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디펜스 챌린지-11화 (11/304)

11편

<-- 고유 능력 -->

"어.."

말이 나오지 않았다.

도대체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일단...`S rank` 보상부터 봐야겠지…?"

아무도 없는 곳.

혼자 중얼중얼하며 보상 목록을 눌러본다.

S rank 보상으로 얻은 건 `고유 능력 선택권`, `직업 선택권` 그리고 `칭호 - S ranker`다.

전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는 것들.

[ 고유 능력 선택권 ]

: 디펜스 챌린지에 참가하는 각 플레이어는 자신의 고유 능력을 부여받게 된다. 허나 〈 S rank 〉의 보상으로 자신이 원하는 고유 능력을 선택할 수 있게끔 해주는 선택권이다.

[ 직업 선택권 ]

: 디펜스 챌린지에 참가하는 각 플레이어는 자신의 직업을 부여받게 된다. 허나 〈 S rank 〉의 보상으로 자신이 원하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게끔 해주는 선택권이다.

[ 칭호 - S Ranker ]

: 오직 첫번째로 〈 S rank 〉 를 달성한 자에게만 주어지는 칭호. 디펜스 챌린지에서 사용되는 여러 가지 능력 중 한 가지를 선택해 상승시킬 수 있다.

( 선택한 능력치 : 선택한 능력치 + 10 )

( 칭호의 경우 자동으로 효과가 부여되며, 다수의 칭호를 소유하고 있어도 각각의 칭호 효과는 동일하게 적용된다. )

"..."

설명을 읽어도 딱히 이해가 가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설명대로라면 남들은 강제로 정해지는 `고유 능력`과 `직업`을 나는 내가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다.

역시 튜토리얼이 끝났다고 그 미친 세계가 사라지는 건 아닌가 보다. 오히려 고유 능력과 직업을 주어 다음에는 더 강해진 상태로 들어오라고 하는 것 같은 상황이었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해야겠지.

찌익-

이미 예상했던 상황이라 한숨이 튀어나오지만, 자연스레 `고유 능력 선택권`을 반으로 찢는다.

[ 고유 능력 선택 목록 ]

[ 1. 무덤지기 ]

[ 2. 일격필살 ]

[ 3. 트랩 오브 매직 ]

"이게 끝?"

선택권을 찢자 익숙한 메시지가 뜬다.

다만.. 선택권치고는 선택 항목이 상당히 초라하다. 고작 3개라니. 뭐 수십 개나 되는 항목 중에 원하는 걸 선택할 수 있게끔 적어두고는.

"하긴. 그러면 그렇지."

괜한 기대를 한 게 잘못이지.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처 번째를 눌렀다.

신체 강화 알약 같은 경우에는 선택 당시에 설명을 볼 수 없게 되어있었는데, 고유 능력 선택은 장비 선택처럼 설명이 함께 나왔다. 대체 무슨 차이인지는 모르겠지만.

[ 무덤지기 ]

: 무덤지기란 무덤을 관리하는 자. 일반적인 묘지기와는 다르게 `자신만의` 무덤을 관리한다. 무덤지기는 자신의 무덤을 오직 자신만이 찾을 수 있도록 `공간의 틈` 사이에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흔히 `무덤지기의 무덤은 신(神)조차 찾을 수 없다.`라고 할 정도로 그 소재가 불분명하며, 무덤지기의 무덤엔 그 어떤 제한도 없이 무제한적으로 무덤을 수용할 수 있다고 한다. 무덤지기의 뜻대로 무덤의 출납이 가능하며, 허락되지 않은 자의 침입을 거부한다. 항간에는 전설로만 내려오던 〈 데스 로드 〉의 고유 능력이 무덤지기였다는 설이 있으며, 무덤지기의 무덤에 잠들어있는 무덤의 숫자는 무덤지기조차 셀 수 없을 만큼 많다고 한다.

"...."

그래서 뭐가 좋다는 거지.

설명을 봐도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아니 이해가 가지 않음을 넘어 설명이 너무 어렵다.

그냥 이건 어떤 능력이다. 어떤 효과가 있다. 이렇게 확실하게 설명을 해준다면 모를까. 마치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두루뭉술하게 효과를 적어놓으니까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나마 어찌어찌 요약해보면…. 자신만의 무덤을 관리할 수 있고, 데스 로드라는 대단해 보이는 양반의 능력이었다고도 하고, 무덤지기의 묘지는 차원의 틈에 존재한다는 것.

이 정도가 내가 이해한 부분이었다.

"음..일단 패스."

뭐가 얼마나 좋은지 비교할 대상이 필요하다.

즉시 다시 한 번 무덤지기를 눌러 설명을 끄고 2번을 눌러봤다.

[ 일격필살 ]

: 고대의 창술가들은 자신만의 비전 기술을 연마해 서로의 무위를 가늠해보곤 했다. 그런 창술가 중 `모든 것을 한 번에 사살`하는 힘을 가진 창술가가 존재했는데, 그는 오직 단 한 번 창을 놀려 상대의 목숨을 끊어버렸다고 한다. 그의 비전 기술이 바로 `일격필살`이다. 전설처럼 한 번의 공격으로 상대의 목숨을 끊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이야기지만 실제로 이 창술을 배운 자는 `치명타` 확률이 상당히 높아진다고 한다. 어떤 자세로든, 어떤 무기로든 펼칠 수 있으나. 곧은 자세에서 창으로 펼칠 때 그 위력이 가장 커지며 치명타 확률 역시 극대화된다.

