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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스 챌린지-299화 (299/304)

299편

<-- 전쟁종결 -->

나는 흐뭇하게 불사의 군단을 바라보다가 문득 하나가 빠져있음을 느꼈다.

불사의 군단 하면 절대 빠질 수 없는 존재.

본 드래곤.

[ 크아아아아아아아 ]

`완전한 죽음의 주인`이 되면서 얻은 존재.

압도적이다 못해 경외감을 느끼게 만드는 존재의 등장에 모두가 하늘로 고개를 들어 올린다. 인간은 물론 온갖 괴물과 악마들까지. 살아있는 자라면, 생명이 있는 존재라면 단연 두려워할 수밖에 없는 존재의 등장에 산 자들이 본능적인 두려움과 공포를 느낀다.

드디어 모든 게 완벽해졌다. 진정한 불사의 군단의 완성.

모든 열쇠가 갖춰졌을 때.

나는 명령했다.

"그럼. 끝내보자고."

다른 말은 필요 없었다.

이 전쟁을 끝내기 위해 왔으니, 이젠 이 전쟁을 끝낼 차례였다.

사아아아아아아-

끝을 위해 가볍게 `죽음`을 불러들이자 체내의 죽음, 체외의 죽음 가릴 거 없이 모든 `죽음`이 내 의지를 따라 모여든다.

이미 마력과 `죽음`의 경계는 사라졌다. `죽음`이 곧 마력이고, 마력이 곧 `죽음`과 같다. 그렇기에 끌어모은 `죽음`만으로도 내가 가진 모든 지식을 활용할 수 있었다.

[ 권능 - 군주의 왕좌 ]

가장 먼저 사용한 것은 `불완전한 망령 군주`의 권능이었다.

일시적이지만 데스 로드가 되면서 모든 권능이 완전해졌고, 이는 망령군주의 권능에도 적용되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아마도 죽은 자들의 군주가 망령군주보다 상위의 존재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었다.

물론, 이유를 고민할 생각은 없다.

그저,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할 뿐.

아아아아아-

아아아-

군주의 왕좌를 발현하자.

이 전장에 가득했던 망령들이 순식간에 내 주위로 모여들며 거대한 왕좌를 만들기 시작했다. 수천, 수만의 망령들이 모여 만들어낸 왕좌. 나는 거침없이 걸어가 왕좌 위에 앉았다.

[ `권능 - 군주의 왕좌`의 발현으로 `군주`를 따르는 모든 존재의 힘이 강력해집니다. ]

[ `완전한 권능`의 발현으로 `특정 대상 : 망령`의 힘이 대폭 강화됩니다. ]

왕좌 위에 앉자 느껴지는 기운.

그 기운이 퍼져나간 순간. 나를 섬기는 모든 존재의 힘이 강력해진다. 이는 언데드 뿐 아니라 언데드와 관계없는 벨카서스나 정령들과 일라이네들에게도 적용되는 힘.

여기에 나는 다시 한 번 죽음을 끌어모아 새로운 권능을 발현했다.

[ 권능 - 죽은 자들의 왕관 ]

왕좌에 앉았으니, 그에 합당한 왕관을 착용해야겠지.

모여든 죽음이 모여 만들어낸 순백의 왕관. 그 중심에 박힌 칠흑의 보석이 유난히도 강렬하게 빛난다.

[ `권능 죽은 자들의 왕관`의 발현으로 `군주`를 따르는 모든 존재의 힘이 강력해집니다. ]

[ `완전한 권능`의 발현으로 `특정 대상 : 언데드`의 힘이 대폭 증가합니다. ]

죽은 자들이 나를 따르며 백성이 되길 자처했고, 이에 나는 왕좌에 앉아 왕관을 썼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것은 무엇일까.

죽은 자들의 군주가 거느린 영토.

[ 권능 - 죽은 자들의 대지 ]

콰드득-

콰득-

군주의 영토가 선포된 순간.

대지가 꿈틀거리며 검게 물들기 시작했다. 살아있는 모든 것의 생명력을 빨아들이며 늘어가는 죽음의 땅. 불완전한 권능이 아닌 `완전한 권능`이기에 적아(敵我)를 구분할 수 있어 대륙군 혹은 플레이어들에게는 전혀 문제가 없었으나, 죽음의 땅 위에 놓인 괴물들은 땅의 영양분이 되어야만 했다.

