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디펜스 챌린지-276화 (276/304)

276편

<-- 폭풍전야 -->

"크아아아악!!"

서걱-

툭-

[ 모두 처리 끝났습니다. ]

〈 솔로 디펜스 66. 막아라 & 생존하라 〉

: 무한정 쏟아지는 괴수와 괴물들을 막아라!

[ 무한대전 : 2단계 ]

[ 남은 시간 : 0분 ]

( 444/444 )

-완료!

(Hidden)모든 적대적 생명체를 섬멸하라

-완료!

마지막 괴물의 머리가 잘려 날아가는 걸 끝으로 66단계도 클리어됐다.

3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3일 만에 66단계까지 클리어했다. 단계가 올라갈수록 난이도는 물론 괴물들의 숫자도 많아졌지만 `기능 - 빠른 시작` 덕분에 쓸데없는 시간을 거의 낭비하지 않았다 보니 고작 3일 만에 여기까지 올라왔다.

물론.

"으아아..이제 좀 쉬어요.."

"도..동의합니다.."

"저도..쉬고싶습니다."

그 여파로 일라이네들은 거의 죽어가고 있다.

하루에 2회. 적게는 5백오에서 많게는 7백, 8백 선까지 상대해가며 3일을 보냈으니 지치지 않으면 이상하지. 연체동물처럼 흐물거리며 성벽에 그대로 주저앉는 모습이 썩 불쌍해 보였다.

"저는 괜찮습니다. 아버님."

다만 어디를 가나 예외는 있다.

성 칼레나 4인방 중 펠리스만큼은 언데드 특유의 능력 덕분에 남들이 쓰러지건 말건 한 점 흐트러짐 없이 새로운 적을 찾고 있다. 혹시라도 내가 더 진행할까 싶어 일라이네들이 강제로 끌고 가지 않았다면 지금도 다음 진행을 외쳤으리라.

-음머어어어엉

콰드득-

"후. 그나마 토실토실한 것이, 배가 차니 이제야 좀 괜찮군."

성 한쪽에서는 벨카서스가 막 한우 한 마리를 입에 집어넣고 있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살아서 성안을 돌아다니던 한우였지만, 벨카서스가 손 몇 번 움직이니 금세 가지런한 정육점 고기가 되어 입가로 들어가고 있었다. 녀석은 고기를 부위별로 손질해서 사 온 것보다 저렇게 생 날것으로 잡아먹는 걸 더 좋아했다.

가까이서 보면 상당히 기괴하지만 악마(惡魔)가 그렇지 뭐.

아니 악마이고 자시고를 떠나서, 자신이 그렇게 먹겠다는데 말릴 생각은 없다.

대신 너무 기괴한 장면은 별로 보고 싶지 않았기에 귀찮더라도 잡아 죽이는 건 성 밖에서 하도록 했다. 덕분에 벨카서스는 매번 구시렁거리면서도 저녁만 되면 한우 한 마리를 붙들고 성을 나갔다 오곤 했다.

"쉬고 있어. 오늘은 내가 해올 테니까."

벨카서스가 식사를 하고 있으니 나도 배가 고파져서, 쉬고 있는 일라이네들을 그대로 두고 무덤지기의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는 큼지막한 쟁반 위에 냉장고에서 꺼낸 반찬과 끓여놓은 국 등 음식을 옮겨 담았다. 나는 요리를 할 줄 모른다. 정말 간단한 음식이야 알아서 해 먹을 수 있지만, 요리 수준은 아니다.

그래서 보통 내가 식사를 준비할 때는 죄다 이미 해 놓은 음식을 꺼내오는 게 전부였다.

"잘 먹겠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맛있게 먹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버님."

가져온 음식을 성벽 위에 내려놓으니, 흐물거리며 눕던 때와 달리 빠릿빠릿하게 일어나 수저를 집어 든 일라이네들.

