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화. 그래, 같이. 같은 목표를 향해서
콰아아아아앙!
“꾸어어어엉!”
자신이 일으킨 물길을 타고 지상의 적을 통째로 씹어 버리려 했던 괴물이 끔찍한 비명을 질렀다.
쾅.
우르르르릉.
전신을 엄습하는 강렬한 통증, 미처 예상치 못한 육지의 촉감.
모든 것이 낯설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생소한 것은 여태 그 누구도 거부하지 못했던 자신의 권능을 쉽게도 뿌리친 적이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루나! 정신 차려!!!!”
쩌렁쩌렁한 고함을 내지르던 적이, 첫 일격을 가한 이후에는 권능에 홀린 암컷을 챙기러 사라졌다는 것.
그러나 그놈 대신.
“크와아아앙!”
육지 털북숭이가 무서운 기세로 달려들었지만, 물을 움직여 놈을 가두는 것만으로 그 속도를 상당히 늦출 수 있었다.
“크륵.”
그 틈에 괴물은 물을 조종해 다시 호수 속으로 돌아갔다.
다음번에 밖으로 나갈 땐 좀 더 신중할 것을 다짐하면서.
“엄마…… 아빠…….”
철썩!
“정신 차려!”
절대 가볍지 않은 따귀 소리와 함께 보랏빛 눈동자에서 불꽃이 튀었다.
그리고 그제야 꿈에서 깨어난 듯, 몇 차례 눈을 깜빡인 루나가 빠르게 주변을 훑어보았다.
다시 현실로 돌아왔음을 인지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수 초.
이내 명료한 이성을 찾은 보랏빛 눈에서 거센 살기가 피어올랐다.
“감, 히……!”
뿌드득 이를 간 루나가 단검을 들어 올리는데.
“정신 차려, 루나! 사신은 이런 현혹에 움찔도 하지 않았어!”
다시 버럭 소리를 지르는 타이니의 목소리가 그녀의 흥분을 가라앉혔다.
“미, 미안…….”
“아니, 이런 적도 한번 겪어 볼 때가 됐어. 그게 지금이라는 게 그나마 다행이지.”
타이니는 이미 물속으로 사라진 적의 그림자를 보며 이를 갈았다.
과연 초월급 괴물답게 수작이 보통이 아니었다.
아무리 갓 초인이 된 루나라고는 하나 그녀를 홀리다니?
‘아니, 잠깐이지만 나도 홀렸어. 대체 어떻게 된 거지?’
잘해야 7단계급 초입으로 보이는 마물이 어떻게 오러익시더급 영혼을 가진 자신을 잠시나마 홀린 걸까.
‘몸도 꽤 튼튼해. 내 일격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은 탓도 있지만. 그런데 현혹의 권능까지 이 정도라고?’
타이니는 인상을 쓰며 괴물이 사라진 호수를 노려보았다.
그렇게 신경을 바짝 곤두세우고 나서야 놈에게서 흘러나오는 미묘한 파장이 느껴졌다.
“가만……?”
그의 예민한 감각도 미처 포착하지 못했던, 대광장 전역에 미세하게 퍼져 있는 묘한 음파가 그들에게 집중되고 있었다.
“이런 씨…….”
“왜?”
“이제야 알겠어, 젠장!”
본디 인간의 청력으로는 인지할 수 없는 그 미세한 파동이 대미궁의 마기와 뒤섞여, 그것을 호흡하는 자들의 육체에 천천히 스며들고 있었다.
‘내가 왜 그 수법에 걸렸나 했더니.’
놈이 처음에 움직이지 않은 건 탐색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아무리 지고한 영혼이라도, 육체에 귀속되어 있는 이상 생리적인 작용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었다.
그것도 이렇게 서서히 물들이는 수법이라면 더더욱 눈치채기가 쉽지 않을 터.
“공기 중 마기에 놈의 마력이 섞여 있어! 걸러 내!”
“……응.”
만약 그들이 마기를 마나로 치환하는 게 아니라 걸러 내는 마력 호흡법을 여전히 사용하고 있었다면 걸리지 않았을 수법이었다.
아니, 애초에 범인의 상상을 초월하는 마나 감응력을 가진 그들이라면 이렇게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놈의 마기를 걸러 낼 수 있었을 테니 더욱 허탈감이 밀려왔다.
간단하기에 더욱 당하기 쉽고 무서운 수법.
“내가 방심했어. 미안해.”
“아니, 난 아예, 몰랐는걸…….”
그렇게 말하는 루나의 표정이 매우 좋지 않았다.
