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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스 챌린지-28화 (28/304)

28편

<-- 성장 -->

나는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이번만 막아낸다면. 녀석을 죽일 수 있을 것 같다고.

모르겠다.

그냥 그럴 것 같았다.

그래서 피하지 않고 맞서 싸우기로 했다. 사실 피하는 것 자체가 무리였다. 일반인이나 다름없는 내가 호랑이를 발로 따돌릴 수 있을 리가 있다. 그것도 그냥 호랑이도 아닌. 네임드 몬스터인데.

그러니 차라리 등을 돌리기보단 공격을 하든 방어를 하든 싸우는 게 더 나은 선택이었다.

[ 본 쉴드 ]

[ 본 쉴드 ]

급히 본 쉴드를 소환해 내 앞을 막았다.

남은 마력이 거의 없어서 그런지, 심장 어림이 저릿해진다.

후우우우웅!

콰앙!

칼쿠르는 앞발을 들어 올리며 그대로 내리찍었다.

순간 하얗게 빛이 모이며 본 쉴드 하나가 그대로 터져나간다. 그러나 하얀 빛은 흩어지지 않고 남아 두 번째 본 쉴드를 부수기 위해 전진했다.

콰득!

발끝에 닿은 본 쉴드가 미약하게 부서지는 소리가 들린다.

이 순간만큼은 마치 온 세상이 느리게 흘러가는 것 같았다. 발끝이 앞으로 뻗어나 올 때마다 조금씩 흩어져나가는 뼛조각들.

`젠장.. 본 쉴드!"

남은 마력이 정말로 간당간당해서 일부러 두 장만 소환해 막아보려고 했으나, 급히 본 쉴드 하나를 더 소환했다. 두 장으로는 무리다.

콰직!

생각대로 두 번째 본 쉴드는 녀석의 앞발을 막지 못하고 반으로 갈라졌다.

그러나 두 장의 본 쉴드 덕분에 녀석의 앞발에 서렸던 하얀 빛이 거의 사라져 가고 있었다. 물론 녀석은 그대로 발을 내리찍었다. 뒤로 물러서는 건 없었다. 녀석도 느끼는 것 같다. 이번이 아니면 자신이 진다는 걸. 자신이 죽는다는 걸.

비록 말이 통하는 상대는 아니지만, 알 수 있다.

콰직-

마지막 남은 본 쉴드의 중심이 발톱에 갈라지기 시작한다.

이것마저 부서진다면 내 패배다. 더는 마력이 없다. 겨우 티스를 날릴 정도. 100 중에 1이나 될까 싶을 정도로 미약한 정도다. 그나마 저 멀리서 달려오는 언데드들이 거의 가까워졌다.

콰지직-

본 쉴드를 뚫고 나온 거대한 발톱 두 개가 보인다. 곧이어 하나가 더 들어온다.

순간 무슨 생각이었는지 나는 고개를 뒤로 돌렸다. 무서워서? 두려워서? 그런 건 아니다. 내 시선이 향한 곳에는 바닥을 구르고 있던 뼛조각이 있었다. 아마도 스켈레톤의 흔적일 것이다.

나는 곧장 그것을 붙잡으며 다시 몸을 돌렸다.

콰드드득-

본 쉴드는 거의 부서진 상태였다.

세 장의 본 쉴드로도 부족했던 걸까? 갈라진 틈 사이로 녀석의 앞발이 쑥 들어온다. 본 쉴드가 완전히 파괴된 건 아니지만, 녀석의 앞발이 들어갈 정도의 틈이 벌어진 것이다.

녀석의 거대한 앞발이 빠르게 내게로 쇄도한다.

쿠웅!

"크워어어어어어!!"

그리고.

내 눈앞에서 멈춘다.

"아아.."

막았다.

녀석의 발톱은 정확히 내 눈앞을 스치고 다시 돌아갔다.

그리고 그 위로 떨어지는 각종 무기와 이빨.

콰득!

콰득!

급히 달려왔던 좀비들이 칼쿠르를 몸으로 밀어내며 가죽에 이빨을 박아넣고, 끝까지 살아있던 스켈레톤들이 무기를 세워 살갗을 베어낸다. 그 대단하던, 용맹했던 칼쿠르의 새하얀 가죽이 금세 붉게 물들어간다.

