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화. 영주를 만나다
필레스의 내성 앞문을 지키고 있던 병사 롬은 겨울답지 않게 유난히 따뜻한 햇볕에 눈살을 찌푸렸다.
“하필 이렇게 좋은 날에 새벽부터 근무냐. 집에서 늦잠이나 잤으면 좋았을 텐데.”
하지만 같이 근무를 서던 래틴은 평소와 달리 호응해 주질 않았다.
“정신 차려, 롬. 인베더에 난리가 났다잖아. 그…… 가게들도 거의 문을 닫았다던데.”
“그 가게?”
“있잖아, 임마.”
래틴이 저속한 손동작으로 생략한 단어를 표현하자, 그제야 이해한 롬이 ‘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 때문에 람 기사님도 영주님한테 불려 가서 근신 처분 받았다잖아. 거기다 장의사 힉스 영감이 밤중에 미친 듯이 시체를 나른다는 소문도 있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긴장해.”
“아, 나 근무 나올 때 그 영감이 외성 문으로 들어오는 거 봤어. 그 재수 없는 영감탱이, 얼굴이 하얗게 질렸던데?”
“진짜?”
“어, 누구한테 맞았는지 앞니가 죄 빠져서는 다리까지 쩔룩거리던데……. 아, 그럼 그게 진짜……?”
“그래, 건달들 사이에서 큰 싸움이 난 건 확실한 것 같아. 오늘 영주님이 부른 타…… 뭐더라? 여튼 그 사람이 새 두목이라던데.”
“아, 좀 이상한 이름이었는데. 타…… 아! 타이니! 그런 이름으로 건달 두목이라고?”
“지금 이름이 중요한 게 아냐. 요새 이상한 소문이 얼마나 많은데.”
“이상한 소문?”
“못 들었어? 뭔 괴물 꼬마가 건달들을 다 때려눕혔다느니 괴물 늑대가 나타났다느니, 아주 난리가 났잖아.”
“……그게 뭔 개소리야?”
긴장하라고 하는 소리라기엔 너무 얼토당토않은 말.
황당함에 인상을 찡그리는 롬을 보며, 래틴은 그런 반응을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뭐, 그만큼 뒷골목이 흉흉하다는 거겠지. 요즘 상부 분위기도 심상치 않아. 그러니 긴장하라고.”
“에이씨, 이 좁은 도시에 뭐 이리 재수 없는 소문이…….”
롬은 투덜거리면서도 느슨하던 자세를 바로잡았다.
소문의 실체야 어찌 되었건, 경계를 강화하라는 명령이 내려온 것은 사실이었다. 괜히 순찰하던 기사한테 트집이 잡히기라도 하면 이 ‘꿀 보직’을 잃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자세를 바로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멀리서 검은 머리 꼬마가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옷차림은 거지처럼 꼬질꼬질했지만 가볍게 통통 튀는 걸음걸이는 활기찬 것이, 아마도 끼니는 잘 챙겨 먹는 서민 집 아이 같아 보였다.
‘아니, 우리 영지민 중에 검은 머리도 있었나?’
순간적으로 드는 의문에 고개를 갸웃하는데, 걸어오던 꼬마는 길을 돌아가지 않고 그대로 직진하여 그들의 앞으로 다가왔다.
“정지!”
“꼬마야, 돌아가! 이 안쪽은 영주님과 가신 분들이 사시는 곳이다.”
큰 도시라면 내성 안쪽에도 사람들이 많이 살겠지만, 필레스는 그 정도의 규모는 아니다.
실제로 내성에 사는 이는 영주의 일가와 기사들의 장원, 그리고 내부 가신 일족들뿐이었으니, 내성에 드나들 수 있는 것도 초대받은 자나 그들에게 고가품을 팔러 오는 상인들뿐이었다.
그런데 다가온 꼬마가 생각지도 못한 말을 꺼냈다.
“영주님께서 부르셔서 왔는데요?”
“뭐?”
“이 꼬마가 뭐라는 거야? 얘야, 그런 말 함부로 하면 큰일 난다. 혼나는 수가 있어. 얼른 집에 돌아가.”
래틴이 좋은 말로 타일렀지만, 소년은 그를 보며 살짝 웃었을 뿐 돌아갈 생각은 없어 보였다.
“흠, 명령이 내려오지 않았나요? 타이니라는 사람이 찾아온다고?”
“응? 아……! 헐, 꼬마야. 너 그 얘기 어디서 들었냐? 영주님 명령이 어떻게 이런 애들한테까지…….”
“내가 그 타이니예요.”
