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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식하는 스트리머-37화 (37/175)

독식하는 스트리머 (37)

로웨스가 지휘하는 지벨 영지 기사단은 오크 늑대 기수들을 격퇴하고 유진 일행을 구출했다.

“로웨스 경, 덕분에 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유진은 로웨스에게 감사를 표했다. 로웨스는 호의적인 눈인사로 대답을 대신했다.

“유진 경, 일단은 함께 본대로 돌아가도록 하지.”

그들은 지벨 백작의 본대로 복귀하였고, 유진은 정찰 결과를 보고했다. 오크 동맹의 본진을 찾았다는 성과에 지벨 백작은 크게 기뻐하여 유진을 치하했다.

“유진! 굉장하군! 이렇게 빨리 찾아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네!”

[업적, ‘정찰대의 규율’을 달성하였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업적 달성으로 1,000포인트가 지급됩니다.]

[업적, ‘초임 지휘관’을 달성하였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업적 달성으로 1,500포인트가 지급됩니다.]

칭호는 주어지지 않았지만 업적을 두 개 달성하면서 도합 2,500포인트를 얻었다. 지벨 백작의 치하와 함께 유진과 정찰조원들은 하루의 재정비 시간을 부여 받았다.

재정비 시간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사실은 휴식과 다름없었다. 유진 일행이 휴식하는 동안에 지벨 백작은 오크 동맹 본진의 위치를 더욱 정확하게 특정하고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유진이 보고한 위치로 추가 정찰대를 파견했다.

정찰 결과가 도착할 때까지 본대는 움직이지 않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유진은 일행들과 함께 수프와 빵을 먹으며 휴식 시간을 보냈다.

휴식 시간 동안 유진은 여러 가지를 확인하기 위해 구석진 곳으로 향했다.

[현재 시청자: 2,511명.]

우선 현재 시청자 수는 2,511명이었다.

“상점 창.”

상점 창을 열기 위해 시동어를 말했다.

[보유 포인트: 10,250.]

―강철 같은 육체(B)

―매혹하는 손짓(B)

―투신의 각오(B)

3개의 추천 스킬이 메인에 보였다. ‘매혹하는 손짓’은 이성에게 어필하는 스킬이므로 당장은 필요 없다. 그렇다면 ‘백병전 전문가’와 ‘불굴의 전사’를 합쳐서 상위 호환 역할을 하는 ‘투신의 각오’와 마나를 운용할 때 육신의 내구도를 강철 수준으로 강화하는 ‘강철 같은 육체’ 둘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될 것 같았다.

짧은 고민 끝에 유진은 ‘강철 같은 육체’를 구입했다. 오러 블레이드에는 효과가 없다고 하지만 마나를 다루지 못하는 일반적인 몬스터 다수를 상대할 때는 큰 효과를 보일 것이다.

“상태 창.”

스킬 구입을 끝낸 유진은 상태 창을 확인했다.

[유진.]

〈보유 스킬〉

―강철 같은 육체(B)

―빛의 투창(B)

―선천적 마나 친화(B)

―오러(B)

―일검필살(B)

―불굴의 전사(C)

―마나 수련법(C)

―제식 검술: 루벤 왕국(D)

―날렵한 반응(D)

―중급 궁술(D)

―중급 추적(D)

―중급 기척 죽이기(D)

―중급 화염 저항(D)

―중급 방패술(D)

―백병전 전문가(D+)

―상급 기척 감지(C)

빙의 초반에 비해 많이 강해진 느낌이었다.

―방장님 많이 세짐 ㄷㄷㄷㄷ.

―ㄹㅇㅋㅋ.

―이제 주인공급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

―스킬 라인업만 봐도 고인물이라는 걸 알 수 있음.

―진짜 쓸데없는 스킬 하나 없이 다 가성비 좋은 것들이네.

상태 창은 시청자들도 볼 수 있다. 루베니아 연대기에 식견이 깊은 시청자들이 유진의 스킬 라인업을 보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정찰대가 돌아옵니다!”

그늘에 앉아서 3시간 즈음 휴식을 취했을까? 유진은 멀리서 정찰대가 돌아왔다고 누군가 외치는 소리를 들었다.

“정찰대가 돌아왔나 봐.”

