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디펜스 챌린지-109화 (109/304)

109편

<-- 용병 -->

[ 현재 파괴도 : 40% ]

[ 현재 사망자 : 20% ]

후방 기습을 명령하고 하늘을 날라오는 순간에도 파괴도와 사망자 퍼센트가 올라갔다.

"일라이네 깃발."

"네!"

핸텀 스티드를 달려 전장을 가로지르니 곧 파괴될 것 같은 성문이 눈에 들어왔다. 위험한 순간에 아슬아슬하게나마 도착한 것 같았다.

[ 블러드 필드 ]

[ 데드 레인 ]

가장 시급한 것은 성벽을 보존하는 것.

다짜고짜 콥스 익스플로전을 날리기에는 성벽이 완전히 무너져버릴 것 같으니, 저번처럼 소환 위주로 시작했다.

[ 무덤지기 ]

"시선끌기 부터."

치열한 전장 속.

차분하게 공간을 열자 성벽 중간에서 거대한 틈이 입을 벌린다.

가장 먼저 쏟아져 내린 것은 역시나 베놈 버스트와 베놈 데드 부대였다. 성벽에 영향이 가지 않게 하면서도 콥스 익스플로젼만큼의 이펙트를 줄 수 있는 녀석들.

위력은 부족하지만, 시선 끌기가 확실하다. 특히 럼블턴 성 수비군의 시선을 끌기에도 좋았다. 다짜고짜 언데드를 소환해봤자 저쪽은 새로운 적군이 등장했다고 여길 수밖에 없다. 그러니 어느 정도 시선을 끌어 언데드가 적이 아님을 인식시켜줄 필요가 있으니 그것을 위한 등장 효과가 필요했다.

후우우웅-

콰아앙!

콰앙!

"크아아아악!!"

"캬아아악!!"

"뭐..뭐야?"

"폭발이다!"

"뭐지?"

예상한 대로 수비군과 악의 군대 양쪽 전체가 폭발이 일어난 곳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워낙 갑작스러운 폭발이기도 했거니와, 팔콘 수성처럼 괴물들이 미쳐버린 상태가 아니었기에 한순간 전쟁이 멈출 정도였다

"본 월."

[ 본 월 ]

[ 본 월 ]

시선이 끌린 틈을 타 나는 뼈로 된 벽을 소환해 성문 앞을 막았다.

성문뿐 아니라 대략 6m 정도로 보이는 성벽 한쪽을 본 월로 막아 세우느라 마력이 상당히 소모되긴 했지만, 어차피 블러드 필드와 섬멸자의 효과로 채우게 될 마력이니 굳이 아끼지 않는다.

"뭐야.. 이게 어떻게..??"

"성문이 뼈로 막혔다!"

"누구지?"

"다..다들 진정해라!!"

.

.

성문 앞이 완벽하게 막혀버리자, 럼블턴 수비군이 어리둥절한 모습으로 사방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조금 전의 폭발도 그렇고 성문을 막은 것도 전부 수비군을 도와주고 있었기에 되려 수비군이 더 당황한 것이다. 대체 누가 이런 일을 벌인 것인지 알고 싶은 듯 여기저기로 고개를 돌리던 와중, 누군가 하늘을 보며 외쳤다.

"하늘이다! 하늘에 누가 있다!"

기다란 활을 들고 있는 남자였다.

그의 외침에 따라 수비군 전체가 하늘을 향해 시선을 돌렸고, 유령마를 타고 있는 나와 일라이네를 확인했다. 다만 그 목소리가 묘하게 특이했다. 마치 부자연스러운 한국어처럼 들린달까.

물론 크게 중요하진 않다. 그보단 시선 끌기가 성공한 게 중요할 뿐.

"됐다."

나는 수비군의 시선이 완전히 끌린 것을 확인하자마자 무덤지기의 공간에서 병사들을 불러냈다.

스켈레톤 나이트 마스터와 듀라한 나이트를 선두로 하여 각 부대가 전장에 발을 딛는다. 스켈레톤 데드 매지션과 스켈레톤 데드 스나이퍼는 성벽 위로 불러냈다. 그들의 부대 역시 성벽에 나타나자 중앙 성벽에 버티고 있던 병사들이 당황하며 급히 뒤로 물러났다.

완벽하다. 망령 류를 제외하고는 전 부대가 모두 모습을 드러냈다.

"시작해."

그리고 나아간다.

[ 명령하신 대로 ]

차가운 백색의 검을 시작으로 죽음의 군대가 전투를 시작했다.

이에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은 `돌격장군 알파차`였다.

"크아아아아아!!!"

거대한 도끼를 머리 위로 들어 올리며 포효한 놈은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3차 개체들은 보고 마주 달려가며 그대로 도끼를 휘둘렀다.

후우우웅-

콰앙!!

오염된 마력이 터져 나오며 그대로 땅을 부수고 들어간 도끼가 어느새 뽑혀 다시금 휘둘러진다.

그동안 나도 일라이네와 함께 성벽으로 내려왔다.

탁-

"..."

..히익.."

"꿀꺽.."

우리가 성벽으로 내려오자 고요한 침묵 가운데 다양한 반응이 보였다.

당황스러워하거나, 두려워하거나, 긴장하거나. 아마도 언데드와 네크로맨서가 가진 인식 때문일 것이다. 물론 난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답답할 뿐.

"안 싸우나?"

내 차가운 한 마디에 그제야 자신들이 어디에 서 있는지를 깨달은 듯 급히 몸을 돌린다.