아마도 이 일이 또 그 ‘멍든 마음’을 건드린 것 같았다.
그에 더욱 미안해진 타이니가 뭐라 한마디 해 주려는데.
- 츠츠츠츠츠츠
호수의 표면에서 거센 물살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온다!”
그와 동시에, 그들에게 집중되던 그 미세한 음파의 파동이 광장의 공간을 넘어 멀리 뻗어 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이거, 설마?’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싶으니 바로 대상을 바꾸려는 모양이었다.
- 끄엑!!
- 끼라라라!
- 캬라라!
얼마 지나지 않아, 원래 호수로 이어지던 넓은 통로와 그들이 부순 벽 너머에서 요란한 소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모르기가 더 어려웠다.
“루나, 월랑! 통로 한 군데씩 막아! 놈은 내가……!”
여기까지 오면서 실험해 본 결과, 왜인지는 모르지만 소울웨폰 블랙홀로 물을 흡수하면 수중 호흡도 가능했다.
그러니 누군가가 놈을 상대해야 한다면, 당연히 물속에서 페널티가 없는 자신이 맡는 게 맞다.
그런 생각에 나온 말이었는데, 그가 움직이려는 순간 루나가 앞을 가로막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 내가.”
“음!?”
“약한 다수, 동생이 낫다. 내가 저놈, 잡는다.”
루나의 그 결연한 목소리에 뭐라 대답하기도 전에, 천장까지 솟구쳤던 거대한 물살이 그들이 있던 공간을 그대로 덮쳐 왔다.
콰아아아앙!
홍수처럼 밀려온 그 거대한 물결 속에서, 노을빛과 검은빛이 반짝 빛을 발하며 솟구쳤다.
‘이런.’
대규모 파도에까지 암흑 오러를 실을 수는 없었는지, 지금 이 공격은 그저 강대한 마기와 함께 대량의 물을 무식하게 때려 박은 것일 뿐이었다.
고작 그 정도(?) 파도를 터트려 버리는 것은 타이니에게 아주 쉬운 일이었다.
문제라면, 광장을 강타하는 파도를 일으켜 놓은 상어 놈이 어느새 지저 호수 밑바닥으로 내려가 있다는 것과.
- 끄아아아!
뚫린 벽과 기존의 너른 통로를 통해, 무수히 많은 머맨들이 돌진해 오고 있다는 것이었다.
멀리서 봐도 눈이 붉게 달아올라 있는 것이, 이미 제정신은 아닌 듯했다.
여기까지 오며 수없이 상대했던 머맨이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육지에서의 이야기. 인어족의 후신이라는 머맨을 물속에서 상대하려면 훨씬 버거우리란 것쯤은 어린아이라도 짐작할 수 있을 터였다.
더구나 그 물 안에 거대한 초월급 마수까지 있는 상황이라면 말이다.
거기다.
“루나!”
고함을 질러 봤지만, 닿지 않았다.
호수 아래 얼핏 보이는 녀석의 거대한 그림자 안으로 이미 뛰어들어 버린 것이다.
“빌어먹을!”
지금 상황에서 그녀가 소수의 강자를 상대해야 한다는 것이 틀린 말은 아니다. 그 강자가 육지 생물이었다면 타이니 역시 당연히 그리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상대는 물속에 있었다.
아무리 죽음의 오러가 있다 하더라도, 물속에서는 호흡도 못 하는 루나가 얼마나 전투를 이어 갈 수 있을까.
‘만약 놈을 빨리 끝내지 못하면 오히려 루나가 위험해.’
걱정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키케케케!”
당장 광기 어린 모습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머맨들을 무시할 수도 없었다.
“컹! 컹!”
진작 부서진 벽 쪽으로 달려가 놈들을 가로막고 있던 월랑이 그의 결단을 재촉했다.
“젠장.”
지금은 루나를 믿을 수밖에 없었다.
‘자신 있으니 나섰겠지. 믿을게, 루나.’
타이니는 월랑이 지키는 곳보다 넓은, 훨씬 많은 발소리가 들려오는 기존의 대광장 입구로 향했다.
‘충분히 가능해.’
수중의 그림자 속에 숨어든 루나는 꿈틀대는 거대한 동체를 노려보며 그렇게 자신을 다독였다.
다행히 놈은 자신의 존재를 아직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렇다면 굳이 격렬하게 움직이며 싸울 필요는 없었다.
더구나 전투가 아니라 그저 버티는 것이라면, 자신은 슈페리어급일 때도 물속에서 1시간 이상 견딘 기록이 있었다.
그러니.
