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디펜스 챌린지-225화 (225/304)

225편

<-- 방법이 있다? -->

김우길에게 연락이 온 건.

풀 클리어를 끝내고 휴식을 취하던 다음 날이었다.

[ 김우길 ]

"어떻게 됐지?"

나는 김우길에게 전화가 오자마자, 곧장 받아 앞뒤 생략하고 물었다.

그러자 김우길도 기다렸다는 듯. 짧은 인사와 함께 자신이 알아온 정보를 풀기 시작했다.

[ 장소는 회담 주최자의 개인 별장입니다. 주소는 문자로 보내드리겠습니다. ]

"개인 별장이라…."

[ 회담에 참여하는 렙틸리언의 숫자는 아홉으로 전사가 하나 포함되어있습니다. 전사를 제외하곤 전부 일반적인 렙틸리언 수준의 전투 능력뿐입니다. 아마 회담 중간 `축제`를 열 테니 근처에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있더라도 최대 열을 넘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

"축제?"

이런저런 정보를 듣던 와중.

전혀 어울리지 않는 단어에 내가 되묻자, 김우길이 실수를 했다며 `축제`란 단어에 대해 설명했다.

[ 죄송합니다. `축제`란 렙틸리언들만의 은어입니다. 풀어서 말씀드리자면 인간의 피를 마시는 행위를 뜻합니다. ]

"흐음.. 인간의 피라."

[ 그렇습니다. ]

그럴 것 같긴 했다만.

정말 그런 거였나. 예상한 일이라 별 감흥은 없다. 해서 고개를 끄덕이며 궁금한 것을 질문했다.

"축제에 쓰이는 인간은 어디서 구하지?"

[ 보통은 회담에 참여하기 전 적당한 숫자를 납치합니다. 그게 아니라면….]

헌데, 내 질문을 받은 김우길이 뭔가 설명하기 모호한지 말끝을 흐린다.

뭐랄까. 설명이 어려워서라기보단, 말을 꺼리는 듯한 느낌이었다. 내가 다소 강압적인 어투로 계속 설명하라 말을 하고 나서야 입을 연다.

"설명해."

[ 그게 아니라면. `사육`하던 인간을 끌고 옵니다. ]

"사육?"

[ 그렇습니다. ]

이것 때문이었나.

김우길이 말끝을 흐리던 이유가. 사육이라…. 재밌다. 렙틸리언은 인간의 피를 지속적으로 마셔야만 한다. 하여 그 방법으로 고른 게 납치와 사육이라. 마치 인간이 매일 신선한 고기를 먹기 위해 가축을 사육하듯, 렙틸리언들 역시 신선한 피를 마시고자 인간을 사육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그것을 설명하자니, 내가 듣기 거북할까 봐 김우길이 그랬던 것이고.

뭐. 생각해보면 굳이 충격적인 부분은 아니다.

오히려 그럴 수 있다고 생각된다. 아니 당연한 일이다. 인간이 가축을 지배하듯, 렙틸리언들 역시 인간을 지배하려 하고 있으니까. 인간을 사육하는 것 정도야.

"그렇군. 그건 됐고 아까 설명하려던 부분 이어서."

내가 별것 아니라는 투로 말을 하니.

김우길도 다시 설명을 이어간다.

[ 예. 이어서 말씀드릴 것은 만약 회담에 개입하신다면…. 가능한 가장 먼저 전사를 노리십시오. ]

"전사를?"

[ 그렇습니다. 렙틸리언들은 피를 마시는 것으로 신체의 노화를 방지하고 힘을 늘리기도 하지만, 상처를 회복하는 데 사용하기도 합니다. 그 효과가 가장 탁월한 것이 인간의 피입니다. 허나 전사는 조금 다릅니다. 렙틸리언 전사의 경우 인간의 피를 마실 때 폭발적으로 힘을 늘릴 수 있으며 또한 동족의 피 역시 그러한 작용을 합니다. ]

"동족의 피라면."

