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7화 붉은 오두막집
오한결 일행을 태운 헬기가 빠른 속도로 미국 남부 국립공원을 가로지르고 있다.
윌리는 긴장감에 몸을 움츠린 채 되도록 밖을 보지 않으려고 애를 쓰며 말했다.
“오마이갓. 문화재단의 정체는 뭡니까? 어떻게 헬기를 보유하고 있죠?”
강철 지부장은 수소문 끝에 마이크 폴이 미국 남부 국립공원 근처 사막에서 유랑 생활을 하고 있다는 정보를 얻었다.
문제는 이동 수단인데, 비행기를 타고 차로 이동하면 며칠이 걸리는 일정이라 오한결의 뉴욕 출장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
고심 끝에 서울 본사에 자문을 구하자, 신태진 회장의 지시로 명일그룹 미국 지사가 보유한 전세기와 헬기를 얻어 탈 수 있었다.
강철 지부장은 창밖을 여유롭게 바라보던 오한결을 보고 생각했다.
‘마치 수십 번도 넘게 헬기를 타본 듯한 저 여유는 도대체 뭘까?’
녹색의 숲을 지나자 건조한 느낌이 물씬 풍기는 갈색의 사막 풍경이 오한결 일행의 눈을 사로잡았다. 그렇게 한 시간을 더 이동하자, 바위산으로 둘러싸인 곳에 붉은 지붕의 자그만 집이 눈에 보였다.
“저기가 마이크 폴의 집인 것 같군요.”
헬기는 마이크 폴의 집 근처에 거친 바람을 일으키며 착륙했다.
오한결 일행이 차례로 헬기에서 내리자, 미소를 머금은 마이크 폴이 먼저 스스럼없이 다가갔다.
“오한결 작가, 드디어 만나게 됐군요.”
마이크 폴이 오한결의 손을 잡고 미소지었다.
“저야말로, 마이크 폴을 드디어 만나게 됐군요.”
최하늘은 오한결의 새로운 모습에 살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처음 본 상대에게 항상 당당했고 더러는 차가울 정도로 감정을 숨기던 그가 마이크 폴에게 만큼은 스스럼없이 상냥함을 표현하고 있지 않은가?
‘이게 대체 무슨 일이지? 작가님의 이런 모습은 처음이야!’
멍하니 오한결과 마이크 폴을 바라보던 최하늘에게 마이크 폴이 손을 내밀었다.
“그쪽이 최하늘 씨군요. 강철 지부장에게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놀란 최하늘이 강철 지부장을 바라보자, 그가 입을 열었다.
“워낙 실력 있는 직원입니다. 뉴욕에 데려오려고 했더니, 서울 지부의 이나영 팀장이 절대로 놓아주지 않더군요. 하하.”
마이크 폴이 너털웃음을 지었다.
“저 같아도 오한결 작가가 있는 서울 지부에서 일하고 싶겠어요. 하하.”
최하늘이 얼굴을 붉히며 살짝 뒤로 물러서자, 윌리가 기회를 엿보다 불쑥 마이크 폴 앞으로 끼어들었다.
“뉴욕대 앤드류 교수님 조교로 일하고 있는 윌리입니다. 정말 팬입니다! 이렇게 만나 봬서 영광입니다!”
평소 고지식하고 엄격한 성격이라고 소문난 마이크 폴 앞에서 윌리는 긴장한 채 악수를 하기 위해 손을 내밀었다.
지금 이 순간 만큼은 그가 뭐라고 호통친다고 해도 기분이 좋을 것 같았다. 마이크 폴은 영원한 윌리의 우상이니까. 사실상 그의 평론으로 예술에 대한 개념을 알게 됐고 결국 이렇게 예술을 전공까지 하지 않게 되지 않았는가?
우려와는 달리 마이크 폴은 가볍게 윌리의 손을 잡고 말했다.
“어서 와요. 나도 만나서 기쁩니다.”
혼자 멍하니 기쁨에 찬 얼굴을 하고 있던 윌리를 놔두고 일행은 마이크 폴이 거주하는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마이크 폴의 집은 혼자 살기 딱 적당한 크기의 붉은색 오두막집이었다. 사각의 형태에 뾰족한 지붕을 가진 몹시 단순한 모형이지만 주변 사막의 풍경과 묘하게 어울리며 한 폭의 절묘한 그림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그 옆으로는 태양광 패널이 설치된 점으로 보아, 자체 전력으로 생활하는 것 같았다.
