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편
<-- 전직 -->
[ 칭호 - 섬멸자 ]
: 첫 파티 디펜스에서 가장 많은 괴수를 섬멸한 공헌자에게 부여되는 칭호. 오직 첫 파티 디펜스에서만 얻을 수 있는 희귀한 칭호 중 하나다. 섬멸자는 디펜스 시 공격을 위한 모든 행동에 `긍정적인` 효과가 일어나며, 공격을 위한 모든 행동에 소모되는 마력의 양을 줄여준다. 괴수 혹은 괴물을 죽일 시 낮은 확률로 체력과 마력을 회복할 수 있다. 또한, 이 칭호를 소유할 시 괴수 혹은 괴물을 죽일 시 10 디펜스 포인트씩 별도로 획득할 수 있다.
"오!"
좋다.
칭호를 가장 먼저 확인했는데 그 효과가 상당히 좋았다.
중간에 `긍정적인` 효과라는 부분이 조금 애매하긴 했으나 어쨌든 마력 소모도 줄여주고 체력과 마력도 회복된다. 더불어 포인트도 추가로 획득할 수 있으니 매우 좋다.
두말할 것 없는 완벽한 칭호. 특히 첫 파티 디펜스에서 가장 많은 공헌을 해야지만 얻을 수 있다는 부분은 이번 고생의 수고를 보상해주는 것 같은 느낌이라 더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내 시선이 검은 구슬로 향한다.
악의 구슬이란 명칭을 가진 이것. 과연 어떤 능력이 있을까. 악의 근원이 가지고 있던 것이니 소환과 관련된 옵션이 있을까? 아니면 그 끝없는 마력 증폭 능력? 무엇이든 나한테는 상당히 좋은 옵션이 될 것이다.
뭐 그게 아니더라도 옵션이 붙어있다면 어떤 옵션이든 좋겠지. 내가 써도 되고 팔아도 돈이 제법 될 테니까. 그러고 보니 이번에 얻은 장비 선택권도 다 팔아넘겨야 겠다.
철검이나 장창보다 장비 선택권이 더 비싼 건 당연. 김우석에게 듣기론 한 장에 50만 원에 거래된다고 하니 벌써 백만 원은 벌어들인 셈이다.
"그럼.."
떨리는 마음으로 악의 구슬을 들고 설명 메시지를 확인했다.
[ 악의 구슬 ]
: 악의 구슬. 어두운 힘과 마력이 모여 생성된 마력 구슬의 한 종류. 마력 구슬이란 `조합 재료`로 장비에 추가 능력을 부여하는 특수한 재료를 뜻한다. 하여 일반적으로는 `속성석`이라고 알려졌으며 자신이 원하는 장비와 함께 특별한 방법으로 조합하면 마력 구슬에 담긴 능력을 장비와 결합할 수 있다.
( 옵션 : 어둠 친화력 +2 / 마력 +2 )
[ 조합 재료의 옵션은 조합 성공 전까지 사용 불가능 ]
"조합 재료?"
뭐지.
조합도 있던 건가? 장비가 아니라니 약간은 실망스러운 감이 없지 않아 있다. 옵션은 충분히 대박이다. +2는 특히 내가 가장 원하는 옵션 중 하나니까. 그러나 조합하는 방법도 모르고 하는데 얼마나 큰 비용이 들어갈지도 모르고. 이래저래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물건이다.
그래도 뭐.
"조합만 하면 대박이니까."
이 부분에서는 다음에 로우를 만나면 물어봐야 할 것 같다.
나는 곧장 악의 구슬을 챙겨 인장을 이용해 디펜스 챌린지 세계로 들어갔다. 재시도 기능이 있기 전이라면 다음 디펜스까지 기다려야 했겠지만, 지금은 굳이 기다리지 않아도 언제든 들어갈 수 있다.
생각해보니 파티 디펜스때는 상점을 한 번도 이용하질 않았다. 아니 나만 이용하지 않은 것일 수도 있지만.