칼쿠르는 이전처럼 공격을 피하거나 막지 못하고 있었다.

"흐읍!"

그것을 마주한 순간.

나는 손에 단단히 쥐고 있던 뼛조각을 들었다.

그리고는 남은 마력을 전부 끌어모은다. 정말 극소량만이 남아있었지만, 그것으로도 충분하다. 마력을 모아 손끝으로 보내며 뼛조각을 그대로 내리찍는다.

그리고 외쳤다.

[ 본 스피어 ]

후우우우웅-

콰직!

"크워어어어.."

어느새 내 손에 들린 뼛조각은 50cm 남짓한 창으로 변해 있었다.

뼈로 된 창은 단숨에 녀석의 심장을 뚫고 들어간다.

손끝으로 두근거리는 박동이 느껴질 정도.

"끝이야."

끝났다.

죽음에 가장 가까웠던 이 전투는.

나의 승리였다.

〈 솔로 디펜스 5. The Named Monster 〉

: 변종 괴수가 나타났고 당신의 성을 빼앗기 위해 다가오고 있다!

[ 남은 시간 : 10분 ]

( 3/3 )

-완료!

(Hidden)모든 괴수를 섬멸하라

-완료!

(Hidden)하얀 송곳니 칼쿠르를 죽여라

-완료!

*

[ 당신의 성적을 수치화합니다. ]

[ 뛰어난 활약상과 재치로 지혜롭게 막아낸 당신에게 〈 S rank 〉 보상이 주어집니다. ]

[ 〈 S rank 〉 보상으로 `강화 알약 - 마력` 이 주어집니다. ]

[ 〈 S rank 〉 보상으로 `하급 가죽 갑옷`이 주어집니다. ]

[ 〈 S rank 〉 보상으로 `하급 민첩의 신발`이 주어집니다. ]

전쟁이 끝난 뒤.

엄청난 메시지가 주르륵 올라왔다.

[ 〈 Hidden & Sub 〉 의 보상을 정산합니다. ]

[ 〈 Hidden & Sub 〉의 정산 결과 2 개의 〈 Hidden Quest 〉 달성이 확인되었습니다. ]

[ 보상으로 `치료제(x2)`이 주어집니다. ]

[ 보상으로 `칼쿠르의 눈`이 주어집니다. ]

완료 보상으로 무려 5개나 되는 아이템이 떨어졌다.

게다가 개중에는 오늘 내 목숨을 구해준 치료제가 2개나 끼어있었고, 더불어 내가 그토록 바라던 `강화 알약`이 들어있었다. 그것도 마력양을 늘려주는 강화 알약이. 그것뿐만이 아니라 `칼쿠르의 눈`이라는 팔찌도 있었고, 새 신발도 얻었다.

전과는 다르게 `민첩의`라는 말이 붙어 있는 것으로 봐선 분명 내가 신고 있는 신발보다 한 단계 이상의 신발일 것이다.

게다가 놀랍게도 메시지는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 삶과 죽음의 전투 끝에 새로운 변화가 찾아옵니다. ]

[ 네크로맨시 마법 중 일부가 〈 성장 〉 합니다. ]

"응?"

[ 〈 성장 〉 대상은 ` 마법 - 좀비 소환 `, ` 마법 - 스켈레톤 소환 `, ; 마법 - 망령 소환 ` 입니다. ]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메시지들이라 한순간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걸까?

후우우우웅-

내가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 살아남아 끝까지 칼쿠르의 몸에 무기를 박아넣었던 좀비와 스켈레톤들이 빛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지독한 검은 빛무리가 그들을 감싸자 우둑거리는 소리가 들리며 녀석들의 몸이 점차 커지기 시작했다.

콰직-

콰드득-

강제로 뼈가 틀어지고 다시 맞춰지는 것 같은 괴음.

그들을 휘감던 빛무리가 점차 흡수되어가고 그들의 모습이 조금씩 드러난다.

그리고 새로운 메시지가 출력되었다.