"흠.. 이건 그나마 이해가 좀 가네."

두 번째 고유 능력 `일격필살`은 그나마 설명이 쉽다. 게임에서도 종종 나오는 이름이고, 효과 역시 게임처럼 비슷하다. 그래서인지 무덤지기 보다는 훨씬 끌리는 능력이었다.

특히 튜토리얼 내내 계속해서 창을 쥐고 있기도 했던 터라 더욱 끌렸다.

"오케이."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설명을 지웠다.

아직 하나가 더 있으니 마저 확인해봐야지.

[ 트랩 오브 매직 ]

: 트랩퍼. 흔히 함정 설치의 달인이라 불리는 그들은 항상 최고의 함정을 꿈꿨다. 그저 함정이나 설치하는 게 전부라는 비난과 조롱을 견디며 늘 최강의 함정을 꿈꿨고 언젠가는 대륙 전체가 놀랄 함정을 탄생시키기 위해 밤낮으로 연구를 거듭했다. 이윽고 그들은 최강이자 최악의 함정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한다. 무려 `마법`과 `함정`을 하나로 합친 이른바 `마법 함정`의 시작이었다. 그들은 이것으로 자신들을 멸시하던 대륙에 분노를 터트렸으나 되려 대륙은 이것을 악마의 금술이라 하여 그들을 비난하고 척살하기 시작했다. 끝내 살아남은 소수의 트랩퍼들은 피눈물을 머금으며 `마법 함정`의 비술이 남긴 기술서를 남겨 복수를 후대에 맡긴다. 이것은 그 비술의 일부로 `하루에 하나, 자신의 모든 마력을 소비해` 마법 함정을 설치할 수 있으며. 마법은 4클래스 마법 중 한 가지를 랜덤하게 부여한다.

"으음.."

고작 마지막 한 줄을 서술하기 위해 저렇게 긴 설명을 늘어놓다니.

정리하면 마법 함정이란 것을 하루에 한 개 설치할 수 있는 능력이다.

"흐음 그러고 보니.."

설명을 읽으며 잠시 생각에 빠져있던 나는 순간 뭔가 미묘한 부분을 잡아냈다.

무덤지기도 그렇고, 일격필살도 마법 함정도 전부 내가 치르던 `튜토리얼`과 깊은 관련이 있는 능력이란 점이었다. 무덤지기는 시체, 일격필살은 창, 마법함정은 마지막에 설치했던 함정.

"이렇게 능력을 주는 건가?"

이제야 선택 목록이 세 가지뿐이었던 것도 이해가 간다.

"그럼.. 직업도 비슷하게 결정되겠네."

추측을 해보자면 디펜스 챌린지에서 고유 능력과 직업은 튜토리얼을 기준으로 선정된다.

방식은 무작위지만, 최소한 튜토리얼 내에서 취했던 행동을 기준으로 결정된다. 즉. 튜토리얼의 목적은 디펜스 챌린지의 기본을 교육하는 것과 동시에 앞으로의 길을 제시해주는 시작점이다.

그것을 증명하듯.

[ 직업 선택 목록 ]

[ 1. 초급 네크로맨서 ]

[ 2. 초급 창술가 ]

[ 3. 초급 트랩퍼 ]

[ 4. 초급 불 마법사 ]

직업 목록 역시 예상대로였다.

직업란에 불 마법사가 있는 건 살짝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지만, 이것도 화로(火爐)의 사용이 있었으니 결코 이상한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런 선택권은 동시에 여러 장을 찢어도 상관이 없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만족한 미소를 지었다.

직업 선택권을 찢은 건 사실 작은 도박이었다. 고유 능력과 직업에 대한 예상을 하며 혹시 `굳이 따로따로 선택하지 않고, 둘 다 확인하면서 선택할 수는 없을까`하는 생각에 직업 선택권을 반으로 찢었는데 다행히도 내 생각이 맞았는지 고유 능력 목록 옆으로 직업 목록이 나왔다.

만약 사용할 수 없었다면.. 불상사가 일어났을 수도 있으니 이 점은 유의해야지.

"뭐. 좋은 게 좋은 거니까."

다음에 조심하면 된다.

이래서 `경험`이란 걸 하는 거니까.

"좋아. 그럼 같이 확인해보자고."

[ 초급 네크로맨서 ]

: 네크로맨서. 죽음을 연구하고 불로불사를 꿈꾸는 자. 이들의 첫 시작은 `의학(醫學)`에서 출발한다. 사람이 더 오래, 더 젊게 살 수 있도록 연구를 거듭하며 어느샌가 `늙지 않으며 죽지 않는 불로불사`의 영역에 발을 들였다. 허나 당시엔 의학이란 민간요법의 수준이었고, `치료`란 신전의 사제들만이 할 수 있는 고유한 권능으로 여겨졌다. 하여 신전의 사제들은 혹시라도 자신의 이권을 빼앗길까 싶어 이들을 배척했고 끝내 신전의 탄압을 받아 이들은 대륙의 외딴곳으로 숨어야만 했다. 순수한 목적으로 시작했지만, 그 의미는 퇴색되었고, 그들은 신전에 대한 복수를 꿈꾸며 칼을 갈았고 마침내 `네크로맨시`라는 학문이 탄생하기에 이른다.

시체를 다루고 뼈와 망령을 통해 자신의 힘을 증명하는 자. 네크로맨서. 항간에는 이들을 `망자로 구성된 언데드 군단을 지휘하는 지휘자 ` 라고 부르기도 한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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