“떽! 그 사람은 인베더의 새 두목이라고! 꼬마야, 너 그렇게 사칭하고 다니다간 진짜 큰일 난다. 뒷골목 건달들은 우리와 달리 진짜 무섭다고! 아예 근본부터가 달라!”
딴에는 진심을 담은 충고를 건넸는데, 돌아오는 대답이 이상했다.
“그래서 당신들은 사람대우를 받는 거예요. 검은 머리라고 차별도 안 하고.”
“뭐?”
히죽 웃는 꼬마의 모습에 살짝 께름칙한 기분이 들긴 했지만, 그래도 설마 싶었다.
그런데.
“이거 참……. 덩치가 작아서 여러모로 불편하네.”
“꼬마야, 너 무슨…….”
알 수 없는 소리에 다시금 호통을 치려는 순간, 그들의 눈앞에 반투명한 늑대의 형체가 나타났다.
- 크르르르.
“우와악!”
“끄압!”
화들짝 놀라 튀어 오른 롬과 그 자리에 주저앉아 버린 래틴.
그 모습을 보며 타이니는 다시 한번 빙긋 미소를 지었다.
“제가 타이니입니다. 안내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병사님들?”
하지만.
“허으…….”
“으아, 으아. 이, 이게…….”
롬과 래틴이 그 요청에 응답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렸다.
한바탕 소란 끝에 간신히 그들을 진정시킨 타이니가 안내를 받으며 내성으로 향하는데, 그 길의 마지막 관문인 영주관에 들어설 때도 비슷한 일이 생겼다.
“뭐? 아, 네놈이 그 타이니인가 하는 천민…….”
고까운 눈으로 타이니를 내려다보던 집사 역시.
- 크르르.
“히이익!”
월랑을 보고 나서는 당장이라도 오줌을 지릴 것 같은 얼굴로 다리를 후들후들 떨기 시작했다.
그런 꼴들을 보고 있자니 타이니로선 자연히 한숨이 나올 뿐이었다.
‘이거 정말, 체구 때문에 불편할 거란 생각은 못 했는데.’
거구로 살았던 전생의 기억이 남아 있는 탓인지, 사람들이 자신의 작은 몸집을 우습게 볼 것이라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다. 새삼 월랑을 만난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마 영주의 집무실 앞에 서 있던 기사의 태도는 조금 달랐다.
“람에게 듣기는 했지만, 정말 어리군. 허…….”
어이가 없다는 듯한 헛웃음.
하지만 반듯이 깎은 갈색 머리에 각진 얼굴, 푸른 눈을 번뜩이는 장년의 기사는 그 와중에도 빈틈을 보이지 않고 타이니의 전신을 천천히 훑어보고 있었다.
그 눈을 마주 보던 타이니는 코웃음을 치며 기사의 뒤편에 있는 고풍스러운 문을 바라보았다.
“여기는 손님을 세워 두고 관찰하는 게 예의인가 보지?”
처음 그를 맞이했던 두 병사가 보았다면 경악을 금치 못했을 광경.
병사들에게는 존대를 했던 그가, 기사에게는 오히려 반말을 뱉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타이니에게는 당연한 일이었다.
눈앞의 기사는, 그에게 필레스 영지에서 가장 타락한 기사 중 한 명으로 기억되는 놈이었으니까.
‘기사단장 크란.’
하지만 그런 속사정을 모르는 당사자는 반응이 좋을 리 없었다.
“손님? 하, 꼬마야. 주제 파악은 제대로 해야지. 감히…….”
크란의 손이 허리에 찬 검으로 향하고, 전신에선 살기가 피어오르는데도 타이니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기사단장 따위가 영주의 손님을 공격할 셈인가? 당신이 무슨 영주의 상관이라도 되나?”
그 말이 뒤따르던 집사의 얼굴을 하얗게 만들고 크란의 눈썹에 경련을 일으켰다.
“쓰레기장에서 자란 놈이라 그런지 입에서 악취가 나는구나.”
악취는 구린 돈 받아 처먹는 네 뒷구멍에서나 나겠지.
비틀린 웃음을 머금은 타이니는 크란의 시선을 피할 생각도 하지 않았다.
당장 싸움이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험악한 분위기에, 안색이 창백하게 질린 집사가 서둘러 둘 사이에 끼어들었다.
“크란 경, 영주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그래, 그렇지. 이거 실례를 했군, 꼬마 손님. 하지만 안에 들어가서는 말조심을 해야 할 거야. 영주님께서는 무척 엄한 분이시니까.”