[ `군주의 조건`이 충족되었습니다. ]

[ `왕좌`, `왕관`, `백성`, `영토`가 확인되었습니다. ]

[ `고유 권능 - 군주의 영역`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

[ 이곳을 `군주의 영역`으로 선포하시겠습니까? ]

[ Y/N ]

[ `군주의 영역`은 1회만 사용 가능하며, 거절할 시 `조건`을 성립하여 새로운 곳을 영역으로 선포할 수 있습니다. ]

모든 준비가 끝났다고 생각한 순간.

나는 새로운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것도 있었나?"

고유 권능이라.

처음 보는 능력이라 어찌하는 게 좋을까 싶었지만, 나는 길게 고민하지 않았다.

고민해봐야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었으니까. 지금 이 상황을 맞이한 건 `은총`으로 인해 내 능력이 한계까지 개방된 덕분이다. 여기서 영역 선포를 거절한다면 차후에 이런 상황을 또 만들 수 있을까? 그건 어렵다고 본다.

`은총`같은 능력을 또 얻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인 데다가, `은총`이 없으면 내가 직접 데스 로드까지 되어야 하는데 과연 그게 가능할까 싶었다.

그래서 긴 고민 없이 바로 영역 선포를 수락했다.

[ 해당 지역을 `군주의 영역`으로 선포합니다. ]

[ `군주의 영역`이 선포됨에 따라 `군주의 좌`가 활성화됩니다. ]

[ 〈 Ex - 군주의 귀환 〉을 습득합니다. ]

[ `군주의 좌`로 인해 `칭호 - 진정한 군주`를 부여합니다. ]

[ `영역`에 대한 `지식`이 스며듭니다. ]

[ `영역 선포`로 인해 해당 영역의 `군주`를 따르는 모든 존재의 힘이 5% 상승하며, 영역 안에 존재할 때는 증가율이 10%로 상승합니다. ]

[ 현재 이곳은 `악마왕 바알`의 영역입니다. ]

[ 해당 영역의 완전한 귀속`을 위해 `전쟁`을 시작합니다. ]

[ `전쟁`에서 승리할 시, 해당 영역의 소유권을 얻을 수 있습니다. ]

"이런 거였나."

나는 스며들어오는 지식을 통해 `영역`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영역이란 문자 그대로 나의 땅을 의미한다. 중요한 건 이게 아니라 이로 인해 얻게 된 〈 Ex - 군주의 귀환 〉이었다. 놀랍게도 이 능력을 통해 나는 어디에 있는 언제든지 내 영역이 선포된 이곳으로 돌아오는 포탈을 열 수 있게 됐다.

물론 열려 둔 포탈을 통해 다시 되돌아가는 것 또한 가능하다.

더불어 왜 `악의 심장`에서 대장군들이나 악의 무리의 힘이 상승했는지도 알 수 있었다. 이곳이 바알의 영역이었기 때문.

이로 인해 바알을 죽여야 할 이유가 한 가지 더 생겼다.

"어찌!?"

마지막 메시지는 바알에게도 전달되었는지, 나를 상대하기 위해 권능을 발현하던 바알이 심히 당황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바알의 눈에는 어떻게 인간 따위가 `영역`을 선포할 수 있었는가에 대한 의문으로 가득했다. 그것도 주인 없는 영역도 아닌 이곳 본인의 영역 안에서 말이다.

"도대체 어떻게 네놈이 영역을!"

처음으로 당황한 모습을 보이는 바알의 표정에 나는 피식 웃으며 최후를 준비했다.

[ 남은 시간 : 8분 59초 ]

권능을 사용하면서 영역 선포까지 하는 바람에 벌써 은총의 남은 시간이 1분이나 사라졌다.

쓸데없는 시간 낭비는 곧 죽음이나 다름없는 법. 더군다나 일시적인 힘을 사용하는 만큼 더더욱 시간을 금처럼, 아니 목숨처럼 생각해야만 했다.

"오냐. 대답하지 않는다면 네놈을 죽이고 영혼을 씹어먹어 알아내 주마."

바알은 내가 대답 대신 공격을 준비하자 이를 악물며 남은 마기(魔氣)를 전부 끌어올렸다. 내부가 더욱 부서져 가는 게 보였지만, 어차피 날 막지 못하면 죽는다는 걸 어렴풋이 느끼고 있을 터.

그래서인지, 지금껏 보지 못했던 권능마저 사용하고 있었다.