힘든 건 힘든 거고 배가 고픈 건 배가 고픈 것이었나 보디. 그 모습에 나는 피식거리며 웃은 뒤 수저를 집어 들고 식사를 시작했다. `기능 - 빠른 시작`을 사용하지 않으면 하루 뒤에나 다음 단계가 시작된다는 걸 알기 때문에 식사는 상당히 느긋하고 여유롭게 이어갔다.

예전이었으면 중구난방으로 시작되는 단계 때문에 밥을 먹으면서도 긴장을 해야 했는데.

세상 참 좋아졌다.

"앞으로 이틀. 이틀 남았으니까 그때까지만 참아."

"넵!"

수고하란 의미로 머리를 한 번씩 쓰다듬어준 뒤.

식사를 끝내고 남은 것들을 챙겨 무덤지기의 집으로 들어왔다. 일라이네들은 피곤한지 씻고 바로 방으로 들어갔고, 나 또한 간단하게 마법으로 설거지거리를 처리하고 방에 들어와 누웠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다시 이틀간 우린 무한대전 2단계를 마무리하는데 집중했다.

5일.

정확히 5일 만에 61단계에서 70단계까지.

〈 솔로 디펜스 70. 막아라 & 생존하라 〉

: 무한정 쏟아지는 괴수와 괴물들을 막아라!

[ 무한대전 : 2단계 ]

[ 남은 시간 : 0분 ]

( 365/365 )

-완료!

(Hidden)모든 적대적 생명체를 섬멸하라

-완료!

[ 정산을 시작합니다. ]

"끝."

"와아아아아!!"

"드디어 끝났네요…. 후아."

"힘…. 들었습니다.."

"저는 괜찮습니다. 아버님."

꽤나 빠듯한 일정이었기에 하루 정도는 더 길어질 수 있겠다 싶었지만, 다행스럽게도 내가 원하는 시간 내에 끝을 볼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일라이네들이 힘들어하긴 했지만, 이제 곧 `끝`을 맞이하고 나면 이렇게 힘든 날도 없을 것이다. 아니 행성침공이 시작되면 이보다 더 바빠지려나.

[ `무한대전 : 2단계`가 완료되었습니다. ]

[ `무한대전 : 3단계`를 시작합니다. ]

[ `단계 성장`으로 인해 포인트 획득량과 보상 수준이 향상됩니다. ]

[ 또한 `무한대전 : 3단계`부터는 원하는 때에 `시작`이 가능합니다. ]

[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었습니다. ]

[ `기능 - 디펜스 시작` ]

[ `기능 - 디펜스 시작`이란 〈 솔로 디펜스 : 무한대전 〉을 원할 때 시작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

[ 단, 한 번 진입 후 귀환 시 5일의 쿨타임이 발생합니다. ]

"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귀한 메시지를 기다리고 있었더니, 웬 특별한 메시지가 주르륵 올라온다.

무한 대전 2단계를 클리어하면서 받게 되는 보상 수준 향상과 새로운 기능의 추가였다.

무한대전 1단계를 클리어하고 나서 대기 시간을 삭제하고 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해주더니, 3단계는 아예 내가 원할 때에 솔로 디펜스를 진행할 수 있게끔 해주는 기능이 생겼다. 이는 `기능 - 빠른 시작`과 마찬가지로 플레이어에게 쓸데없는 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기능이었다.

이 기능을 이제야 추가해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아마도 이때쯤이면 `에픽 퀘스트 - 마지막 전투`를 준비하고 있을 테니 그때를 대비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게 아닐까 싶었다.

"아무렴."

이런들 어떻고, 저런들 어떠하리.

내게 도움이 되는 기능이 추가되었다는 게 좋은 것이지. 상당히 기분 좋은 마무리였다.

[ 정산이 끝났습니다. ]

[ 귀환을 시작합니다. ]

[ 남은 시간 : 60초 ]

[ 귀환합니다. ]

*

"다녀올 테니까 집 잘 지키고 있어."

"네에에!!"

무한대전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길 잠시.

