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화. 변화 (1)
이른 아침, 언제나 북적이는 황도의 대문.
성문이 열리자마자 황도에 들어오려던 상인들은 갑자기 뒤에서 나타난 엄청난 크기의 늑대를 보곤 혼비백산해 물러서기 바빴다.
“뭐, 뭐야!?”
“괴물이다!”
“용병들 어딨어!?”
“아아아악!”
정작 늑대는 아무 짓도 하지 않았는데 비명을 지르는 이들이 속출하며, 성문을 향해 길게 늘어서 있던 줄이 늑대를 중심으로 좌우로 갈라졌다.
덕분에 은빛 늑대와 그 기수는 자연스레 생겨난 길을 통해 성문으로 재빠르게 나아갔다.
“저, 저거 뭐야!”
“늑대!?”
“미친……! 막아!”
“위에 사람도 있는 것 같은데…….”
황도의 서문을 지키던 병력들 사이에서도 소란이 일었다.
그런데 그 순간.
“발렌티아가 수습기사, 토렌이다!”
볼이 움푹 꺼지고 두 눈에는 벌겋게 핏발이 선 갈색 머리 청년이 늑대 위에서 신분패를 내던졌다.
“갈색…… 아니, 염색한 것 같은데?”
“검은 머리? 뭐야, 저놈!?”
“눈 좀 봐. 온통 뻘건데 눈동자만 까매!”
“……서, 설마 마족인가?”
뿌리 쪽에 검은 머리가 드러나 있는 데다가 눈도 시뻘겋게 충혈된 수상한 모습에 경계 병력들이 죄다 무기를 들었지만.
“어?”
“이 신분패는?”
그가 던진 신분패에 깃든 마나가 뚜렷한 독수리의 형상을 취하는 것을 확인한 기사들은 감히 그를 검문하지 못했다.
“……신분 확인했다, 발렌티아의 수습기사. 하지만 황도에 그 늑대는 들이지 못한다.”
다소 굳은 얼굴의 외성 경비대 조장은 신분패를 돌려주며 그렇게 못을 박았다.
“아, 늑대…….”
그제야 자신이 뭘 타고 왔는지 알았다는 듯, 청년의 충혈된 눈이 늑대를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이내, 스르륵 소리와 함께 체고만 2m에 가깝던 늑대가 갑자기 사라졌다.
“헙!?”
“월…… 늑대만 없으면 되는 거죠? 그냥 뛰는 건 상관없죠? 그럼 이제 들어가도 됩니까?”
“어? 어, 어…….”
“되는 걸로 알겠습니다. 제가 좀 바빠서, 이만!”
대답을 채 듣지도 않고 신분패를 낚아챈 타이니는 그대로 성문 안으로 바람처럼 뛰어 들어갔다.
그런 그의 머릿속은 핼쑥해진 얼굴 이상으로 상태가 좋지 않았다.
“뭐, 뭐야!?”
“방금 뭐가 지나갔…….”
청년이 인파 사이사이를 바람처럼 헤치고 지나가는데, 그 눈은 멍하니 허공에 고정된 채 본능적으로 움직이고 있을 뿐이었다.
‘너, 너무 무리했어.’
뭘 먹지도 않고 잠도 자지 않은 채 영체의 타격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월랑을 닦달해 미친 듯이 내달렸다.
그 결과 머리는 멍해지고 배에서는 꼬르륵 소리가 메아리쳤다.
‘주, 죽을 것 같아.’
그나마 다행이라면 무리한 보람이 있는지 결혼식 전날 아침에 도착했다는 것.
하지만 목표를 달성했다는 안도감이 드는 순간, 눌러 뒀던 생존 본능이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꾸르르르르르르르륵.
뱃가죽에서 울리는 요란한 소리. 갈수록 혼미해지는 정신.
‘먼저 잘까, 먹을까? 잘까, 먹을까……?’
본능이 머릿속을 완전히 잠식하기 직전, 가까스로 부여잡은 이성이 현재 상황을 간신히 분석했다.
우선 하나, 결혼식은 내일이다.
둘, 아직 시간상 여유는 충분히 있다.
셋, 영양분만 채워지면 잠은 나중에 자도 된다.
그러니 먼저.
“밥부터…….”
우선 배부터 채운 뒤, 카리나에서 있었던 일을 영감에게 보고한다.
이성과 본능이 극적으로 타협을 하는 순간.
멀리 발렌티아 저택이 눈에 들어왔고, 그의 입가에는 침이 고이기 시작했다.
점점 빨라진 그의 발은 어느 순간 바람으로 화해 저택의 식당까지 단숨에 내달렸다.
* * *
“식당에 마족이 들이닥쳤대!”