‘일격에 치명상을 입힐 순간을 노린다.’
자신이 각성한 특성, 죽음의 오러는 확실히 사기적인 특성이 맞다.
운만 따라 준다면, 저 길이 10m에 이르는 동체의 꼬리를 갈라 내는 것만으로 놈을 죽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 죽일 수‘도’.
‘저렇게 커다랗다면, 죽음의 오러가 뇌까지 닿기 전에 중화될지도 몰라.’
물론 동생의 생각은 달랐다.
- 동급은 거의 즉사시킬 수 있을 거야.
타이니는 그리 장담했지만, 자신은 여전히 확신이 없었다.
특성을 각성한 이래 상대해 온 것은 등급 미만의 몬스터들뿐.
6단계급으로 추정되는 그레이트 옥토퍼가 그나마 강한 상대였는데, 머리를 사멸시켰는데도 한동안 꿈틀거리던 놈의 촉수들을 보고 나니 불안감이 더 커졌다.
동생은 문어는 원래 머리랑 팔다리가 따로 논다는 둥 이상한 말을 했지만, 위로가 되진 않았다.
‘이놈은 더 강해. 그러니 확신할 수 없어.’
같은 경지의 몬스터가 인간에 비해 훨씬 강한 이유 중 하나는 타고난 육체의 차이였다.
인류보다 한계치가 훨씬 높은 그 육체 덕에, 같은 수준의 에너지로도 훨씬 효율적인 전투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마치, 타이니처럼.’
더하여 마기가 마나에 비해 전투 활용성이 높다는 이유도 있었는데, 두 기운을 치환할 수 있게 된 지금 와서 보니 그건 완전한 진실이 아니었다.
마기가 마나에 비해 격렬한 건 맞지만, 한편으론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단점도 분명하니 일장일단이 있는 것이다.
‘결국 본질은 같은 에너지니까.’
그러니 놈의 강대한 육체가 가진 장점과 마기의 불안전성을 생각하면.
‘처음의 일격……. 아니, 희망적으로 본다면 두 번. 적어도 두 번안에 끝내야 해.’
그 안에 단 한 번이라도 치명상을 입힌다면 이길 수 있다.
루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해내야 해. 또 도움을 받았어. 이래선 안 돼. 내가 누나야.’
초인의 경지에 오른 후에도 사라지지 않은 강박.
좀 전에 본 환상 또한 그 강박을 부추겼다.
다정한 부모, 아직 어린 동생들, 사랑받는 누나이자 큰딸인 자신.
‘……이라니. 바보 같아.’
이미 십 년도 더 지난 어린 시절에 포기했다 생각했던 것들이, 그녀의 마음을 무겁게 만들고 있었다.
그러자 아직도 볼에 아릿하게 남아 있는 손맛과 함께.
- 사신은 이런 현혹에 움찔하지도 않았어!
동생의 목소리가 뇌리에 생생하게 울려 퍼졌다.
미래의 자신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이제는 슬슬 감이 오고 있었다.
오러를 터득한 후에 다시금 재해석되는 그림자의 법 덕분이었다.
‘마음을 죽이는 법(Mind Killing).’
스스로의 마음을 죽여, 전투력과 더불어 정신 마법에 대한 내성을 극대화하는 방법.
솔직히 지금도 가능할 것 같기는 했다.
다만 그 방법을 써 버리면.
‘돌이킬 수 없게 돼.’
확실히 강해지기는 하겠지만, 그런 상태라면 의무감이나 명령으로만 움직이는 인형이나 마찬가지다.
그리고 동생에게 들었던 사신의 행동과 행적을 보면, 전생의 자신은 분명 그리했을 것이다.
그럴 만큼 삶이 괴로웠던 것인지, 아니면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따른 선택이었던 것인지.
지금 자신은 알 수 없고, 알고 싶지도 않았다.
‘나는 사신이 아니야.’
지금의 내가 더 낫다.
그것을 증명해야 한다.
- 크르르르르.
물 밖의 움직임을 주시하던 괴물이 비로소 입을 열고 흉성을 드러냈다.
동시에 호수의 물이 놈의 의지를 따라 통째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초월급 몬스터에 어울리는 엄청난 속성력.
거기에 실린 짙은 마기가 주변을 다시 검게 물들이기 시작했다.
놈의 주의와 그 마기가 온통 위로만 쏠린 그때.
물결에 흔들리던 놈의 그림자에서 루나가 뛰쳐나왔다.
그와 동시에, 벌어진 놈의 아가미를 향해 죽음의 오러를 실은 단검이 번개처럼 쏘아졌다.
