약서를 써주시기 바랍니다. 지금 러시아에서는 인력이 급하다고 해서 그렇습니다."

    성호는 상대가 설명하는 것을 듣고는 러시아의 일이 매우 바쁘다는 것을 느꼈다.

    하기는 급하니 그렇게 많은 돈을 주고 사람을 구하려고 하겠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무엇보다도 놀란 것은 바로 굴지의 기업인 한성그룹이 고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성호를 놀라게 하고 있었다.

    "그러면 제가 가서 계약서만 작성하면 되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오셔서 계약서를 작성하셔야 저희가 비자와 여권을 만들 수가 있습니다. 오실 때 통장 사본과 여권 사진은 반드시 가지고 오셔야 합니다. 사진이 없으면 곤란하니 말입니다."

    여권을 만들려면 사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성호도 알고 있었기에 바로 알겠다고 허락을 하게 되었다.

    "알겠습니다. 그럼 언제 방문을 하면 됩니까?"

    "아침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는 언제든지 오셔도 됩니다."

    성호는 내일 가야 한다는 말에 당장 사진부터 찍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요즘은 사진을 바로 출력을 해주는 곳이 있기 때문에 그리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외국으로 한 번도 나가보지 않은 성호였기에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알지 못했고 결국 진한에게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자 바로 전화를 걸게 되었다.

    "진한아, 나 성호야. 너 오늘 시간 있냐?"

    "한 시간 뒤에 마치니 그때 보자, 그럼."

    "어, 그러면 차 말고 전철을 타고 와라. 여기 서울대입구역 5번 출구 근처가 집이다."

    "엥? 너 살고 있는 집으로 가는 거야?"

    진한은 성호가 집으로 오라는 말에 사실 조금 놀라고 있었다.

    그동안 성호가 집은 절대 공개를 하지 않았기에 아직도 어디에 살고 있는지를 자신도 몰랐기 때문이다.

    "자식이 오늘은 엉아가 너에게 최초로 공개를 하려고 한다. 그러니 최대한 빨리 와라. 마음 변하기 전에 알았냐?"

    "옙! 눈썹이 휘날리도록 달려가겠습니다."

    진한은 대답을 하고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

    최대한 빨리 일을 마치기 위해서였다.

    진한과 통화를 마친 성호는 부지런히 사진을 찍기 위해 세면을 하고 준비를 하였다.

    아무리 사진이라고 해도 자신의 얼굴이 나오는 것이니 이왕이면 깨끗하게 하고 찍자는 생각에서였다.

    성호가 동네 사진관에서 사진을 찍고 준비를 하고 있으니 어느 사이 시간이 흘렀고 성호의 핸드폰이 울리고 있었다.

    드드드―

    "여보세요. 도착했냐?"

    "그래 어디로 나가면 돼?"

    "5번 출구로 올라오고 있어라. 지금 나갈게."

    "오케이!"

    성호는 진한을 만나기 위해 빠르게 나갔다.

    진한을 만난 성호는 자신이 살고 있는 원룸으로 진한을 데리고 왔다.

    "여기가 너의 보금자리야?"

    진한은 성호가 데리고 온 원룸의 크기를 보며 말했다.

    대강 눈으로 보기에도 한 일곱 평 정도의 크기였고 혼자 살기에는 딱 좋은 그런 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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