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편
<-- 속전속결 -->
"지금부터 시작이다."
〈 솔로 디펜스 20. The Polluted Monster 〉
: 오염된 마력에 심취한 인간. 결국, 지독한 살의(殺意)로 가득 찬 마인(魔人)이 되어버렸다. 인간을 죽이기 위해, 그리고 피와 살을 취하기 위해 떠돌아다니는 마인과 그의 수하들이 성 칼레나를 향해 다가오는 중이다. 그들을 막아내고 생존하라!
[ 남은 시간 : 5분 ]
( 0/111 )
고요한 바람이 불어오는 성벽 위.
모래시계가 나타나고 천천히 모래가 떨어져 내린다.
"후우.."
이번 20단계는 정말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며 클리어할 생각이다.
최소한의 피해로 최대한의 성과를 끌어내는 것이 이번 20단계의 목표다. 20단계가 끝이 아니라 적어도 25단계까지는 스트레이트로 진행할 생각이었으니까. 가능하다면 30단계까지 한 번에 진행할 생각도 하고 있다.
솔로 디펜스 특성 상 퀘스트 시작 시 10회까지는 연장 진행이 가능하니까. 다만 30단계까지 가기엔 무리가 될 수 있으니 1차 목표는 25단계로 잡아두고 있다.
"준비는 끝났습니다!"
일라이네가 허리에 검을 차고 성벽 위로 올라오며 외친다.
"좋아. 앞으로 3분이다."
"네!"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고, 어느덧 모래시계 안 모래가 전부 떨어져 갔다.
"죽인다! 죽이겠다! 죽여버리겠다!!"
시계 속 마지막 모래 한 톨이 떨어지기 무섭게 저 멀리서 괴성과 함께 보스 몬스터의 모습이 보였다.
[ 마인 글레이프 ]
[ 머더러 플랙 ]
[ 머더러 퀄크 ]
[ 행동대장 윌 ]
숫자는 111마리지만, 네임드는 총 넷.
백 여 마리 치고 네임드 급 비율이 상당히 높다. 그만큼 실력도 뛰어나리라. 보통 질이 떨어지면 숫자가 많고, 숫자가 적으면 질이 좋다는 뜻이니까. 이번에도 그러할 것이다.
다만 내게는 통용되지 않는다.
"터져라."
[ 무덤지기 ]
[ 베놈 버스트 ]
[ 베놈 데드 ]
서전은 화려하게 장식한다.
허공에서 열린 무덤지기의 공간 속에서 떨어져 내린 자폭 부대.
후우우웅-
콰아아앙!
콰앙!!
"크아아악!!"
[ 프로즌 오브 ]
[ 아이스 필드 ]
[ 아이스 필드 ]
폭발이 일어나기 무섭게 이어지는 것은 빙계 마법이었다.
"이 정도면 25단계까지 가는 것도 가능할 것 같다."
쏟아지는 마법과 화살에 마인 집단이 바닥을 구르기 시작했다.
확실히 첫 공습의 영향이 꽤나 컸다. 완전히 적 진형을 흔들고 시작하니 제대로 반응하지도 못하고 당하는 것이다.
"전원 공격. 델은 마인 위주로. 카오는 전체 흔들기."
[ 명령하신 대로 ]
[ 알겠다 ]
[ ... ]
마법과 화살 세례가 끝날 즈음.
사방에서 파도처럼 밀려들어 오는 수백의 병사들. 일반 좀비와 스켈레톤부터 망국의 기사단까지. 과하다 싶을 정도의 전력이 투자된 만큼 그 위력은 확실했다.
분명 20단계 보스급 몬스터외 네임드 몬스터 셋이 지휘를 하고 있음에도 제대로 방어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니 그들이 있다고 해도 별로 달라지는 건 없을 것이다. 마인 글레이프는 어둠의 상급 정령 델이 직접 마크하는 중이고, 나머지도 혼란의 정령인 카오가 적절히 흔들어주고 있는 데다가 선두에 위치한 것은 3차 개체였으니까.
"어둠에 물든 빛."
우웅-
"하압!"
일라이네 역시 성벽 위에서 열심히 창을 던지고 있었다.
스켈레톤 랜스 마스터에게 훈련받은 성과가 제대로 나온다. 위력 자체는 부족하지만, 가랑비에 옷 잦는다고 계속해서 맞다 보면 결국 상처가 심해지기 마련이다.
"크아아악!! 죽인다! 죽여버린다!!"
연속으로 몰아치는 공격에 글레이프가 단단히 화가 났는지 고통 속에서도 하늘을 바라보며 괴성을 질러댄다.
[ 마인 글레이프가 살의(殺意)를 발동합니다. ]
[ 마인 글레이프를 중심으로 적대적 생명체 전체에게 공포를 유발시킵니다. ]
"광역기? 일라이네."
"네! 어둠의 가호!"
분노로 가득 찬 글레이프가 순간적으로 틈을 만들어 기술을 발동시켰다.
그것도 전장 전체에 작용되는 광역기였다. 글레이프의 몸에서 마력이 터져나가며 전장 전체로 퍼져나갔고 광역기로 인한 공포에….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다.
[ 어둠의 가호가 발동됩니다. ]
[ 일시적으로 정신 공격에 저항력이 상승합니다. ]
[ 글레이프의 공포를 막아냅니다. ]
"하아.."
"잘했어."
광역 공포를 발동시키는 대단한 기술이긴 한데, 이쪽에는 사제가 있다.