초월무구는 아니지만 그림자의 법에 가장 잘 어울리는 가문의 신물, 움브라(Umbra)가 놈의 몸에 닿기 직전.
그제야 이변을 눈치챈 놈의 육체와 마기가 움찔하며 반응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늦었어.’
푸우우욱.
그녀의 단검은 벌어진 상어의 아가미 사이를 거침없이 파고들었고.
그것으로 모든 게 끝났다.
- 끄으으으으으!
호수 전체를 출렁이게 만드는 음파와 발작도 잠시.
놈의 회색 몸뚱어리가 한순간에 시꺼멓게 물들더니, 이내 머리끝부터 산산이 분해되기 시작했다.
‘이렇게, 쉽게?’
두 번째 공격을 준비하던 루나가 오히려 허망함을 느낄 정도였다.
- 말도 안 되는 사기적 특성이야. 자신을 가져.
- 이미 충분히, 넘치도록 도움이 되고 있어.
다시금 동생의 말이 머릿속을 맴돌며, 그녀의 입가에 자연스레 미소가 번졌다.
요동치던 호수가 다시 잔잔함을 되찾기 시작했을 때, 루나는 가루가 되어 사라지는 놈의 육체에서 떨어져 나온 단검을 받아 들고 수면 위로 솟구쳤다.
푸화악.
수면을 뚫고 허공으로 뛰어오른 그 순간.
“역시! 믿고 있었다고!”
“아우우우우!”
머맨들의 시체가 가득한 통로에서 환호하는 동생과 월랑.
그 모습을 보니 절로 웃음이 나왔다.
붉은 기가 가신 눈동자에 어느새 공포심이 깃든 채 뒷걸음질 치는 머맨들, 그리고 그 시체들이 사방에 널려 있는 끔찍한 풍경도 이상하게 좋아 보이기만 했다.
탁.
“그래도 다음부터는 상의 좀 하고 움직이라고! 걱정했잖아!”
지상에 착지하자마자 달려온 동생의 말.
그에 루나는 더 환하게 미소 지었다.
“걱정, 했어?”
“당연하지! 물속에서 숨도 못 쉬면서!!”
……대체 어떤 인간이 물속에서 숨을 쉬는데?
순간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지금은 고마운 마음이 더 컸다.
- 인류를 구하는 영웅. 그중 한 사람이 너야.
삶에 의미를 부여해 준 사람, 목적이 없던 삶에 목적을 만들어 준 사람.
그리고.
‘나를 걱정해 주는 동생.’
극한의 외로움 끝에서 만난, 가……족.
타이니를 단순히 의무감을 넘길 수 있는 혈족이 아니라 진짜 가족으로, 은인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을, 이제는 스스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고마워.”
“응? 뭘?”
“고맙다고, 내 동생.”
어쩐지 울컥하는 마음에 어리둥절해하는 타이니를 꽉 안아 주는데.
“왜, 왜 이래, 갑자기?”
당혹스러운지 안절부절못하던 녀석이 이윽고 슬쩍 품 안에서 빠져나갔다.
“아, 맞다. 상어! 저거 지느러미가 그렇게 맛있다던데. 젠장, 다 없어졌겠네.”
그러고는 괜히 투덜대며 딴청을 부리는데, 그런 모습에도 다시금 입가에 미소가 피어났다.
지금 이 순간, 루나는 확신할 수 있었다.
‘그래, 지금 내가 ‘그 사신’보다 나아.’
눈앞의 동생이 있어서 자신의 삶이 구원받았다는 것을.
마음속에 가득했던 어둠이 이 순간 거의 다 걷혔다는 것을.
대미궁의 회색빛이 왜인지 유독 환하게 느껴지는 순간.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활짝 웃었다.
“덕분에, 개운해졌어.”
“음? 뭐야, 갑자기, 어색하게…….”
마치 끊어 말하는 루나의 말버릇이 옮기라도 한 것처럼, 타이니는 어색한 표정으로 버벅대다가 이내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바로 화제를 바꿨다.
“빠, 빨리 밑으로 내려가자고. 가야 할 길이 많아. 아직.”
그가 그렇게 돌아서는 순간 살짝 붉어진 얼굴이 괜히 귀엽게 보였지만, 루나는 굳이 티를 내지 않고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가자. 빨리.”
같이. 같은 목표를 향해서.
굳이 말로 내뱉지 않은 공감대가 굳건하게 다져지는 순간.
그들이 대미궁을 내려가는 속도는 실제로 빨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만큼, 대미궁 안의 시간도 더욱 빠르게 흘러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