"오랜만이군. 그래 무슨 일인가?"
"아아 별건 아니고 뭐 좀 물어볼 것도 있고, 장비도 괜찮은 게 있다면 구매 좀 할까 해서 말이야."
"장비 구매는 언제나 환영이지. 그런데 물어볼 것이라니?"
"이건데 말이야."
재시도를 통해 디펜스 챌린지 세계로 넘어간 나는 단숨에 1단계 솔로 디펜스를 끝내고 상점으로 넘어왔다.
이게 들어가는 방법이 `재시도`라 들어가고 나면 즉시 디펜스가 시작된다. 그래서 어떻게든 디펜스를 해결해야 하고 또 이건 설명에 나와 있진 않았던 부분인데 재시도를 하면 보상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
무슨 소리냐면 원래 디펜스를 끝내고 나면 랭크 보상으로 장비 선택권이든 뭐든 나와야 하는데, 재시도를 하면 드랍 확률이 거의 극악으로 떨어진다. 마치 `포인트는 줬으니 그것만 먹고 떨어져` 뭐 이런 느낌이랄까.
아무튼, 1단계를 단숨에 끝내버리고 상점으로 넘어와 악의 구슬을 꺼내 로우에게 넘겨주자 로우가 상당히 놀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오. 마력 구슬이구만. 그것도 꽤 희귀한 어둠 속성이라니. 이걸 어디서 얻었나?"
"어쩌다 보니까 얻긴 했는데, 조합해야만 사용할 수 있다고 해서 말이야."
"아아 그렇군. 물어보고 싶다는 게 `조합`에 대한 것이군."
"응."
씨익-
내 대답을 들은 로우가 살짝 웃는 게 보인다.
뭐지 이 불안함은.
"당연히 알려줘야지. 그런데 자네 혹시 내가 누구인지 아나?"
"응? 로우잖아. 황금 고블린 로우."
"그렇지 그렇지. 난 황금 고블린이지. 내가 있는 곳은 상점이고. 상점은 원하는 것을 사고 파는 곳이라네."
"...그 소리였나. 얼마지?"
"하하 정보료 값은 300 Dp 만 주면 되네."
이 소리다.
왜 웃나 했더니 정보를 알고 싶으면 돈을 달라는 소리다. 뜻을 이해고 나니 내 표정이 살짝 굳었지만 그래도 별수 없었다. 직업처럼 지식 전이가 되는 것도 아니고 정보를 얻을 만한 곳이 로우 뿐이니 어쩔 수 없다.
그래서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이려고 했다.
그런데..
이거 뭔가 좀 이상하다?
"잠깐만. 정보료 값? 그럼 조합은 따로 또 비용이 있다는 건가?"
"응? 아니 그건 당연한 거 아닌가? 정보 값은 정보에 대한 비용이고, 그다음은 그 다음 문제지. 이 친구 세상 너무 편하게 사는 거 아닌가?"
미친.
정보료를 줘도 결국 돈을 또 내야 한다는 소리다.
나참..
이게 별것 아닌 것 같아도 저 헤실헤실 웃고 있는 로우의 얼굴을 보고 있으면 없던 짜증까지 올라온다.
"후우…. 알겠어. 지불하지."
"좋은 선택이네."
주먹을 부르르 떨며 이를 악물고 말하자 로우가 크게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더니 대충 의자에 걸터앉으며 조합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조합이란 `상점 고유 권능`이라고 할 수 있지. `성 관리`가 성의 고유 권능인 것처럼 말일세. 나 같은 상인 고블린들이 상점의 힘을 빌려 사용할 수 있지. 상점을 제외하고는 정말 솜씨 좋은 대장장이만이 조합해줄 수 있지. 조합은 재료와 재료를 결합시킬 수도 있고, 장비와 재료를 조합할 수도 있고, 장비와 장비를 조합할 수도 있지. 물론 각 조합에 따른 소모 비용과 재료는 다르지. 조합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조합하려는 대상끼리의 연관 관계일세. 예를 들어 화염 속성의 장비에 물 속성의 속성석을 결합한다고 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크지. 불과 물은 상반된 속성이니까."