크란은 타이니를 깔아 보며 경고를 날렸지만, 돌아온 것은 빈정대듯 흘리는 웃음뿐이었다.
그 반응에 크란의 표정이 다시 굳어졌지만, 그는 더 이상 말을 잇지 않고 집무실의 문을 두드렸다.
“영주님, ‘뒷골목’의 타이니가 왔습니다.”
뒷골목이라는 말에 유난히 힘을 준 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문 안쪽에서 대답이 들려왔다.
- 들어와라.
끼이이익.
친절하게도 문을 열어 주는 크란을 따라, 타이니는 영지의 지배자가 있는 방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갔다.
“호오? 이거 정말 어리군. 허허, 살다 보니 이런 경우를 다 겪네…….”
가벼운 어조로 감탄을 뱉으며 다가온 중년의 미남자. 곱게 빗어 넘긴 붉은 머리 안쪽, 매섭게 번뜩이는 푸른 눈이 타이니를 응시했다.
그 시선을 받은 타이니는 정중히 왼쪽 무릎을 꿇고, 주먹 쥔 오른손을 심장 부근에 대며 고개를 숙였다.
“필레스의 지배자를 뵙습니다.”
“호오? 예법은 또 어디서 배운 것이냐? 마치 기사 같군.”
피식 웃는 영주의 말투에는 비웃음이 어려 있었지만, 타이니의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
‘티몬 폰 필레스 남작.’
그는 이제 필레스에 남아 있는 악당 중 둘째가라면 서러울 쓰레기였다.
그러나 상종 못 할 쓰레기라도 엄연한 귀족, 타이니가 기사의 작위를 받더라도 놈이 반역에 준하는 죄를 짓지 않는 이상 목을 칠 수도 없는 존재였다.
‘그래서 혼란스러웠었지.’
누나의 뜻에 따라 당당하게 살기로 결심했던 것은 전생에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그때의 그는 영주 때문에 처음부터 현실과 타협해야만 했다.
어디까지가 당당한 삶이고 어디까지가 비굴한 삶인지, 한참을 고민하게 만든 당사자.
하지만 이번 생에는 다르다.
세상 물정 모르는 어린 소년이 아닌 괴력의 기사 타이니는, 이미 신념에 따라 결론을 내린 지 오래였다.
악인에게 죗값을 치르게 하는 것은 가장 현실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하니, 현실을 무시한 이상은 악인을 벌하는 데 불필요할 뿐이다.
……라고 말이다.
그러니.
“영주님을 뵙기 위해 연습을 좀 했습니다.”
지금의 타이니는 필요하다면 쓰레기 앞에서도 얼마든지 본심을 숨길 수 있는 인내심을 갖추고 있었고.
“호오, 크란 경을 대할 때와는 좀 다른 것 같은데?”
“어찌 칼과 그 주인을 대하는 태도가 같을 수 있겠습니까? 저 역시 영주님의 숨은 칼이 되고자 하는 사람인데 말입니다.”
큰 그림을 위해 잠시 자존심을 내려놓는 것쯤이야 얼마든지 할 수 있었다.
“허허? 기사단장인 크란을 경쟁자로 생각하겠다? 꼬마 손님이 정말 배포가 크군. 이거 정말 볼수록 수수께끼야, 어찌 그 나이에…….”
영주는 말끝을 흐리며 묘하게 빛나는 푸른 눈으로 무릎을 꿇은 타이니를 내려다보았다.
“……그럴 수가 있지? 혹시 드워프나 엘프의 피가 섞였나? 겉모습만 어려 보일 뿐, 실제 나이는 꽤 먹었다든가 말이야.”
“그럴 리가요. 올해 열세 살이 되었습니다.”
“열세 살!?”
영주와 기사단장의 눈이 동시에 커지는데, 그 모습을 본 타이니가 슬쩍 웃으며 답했다.
“뒷골목은 좀 험하지요. 철이 좀 일찍 든 것으로 생각해 주십시오.”
“흐음. 뭐, 아무래도 좋아. 눈앞에 당사자가 있는데 믿지 않을 수도 없지. 그런데…….”
차갑게 웃은 영주가 서늘한 눈으로 고개를 숙이며 타이니와 눈을 맞췄다.
“……내 숨은 칼이 되겠다는 녀석이, 내 지갑은 아주 작살을 내 놨더라고? 이게 어떻게 된 걸까?”
살기를 품은 웃음.
그 살벌한 얼굴을 마주하면서도 타이니는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놈이 울프 패거리와 인베더를 어찌 생각하는지는 이미 잘 알고 있었다. 애초에, 그런 것도 모르면서 일을 벌일 수는 없었다.
