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1화. 탐욕, 애버리스 (4)
용언(龍言, Dragonic Word).
중간계에서는 신화로만 전해지는 전설이었다.
신들과 함께 세상의 창세에 관여했다는 용(龍)들이 신들의 권세 일부를 얻어 사용하는 것이라 알려진 권능.
그저 의지를 실어 말하는 것만으로 세상을 바꾸니, 용들이 신화시대의 수많은 신수 사이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가지게 만든 가장 큰 역할을 한 힘이었다.
그리고 용과 신족의 혼혈로 알려진 용인, 드래고니안들의 수장 역시 그 힘의 일부를 사용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이제 중간계에는 전해지지 않는 이야기였다.
더구나 용인을 잡아먹은 마족이 그 힘을 쓰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렇기에.
[꿇어라!]
애버리스의 입에서 나온 한마디가 동료들의 몸을 막대한 압력으로 짓누를 때, 일행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단, 한 사람을 제외하고.
“빛이여!!”
번쩍.
크롬벨의 성검에서 찬란한 성광이 피어오르며 일행들을 감쌌다.
동시에 그들을 짓누르던 용언의 힘이 사라지고, 모두가 크롬벨을 주시하는 순간.
애버리스의 폭염 브레스가 쏟아졌다.
쾅.
콰콰콰콰콰콰.
우르르르르릉.
성광의 보호막 너머가 잠시간 온통 주황빛으로 물들었다. 그러나 대기를 강타하고 지면까지 뒤흔드는 광폭한 에너지의 격류는 그 시간이 한없이 길게 느껴지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끝내는 크롬벨의 정령 합신 상태를 깨트렸다.
“쿨럭.”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온 크롬벨이 기침과 함께 옅은 핏물을 토해 내고, 그의 정령 오투스 역시 피를 토하던 그 순간.
어느새 그들의 앞에는 악마 형태의 용인이 나타나 칼을 휘두르고 있었다.
- 죽어!
완전히 부러져 축 늘어져 있는 한 쌍을 제외하더라도 네 개나 남은 팔에 각기 들린 거대한 대검들.
기괴하게 꺾인 두 쌍의 팔과 그 이상으로 변화무쌍하게 늘어나고 휘어지는 검은 오러의 칼날이, 반경 100여 미터의 공간을 난도질하려던 그때.
“흥!”
그 앞을, 월랑을 탄 타이니가 막아섰다.
그 순간 월랑의 몸에서 이글거리던 노을빛 불꽃 같은 오러 갑옷이 타이니의 전신으로 옮겨지더니, 그대로 부풀어 오르며 일행의 전면을 뒤덮는 거대한 장벽이 되었다.
적염갑&철신갑, 극대화 증폭.
콰콰콰콰콰콰콰콰쾅.
쏟아지는 칼날의 폭풍이 한순간에 노을빛 거대 갑옷 형상의 장벽에 막혀 튕겨 나가는 순간.
우르르르르르릉.
그 충돌의 파장이 주변으로 퍼지며, 그들을 중심으로 사방에서 폭풍이 몰아치고 땅이 진동했다.
화르르르르륵.
조금 전 쏟아져 나온 폭염의 브레스가 대수림의 동쪽 일각을 그대로 관통하며 일으킨 거대한 산불이, 폭풍과 지진을 타고 더욱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주변 환경 따위에 신경 쓸 리 없는 애버리스는, 화마의 그림자로 붉게 얼룩진 얼굴을 더욱 흉악하게 구기고 있었다.
- 이런 무식한 수법으로 감히……!
집념과 분노가 느껴지는 영파와 함께 그의 팔이 더욱 빠르게 움직이자, 전장을 감싼 암흑 오러의 폭풍이 일순간 크게 증폭되었다.
그리고.
콰아아아아아아앙!
폭음과 함께 결국 노을빛 갑옷 형상의 장벽이 터져 나가자, 애버리스의 일그러진 얼굴에 희미한 미소가 걸렸다.
- 진정한 공포를 느끼거라.
터져 나간 노을빛 장벽 속에서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피를 토해 내며 주저앉는 타이니와 그 뒤쪽 일행들의 모습.
그리고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보인 것은, 마치 저주받을 천족처럼 날개를 단 엘프가 쏘아 낸 진녹색 상서로운 빛의 화살이었다.
화살치고는 지나치게 크고 아름다운.
- 뭐……!?
에스티나 궁극기, 천벌
꽈아아아아앙!
“컥!”
움푹 파인 가슴, 본 적도 없는 흉악한 신의 무기가 만들어 낸 상처를 그 녹색의 화살이 정확하게 강타했다.