[ 마법 - 구울 소환 ]

: 구울(Ghoul). 그들은 단순한 좀비가 아니다. 모든 살아있는 것들을 저주하는 지독한 원한과 살의가 뭉쳐져 만들어진 악귀(惡鬼)이며, 끝없는 증오로 가득 찬 기형종입니다. 아직 어떠한 이유로 구울이 탄생하는지 알려진 바는 없으며, 한 연구가의 말에 따르면 일반 좀비가 어떠한 이유로 변화하여 구울이 된다고 전해집니다. 구울은 좀비와 다르게 악취를 거의 풍기지 않으며, 거의 인간에 가까운 신체를 지녔다고 합니다. 또한, 그들이 보유한 시독(屍毒)은 굉장히 강력해 조금만 중독되어도 사망에 이른다고 합니다.

"허어.."

설마 이런 식으로 변화가 일어날 줄이야.

그러나 변화는 이제 시작이다. 새롭게 올라오고 있는 메시지만 해도 엄청났으니까.

[ 마법 - 스켈레톤 나이트 ]

: 전생의 원을 잊지 못하고 깨어난 뼈로 된 자. 그중에서도 오직 검에 대한 원념과 한으로 가득 찬 존재가 바로 스켈레톤 나이트다. 그들은 지성이 없는 언데드이면서도 전생에 지녔던 검술을 사용하는 특이한 존재라고 합니다. 일반 스켈레톤에 비해 월등한 신체능력을 갖췄으며 뼈로 된 검을 항시 손에 쥐고 다니는 강력한 개체입니다.

[ 마법 - 스켈레톤 랜서 ]

: 전생의 원을 잊지 못하고 깨어난 뼈로 된 자. 그중에서도 오직 창에 대한 원념과 한으로 가득 찬 존재가 바로 스켈레톤 랜서다. 그들은 뼈로 된 한 자루의 창을 지니고 다니며, 전생에 지녔던 창술을 사용하는 특이한 존재라고 합니다. 그들의 창은 끝없이 솟아나며 산 자의 목숨을 단숨에 끊어버리는 강려한 개체입니다.

[ 마법 - 스켈레톤 워리어 ]

: 전생의 원을 잊지 못하고 깨어난 뼈로 된 자. 그중에서도 가장 전투에 특화된 존재. 그것이 바로 스켈레톤 워리어다. 일반 스켈레톤과 다르게 스켈레톤 워리어는 상당히 거체이며 이고 다니는 무기 역시 도끼와 같은 중병이라고 한다. 그들은 마치 살아있는 용병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고 하며 어떠한 이유로 탄생하는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가득하다.

[ 마법 - 위스퍼 ]

: 어두운 밤. 슬며시 찾아와 끊임없이 저주의 속삭임을 건네는 존재. 위스퍼의 말을 끝까지 듣는다면 사망에 이를 정도로 강력한 저주를 일으킨다고 알려져 흔히 `저주 거는 악령`이라고 불리며 다른 말로는 `속삭이는 악령`이라고 부른다. 이들은 어느 정도의 물리력도 가지고 있어 그저 그런 망령처럼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전해진다.

"..."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그저 멍하니 입을 벌리고 있는 게 전부였다.

검은빛이 사라지고 완전히 모습을 보인 녀석들. 한 자루의 검을 쥐고 새하얀 갑옷을 갖춘 스켈레톤 나이트. 마찬가지로 갑주와 함께 2m가 넘어가는 백색의 창을 쥔 스켈레톤 랜서. 내가 주었던 대형 도끼보다 조금 더 클 것 같은 전투 도끼를 어깨에 걸치고 있는 스켈레톤 워리어와 2m를 가볍게 넘기는 거대한 방패를 들고 서 있는 스켈레톤 워리어.

더불어 끝까지 남아 칼쿠르의 정신을 요란하게 만들던 두 망령도 더 진한 색으로 변하고 크기도 성인 남성의 상체 만큼으로 변했다. 날카롭게 뻗은 손톱과 미묘한 분위기가 그 증거다.

대체 무엇이 이들을 이렇게 변화하게 만든 걸까.

"..대단하다."

그저 나는 이렇게 한 마디 중얼거리는 게 고작이었다.

========== 작품 후기 ==========

선작 추천 코멘트 감사합니다

하여 한 편 더 준비했으니

재밌게 읽어주세요!

가능하면 다음편도 올려보겠씁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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