건물 내부로 들어서자, 1층에는 침실과 부엌이 합쳐져 있었지만 몹시 깔끔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풍겼다. 모서리 벽면에 설치된 사다리를 통해 2층으로 올라서면 천장이 시원하게 뚫린 작은 라운지가 있었다.
“밤이 되면 이곳은 저만의 영화관이 됩니다.”
마이크 폴이 라운지에 놓인 야외용 흔들의자를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저곳에 누워 있으면 끝없이 쏟아지는 밤하늘의 은하수를 바라볼 수 있어요. 텅 빈 사막의 밤하늘은 너무나 빛나는 별들로 가득하답니다.”
두 손을 모은 최하늘이 말했다.
“어머, 그럼 오늘 저녁에 이곳에서 은하수를 볼 수 있는 거예요?”
“그럼요. 저도 그 시간을 무척 기다리고 있습니다.”
모두 환하게 웃으며 한껏 기대감을 드러낼 때, 오직 윌리만이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가 보기엔 흔들의자가 너무 작아 보였기 때문이다. 비싼 거 같은데 혹시 자신이 앉았다가 부서지기라도 하면 그 돈을 배상을 해줘야 하나?
“저기, 질문이 있는데요. 의자는 튼튼한가요?”
질문의 의도를 파악한 마이크 폴이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두 명이 올라서도 거뜬합니다.”
썰물처럼 일행이 라운지를 빠져나갔는데도 윌리는 그대로 서서 고민에 빠졌다.
‘두 명은 좀 애매한데, 세 명 정도는 버틸 수 있다고 하면 좀 안심이 됐을 텐데.’
윌리는 벽면에 걸린 거울에 자신을 비추며 웅장한 자신의 몸매를 살폈다.
‘상관없겠다. 최근에 다이어트 성공했잖아.’
그러자 뒤늦게 오늘 밤 은하수를 볼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대도시 뉴욕 생활을 만족하는 편이지만 가끔은 이렇게 자연 속에서 평화로운 휴식을 취하며 별을 보는 낭만을 꿈꿨던 윌리였다. 사실 ‘은하수 보기’는 윌리의 버킷리스트였다.
마이크 폴이 앞마당에 불을 지피고 미리 준비한 소고기를 굽기 시작했다. 붉은 숯불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맛있어 보이는 고기가 지글지글 익어가고 있었다.
건조한 사막의 공기를 타고 맛있게 익는 단백질 냄새가 사방으로 진동하자, 윌리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이런 삭막한 곳에 아름다운 냄새가 퍼지고 있군요.”
최하늘이 은근슬쩍 다가와 말을 걸었다.
“많이 드세요, 윌리.”
흠칫 놀란 윌리가 최하늘을 살짝 흘기며 툴툴거렸다.
“다음부턴 일정 변경하려면 미리 저와 상의하셔야 합니다.”
그렇게 윌리는 뉴욕 일정을 짜기 전 과정을 불평과 불만을 섞어서 토로하기 시작했다. 원래 자신은 예술가인데 왜 행정업무를 해야 하냐는 말부터 천재적인 오한결 작가와 일하면 예술적 노하우를 가르쳐 주냐는 허무맹랑한 질문까지 끝없이 이어졌다.
계속 삐쳐있던 윌리의 마음을 풀어줄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한 최하늘은 잠잠히 들으며 기계적으로 고개를 끄덕여 줬다.
“아무튼, 다음부터는 제 의견도 좀 물어봐 주세요.”
“네, 그럴게요. 꼭 상의할게요. 우리는 한 팀이잖아요!”
그 말에 윌리의 마음이 눈 녹듯 스르르 풀렸다. 자신의 말이 효과 있다고 생각한 최하늘이 내심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그동안 속 안에 있던 마음을 모두 털어낸 윌리는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자리를 옮겨 마이크 폴을 도와 식사를 차리기 시작했다.
상당히 피곤한 얼굴로 최하늘이 구석에 마련된 의자에 털썩 주저앉자 오한결이 그녀 곁으로 다가와 말을 걸었다.
“피곤해 보여요. 무슨 일 있었나요?”
“사회 생활했어요. 서울에 돌아가기만 해봐라, 복수하고 말 테다!”
갑작스럽게 복수를 다짐하던 최하늘을 의아한 눈빛으로 바라보던 오한결이 물었다.
“윌리는 꽤 예민한 사람 같아요.”
“어머, 어떻게 아셨어요? 관심 없는 줄 알았는데.”