“음식을 마시고 있다는데?”
“그게 뭔 소리야?”
웅성웅성.
황도의 발렌티아 저택 사용인들이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저택의 식당으로 향했다.
이내 식당에 들어선 그들은.
우당탕탕.
요란한 소음을 일으키는 화제의 주인공을 본 순간 홀린 듯 그 자리에 멈춰 서고 말았다.
“……저게 뭐야?”
“사람 맞아?”
“얼마 전에 본 수습기사님 같은데, 머리가?”
하지만 사용인들의 구경거리가 된 짐승…… 아니, 타이니는 자기 몸높이만큼의 접시 탑을 3개나 쌓고 나서야 간신히 그 시선을 의식할 수 있었다.
끄으윽.
“아…… 사, 살 것 같다.”
포만감이 느껴지는 나른한 표정.
편안하게 내뱉은 그 대사가 지켜보던 이들을 더 놀라게 만들었다.
“저만큼이나 먹어 놓고…….”
“살 것 같다고!?”
“사람 맞나…….”
질린 눈으로 그를 바라보는 사용인들의 시선이 하나둘 느껴지기 시작하자, 집 나갔던 타이니의 이성이 슬슬 돌아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동시에, 이상한 점 하나를 감지해 냈다.
들어오면서 보았던 저택의 입구, 식당으로 오는 길, 그리고 현재의 식당 안까지.
떠나기 전의 광경과 가장 큰 차이점이 뒤늦게 떠오른 것이다.
‘저택 내에 기사가 거의 없다……? 뭐지?’
불길한 예감이 가슴을 스치고 지나가는 순간, 그는 벌떡 일어나 식당의 시종을 붙잡고 물었다.
“각하는!? 제나스 경은 어디 있나? 기사들은 다 어디 갔고?”
그러자.
“그, 그야 다 크레임 궁에 가셨지요. 그, 결혼식 예행연습이 있다고…….”
“크레임 궁? 아, 예행연습…… 엥? 예행연습에 왜 발렌티아 기사들까지 동원된 거지?”
“그, 그렇게 말씀하셔 봤자 저야 모릅니다만…….”
시종이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눈을 내리까는데, 어디선가 들어 본 듯한 목소리가 대신 대답을 내놓았다.
“황태자 전하께서 요청하셔서 간 것이네. 그런데…… 자네가 그때 그 꼬마가 맞나, 정말? 내 눈을 믿을 수가 없군.”
“그러게. 이게 말이 되나?”
그 목소리를 따라 자연스레 고개를 돌리자, 건장한 체격의 쌍둥이 남자들이 보였다.
금발에 파란 눈, 각진 얼굴. 첫인상도 꽤 기억에 남은…….
“트렌 공자!!?”
“오, 정말이었군. 타…… 흠, 뭐랬지? 그…… 이름 말야.”
“토렌이라고 했잖아! 머리 좀 굴리고 살자, 트렌. 그리고 토렌 경, 이 바보만 기억하고 나는 몰라보면 섭섭한데?”
그와 똑 닮은 쌍둥이라면 모르려야 모를 수가 없었다. 발렌티노에서는 아주 유명한 이들이었으니까.
“글렌 삼공자님이십니까?”
“그래, 만나서 반갑네.”
트렌과 글렌, 발렌티아가의 쌍둥이 형제. 대충 지은 토렌이라는 가명의 출처들.
하지만 이들은 또 왜……?
“공자님들은 참석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런데 기사들은 전부 입궁했다니, 대체 지금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겁니까?”
“우리야 가고 싶었지. 그런데 아버지께서 절대 오지 말라고, 내일 본식에나 참석하라고 하셨단 말이지. 애런 형님도 박박 우기지 않았다면 안 데려가셨을 거 같은데…….”
“무슨 이유가 있겠지, 뭐.”
쌍둥이는 ‘혹시 너는 뭐 아는 거 없냐’ 하는 눈빛을 보내 왔지만, 이들 중 지금 가장 혼란스러운 것은 바로 타이니였다.
‘검제가? 대체 왜……?’
지금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거야?
뭔가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예감에, 타이니는 흐릿한 정신을 단숨에 붙들었다.
“아까 황태자 전하의 요청이라고 하셨습니까? 기사단이 파견된 것이? 대체 왜요?”
“연습도 실전처럼……이라고 하시더구나. 하지만 솔직히 무언가 숨기시는 기색이긴 했어. 직계인 우리가 예행식에 가지 않는 것도 시빗거리가 될 텐데. 이상하단 말이지.”
“아…….”
“솔직히 말해 주게, 토렌 군. 이 상황에 임무를 다녀온 자네는 뭘 알 것 같은데, 그렇지?”