아직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나 하나로는 수천 마리의 괴물을 상대할 수 없다. 적들은 건재하고 상황은 좋지 않다. 이럴 시간에 한 놈이라도 더 죽여야 살아남을 수 있었다.

"고…. 공격해라!!"

"뭣들 하나!! 어서 움직여라!!"

.

.

.

다급한 음성과 함께 몸을 돌려 멈췄던 공격을 재개한다.

그리고 이곳은 없을 줄 알았다만, 여기도 나를 팔아먹는 사람이 있었다.

"지원군이다! 국왕 폐하께서 보내신 지원군이 분명하다!!!"

고개를 돌려보니 은빛의 갑주를 차려입은 노 기사였다.

검을 하늘로 세워 올리며 지원이 왔음을 소리치고 있었는데, 그를 보고 있으니 팔콘의 성주가 떠올랐다.

"여기서도 지원군 타령을 들을 줄이야."

어이가 없긴 했지만, 딴지를 걸 생각은 없다.

그럴 시간에 한 마리라도 더 잡아야 하니까. 특히 거물들이 살아있는 만큼 한시라도 빨리 채가야 한다. 용병으로 왔든 퀘스트로 왔든 어쨌거나 거물을 잡으면 히든 퀘스트가 클리어된다는 건 다르지 않다.

팔콘 수성전에서 받았던 보상을 아직 잊지 않았다. 아니 잊을 수가 없다. 그 화려했던 보상들을.

팔콘 수성전과 비슷한 상황이니만큼 내 활약에 따라 그 당시 수준에 준하는 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무슨 수를 써서라도 공헌도를 올려야만 했다.

"3차 개체들은 보스 위주로. 나머지는 네임드 몬스터 위주로 사살한다."

[ 그리 전하겠습니다. ]

절대로 놓치지 않는다.

난 그때의 꿀을 절대 다른 이에게 넘겨줄 생각이 없었다.

그사이 흑마법사들을 사냥하러 나갔던 델이 슬며시 복귀했다.

[ 흑마법사들은 전부 사살했고, 나는 귀환했다. ]

"잘 됐다. 바로 움직여줘야겠어."

[ 알겠다. ]

돌아온 지 1분도 되지 않았지만, 곧바로 전장으로 내보낸다.

돌격장군 알파차와 네임드 몬스터들의 발을 묶어 최대한 빠르게 정리할 수 있도록 델이 도와준다면 사살은 이미 성공한 것과 다름없었다. 일반 소환수라면 지쳐 쓰러질지도 모르겠다만 정령인 델은 내 마력만 충분하다면 언제까지고 전투할 수 있다.

불사의 군대에 어울리는 정령이다.

"키메라들은 아껴도 될 것 같네."

델을 보내놓고 나서야 나는 주변을 제대로 둘러볼 수 있었다.

가까이서 본 성벽은 그래도 아직 형체는 유지하고 있었다. 성문이 반쯤 반파되고 성벽 여기저기가 갈라지거나 부서져 내리 긴 했지만 그래도 충분히 수성이 가능할 정도다. 여차하면 키메라까지 전부 풀어놓고 밀어낼 생각이었는데, 그렇게까지 위험하진 않았다. 키메라는 제작이나 수리가 상당히 귀찮고 어려워서 웬만하면 사용할 생각이 없었는데 다행이다.

"궁수와 마법사는 적 중앙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전방은 전혀 신경 쓰지 말고."

[ 알겠습니다. ]

[ 명령하신 대로 ]

수비군이 물러나고 자리를 완전히 잡은 스켈레톤 데드 매지션과 데드 스나이퍼는 알아서 공격하도록 했다.

수성전이다 보니 아무렇게나 던져도 다 맞는다. 전방에만 피해가 가지 않으면 되니 굳이 내가 지휘할 필요가 없었다. 다만 웃긴 건 마법과 화살이 날아가자 수비군 쪽이 더 놀랐다는 것이다.

특히 데드 매지션을 필두로 한 마법부대에 특히 놀라고 있었다. 게다가 마법 부대의 마법이 그냥 마법인가. 세 가지 속성별로 2클래스부터 5클래스 마법까지. 다양하게 쏟아지는 만큼 그 화려함과 위력은 두말할 것 없다. 특히 데드 매지션의 마법이 발현될 때마다 찔끔찔끔 놀라는 이들도 있었다.

"이쯤이면 다 됐다."

이제 내가 해야 할 건 끝났다.

파괴도와 사망자 상승은 멈췄고, 전세는 바뀌었다. 아직 확실한 승기를 가져온 상황은 아니지만, 언데드들의 등장으로 악의 군대는 제대로 공격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 시체 운반이 끝났습니다. ]

"오케이."

더불어 마지막 한 수인 시체 운반까지 끝났다.

어둠의 중급 정령들을 이용해 성벽 근처에 있던 사체들을 전부 적진 중앙으로 옮겼다. 마력 소모가 꽤 크긴 했지만, 어차피 다시 회수될 마력. 소모할 가치가 있다.

"자 그럼."

[ 콥스 익스플로전 ]

[ 애니메이트 데드 ]

공헌도를 채우기 위한 마지막 작업을 시작 해볼까.

보스 몬스터와 네임드 몬스터 사살로도 충분히 채워질 테지만, 이것도 놓칠 수 없다. 여기서 얻어지는 포인트가 상당하니까. 아직 비밀 상점메는 나를 기다리는 수많은 물건이 숨어있다. 그것들을 꺼내려면 단 1 포인트라도 놓치지 않는다.

우우웅-

터져라. 꿀이 가득 찬 항아리야.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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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감사합니다.

꿀통을 터트려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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