“물론 그 또한 영주님을 위하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 태연한 대답이, 영주는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었다.
“뭐라? 하하하, 머리 좀 굴릴 줄 아는 꼬마인 줄 알았더니, 역시 아직 세상 물정을 모르는구나. 나를 위한 일이라 생각했다?”
“명하신다면 이 자리에서 베어 버리겠습니다, 로드.”
스르릉.
그 옆에서 칼을 꺼내 드는 크란 역시 타이니의 대답이 아니꼽기는 마찬가지인 듯했고, 영주도 그를 말릴 생각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발렌티아 공작가에서 공작령 산하 영지에 매춘과 마약에 대한 일제 단속을 시작했다는 소식을 들으셨습니까?”
이어진 타이니의 말에는 그들의 안색이 대번에 굳어졌다.
“……뭐?”
“일전에 발렌티아의 공녀님께서 이 영지를 방문하신 적이 있으시지요? 그 일행에게 들은 말입니다. 혹시나 해서 확인해 본 결과, 사실이었고요.”
물론 정말 확인해 본 건 아니지만, 엄연한 사실이긴 했다.
그렇기에 준비한 수가 통할 거라 확신할 수 있었다.
“발렌티아에서 곧 휘하의 영지에 대한 대대적인 감찰을 행한다는 소문도 확인했습니다. 괜히 불똥이 튀기 전에 미리 정리한 것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것 역시 사실이었다.
전생에서 울프 패거리를 뒤엎을 당시, 이미 인베더의 규모는 엄청나게 줄어들어 있었다.
그 일도, 이 시기 필레스 남작가가 엄청난 벌금을 물고 몰락 직전까지 몰린 일도……. 같은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지금의 남작에게는 아마 처음 듣는 이야기일 터.
“……뭐라?”
그가 이렇게 흥분하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믿기 어려우시다면 따로 알아보셔도 무방합니다.”
타이니의 자신감 어린 얼굴은 영주의 표정을 더욱 굳어지게 만들었다.
“로드, 어린아이의 헛소리일 뿐입니다. 설마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발렌티노에 있는 창관만 해도 그 수입이…….”
“입 닥쳐, 크란.”
“……죄송합니다.”
반론을 제기하던 크란은 제 주군의 일갈에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그래, 그 막내 공녀의 성년식이 얼마 남지 않아 뭔가 대대적으로 정리하려 한다는 얘기를 듣긴 했지. 그게 설마…….”
혼잣말을 중얼거리던 영주는 이내 정색을 하며 다시 타이니를 아래위로 훑어보았다.
“흐음, 그래. 네 말이 사실이라면, 오히려 이건 칭찬할 만한 일이겠지.”
“감사…….”
“그러나 아직 너를 인정한 것은 아니다. 숨은 칼이 되고 싶다고 했나? 그 건은 소문의 진위를 알아본 후에 천천히 생각해 보지.”
“알겠습니다.”
물론 그때쯤엔 넌 이미 끝난 거나 마찬가지겠지만.
울프가 영주의 명령을 받고 빈민이나 유민을 노예로 팔고 창녀를 양산했다는 증거가 적힌 장부는, 이미 두 갈래로 나뉘어 공작령을 향하고 있을 테니까.
‘전생처럼 벌금만 물고 끝낼 수는 없을 거야, 쓰레기.’
타이니는 진심을 담아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영주의 말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그건 그렇다 치고, 설마 오직 나를 위해 인베더를 정리했다는 핑계를 곧이곧대로 믿어 줄 거라 생각하지는 않겠지?”
날카롭게 빛나는 푸른 눈.
하지만 이미 예상을 했던 질문인바, 타이니의 대답에는 망설임이 없었다.
“물론입니다. 제가 인베더를 소탕한 건 울프에게 개인적인 원한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영주님께 도움이 되리라는 사실은 그 후에 알았고요.”
여기까지는 모든 질문과 대답이 타이니의 예상대로 흘러가고 있었다.
그런데.
“……그래, 솔직해서 좋군. 그럼 좀 더 솔직하게 나와 줬으면 좋겠군. 늑대의 정령을 다룬다던데, 설마 그게 울프에게서 빼앗은 정령석에서 나온 건가?”
이어진 질문은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뭐?’
당황스러운 마음에 자신도 모르게 그 푸른 눈을 멍하니 바라보는데.
- 크르? 크르르르.
그의 영혼 안에서 월랑의 힘이 먼저 반응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