쾅, 쾅. 쾅.
우르르르릉.
한없이 기세를 올리던 애버리스는 육성으로 비명을 토해 내며 형편없이 튕겨 나갔고, 전장 바깥의 거목들을 연달아 부순 뒤에야 그 자리에 침몰하듯 쓰러졌다.
그리고 그때, 그런 놈의 그림자에서 루나가 솟아났다.
루나식 모르스 비기, 사신의 낙인.
푸슉.
그녀의 단검에서 솟구친 상서로운 검은빛이 애버리스의 가슴에 난 상처를 뒤에서부터 꿰뚫었다.
- 감히!!!!!
그림자 마족의 왕인 그가 그림자를 통해 공격받았기 때문일까.
여태 울렸던 것 중 가장 분노한 느낌의 영파가 사방을 진동시켰고.
동시에 애버리스의 그림자를 중심으로 빛이 들지 않은 공간 전체가 터져 나갔다.
꽈아아아아앙!
콰르르르릉.
“감히, 벌레들이!!!”
- 들이이이이……!
폭음을 뚫고 터져 나온 육성이 불타고 부서져 가는 대수림에 메아리처럼 울려 퍼질 때.
기습으로 적에게 한 방 먹인 루나는 그림자가 아닌 나뭇가지를 연달아 타고 넘으며 빠르게 일행을 향해 복귀했다.
- 하?
한 박자 늦게 자신이 헛심을 썼다는 것을 깨달은 그림자의 왕이 무서운 속도로 날아올라 적과의 거리를 좁혀 갔다.
무척이나 빠른 속도였지만, 이전에 비해서는 확연하게 느려져 있었다.
하지만 타격을 입고 전력이 줄어든 것은 애버리스만이 아니었다.
“온다.”
내상을 애써 진정시킨 타이니가 다시금 기세를 일으킬 때.
상서로운 흰빛에 휩싸여 회복해 가던 크롬벨은 인상을 찡그렸다.
‘회복이 느려졌다. 젠장, 이것도 아마…….’
쿼드러플 8클래스에 도달했던 고대 전성기의 자신은, 네 가지 이능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던 무력에 바퀴벌레 같은 생명력을 더해서 인류의 검이자 방패가 되었었다.
그런데 지금, 자신의 칼날이 전생보다 조금 더 날카로워진 대신 방패가 무뎌졌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다행이라면 대책이 있다는 것.
‘이게 벌써 필요해질 줄이야…….’
최대한 아끼고 싶었지만, 더 이상 그럴 수 없는 상황이었다.
큰 한 방을 날린 에스티나는 이미 후방으로 빠진 뒤였고, 오러만으로도 믿을 수 없는 방어력을 보여 준 타이니 역시 눈에 띄게 기세가 줄어 있었다.
‘어쩔 수 없다, 오투스.’
“우엉.”
남은 기력을 짜내서 가까스로 현신을 유지했던 정령 오투스가, 그의 뜻에 따라 마지막 권능을 사용했다.
수많은 맹수와 마수가 난립하는 남부 산맥의 위험 지대에서 살던 거대 수리부엉이가 그 생의 끝에서 갈망했던, 그러나 결국 얻지 못했던 권능.
오투스 권능, 기사회생.
번쩍.
사방의 마나가 오투스의 몸으로 빨려 들어가더니, 이내 그 형체가 다시금 진해지기 시작했다.
우드드득.
그리고 동시에, 영혼으로 연결된 계약자인 크롬벨의 몸 역시 급속도로 원래의 상태를 회복했다.
“흠.”
거의 순식간에 전투 직전과 같은 만전의 컨디션으로 돌아온 크롬벨이 스스로의 상태를 점검하며 슬쩍 미소를 지었다.
그때에 비해 부족한 것은, 영혼의 과부하로 인해 한동안은 기사회생의 권능을 쓰지 못한다는 것뿐.
“우엉!”
정령조차 다시 완전한 컨디션을 자랑하는 상태가 되었으니.
“허?!”
그것을 느낀 타이니가 잠시 그를 돌아보며 탄성을 질렀다.
힘을 소모해서 더한 힘을 생성하는 말도 안 되는 기적이 일어난 것이었지만, 짐승의 신이 스스로의 본질을 희생해서 만들어 낸 정령 자체가 애초에 그만큼 신비한 존재였다.
“갑니다.”
크롬벨은 짤막한 말과 함께 그대로 전면을 향해 가속했다.
동시에.
우드드득.
다시금 뼈 소리와 함께 크롬벨의 눈이 노랗게 빛나며 등 뒤로 갈색의 날개가 돋아났고, 정령 오투스가 그 뒤를 따랐다.