글렌의 예리한 시선이 타이니의 전신을 훑었지만, 정작 타이니는 대답해 줄 정신이 없었다.
‘……뭔가 틀어졌다.’
쌍둥이를 보는 타이니의 눈이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고, 이내 사태 파악에 혈안이 되어 안 그래도 지친 뇌가 더욱 혹사당하기 시작했다.
뭐지? 뭘까?
‘쌍둥이, 쌍둥이는 빼놓고…….’
후계자인 애런만 데려갔다. 고작 예행연습에 기사 모두와 후계자를. 쌍둥이만 남겨 놓고…….
“심지어 제나스 단장도 떼어 놓고 가려고 하셨는데, 단장은 몰래 따라붙었지. 제나스 단장은 뭔가 아는 눈치였는데, 자네도 아는 게 있나?”
……뭐?
그 순간 직감이 번개같이 움직였다.
‘쌍둥이들과 제나스, 모두 내가 전생에서 보지 못했던…….’
죽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이들.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는 순간.
“설마!?”
타이니는 자신도 모르게 버럭 고함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날짜가 당겨졌다! 내일이 아니라 오늘이야!!’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이 상황에 앞뒤가 맞는 결론은 그것뿐이다.
“젠장! 당장 황궁으로! 크레임 궁으로 가야 합니다, 공자님들! 어떻게든 지금……!”
“……뭐? 뭔 소리야 갑자기.”
타이니의 말에 트렌은 그저 어리둥절했지만.
“좋아, 안 그래도 찜찜했어. 일단 가면서 이야기하자고!”
글렌은 기다렸다는 듯이 그런 형제의 팔을 잡아끌었다.
* * *
두두두두두.
“피, 피해!”
“말이다!”
“미친!”
“대체 누가 황도에서 저런…….”
대로를 광야처럼 질주하는 일단의 기마를 본 행인들이 비명을 지르며 이리저리 밀려났다.
하지만 이내.
“……독수리 깃발!?”
“발렌티아다!”
“공작가에서 왜?”
질주하는 기마의 선두에 꽂힌 깃발을 보며 그저 의문을 표할 뿐이었다.
“충!”
기마 질주에 놀라 출동한 경비대원들은 독수리 문양을 발견한 순간 태도를 바꾸어 경례하며 예를 표했지만, 기수들은 그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게 말이 돼!?”
“제가 직접 경험했습니다!”
“젠장, 그래도 황궁인데!?”
“닥쳐, 트렌! 혹시나 사실이면 최악의 상황이다! 달리는 데나 집중해!!”
타이니와 쌍둥이 형제, 그리고 그 호위 기사들은 마치 경주하듯 계속해서 속도를 높일 수밖에 없었다.
조금 전 타이니의 말이 사실이라면, 예상되는 파장이 너무나도 컸으니까.
“정지!”
“속도를 늦춰라!”
“이곳은 황궁이다!”
아세리안 내성 입구의 병사들도.
“이곳은 내성 황제 폐하께서 머무르는 곳이다. 속도를……!”
“지급이다! 발렌티아 가문에서 책임지겠다!”
내성, 황궁을 순찰하던 기사들도 독수리의 깃발 아래선 한 발 뒤로 물러섰다.
미친 듯한 질주 끝에 결혼식이 열릴 황태자의 궁전, 크레임 궁 앞에 다다랐을 때 그들은 마침내 익숙한 얼굴들을 마주할 수 있었다.
“뭐야?”
“공자님들?”
“저택에 계신 거 아니었어?”
성 밖에서 경비를 서고 있던 발렌티아의 기사들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들을 맞이했지만, 일행은 지금 한가하게 인사나 나누고 있을 상황이 아니었다.
“아버지는!?”
“당연히 궁 안에 계시지요.”
제나스가 굳은 얼굴로 타이니를 바라보면서도 글렌의 말에 대답했다.
“이제 곧 예행식이 시작될 시간이니까요.”
그 말에 글렌이 고개를 획 돌려 타이니를 바라보았다.
“우리가 들어가 보겠다. 달리 전할 말이 있나?”
지금 저 궁 안에 들어갈 자격이 있는 사람은 황족과 발렌티아 직계들뿐이었다.
타이니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에, 그저 긴말 없이 손바닥을 펴서 글렌에게 내밀었다.
“컹!”
손바닥 위의 월랑이 주변에 악마추종자가 없다는 걸 알려 줬지만, 타이니는 왠지 그래서 더 불안했다.
“이 아이를 데려가십시오.”
“컹.”
