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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스 챌린지-136화 (136/304)

136편

<-- 성녀 후보 -->

야영지는 멀지 않은 곳에 잡았다.

숲이다 보니 다른 곳에 비해 더 빠르게 어두워지는 것도 있었고, 무난한 승리라고는 해도 어쨌든 전투를 치른 입장이다 보니 오래 이동하는 건 피로를 가중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다만.

[ 공격입니다. ]

"벌써?"

[ 방향은 이쪽입니다. 숫자는 대략 2백여 ]

기습이 전혀 없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렇게까지 빠르게 치고 들어올 거라고도 생각하지 않았는데 꽤나 저돌적인 놈들이다.

"정찰은 그대로 해. 가능하면 셋 정도는 돌면서 본거지가 있을 만한 곳을 찾아."

[ 알겠습니다. ]

기습이야 이미 쫓아오는 놈들이 있으니 어쩔 수 없고, 나는 오히려 이 기습을 통해 뭔가 정보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기습이 이렇게나 빠르다는 건, 반대로 생각하면 적들이 그만큼 가까워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거리가 가깝지 않은 이상 공격이 이렇게 빠를 수는 없으니까. 물론 본진이 아니라 여러 개의 추격대를 운영하는 것일 수도 있으나 그것도 나름대로 잡을 수만 있다면 나쁜 건 아니다.

본진이 아니니 획득하는 포인트가 줄어들 테지만, 포인트를 아주 못 버는 건 아니니까.

"찍찍아."

"찍?"

해서 오랜만에 찍찍이 까지 소환해냈다.

요즘은 거의 성 안에다 풀어놓고 전투를 하든 뭘 하던 거의 신경도 쓰지 않던 놈인데. 지금은 숲이기도 하고 밤이니 찍찍이도 어느 정도는 효과를 보지 않을까 싶었다. 물론 그다지 신뢰하는 건 아니지만 정찰조가 많아진다면 분명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서 소환한 것이다.

있는데 안 쓰는 것도 그렇고.

"가봐."

"찍."

찍찍이를 날려보내고, 어둠의 하급 정령들도 소환해서 보내고 야영지에서 슬쩍 빠져나온 나는 무덤지기의 공간을 열어 불사의 군대를 전부 소환했다.

"스펙터들을 따라가서 보이는 건 전부 죽여. 처리는 깨끗하게 하고."

[ 명령하신 대로 ]

일반 개체들은 숫자만 불리는 터라 기동 전에서는 쓸모가 없어 2차와 3차 개체로만 이루어진 부대를 소환했음에도 2백에 가까운 부대가 만들어졌다.

스켈레톤 나이트 마스터는 내 명령에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내 추격대의 위치를 알고 있는 스펙터를 다라 숲 안쪽으로 사라져 갔다. 다른 플레이어들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어차피 저들은 살아남기만을 바라는 자들. 살아남기만을 바란다면 그것만 이뤄주면 되는 일이다.

그렇게 부대를 떠나보내고 야영지로 다시 돌아오니 어느새 저녁준비가 한창이었다.

성기사들도 막사를 전부 쳤고, 플레이어들은 침낭을 꺼내거나 혹은 익숙하게 주변 지형을 이용해 간단한 집을 만들었다. 장비를 챙기는 것도 어려운데 침낭이나 텐트같은 걸 들고 다니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라서 아예 정글이나 숲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간이 집 건축법 등을 배운 것 같았다.

"우리도 간단하게 먹자."

"네."

빛의 신전때야 사제들이 있으니 식량이 넉넉해서 플레이어들에게도 나눠줄 만한 형편이었지만, 지금은 성기사들만으로 이루어진 터라 알아서 저녁을 해결해야 했다.

종자들이 따라다닌다면 모를까. 건량이나 육포 같은 간단한 음식으로 배를 때우는 게 끝이었다. 심지어 성녀 후보인 하이네스마저도 그러고 있었으니 일반 성기사들이 화려한 식사를 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흐음..`

"왜. 가져다주게?"

일라이네는 도시락을 먹다 말고 잠시 하이네스를 바라보더니 시선을 돌려 나를 바라봤다.

딱 봐도 뭔가를 바라는 눈빛.

"그래도 될까요?"

"마음대로 해."

확실히 성녀 후보라는 존재는 감사의 인사로 있어 존재의 가치가 남다른 것 같다.

성기사들이 아무렇게나 먹고 있는 건 별 신경도 쓰지 않으면서 하이네스만큼은 이리도 신경 쓰는 걸 보면 말이다.

"저기."

"무슨 일입니까."

일라이네가 다가가자 자연스레 알터와 성기사들이 자세를 잡는다.

이건 신뢰와는 무관한 행동이다. 일라이네도 그것을 알기에 별다른 행동은 하지 않았다. 그저 가져온 도시락을 건네줄 뿐.

"육포로만 저녁을 해결하시는 게 안쓰러워서요. 도시락이라는 건데 벨베루스까지 가시려면 든든히 챙겨 먹는 게 좋으실 거에요."

이 세계에도 도시락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국 특유의 도시락은 아마도 처음 볼 것이다. 각종 반찬에 메인 메뉴에 밥에 국에 수저까지 딸려있는 도시락은 내가 생각하기에도 단연 제일이라고 느끼니까.

다만 역시나 저들에게는 상당히 특이한 형태였는지, 대번에 알터와 성기사들이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처음 마주하는 것`에 대한 공포가 있기 마련. 아무리 일라이네가 순진한 얼굴로 도시락을 주었다곤 하나 처음 보는 것이니만큼 긴장하고 경계심이 드는 건 당연했다. 특히나 가장 중요한 인물인 하이네스에게 직접 건네는 만큼.