나는 곧바로 각종 장비를 챙겨 성 칼레나로 향했다. 계획한 대로 시간 내에 무한대전 2단계도 끝냈겠다. 슬슬 비밀 상점에 들어갈 때도 됐겠다 싶어서 처분할 아이템을 바리바리 싸들고 상점으로 가는 길이다.

"오랜만이군!"

곧장 상점으로 들어가니 할 일 없이 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던 로우가 반가운 얼굴로 나를 반겼다.

나를 맞이하는 로우의 눈빛에는 벌써부터 `기대`가 가득했다. 이번엔 또 얼마나 질러줄까, 이번엔 또 얼마나 벌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

"일단 이것부터 처분좀 해줘."

"이것저것 많이도 모아왔군."

로우는 내가 건네준 아이템 상자를 받아들더니, 하나하나 꺼내 가며 가격을 책정했다.

`황금고블린 로우의 VIP카드`가 있기 때문에 책정된 가격에 다시 추가 할증이 붙으면서 계산된 금액은 약 83만 포인트. 각종 장비에 장군의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알약까지 있다 보니 수입이 꽤나 짭짤했다.

디펜스 초창기 때는 괴수나 괴물을 도축해서 10포인트를 버는 것도 참 행복했었는데, 고작 한 번 거래에 80만 포인트 이상 벌다니.

"엄청나구먼."

"나도 놀랐다."

"하하 이거 이번만큼은 멋들어진 장비를 하나 가져갈지도 모르겠군."

로우의 말처럼 이번에는 정말 제대로 된 장비를 하나 가져갈 수 있을 것 같다.

매번 비밀상점에 들리면 장비를 챙기기보단 부가 수단을 사가곤 했었는데. 이번만큼은 모아둔 포인트가 꽤나 될 테니 몇 백만 포인트짜리 장비를 구매하는 것도 어렵지 않으리라.

"얼마나 있으려나?"

해서 정확한 포인트를 알기 위해 확인 창을 불러왔다.

그런데.

[ 현재 보유 포인트 : 4,211,332 Dp ]

"...?"

4백만?

지금 내 눈이 잘못된 게 아니라면 4백만 포인트가 맞는 건가?

"4백만 포인트라고?"

2백, 아니면 3백만 정도를 예상했는데. 그것도 장비를 처분한 금액까지 합쳐서 그 정도가 나오지 않을까 싶었는데. 이건 완전히 예측 이상이다. 4백만이라니. 장비를 처분하기 전에도 최소한 340만 이상이 있었다는 소리가 아닌가.

언제 이렇게 모은 거지.

나태의 대장군 벨페고르와 어둠의 마도사 사인드리 등 최근 거물급 보스 몬스터를 사냥했던 게 큰 도움이 되었나. 아. `잉태의 괴목`도 있었지. 거기에 수 만 마리는 넘는 괴물을 잡아 죽였으니.

물론 그래도 엄청난 금액이긴 하다만.

"엄청난 포인트로구만. 하하하 이럴 게 아니라 어서 들어가지!"

로우도 내가 가진 금액이 상당하다고 느꼈는지 씨익 웃으며 나를 비밀 상점으로 안내했다. 아마도 이미 머릿속으로는 내가 수백만 포인트를 일시불로 지급하고 있는 상상을 하는 제 입가가 쉴 새 없이 씰룩거린다.

비밀 상점 안은 언제나처럼 고요했다.

몇 개의 물건이 팔리고 새로 들어왔는지, 빈자리도 보이고 새롭게 채워진 공간도 보인다.

로우는 내가 비밀 상점 안으로 들어가자 `얼마든지 기다려줄 테니 충분히 감상하고 나오게!`라며 활짝 웃었다. 나는 그런 로우의 인사를 받으며 천천히 비밀 상점 안으로 발을 디뎠다.

========== 작품 후기 ==========

선작 코멘트 쿠폰 추천

감사합니다.

오늘 약간 컨디션 난조네욥...쩝.

킹존이 제 실력 발휘를 못해서 그런가.. 내일은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