[ `악마왕 바알`이 `불완전한 권능 - 최초의 죄악`을 발동합니다. ]

[ `악마왕 바알`의 모든 능력이 50% 증가하고, 그의 영향력 아래의 있는 모든 `악(惡)` 속성 존재의 능력이 30% 증가합니다. ]

[ `불완전한 권능 - 최초의 죄악`의 발현으로 `악마왕 바알`과 거리가 가까운 대상부터 `상태 이상 : 최초의 죄악`이 적용됩니다. ]

[ `악마왕 바알`이 `권능 - 7대 죄악의 조각`을 발동합니다. ]

다행인 건.

녀석의 힘이 불완전한 권능이라는 것. 다시금 발현한 `7대 죄악의 조각`과 달리 불완전한 권능이라는 건 바알도 죽음을 각오했다는 뜻이다. 불완전한 권능의 폐해는 그 누구보다 내가 더 잘 알고 있으니까.

각자의 생명을 담보로 한 마지막 전쟁이라.

내 입가에 걸린 미소가 더욱 진해졌다.

"끝까지 발악해봐라."

나는 마기(魔氣)로 불타오르는 바알을 보며 마침내 내 명령을 기다리고 있던 불사의 군단을 움직였다.

놈이 어떤 권능을 사용하든, 목숨을 걸고 싸우든 상관없다. 내게 남은 8분여의 시간이라면 이 전쟁. 종결시킬 수 있었으니까.

[ 살아있는 모든 걸 사냥한다. ]

무심하게 검을 뽑아든 라한이 가장 먼저 달려오던 괴물의 머리를 잘라내며 명령을 내리자.

숨죽이고 있던 불사의 군단이 몸을 일으키며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 크아아아아아아아!!!! ]

가만히 하늘을 떠돌던 본 드래곤 또한 제 위용을 드러내며 비행형 괴물들을 그대로 집어삼켰다.

`권능 - 죽은 자들의 대지`로 인해 목숨을 잃은 괴물들은 새로운 나의 권속이 되어 일어나 바알을 향해 이빨을 들이민다. 일대일의 전투라면 모를까. 다대다 전투. 이런 전쟁에서 네크로맨서를 이길 수 있는 직업은 없었다.

이것이 홀로 대륙을 파멸시킬 수 있는 자.

데스 로드의 힘이었다.

"크아아아아아!!!"

그럴수록 바알은 더욱 거칠게 날뛰었다.

마기에 닿은 언데드들이 소멸되며 뼛조각 하나, 살점 하나 남기지 못하고 사라졌다. 그러나 상성이 너무 안 좋았다.

바알이 아무리 죽이고 또 죽여도, 다시 부활한다.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의 권속들로 인해. 바알의 명을 따르는 권속들이 도리어 언데드가 되어 이빨을 들이밀고, 이미 죽어있던 수만의 시체 역시 목을 옥죄는 사슬이 되어 돌아왔다.

만약.

전장이 이곳이 아니었다면.

아무것도 없었던 전장에서 만나 싸우게 됐다면. 상황이 지금보다 더 좋았을 수도 있다.

물론.

이미 상황은 벌어졌고, 지금은 되돌릴 수 없는 현재였다.

"크아아아아아!!"

나는 발악하듯 괴성을 내지르는 바알을 보며 천천히 `죽음`을 끌어모았다.

사아아아아아-

전장에 가득한 밀도 높은 죽음이 하나하나 거대한 창으로 뒤바뀐다.

가장 짧은 것이 5m가 넘어갈 정도로 거대한 수 천 개의 창이 다시 하나로 뭉쳐 새로운 창을 만들어간다. 누구도 알 수 없게 저 구름 위에서부터 만들어진 거대한 창은 내 의지를 따라 바알의 심장을 향해 정확히 날을 세운다.

이 작업을 무려 5분이 넘도록 진행할 정도였으니, 저 거대한 창에 모인 `죽음`의 양은 가히 셀 수 없을 정도.

"이제 그만 끝내자고."

마지막 창 하나가 거대한 창의 끝을 채울 때.

비로소 나는 왕좌에서 일어났다.

이젠 정말 이 전쟁을 끝낼 `때`였다.

[ 전쟁을 종결하는 죽음의 심판 ]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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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추처누천춰누처누처누처누천

p.s 제 병은 못고칩니다 허허허허허허허 현대 의학의 힘이 닿지 않는다네요. 쩝

눈 관련 의학이 어서빨리 발전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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