비록 검을 들고 설쳐대긴 하지만 그래도 사제는 사제다. 정신 공격 방어마법 정도는 알고 있다. 아직 그 단계가 낮아 마력 소모가 심해 여러 번 사용할 수는 없지만 한 두 번 정도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게다가.
나와 일라이네를 제외하면 이곳에 `생명체`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미 죽은 자들은 공포 따윈 느끼지 않으니까.
[ 최대한 빠르게 벤다. ]
오히려 기술 사용의 반동으로 벌어진 틈을 파고 들어가며 창칼을 내지른다.
서걱-
"크아악!!"
마인 글레이프의 입에서 처절한 비명이 터져 나왔다.
회심의 광역 공포까지 사용했음에도 달라지는 것이 없다는 게 상당히 당황스러운 것 같았다. 물론 녀석이 가지고 있는 기술은 하나가 아니었다.
"죽여버리겠다!!!"
[ 마인 글레이프가 스스로에게 `광폭의 저주`를 발동시킵니다. ]
"광폭의 저주? 스스로에게?"
글레이프가 두 번째로 발동시킨 기술은 광폭의 저주.
대상을 광폭화 상태로 만들어버리는 저주였다.
"크아아악!!"
순식간에 피부 전체가 검붉은 색으로 변해버리며 충혈되어있던 두 눈이 완전히 붉게 빛나기 시작했다.
버서커가 된 글레이프는 아군, 적군 가릴 것 없이 손에 잡히는 대로 전부 죽여가며 성을 향해 전진해왔다. 수백의 병사들 사이에서도 내가 가장 위험한 인물이라는 걸 본능적으로 알아차린 것 같았다.
"죽이겠다! 죽이겠다! 죽여버리겠다!! 크아아아아!!!"
인간을 넘어 짐승처럼 울부짖으며 달려드는 글레이프.
그러나 놈은 얼마 가지 못해 발을 멈춰야만 했다.
[ 베어낸다. ]
목 없는 기사와 백색의 기사가 길을 막아섰기 때문이었다.
듀라한 나이트와 스켈레톤 나이트 마스터.
[ 시간이 없다. ]
심지어 그 옆으로 스켈레톤 랜스 마스터와 스켈레톤 배틀 마스터까지 끼어든다.
한 명의 적을 합공한다는 것에서 오는 수치심? 부끄러움? 그딴 건 이들에게 중요치 않았다. 오직 명령받은 것을 최대한 빠르게 실행하는 것이 이들이 살아가는 목적일 뿐.
콰직!
콰드득-
3차 진화 개체들의 위력은 글레이프 혼자서 버틸만한 성질이 아니었다.
단숨에 팔이 잘리고 다리가 찢겨나간다. 복부에 창이 틀어박히고 허리가 반으로 갈라진다. 고작 전투 시작 후 10분이 채 지나가기 전에 일어난 상황이었다.
"좋아."
됐다.
허무하리만치 간단하게 끝나가는 20단계를 보며 나는 확신할 수 있었다.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스 몬스터가 나오는 20단계를 이리도 쉽게 클리어한다? 그렇다는 건 이 이상도 충분히 노려볼 수 있음을 의미한다. 굳이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아!"
마인 글레이프의 허리가 양분되는 순간.
퀘스트 완료 메시지와 함께..뜻밖에 일라이네의 몸에서 검은빛이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 사제(어둠) `일라이네`의 경험이 한계에 도달했습니다. ]
[ 〈 직업 성장 〉을 시작합니다. ]
[ 약간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
"직업 성장? 전직?"
이건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그러나 환호할만한 일이다.
"일단 시간이 걸린다니 이대로 두고 정리부터."
과연 어떤 직업으로 전직하게 될지 궁금했지만, 우선은 전장 정리가 우선이다.
여기서 끝낼 게 아니라, 다음 단계, 그다음 단계로 나아갈 생각이다 보니 제법 할 게 많았다.
"사체는 전부 땅에다 묻고, 처음의 진형을 유지한다."
시간이 촉박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가능하면 최대한 빠르게 움직일 생각이다 보니 쉴 시간 없이 움직였다.
〈 솔로 디펜스 20. The Polluted Monster 〉
: 오염된 마력에 심취한 인간. 결국, 지독한 살의(殺意)로 가득 찬 마인(魔人)이 되어버렸다. 인간을 죽이기 위해, 그리고 피와 살을 취하기 위해 떠돌아다니는 마인과 그의 수하들이 성 칼레나를 향해 다가오는 중이다. 그들을 막아내고 생존하라!
[ 남은 시간 : 5분 ]
( 111/111 )
-완료!
(Hidden)모든 괴수를 섬멸하라
-완료!
(Hidden)마인 글레이프를 사살하라
-완료!
(Hidden)네임드 몬스터를 전부 사살하라
-완료!
[ 당신의 성적을 수치화합니다. ]
[ 뛰어난 활약상과 재치로 지혜롭게 승리한 당신에게 〈 S rank 〉 보상이 주어집니다. ]
[ 〈 S rank 〉 보상으로 `피에 물든 장갑` 이 주어집니다. ]
[ 〈 Hidden & Sub 〉 의 보상을 정산합니다. ]
[ 〈 Hidden & Sub 〉의 정산 결과 3 개의 〈 Hidden Quest 〉 달성이 확인되었습니다. ]
[ 보상으로 `하급 장비 선택권`이 주어집니다. ]
[ 보상으로 `마인의 심장`이 주어집니다. ]
[ 보상으로 `불타오르는 검`이 주어집니다. ]
[ 귀환하시겠습니까? ]
[ Y/N ]
"당연히 No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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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