"흐음.."
"대신 불 속성 장비에 불 속성 재료를 조합한다면 당연히 성공률은 높아지네. 상점에서 할 수 있는 조합의 성공률은 재료에 따라 달라지나 실력 있는 대장장이들의 조합 실력은 항상 일정하고 또 상당히 높다고 하네. 이상 조합에 대한 설명이었네. 어때 괜찮은가?"
"좋아."
"추가로 설명해주자면 마력 구슬은 장비로만 조합이 가능하지."
나는 로우의 설명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려운 부분은 없었다. 더불어 내가 가진 악의 구슬은 장비에만 조합이 가능한 물건이라는 것.
나는 잠시 고민을 하다가 로우를 보며 물었다.
"그래서. 조합하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하지?"
`그건 어렵지 않네. 그저 조합할 물건과 함께 조합 비용만 지불하면 언제든 조합이 가능하지."
"흐음.."
그런건가.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포인트를 확인했다. 기왕 재료도 얻었으니 바로 조합을 해놓는 게 미래를 위해서 좋겠지.
"내 포인트가.."
[ 보유 포인트 : 41.700 Dp ]
"...4만?"
포인트가 언제 이렇게 쌓였지?
혹시 잘못 봤나 싶었으나 잘못 본 게 아니다. 도대체 언제 이렇게 벌어들인 거지? 아무래도 최근에 받은 2번의 S 랭크와 히든 퀘스트들로 벌어들인 포인트가 꽤 되는 것 같았다. 더불어 파티 디펜스에만 적용되는 공헌도에 따른 포인트 보상까지.
참 재시도로도 몇 번 포인트를 얻었다.
그래도 그렇지. 한동안 포인트 확인을 안 했던 터라 이렇게 많이 모였을 줄은 몰랐다. 게다가 장비를 살 일이 없었으니까.
"아무렴 어때. 있는 게 중요하지."
그래.
많으면 좋은 거지. 굳이 이유를 찾을 필요가 있나.
"조합 비용은 얼마나 들지?"
"어떤 조합이든 구분 없이 1회에 5천 Dp네."
"5천..?"
"비싼 것 같지만, 투자라고 생각하게."
"젠장."
말이야 쉽지.
결국, 또 돈 달라는 소리지.
하아.. 화가 나지만 참아본다. 오늘은 기분 좋은 날이니까.
"됐고. 장비 좀 보여줘. 지팡이로. 음.. 중급 장비는 가격대가 어느 정도지?"
"중급 장비는 가장 싼 무기류가 대략 3만 포인트에서 시작하지."
"3만..."
"이것 역시 미래를 위한 투자니 기왕이면 과감하게 질러보는 게 어떤가? 하하"
3만 포인트에 조합 비용까지 하면 최소 3만 5천 포인트인가.
음..
방금 4만 포인트가 있다고 좋아했는데 이러다 한 번에 탕진할 것 같은 느낌이다.
그러나 로우의 말대로 미래를 위한 투자다.
아니지. 미래도 아니다. 당장 내일이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 대해 투자라고 해야겠지.
비싼 건 어쩔 수 없지만, 투자는 확실하게 해야 한다.
"좋아. 중급 장비, 지팡이 목록 좀 보여줘. 가능하면 네크로맨서가 쓸만한 것으로."
"좋은 선택이네. 하하하하"
========== 작품 후기 ==========
선작 추천 코멘트
감사합니다~
아시죠? 작가 일시키는 방법.
추천 많이 누르고 코멘트 많이 쓰는거 하하하하하하ㅏ
12시쯤 한 편 올릴게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