작아진 월랑의 모습을 본 글렌은 한순간 놀란 듯 눈을 빛냈지만, 그는 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월랑을 집어 들더니 곧장 궁 안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젠장. 타…… 큭, 토렌! 만약 네 말이 틀리면 혼날 줄 알아!!”
“시끄러워, 바보야! 헛소리할 시간에 달려!”
트렌이 아무래도 걱정스러웠는지 타이니를 보며 소리를 질렀지만, 이내 형제에게 귀를 잡혀 비명을 지르며 사라졌다.
그 상황을 심각한 안색으로 바라보는 기사는 오직 한 명, 제나스뿐이었다.
“모두 자리를 지켜라! 그리고 궁을 주시하라! 이상 상황이 생긴다면 바로 들어간다!”
미리 언질을 받은 것이 있는 듯, 연신 기사들을 단속하는 제나스.
“타, 아니 토렌 군! 지금 대체 무슨 일인 건지 자네는 아는 것 같은데, 내게 설명 좀 해 주겠나?”
“자, 잠시만……!”
하지만 타이니는 그런 제나스에게 대꾸할 틈도 없이, 어리둥절한 기사들의 시선을 받으며 얌전히 정신을 집중했다.
글렌의 손에 들려 궁 안으로 들어간 월랑에게로.
* * *
- 뎅!
작은 황금 종이 울리며 대전 전체에 청아한 소리를 퍼트렸다.
그리고 이내.
“이제 곧 황태자 전하의 결혼식 예행연습이 시작됩니다. 본식에서 실수하지 않도록, 모두 집중해 주시기 바랍니다.”
단상 위에 선 대주교의 말에 여기저기에서 담소를 나누던 사람들이 일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본식에서는 공후작급 귀족들도 참석하겠지만, 지금은 그저 황족과 발렌티아가의 직계들뿐. 대주교의 지시에 따라 이동하는 이들 대부분이 황족이었다.
“그럼 공작님, 후에 뵙겠습니다.”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저도 그럼…….”
검제를 둘러싸고 있던 방계 황족들이 가벼운 묵례와 함께 지정석으로 이동하는데, 그 중심에 있던 당사자는 답례조차 없이 딱딱한 표정으로 사방을 살피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에 황족들은 잠시 언짢은 표정을 지었지만, 궁에 들어설 때부터 공작의 표정이 좋지 않은 것을 보았기에 굳이 따지지 않고 돌아섰다.
무엇보다 ‘방계’ 황족은 신분상으로는 공작과 같은 항렬이지만, 황궁을 떠나는 즉시 누리고 있는 모든 것을 잃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런 그들에 비해 공작은 모든 것을 갖춘 권력가였으니, 대놓고 불평을 표출하는 사람이 있을 리가 없었다.
그러니 그들은 그저.
“역시 딸 바보라더니.”
“시집보내기가 그렇게 아쉬우신가 봅니다.”
“참, 초인도 이렇게 보면 그냥 부모군요.”
체면을 세워 보려는 듯 저들끼리 소곤거리며 지정석으로 향할 뿐이었다.
“아버지, 그래도 답례 정도는 하시는 게…….”
아들이자 후계자인 애런이 걱정스러운 안색으로 일렀지만.
“신경 쓰지 마라, 애런. 그런 것보다 수상한 움직임이 없는지나 살펴보거라.”
“……예.”
정작 초인인 공작은 황족들의 작은 목소리에는 귀도 기울이지 않고 있었다.
‘어디냐?’
황궁의 마나 동결 결계도 초인을 막지는 못한다.
그렇기에 그는 감각을 예리하게 세워 가며 대전 전체를 살피고 있었지만, 도무지 걸리는 것이 없었다.
황태자가 언급했던 황실 기사단장과 기사들이 틈틈이 수상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긴 하지만.
‘내가 알기론, 우리 기사단이 있는 이상 저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분명 저들 말고 다른 게 있을 텐데?’
이를테면 악마추종자나 다른 위협들이 도사리고 있을 터였다.
그런데 그의 감각에 도무지 잡히는 게 없었다.
그 상황에서.
“자, 잠시만!”
“트렌 폰 발렌티아, 글렌 폰 발렌티아 공자 입궁하셨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말이 들려왔다.
‘이 녀석들이!?’
이곳에 없어야 할 아들들. 재앙에서 살아남을 만한 힘도 없는 녀석들이라 놓고 왔는데, 어째서 이곳에 나타났단 말인가.
집중이 흐트러진 검제가 도끼눈을 뜨며 쌍둥이를 바라보는 순간.
다급한 표정의 글렌과 그의 손바닥 위에 있는 작은 강아지가 눈에 들어왔다.
‘월랑? 타이니가 벌써……!?’
굳어 있던 검제의 얼굴에 자신도 모르게 화색이 돌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