"죄송합니다만."

그래서인지, 알터는 거절의 의사를 밝혔다.

하이네스에게 주는 걸 웬 참견이냐 싶기도 하지만, 그들의 임무가 하이네스를 지키는 일이다 보니 최대한 위험한 것, 경계하는 것들을 배제하고 싶은 것 같았다.

그러나 하이네스의 생각은 다른 것 같았다.

"아! 감사해요!"

알터가 거절의 의사를 밝히기도 전에 이미 손을 뻗었고, 도시락을 붙잡고 있었으니까.

"하이네스님! 이건."

"괜찮아요!"

알터가 그 모습에 당황해서 도시락을 다시 가져가려고 손을 뻗었으나 하이네스는 도시락을 뒤로 물리며 고개를 흔들었다.

이럴 때만큼은 영락없는 어린아이였다. 그래서 그런지 알터도 더 어쩌지 못하는 것 같았다. 물론 얼굴에는 여전히 안된다는 표정이 가득했다. 그런 탓에 일라이네는 직접 도시락을 먹는 방법을 알려주고, 먹기까지 하면서 안전하다는 것을 알려줘야만 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경계가 득한 모습이었지만, 아무런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감사의 인사로 감사를 표했다. 어쨌든 성녀에게 도움이 된다면 성기사들에게도 좋은 결과였으니까.

"감사하다고 전해주세요."

"네."

하이네스도 기분이 좋은지, 감사의 인사로 일회용 포크까지 받은 후 감사의 인사로 고개를 숙였다.

그러는 사이.

[ 전투가 시작되었습니다. 기습 형태로 공격을 시작했으며 곧 정리될 것으로 보입니다. ]

위스퍼 하나가 날아와 교전 소식을 알렸다.

이곳을 추격해오던 추격대의 뒤를 잡아 기습에 성공했다고 하니 아마 곧 정리될 것이다. 보스 몬스터도 없는 악의 무리로써는 내 병사들을 막을 수 없을 테니까.

그 부분은 걱정이 없고, 그저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본거지를 찾아냈으면 하는 게 내 바람이다.

분명 퀘스트에서도 계속 강조하는 `성녀 후보`의 중요성을 따진다면 이렇게 쉽게 끝나리라고는 전혀 생각할 수 없었다.

`분명 있다.`

있을 것이다.

없을 리가 없다. 그러니 그것을 찾아야 한다. 낚으려면 대어(大魚)를 낚아야지. 성녀 후보라는 미끼가 흔들리고 있으니 분명 물려고 할 것이다.

"물론 놓치는 놈 없도록 조심해."

[ 예. ]

대어도 좋지만, 일단 물고기라면 다 잡아둬야겠지.

내가 그렇게 명령을 내리는 사이. 어느덧 완전한 어둠이 내려앉았고, 성기사들과 플레이어들은 각자 불침번을 정해 경계를 서기 시작했다. 그렇게 무난하게 야영도 이어지는 것 같았다.

푸드득-

푸드덕-

흔들거리는 모닥불 사이로 무언가 날아들어 온다.

"박쥐?"

푸드드득-

푸드덕-

숲이라서 그런 걸까.

막 잠을 청하기 시작한 야영지 속으로 박쥐들이 날아들어 온다.

한 마리, 두 마리. 야영지를 채우기 시작한 박쥐들은 어느덧 수십 마리를 넘어 검은 바람처럼 떠돌기 시작하더니 어느 순간 사람들을 향해 낙하하기 시작했다.

"뭐..뭐야!"

"박쥐떼가 공격한다!"

날카로운 이빨을 들이미는 박쥐들.

경계를 서던 인원들은 급작스러운 사태에 우선 사람들을 깨웠다. 박쥐들이 워낙 많기도 했거니와 아무런 대비 없이 공격을 당했다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랐다. 악의 무리와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벌이는 중 아닌가? 그러니 작은 문제에도 대응을 해야 하는 게 좋았다.

물론 불침번들이 깨우기도 전에 이미 사람들은 전부 일어난 상태였다.

박쥐들이 이렇게 달려드는데 편히 자고 있는 게 더 이상하겠지.

"기습이다.`

"네?"

나는 박쥐들의 행동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지금 상황이 기습이라고 느꼈다.

단순한 박쥐떼의 난동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본능이 경고 중이다. 이건 기습이라고. 실전 감각에 의한 경고라면 믿을 만 하다. 일반적인 괴물 형태가 아니다 보니 성기사들이 다른 플레이어들은 박쥐떼가 단순히 야생동물의 이상 행동 정도로만 느끼는 것 같은데 그것이 아님을 알려줘야 할 것 같았다.

아니 애초에 성녀 후보가 있는데 단순한 추격대만 보낸다는 게 이상했지.

"전부 죽여."

[ 망국의 기사단 소환 ]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망국의 기사단을 불러냈다.

일라이네도 내 말에 바로 마력을 끌어내더니 그대로 마법을 날려보낸다.

"검은 벼락!"

콰지직-

벼락 한 줄기가 떨어져 박쥐의 몸을 태우는 순간.

야영지 내에 있던 모두가 똑똑히 볼 수 있었다. 저 박쥐들이 단순한 야생 동물이 아니란 것을.

"키에에에에엑!!"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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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후아 드디어 오늘 교정 끝난다는...ㅎㅎㅎ

치킨 시켜먹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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