“티를 안 낸 거죠. 최하늘 씨가 좀 편하라고 윌리를 달랠 겸 오늘 일정에 윌리를 집어넣은 거잖아요.”
최하늘이 무척 감탄한 얼굴로 대답했다.
“아! 그랬군요. 어쩐지 데이비드 오 교수님과 앤드류 교수님도 안 온 출장에 윌리를 데리고 와서 놀라긴 했어요. 좀 생뚱맞긴 했거든요. 근데 저를 생각해서 그러신 거였다니…….”
최하늘이 감동을 받았는지 말도 끝맺지 못하고 물끄러미 오한결을 바라보았다. 오한결이 가만히 서서 그녀의 시선을 받아주자 갑자기 최하늘의 얼굴이 붉어졌다.
너무 솔직한 감정을 드러낸 것이 민망했는지 최하늘이 후다닥 부엌으로 뛰어가며 외쳤다.
“그릇을 가지러 가야겠어요!!”
야외에 차려진 식탁에서 맛있는 점심을 먹은 일행은 커피를 마시며 광활한 자막의 풍경을 눈에 담고 있었다. 모처럼 찾아온 휴식이었고 웅장한 날것 그대로의 자연이 주는 힐링의 시간이었다.
모두 잠시 침묵을 즐기며 차를 마시고 있는데, 마이크 폴이 오한결에게 물었다.
“뉴욕과 이곳은 거리가 꽤 먼 거린데도 불구하고 나를 만나러 와줘서 너무 고맙네. 혹시 내게 부탁할 거라도 있는 건가?”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젊은 예술가가 자신을 찾아온 건 기쁘지만, 상당히 먼 거리를 날아온 것 자체가 사실상 부자연스럽다고 느꼈다. 그렇게 친분이 있는 건 아니었으니까.
오한결은 마이크 폴의 말을 듣자마자, 그가 참으로 현명하고 똑똑하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오한결은 장거리 여행을 할 만큼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 회귀 전 천재적 능력을 갖게 된 이후 오한결의 능력을 알아보고 예술계의 중심으로 이끈 사람이 바로 데이비드 오 아니었던가?
그에게 선물을 주고 싶었다.
‘당신은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회귀 전 당신에게 인정받았던 그림을 당신께 선물로 주고 싶어요.’
그때 공원에서 자신이 그리던 그 그림을 다시 그려 그에게 헌정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이해하지 못할 회귀 전 이유보다 좀 더 현실적이고 그럴듯한 이유를 들어 설명했다.
“지난번 CNN 인터뷰가 너무 감사해서 그림을 하나 선물할까 해서요.”
“내게 그림을 선물하고 싶다고? 이런 영광이 다 있나!”
오한결이 그림을 그린다는 말에 주변 사람들이 귀를 쫑긋 세웠다.
“혹시 그림을 그릴 도구가 있을까요?”
오한결이 그림 도구를 준비해줄 것을 요청하자, 최하늘과 윌리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평소 거구의 몸을 움직이기 귀찮아하던 윌리도 오한결의 그림을 볼 생각에 가벼운 몸짓을 보였다.
이젤 앞에 앉은 오한결에게 강철 지부장이 물었다.
“어떤 그림을 그릴 건가? 사막 풍경? 아니면 마이크 폴의 초상화?”
“공원의 여유로운 풍경이요.”
오한결의 엉뚱한 대답에 강철 지부장이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국립공원 말인가? 거긴 여기서 잘 안 보이지 않은가?”
오한결은 대답 대신 천천히 고개를 흔들고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마이크 폴은 그런 오한결의 모습을 무척 흥미롭게 바라보며 머릿속에서는 이미 펜과 연필이 준비돼 오한결의 모든 몸짓에 대한 평론을 쓸 준비를 마쳤다. 그건 평생 평론가로 살아온 마이크 폴의 습관이었다.
눈을 감은 오한결은 회귀 전 뉴욕 인근 공원에 앉은 자신을 상상했다.
맑고 화창한 초여름 주말 오후.
인근 거주지역에 살던 주민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나와 자전거를 타며 놀고 있다.
꺄르르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실은 바람이 공원을 무심하고 가로지른다.
오한결이 초록색 물감을 잔뜩 붓에 묻혀 화면을 중간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싱그러운 햇살에 생동감을 더하는 그 초록 잎을 묘사하던 오한결은 자신도 모르게 행복한 미소를 머금었다.
그림의 배경으로 공원의 싱그러움이 담기자, 오한결은 부지런히 행복에 겨운 아이들과 그들의 부모의 모습을 생동감 있게 그려냈다.