가속한 상태에서 또다시 가속한 크롬벨.
그의 몸이 귀환하는 루나를 금세 지나쳐, 다가오는 애버리스를 맞이했다.
- 네놈……?
용인, 아니 용마족의 일그러진 얼굴에 살기가 어리고, 4자루의 검에서 다시 한번 말도 안 되는 폭풍 같은 검격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콰콰콰콰콰콰콰콰.
스가각.
그 모든 공세를 오투스와 함께 최소한의 충돌로만 비켜 낸 크롬벨의 성검이, 놈의 비늘에 짙은 상흔을 만들어 냈다.
“크?”
상처는 크지 않았지만, 애버리스는 신음을 흘리며 구겨진 눈을 치켜떴다.
아까와 같은 다대일의 격전이 아닌 일대일의 충돌에서 자신이 밀렸다는 사실이 심리적인 충격을 준 것이다.
스스로가 꽤 타격을 입은 상태라는 것을 다시금 자각했지만.
칠죄종의 드높은 자존심은 한 발짝도 뒤로 물러서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꿇어라!]
다시금 발동하는 용언.
그 순간 주춤하는 크롬벨을 향해 4개의 검이 동시에 쇄도하려던 순간.
- 역시, 할 줄 아는 용언은 그것뿐이구나.
우우우웅.
영파로 놈을 비웃은 크롬벨이 전신에 네 가지 속성의 마법진을 띄워 그 칼날을 막아 냈다.
하지만 그것으로도 짙게 일렁이다 못해 아예 타오르는 듯한 형상의 암흑 오러를 오래 붙잡아 둘 수는 없었다.
콰드드득.
순식간에 뜯겨 나가듯 사라진 마법진.
그 시간은 아주 잠깐이었지만, 크롬벨의 뒤를 따라오던 누군가에게는 충분한 시간이기도 했다.
“우선……!”
꽈아앙!
“컥!”
“……한 방!”
녹턴이 그대로 애버리스의 옆구리를 강타하자, 놈의 몸이 거세게 튕겨 나갔다.
꽈르르릉.
- 빌어먹을…….
튕겨 나간 탐욕의 군주가 또다시 대수림의 거목 몇 그루를 쓰러트리며 땅바닥에 처박혔지만.
그 강도는 확실히 이전에 비해 많이 약했다.
다행이라면 그 공격을 받은 애버리스 역시 확연하게 약해져 있다는 것.
- 질기구나! 잡것들아!
콰아아아앙!
주변을 폭발시키듯 기세를 내뿜으며 일어서는 용마족의 투지는 여전했지만, 놈의 전신은 이미 상처로 가득했다.
특히나 가슴, 인간이라면 심장이 있을 만한 위치에 중첩되어 새겨진 상처에서는 아예 검은 기운이 줄줄 새어 나오고 있었다.
그 상태에서도.
- 쉽게 죽이진 않으마!
놈이 여전히 오만한 눈을 빛내는 순간.
스아아아아아아.
그 심장에서 새어 나간 검은 기운이 일순간에 수만 배 증폭되며, 반경 수 킬로미터의 전장 전체를 어둠으로 물들였다.
그림자 군주 권능, 암흑세계.
그것은 단순히 시야를 가리는 조악한 마법이 아니었다.
그림자의 왕, 애버리스의 피를 매개로 하는 권능.
범위 안에 든 자는 일순간에 시야가 막힐 뿐만 아니라 모든 감각이 고장 난 채 어둠 속에 홀로 떠있는 느낌을 받게 된다.
그 안에서 자유롭게 감각하고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오직 그 피의 주인뿐이니.
어떤 마법으로도 해제할 수 없고, 어떤 힘으로도 상쇄할 수 없다.
- 어둠 속에서 공포에 떨며 죽어 가라!
애버리스가 이토록 자신만만하게 나설 수 있는 이유였다.
- 이런 치욕을 안겨 준 만큼, 고통스럽게 죽여 주마.
사방에서 들려오는 영파가 암흑세계에 갇힌 사냥감의 공포심을 더욱 자극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 애버리스는 여유롭게 발걸음을 옮겼다.
‘가장 먹음직스러운 먹이는 가장 나중에.’
처음은 저주받을 여신의 기운을 가진 잡종이 낫겠다.
그렇게 생각하며 크롬벨에게로 접근한 그가 칼을 휘두르는 순간.
쾅!
“어?”
그는 자신도 모르게 육성으로 소리를 내지르며 당혹감을 내비칠 수밖에 없었다.
노랗게 빛나는 크롬벨의 눈이 정확하게 그를 노려보며 검을 막아서고 있었던 것이다.