델바인이 말했다. 그 또한 초병의 외침을 들은 모양이다. 그들의 추측대로 정찰대가 도착했다. 그들은 즉시 본대의 지휘부에 가서 오크 동맹 본진의 위치를 재확인하였고, 지벨 백작은 전군에 진군 명령을 내렸다.

인간들의 군대가 오고 있다는 것을 눈치챈 오크 동맹 측에서도 군대를 출진 명령했다. 인간들의 1만 5천 군세에 비해 훨씬 많은 4만의 대군이었고, 지휘관은 당연히 전쟁 군주였다.

두 진영은 서로를 향해 빠른 속도로 거리를 좁혔고, 이내 오크 동맹 본진 앞의 평원에서 조우하게 되었다.

“저게 오크들의 전력인가, 생각보다 많군.”

지벨 백작은 솔직한 심정을 드러냈다. 그의 옆에 있는 다른 지휘관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했다.

오크들의 전력이 예상했던 것보다 많았다. 호기롭게 여기까지 왔다고는 하지만 적의 대규모 군세를 눈앞에 두니, 돌격이 망설여지는 것도 사실이었다.

유진은 겁먹은 지휘관들을 지나쳐 지벨 백작의 뒤로 다가가 꾸벅, 고개를 숙여 보였다.

“지벨 백작님.”

“자네는 우리들의 영웅, 유진 경 아닌가?”

“오크 대군을 효과적으로 격퇴할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괜찮으시다면 들어 주실 수 있겠습니까?”

“적들을 격퇴할 방법이라, 그거라면 듣지 않을 이유가 없지. 말해 보게.”

지벨 백작은 호의가 가득한 시선을 보내며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루베니아 연대기는 귀족들의 권위가 강하기 때문에 유진이 충분한 공을 세우고 자유 기사가 되지 않았다면 백작위의 귀족으로부터 이런 호의를 받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오크들의 숫자는 분명 많습니다만, 구심점을 처치하면 금세 부족 단위로 진형이 와해될 것입니다.”

북쪽 숲의 대형 오크 부족들을 규합한 것은 전쟁 군주다. 자연스러운 규합이 아니라 무력에 의한 강제에 가까웠기 때문에 전쟁 군주가 목숨을 잃으면 부족 단위로 진형이 와해될 것이라는 게 유진의 의견이었고, 실제로 루베니아 연대기 다회차의 경험에 의해 증명되기도 했다.

“구심점이라면, 오크 전쟁 군주를 말하는 것이겠군?”

“정확합니다. 전투가 시작되면 전쟁 군주를 최우선으로 제거해야 합니다.”

지벨 백작의 물음에 유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전쟁 군주를 제거하지 못하면 승리하더라도 지벨 백작과 벨폰 자작의 영지군과 왕국 중앙군 피해가 극심할 것이다. 이는 이후에 전개될 스토리 라인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컸다.

이번 전쟁 군주 토벌전에서 피해를 최소화하여 승리하는 게 가장 중요했다. 그래서 유진은 아군의 피해를 최소로 줄일 방법을 건의한 것이었다. 지벨 백작은 나름 현명한 편이니, 이 정도면 말해 줘도 확실한 대책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오크 전쟁 군주를 최우선으로 처치하려면 별도의 공격대를 편성할 필요가 있겠군.”

지벨 백작이 해결책을 찾았다. 그는 전쟁 군주를 목표로 행동할 공격대의 편성을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나쁘지 않은 방안이었다.

“유진 경!”

고민 끝에 유진의 이름을 호명하는 지벨 백작. 그 모습에 유진은 문득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자네가 공격대의 대장을 맡아 줬으면 하네!”

불길한 생각은 언제나 적중한다. 전쟁 군주 공격대의 지휘관을 맡는다는 것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에게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공격대를 맡을 다른 지휘관이 없기 때문이었다. 로웨스가 그나마 후보에 있겠지만 그는 선봉에서 전체적인 돌격을 지휘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전쟁 군주 공격대를 맡을 수 없었다.

“부탁하네, 유진 경. 전쟁 군주를 격퇴한 경험이 있는 자네가 공격대를 맡아 준다면 모두의 사기가 크게 오를 것이라네.”

이렇게까지 말한다면 거절할 수 없다. 어차피 공격대에는 자원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유진은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제가 공격대장을 맡겠습니다.”