자전거를 타며 신난 표정을 짓는 아이와 아직 혼자 자전거를 타지 못하는 아이는 잔뜩 겁을 먹은 표정으로 페달을 밟고 그 뒤를 조심스럽게 잡고 있는 아버지의 다부진 표정도 생생하게 담아냈다.
모든 걱정과 시름을 털어 버리고 웃음만 가득한 주말 오후의 공원 모습이 완성됐다.
모두 한동안 말없이 그림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평화로운 뉴욕을 공원을 왜 사막 한가운데에서 그렸을까? 분명 사연이 있는 그림인 건가? 압도적인 실력에 감동하면서도 그 이면에 감춰진 내용에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도 어쩌면 당연해 보였다.
하지만 마이크 폴은 그런 의구심보다 오로지 감탄의 시선으로 그림을 관찰했다.
오한결의 그림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가슴속에 품고 있던 여유로움과 행복을 느끼게 해주고 있다. 진정한 예술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거라고 굳게 믿던 마이크 폴에게는 오한결의 공원 그림은 그 어떤 작품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완벽해 보였다.
‘이 그림을 보고 어찌 오한결을 위대하다 생각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는 하늘에서 내려온 예술가임이 틀림없다. 내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는 오한결을 매년 올해의 예술가로 추천할 것이다.’
오한결은 다시 한번 마이크 폴에게 그림을 건네주며 말했다.
“제 그림을 인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건 선물로 드릴게요.”
“어찌, 이런 멋진 그림을 보고 인정 안 할 수가 있나요.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군요.”
모두가 오한결이 부린 마법에 흠뻑 빠져 있을 때 불현듯 요란한 휴대폰 벨소리가 정적을 깨웠다.
“아, 죄송합니다. 전화가 왔네요. 잠시만요.”
미안한 표정의 강철 지부장이 양해를 구하고 통화를 위해 자리를 비웠다.
그림에 푹 빠져 있던 사람들도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서로의 얼빠진 모습을 보며 히죽 웃었다.
“하하……. 오한결 작가님은 정말 대단합니다. 그림에서 헤어 나올 수 없어요.”
“맞아요! 호호. 매번 보지만 볼 때마다 새롭고 신비스러워요.”
최하늘의 말에 윌리가 부러운 눈빛을 보냈다. 이런 수준 높은 실력을 매번 옆에서 봤다니,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
마침 통화를 마치고 돌아온 강철 지부장이 조심스럽게 말을 전했다.
“일정을 변경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 뉴욕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급하게 문화재단 뉴욕 지부에 처리해야 할 일이 생겼거든요. 헬기가 이리로 오고 있다고 합니다. 죄송합니다.”
최하늘이 주변을 정리하며 대답했다.
“아쉽네요. 그래도 무척 재밌었습니다.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아요.”
마이크 폴이 잠시 고민하더니 강철 지부장에게 말했다.
“이런, 저는 저녁까지 있을 줄 알고 오늘 은하수 체험도 준비했는데요.”
시무룩해진 윌리가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은하수……. 그거 저도 무척 보고 싶었거든요. 지부장님, 오늘 저녁에 출발하면 안 될까요?”
윌리의 간절한 부탁에 강철 지부장이 잠시 고민을 하더니 전화를 걸어 헬기 시간을 조정해 보려 했다.
잠시 뒤 그가 어렵게 입을 열었다.
“죄송하지만, 저녁에는 안전 때문에 안 된다고 하네요. 지금 해가 지기 전에 출발해야 해요.”
아쉬운 마음에 오한결 일행은 마이크 폴과 작별 인사를 하고 헬기를 타고 다시금 국립 공원 상공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윌리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상기된 얼굴로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아, 나의 버킷리스트. 잔뜩 기대하게 만들어 놓고. 이게 뭐람.’
최하늘이 윌리의 모습을 힐끗 본 뒤 오한결에게 하소연하듯 속삭였다.
“에휴, 겨우 삐진 거 풀어줬더니, 물거품이 됐네요. 지금도 완전히 삐쳤네요.”
오한결이 히죽 웃으며 윌리를 바라봤다.
“윌리는 아이 같은 순수함이 있네요. 삐쳐도 귀엽잖아요.”
최하늘이 고개를 들고 오한결을 어이없다는 듯이 쳐다봤다.
“혼자 삐져있는 사람 상대해 봤어요? 사람 피 말려요. 오한결 작가님은 이 분야를 잘 모르나 보네요. 아, 스트레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