[ 렙틸리언은 같은 렙틸리언의 피를 마실 때 죽거나 큰 피해를 보지만, 전사는 그 피를 자신의 힘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다른 렙틸리언이 죽을 경우 오히려 그 피를 마셔 주인님을 공격할 수 있습니다. ]

"호오.."

이 부분은 꽤나 중요한 정보였다.

동족의 피를 마셔 힘으로 사용할 수 있더라.

"전사를 알아볼 방법은?"

[ 인간 상태일 경우 알아볼 수 없습니다만, 본 모습을 드러내면 이마 중앙에 검은 반점이 생깁니다. 보통 덩치가 거대한 편이니 인간화(化) 상태라면 그 부분을 유의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알겠다. 다른 정보는?"

[ 우선은 여기까지입니다. 계속해서 알아보는 중이니 달라지거나 변경된 부분은 바로 연락드리겠습니다. ]

"그래."

[ 그럼 가보겠습니다. ]

인사는 길지 않았다.

나는 김우길로부터 얻은 정보를 공책에 쭉 적어두었다. 전화를 끊고 얼마 지나지 않아 회담이 열리는 장소의 정확한 주소와 앞서 말했던 정보들이 요약되어 오긴 했지만 그래도 따로 적어두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앞으로 일주일 뒤라."

본래 예정 시간보다 조금 앞당겨졌는지. 일자는 앞으로 일주일 뒤. 아직 시간이 충분히 있으니, 회담 하루 전까지는 적당히 훈련하며 시간을 보내면 될 것 같았다.

*

"이게..그 자동차입니까?"

"신기하지? 신기하지?"

"조용히 하고 앉아라."

드디어 마침내 회담이 열리는 날이 되었다.

회담이 열리는 시간은 저녁 6시. 허나 혹시 모를 일을 상황을 대비해 아침을 먹고 장비를 챙겨 바로 집을 나섰다. 장소가 변경되거나, 시간이 앞당겨지거나 하면 그에 대처해야 하니까.

"간다."

"네!"

"아..."

"이네야. 안전띠 꼭 메고."

세 여인을 태우고 달리는 차.

마력도, 말도 없이 달리는 차가 신기한지 율이 어울리지 않게 벙찐 모습으로 창밖을 바라보고, 그 모습이 웃긴지 일라이네가 방방 뛰고, 하이네스가 중간에 일라이네를 제지하며 예전보다 더 시끌벅적해진 상태로 달리는 차는 바르게 파주의 어느 별장이 있는 곳으로 나아갔다.

"일이 시작되고 나면 둘은 내가 말할 때까지 대기. 하이네스만 우선 나와 함께 움직일 거다."

나는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며 셋에게 오늘의 계획을 알려주었다.

하이네스의 진실의 눈이 있어야 렙틸리언을 알아볼 수 있고, 내가 렙틸리언이란 걸 인식해야만 히든 퀘스트가 뜨는 탓에 우선은 하이네스하고만 움직일 생각이다.

일라이네가 꼭 같이 가고 싶다며 툴툴거렸지만, 하이네스가 말리니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그때까지도 율은 정신없이 지나가는 바깥풍경에 빠져있었다.

이윽고.

점심이 될 즈음. 별장이 있다는 산이 슬금슬금 보이기 시작했다.

"여기서 내린다."

나는 일부러 산 아래까지 가지 않고,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차를 멈췄다.

요즘이 어떤 시대인가. 마음만 먹으면 CCTV로 도배하고 누가 오는지, 누가 지나가는지 전부 확인할 수 있다. 그러니 떨어진 곳에서부터 움직여야 했다.

[ 무덤지기 ]

"꼭 불러주셔야 해요!"

"아.."

여전히 멍한 율과 다부진 목소리로 약속해달라는 일라이네를 차와 함께 무덤지기 공간에 밀어 넣고.