“고맙네, 유진 경. 자네가 공격대장으로 합류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모두에게 큰 힘이 될 것이네.”지벨 백작이 감사를 표했다.

“공격대 편성 권한은 저한테 있겠죠?”

“물론이라네, 하지만 50명 이상의 차출은 자제해 주게나. 적들의 수가 예상보다 많아서 공격대에 과중한 전력을 편성할 수 없는 상황이라네.”

“알겠습니다. 참고해서 편성하겠습니다.”

공격대 인원에 제한을 두는 것은 예상했기 때문에 유진은 담담하게 반응했다. 공격대 인원 편성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어느 정도는 생각해 둔 인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선 네임드 NPC로는 바이올라와 델바인 그리고 다이크와 솔론이 합류했고 나머지는 은패 용병들과 왕국 중앙군의 기사들이랑 왕립 마탑의 마도사들로 편성되었다.

근접 전투원들과 원거리 전투원들을 적절하게 조합한 편성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최상급 마도사인 유스타인을 공격대에 편성시키고 싶었지만 그는 마법 부대를 지휘해야 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합류가 힘들었다. 대신 왕립 마탑의 다른 마도사들이 함께하는 것에 위안 삼을 수밖에 없었다.

―공격대 명단 ㄷㄷ 하네.

―이 정도면 드림팀 아니냐?

―ㄹㅇㅋㅋ.

―방장도 고인물이니까 전쟁 군주 금방 잡을 듯?

전쟁 군주는 꽤 상위의 레이드 몬스터였지만 시청자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에 유진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차가운 긴장이 감도는 가운데, 토벌군 진영에서 먼저 진격을 알리는 뿔 나팔을 불기 시작했다.

뿌우우우우우!

뿔 나팔 소리가 평원에 울려 퍼지고 중무장한 중보병들을 선두로 하여 토벌군이 오크들을 향해 전진하기 시작했다. 유진과 공격대 또한 움직이는 대열을 따라 천천히 말을 몰았다.

그들은 지벨 영지 기사단이 돌격하여 전쟁 군주에게 향하는 길을 열면 곧바로 움직일 예정이었다.

“전쟁 군주가 움직입니다!”

전령들 중 한 명이 목이 터져라 외치며 본대에 소식을 전하기 위해 빠르게 말을 달렸다. 유진의 시선이 전방으로 향했다. 다행히 전쟁 군주는 방어 진형 안에 숨어 있는 게 아니라 전방으로 나섰다.

“유진 경! 깃발 신호를 보게나!”

다이크의 외침에 유진은 기수가 있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기수가 청색의 깃발을 힘차게 흔들고 있었다. 기사단이 돌격해서 길을 열겠다는 신호였다. 기수의 신호가 끝나기 무섭게 로웨스의 기사단이 행동에 나섰다.

“다들 준비하세요. 곧 우리 차례입니다.”

유진이 공격대원들이 있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고는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로웨스의 기사단이 전쟁 군주를 호위하는 병력을 향해 돌격을 감행했다.

기사단과 전쟁 군주의 호위대 간 치열한 교전이 벌어졌다. 전쟁 군주 호위대의 전투력은 높았다. 하지만 기사단은 전진하는 길을 피로 물들이면서 꾸역꾸역 앞으로 나아갔고 마침내 전쟁 군주에게 향하는 길을 열었다.

“신호탄을 쏴라!”

로웨스가 외쳤다. 하늘 위로 신호탄이 쏘아 올려졌다. 이는 전쟁 군주에게 가는 길을 확보했으니, 공격대는 전진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었다.

“유진! 신호탄이야!”

바이올라의 목소리에 유진은 하늘을 향해 시선을 옮겼다. 밝은색의 신호탄이 하늘에서 빛을 내뿜고 있었다.

“전쟁 군주를 향해 돌격하겠습니다!”

유진의 호령에 50여 명의 공격대원들이 일제히 전쟁 군주를 향해 말을 달리기 시작했다. 그들은 기사단이 열어 놓은 길을 따라 단숨에 전쟁 군주의 앞에 도달했다.

“또 네 놈이냐? 인간.”

오크 전쟁 군주가 목소리를 낮게 깔았다. 그는 자신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던 ‘인간’을 잊지 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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