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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스 챌린지-228화 (228/304)

228편

<-- 행동 개시 -->

콰직-

콰드득-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언데드 나이트가 내 옆으로 다가온 것이 신호탄이 된 듯.

산장의 벽 여기저기가 부서져 나간다.

"어?"

여전히 얼빠진 얼굴로 나를 바라보던 청년과 다른 이들의 고개가 사방으로 돌아간다.

멀쩡하던 집이 부서지고 있으니 의아할 수밖에.

"뭐지?"

"....?"

"해골?"

.

.

그들의 눈에 보인 것은 제각기 다른 모습을 한 불사의 군단이었다.

[ 사냥을 시작한다. ]

[ 사냥을 시작하라! ]

[ 사냥이다. ]

.

.

.

언데드 워리어를 비롯한 4차 개체 전원은 물론.

개미 새끼 한 마리도 놓치지 않겠다는 내 의지를 가득 담아. 3차 개체와 2차 개체들까지 전부 소환했다. 덕분에 합쳐서 숫자가 백이 넘다 보니 2차 개체들은 산장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산장 주위를 둘러싸며 벽을 세우는 데 그쳐야 했다.

물론 애초에 2차 개체들까지 들어올 필요도 없었다.

서걱-

콰드득-

단숨에 산장 안으로 난입한 불사의 군단은 멍청한 표정으로 서 있는 렙틸리언들의 목을 단숨에 갈랐다.

듀라한 프린스는 아예 한 놈의 몸을 찢어발기기도 했다.

크아아악!"

"피해!"

"싸워라!!"

"끄아악!"

.

.

단숨에 팽팽한 긴장감으로 가득했던 산장 안이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동족을 살해하기 위해 플레이어를 고용했다.."

그래서였을까.

드디어 이 여인이 내게 시선을 둔다. 다만 여전히 자신감이 넘치는지, 나를 보면서도 뒤쪽의 청년을 향해 말을 한다. 제 동족이 죽어가며 피가 튀고 머리가 굴러다니는데도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나를 노려보며 뒤를 향해 분노를 표출하는 모습은 꽤나 신기한 장면이었다.

"금기 사항 첫째. 플레이어와의 접촉을 금할 것. 금기사항 둘째. 어떤 일이 있어도 종족 살인은 피할 것. 셋째. 플레이어의 피를 마시지 말 것. 위의 세 가지 조항을 어긴 네놈을 즉결 처형한다."

"여전히 무시 중인가."

입고 있던 코트를 가볍게 벗어 던지며 중얼거리는 여인.

이쯤 되니 나도 웃기다.

대체 얼마나 강하길래 이렇게나 자신감을 보이는 걸까 싶어 궁금하다.

물론 한 가지 일반 렙틸리언과 다른 점은 있다. 표시되는 색의 차이. 일반 렙틸리언들은 대게 노란색을 벗어나지 않는다. 혹여 있더라도 초록색에 가까운 노란색. 즉 쉽거나 쉽진 않아도 보통 이하 수준이라는 소리.

헌데 이 여인은 빨간색에 가까운 초록색이다. 어렵진 않지만, 보통은 이상이라는 뜻. 나와 상대적인 차이를 표시해주는 것이니 확실히 다른 레벨이란 건 알겠다.

허나.

결국, 제대로된 빨간색이 아니라 빨간색 같은 초록색일 뿐이다.

콰득-

인간의 탈을 벗어 던지고 렙틸리언 본연의 모습을 드러내는 여인.

살갗을 찢고 나오는 초록빛 근육이 꿈틀거린다. 파충류 특유의 갈라진 눈동자와 번들거리는 광기. 이마에 검은 반점까지. 확실한 전사다. 덕분에 좋은 걸 알았다.

`칭호 - 위대한 모험가`의 효과로 일반 렙틸리언과 전사 렙틸리언을 구분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으니까.

"우선 너부터 죽여주지. 접촉은 금기 사항이나, 예외의 사항이니까."

무심한 표정 속에 숨겨진 자신감을 표출하며 여인, 아니 렙틸리언 전사가 나를 향해 움직인다.

아주 가볍고 경쾌한 움직임.

뻗은 손에서 솟은 갈고리 같은 손톱이 나를 찢어버릴 듯 다가온다.

카가각-

물론 놈의 공격은 내 몸에 닿지 못했다.

[ 네놈의 목은 내가 자르겠다. ]

백색의 기사가 내 옆을 지키고 있었으니까.

"일라이네, 하이네스, 율, 펠리스까지. 너희는 혹시나 도망가는 놈이 있는지. 빠져나가는 놈이 있는지 확인해라. 렙틸리언 뿐 아니라 인간들까지도."

나는 언데드 나이트가 렙틸리언 전사를 막아서는 걸 보자마자 일라이네를 비롯한 전원을 소환했다.

이들의 역할은 확인 사살 및 사주 경계. 이미 바깥은 죽음의 벽이 세워진 상태지만 혹시 모를 상황마저 차단할 생각이다.

"네! 가요!"

"알겠습니다."

"예."

"네. 아버님."

혹시 내가 체크하지 못한 렙틸리언이 있다 하더라도 저들 넷이면 알아서 해결할 수 있을 테니 걱정은 없다. 방어야 일라이네가 맡을 것이고 경계는 펠리스가. 원거리 공격 및 보조는 하이네스. 근접 공격은 율이 담당하는 파티를 뚫으려면 꽤나 힘 이들 것이다.

"네놈."

그렇게 넷을 보내고 나서 다시 시선을 돌리니.