심지어 이어진 검격을 연달아 막아 내기까지 했는데.
카가가가강.
- 어떻게……?
당혹스러운 영파가 퍼지는 순간.
- 네가 인간과의 싸움에 미숙하다는 것은 잘 알겠다.
크롬벨이 마찬가지로 영파를 쏘아 보내며 그를 비웃었다.
하지만 그 태도와는 다르게, 크롬벨도 마냥 여유로운 것은 아니었다.
중간계의 모든 법칙에 우선하는 정령의 힘, 오투스의 권능 ‘먹이를 쫓는 눈’은 오직 시야만을 허락했으니.
그는 암흑을 꿰뚫어 보면서도 감각 교란을 억지로 조율해 가며 몸을 지키는 데 집중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내, 애버리스 역시 크롬벨의 상태를 눈치챘다. 암흑세계의 모든 것이 그의 육체이자 감각이니 당연한 결과였다.
- 크하하하. 역겨운 정령의 힘이라? 그래. 제법이구나, 인간. 하지만 과연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
카가가가가각.
스각.
“큭!”
그 말을 증명하듯.
다음 한순간의 충돌에, 크롬벨은 옆구리에 내장이 보일 만큼 깊은 검상을 입고 말았다.
‘젠장, 감각을 다시 조율할 시간이 필요해.’
크롬벨이 속으로 애를 태우고.
- 우선 한 놈. 피부부터 전부 벗겨 내 주마.
애버리스가 다시 여유를 찾으며 느긋하게 검을 움직이기 시작할 때.
무언가가 바람처럼 그를 향해 쇄도해 오기 시작했다.
- 무슨……?
쾅!
당혹스러운 마음과 달리 본능적으로 치켜든 검이 육중한 충격을 막아 냈다.
하지만 그는 쇄도해 온 적의 상태를 확인하고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적응 완료다, 이 새끼야!”
소울 사이트를 이용한 존재 감지와 완벽한 마나, 아니 에너지 감응력에 의한 환경 적응.
타이니의 빛나는 눈이 어둠 속에서 적을 똑바로 직시했다.
그리고 이내.
쾅. 쾅. 쾅.
- 아니……!
노을빛 오러를 싣고 연달아 휘둘러지는 워해머는, 감각 교란 따위는 없다는 듯 그대로 애버리스를 몰아치기 시작했다.
콰콰콰콰쾅.
암흑세계 안에서도 이전과 다르지 않은 초고속의 공방전이, 아니 일방적인 공세가 쏟아졌다.
- 어떻게!? 이럴, 이럴 순 없다!
- 이럴 수 있다, 이 새끼야!
타이니의 영파가 놈을 비웃은 직후.
꽈아앙!
짜저적.
애버리스의 무기이자 본신의 일부인 검날들에 금이 가기 시작하자, 그의 여유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 이놈!!
그 순간 무언가를 크게 결심한 듯.
- 이 대가는 네놈의 영육을 씹어 삼키는 것으로 받겠다.
더욱 구겨진 애버리스의 용안에서 다시금 막대한 마기가 치솟아 오름과 동시에, 그의 육체가 실시간으로 약해지기 시작했다.
콰콰콰쾅!
그에 해머의 공세는 점점 더 거세졌지만.
- 내 핏속에서 태어나라, 그림자 군세!
우우우웅.
그 순간 암흑세계 안에서 그의 권능을 이어받은 분신, 아니 자손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냈다.
‘조금만 버티면, 네놈도…….’
단순히 마력과 육체의 손실을 떠나 엄청난 양의 카르마가 깎여 나간 것이 체감되었고, 그것이 고스란히 분노로 이어지려던 찰나.
퍽.
작은 소리와 함께, 어디선가 날아온 녹색 오러의 화살이 그의 심장 부근에 난 가장 깊은 상처를 타격했다.
동시에.
“억!?”
심장에서부터 죽음의 기운이 순식간에 퍼져 나갔고, 그것은 그림자의 속성에 익숙한 듯 약해져 있던 애버리스의 육체 본질을 빠르게 침범해 가며 전신을 마비시켰다.
- 아, 안 돼!
비명과 같은 영파가 암흑세계에 울려 퍼질 때.
“나이스! 루나, 티나!”
더할 나위 없이 통쾌한 목소리와 함께, 워해머의 움직임이 점차 빨라지기 시작했다.
콰콰콰쾅!
- 이대로 패 죽여 주마!!!
“끄아아악!”
영파를 쓰는 자와 육성을 쓰는 자가 뒤바뀌고.
“아아아아악!”
결국 그중 육성의 비명만이 남아 암흑세계에 오래도록 울려 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