하이네스와 단 둘이 남은채로 리치를 불렀다.

[ 매스 인비저빌리티, 매스 사일런스 스탭. ]

우웅-

리치는 내가 부르자마자 고개를 끄덕이더니 두 가지 마법을 걸어주었다.

하나는 투명화, 하나는 움직여도 소리가 나지 않는 보조 마법. 둘 다 마력만 지속적으로 공급해주면 어느 정도 거친 행동을 하더라도 풀리지 않는 마법이라 잠행에는 딱 맞은 마법이었다.

마법이 발동되자 서서히 우리 둘의 모습이 지워져 간다.

물론 우리 둘은 서로를 인식할 수 있다. 각자 마법을 건 게 아니라 동시에 걸린 마법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았다.

"가자."

"네."

리치를 무덤지기 공간에 넣어두는 것을 마지막으로.

별장이 있다는 산을 향해 이동을 시작했다. 팬텀 스티드가 있어서 이동 자체는 어렵지 않았다. 다만 별장이 산 중턱에 있는 산장이다 보니 산에 진입해서는 내려서 직접 걸어 올라가야만 했다.

한참 동안 산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니 드디어 산 중턱에 자리 잡은 산장을 볼 수 있었다.

사람 하나 들어오지 않을 것 같은 으슥하고 한적한 곳. 더군다나 저번처럼 이곳 역시 거의 폐가나 다름없는 외관이었다.

아마도 누가 올 만한 곳은 아니지만, 만에 하나 오더라도 그냥 돌아가게끔 하여둔 것 같았다.

"여기서 대기하자."

"네."

회담이 열리기까진 아직 몇 시간이나 남아있기에 산장이 잘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망령이나 델을 이용해서 안쪽을 확인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으나, 혹시 몰라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괜한 짓을 했다가 문제가 생기는 건 별로 바라지 않았으니까.

"저기."

그렇게 얼마나 기다렸을까.

어느덧 해가 어둑어둑해질 무렵. 누군가 산장을 향해 다가오는 게 보였다. 아니 하나가 아니라 여럿이었다. 총 일곱. 여자와 남자가 섞여 있는 무리였는데 대부분 잔뜩 겁에 질린 눈치였다.

"어때?"

"렙틸리언은 한 명이에요. 나머지는 사람이고, 렙틸리언은 저기 좌측 끝에 붉은 모자를 쓴 여자예요."

다 같이 오는 건가 했더니.

그게 아니라 납치한 혹은 사육하던 인간과 함께 이동 중인 렙틸리언이었다.

[ 서브 퀘스트 - unconfirmed life ]

:???

[ 남은 시간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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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인식에 성공했기 때문인지.

기다렸던 퀘스트가 뜬다. 더불어 놀랍게도 `위대한 모험가`의 효과 역시 발동되었다. 이 부분은 생각지 못했다만 아마도 `어떠한 대상의 위험도를 〈 거의 완벽하게 〉 파악할 수 있다`라는 부분의 효과가 발동한 것 같았다.

일반 퀘스트에선 네임드니 보스니 해서 대상의 위험도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지만, 이건 히든 퀘스트고 정보가 없는 퀘스트라 칭호가 발동한 것 같았다.

색은 노란색. 쉬움 수준인 걸 보니 전사는 아닌 것 같다.

[ 번니르의 추적술 ]

[ 대상을 `설정`합니다. ]

나는 산장으로 향하는 놈을 지켜보며 공격 대신 `번니르의 추적술`을 발동했다.

섣불리 공격하는 건 멍청한 짓이다. 오히려 이렇게 해두면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당장 무엇을 하고 있는지 바로바로 알아볼 수 있기 때문에 이편이 훨씬 좋았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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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저 일본 여행 약속 깨졌습니다 하하하

그래서 본래 목표였던 유렵 여행을 가려고 하는데.. 갔다오신분 있나요? 있다면 추천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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