언데드 나이트와 접전 중인 렙틸리언 전사가 나를 바라보며 뭐라고 중얼거리는 게 보였다. 그렇게 자신감을 보이며 무시하던 인간의 수준이 생각보다 높으니 꽤나 당황스러운 것 같았다.

그러니 자각하길 바란다.

앞에 서 있는 상대가 누구인지. 자신의 자신감이 얼마나 비참한 것이었는지.

콰드득-

"크아아악!"

범핑을 하듯 근육을 순간적으로 부풀린 녀석이 다가오던 언데드 나이트의 검을 피하며 몸을 비튼다.

순간 속도가 생각보다 빨랐는지, 언데드 나이트의 칼끝이 놈의 허벅지를 스치고 지나가며 허공을 그었고 그것을 발판삼아 녀석이 나를 노리며 달려들었다.

워낙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상황만 놓고 보면 상당히 위험해 보였다.

이 상황만 놓고 보면 말이다.

[ 멈춰라. ]

서걱-

털썩-

"...!!"

갈고리 손톱을 세우며 나를 갈라버릴 듯하던 녀석이 그대로 바닥을 구른다.

내 그림자에서 솟아난 델의 칼부림 때문이었다. 내 안전을 담당하는 최후의 방어선. 이 녀석이 있기에 언데드 나이트도 당황하지 않았고, 나 역시 아무렇지 않았다.

녀석은 절호의 기회라 생각했겠지만, 아쉽게도 기회가 아니라 기회를 가장한 함정이었을 뿐이다.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했기에 두 다리를 깔끔하게 잘린 것뿐이고.

"크아악!"

워낙 창졸간에 일어난 일이라.

이제야 고통이 느껴지는지. 녀석이 잘린 두 다리를 붙잡으며 괴성을 지른다.

그러나 녀석을 도와줄 동족은 없었다. 이미 모두 머리가 잘려 움직일 수 없었으니까.

[ 모두 정리했습니다. ]

"흐음.."

터벅터벅 걸어와 보고하는 데스 나이트의 보고를 들으며 나는 렙틸리언 전사를 바라봤다.

확실히, 김우길의 말대로 일반 렙틸리언 보다는 뛰어난 것 같다. 순간적인 움직임도 그렇고. 언데드 나이트가 일부러 놓친 것도 아니고 죽일 기세로 검을 휘둘렀는데 그걸 피했다는 것 자체가 이미 뛰어나다는 증거.

만약이란 가정을 해본다면, 델이 없었을 경우 나는 꽤나 위험했을지 모른다.

방어 마법이 있으니 죽진 않았겠지만, 위급한 상황을 맞이했을지도 모르지.

"딱 예상대로."

최상위 플레이어들 조차 위험하게 할 수준에는 못 미치는 것 같지만, 적어도 40단계 수준 이상은 되는 듯하다.

그렇다는 건 이 이상 가는 전사라면 정말 최상위권 플레이어와 견줄 가능성도 있을 것 같다. 김우길이 아직 제대로 플레이어를 모르는 것 같구나 싶었는데 오히려 내 생각을 고쳐야겠다.

그래서 진보성향 렙틸리언들이 빠르게 계획을 바꾼 것 같기도 하다.

지금이 아니면 우위에 설 수 없을 테니까. 신체 능력에 국한된 렙틸리언들의 한계는 결국 플레이어에게 밀릴 수밖에 없다.

"죽여."

콰직-

정보도 얻었겠다.

나는 흡족한 표정으로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언데드 워리어가 쥐고 있던 도끼로 녀석의 머리를 내리치며 깔끔하게 머리를 부순다. 그것으로 일단 열 마리의 렙틸리언 아니지, 바깥에서 잡았던 놈들까지 해서 서른 마리 정도의 렙틸리언들을 전부 사냥했다.

남은 건.

[ 서브 퀘스트 - unconfirmed life ]

:???

[ 남은 시간 : ??? ]

( 1/1 )

-완료!

[ 서브 퀘스트 - unconfirmed life ]

:???

[ 남은 시간 : ??? ]

( 1/1 )

-완료!

[ 서브 퀘스트 - unconfirmed life ]

:???

[ 남은 시간 : ??? ]

( 1/1 )

-완료!

.

.

.

주르륵 올라오는 퀘스트 메시지와 보상뿐.

[ 〈 Hidden & Sub 〉 의 정산 결과 31 개의 〈 Sub Quest 〉 달성이 확인되었습니다. ]

퀘스트가 완료되었다는 메시지가 올라오고.

나는 기대가 득한 눈빛으로 다음 메시지를 기다렸다.

[ 보상으로 `사냥꾼의 훈장`을 지급합니다. ]

[ 보상으로 `사냥꾼의 훈장`을 지급합니다. ]

[ 보상으로 `사냥꾼의 훈장`을 지급합니다. ]

[ 보상으로 `사냥꾼의 훈장`을 지급합니다. ]

.

.

.

"됐다."

나왔다.

그것도 전부 `사냥꾼의 훈장`으로. 그렇다는 건 내 생각이 맞았다는 뜻. 다른 보상이 나오면 어쩌나 조마조마했는데. 다행스럽게도 31개의 보상 전부 `사냥꾼의 훈장`이었다.

정말 오랜만에 진심으로 다행스럽다는 감정을 느꼈다.

혹시 이름만 같고 저마다 옵션이 다른가 싶은 생각에 일일이 확인도 해봤지만, 예전에 보았던 그대로였다.

"좋아. 숫자도 딱 맞고."

지급받은 30여 개의 훈장을 상자에 담아 무덤지기의 공간으로 넘겨둔 후.

마지막으로 남은 부분을 처리하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 그곳에는 납치된 사람믈과 사육되던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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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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