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던전 도는 장갑차-26화 (26/42)

〈 26화 〉 ­ 5. 늪에 내린 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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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늪에내린닻

“건축물대장이랑부동산등기필증도다작성되어있네요! 사기는아닌것같아요!”

에탕다르가발랄하게말했다.

지금이게발랄할일인가?

던전에건축물대장이왜있냐고!

허가받고합법적으로짓는던전도있어? 도대체왜? 어째서? 왜??

“국가는도대체뭘하고있는거야! 악령이랑몬스터의소굴을짓는데퇴치는커녕허가를내준다고? 여기가무슨악의제국이야? 마계촌이냐?”

“뭐~ 악령도생명이니까요~”

에탕다르가방글방글웃으며대답했다.

“악령이왜생명이야! 개넨이미죽었잖아! 백보양보해서암세포도생명이라고쳐! 근데악령은아니라고! 걔넨이미죽었다고! 시체라고!! 넌머저리냐!”

나는당최이해가안가서에탕다르에게소리를질렀다.

“말이심하네요! 생각이없는건당신이겠죠! 몬스터의생존권을보장하지않으면또제국광장에몰려들어서시위를할거라고요? 악령권투쟁도못들어봤어요?”

“그딴건듣도보도못했어!! 몬스터들한테시위, 집회, 결사를허용해준다고? 그렇게잡몹들생존권에신경쓰시는양반들께서지금우리를몬스터퇴치하라고보낸거야? 모순이잖아! 아이러니잖아!”

“원래악령권투쟁은모순과싸우는것…. 모르면공부하세요! 악령권감수성좀챙기시고요!”

“웃기지마!! 그딴거신경쓸까보냐!! 대학살이다!! 악령권따위는자기네들고향인지옥에서나챙기라그래!! 나는퀘스트를완수하는게목적이라고!”

“흐음… 근데우리는몬스터가아니라탈영병을퇴치하러왔다. 악령이아니라사람을잡는게목표지.”

잠자코듣고만있던베르쿠트가지적했다.

“뭔놈의나라가이래?! 악령이랑몬스터한테는던전까지지어주고정작사람은잡아다가죽인다고?! 목에다가100만실링까지걸어서?!”

“뭘그렇게호들갑을떨어요? 탈영병이잖아요? 군인이라고요? 군인을… 사람으로쳐야하나요…? 굳이따지자면아인족…?”

람피리데가곰곰히고민했다.

“군인도사람이야!! 사람이라고!! 오히려몬스터쪽이더사람이아니라고!”

“혹시이런격언을알고있나요? 사람이! 먼저다!”

에탕다르가감성적으로말했다.

“사람을먼저죽여서뭘어떻게할생각인데!!”

“잘됐네요. 신께먼저영접할수있고좋잖아요?”

람피리데가차게식은목소리로비아냥거렸다.

“싫어!! 피스키퍼따윈이제싫어!!”

나는기겁을하며람피리데에게서물러났다.

“뭔가요…. 아무리불신자라지만이정도면종교알레르기아닌가요? 처형마려운데요.”

“넌안당해봐서그래…! 신은…! 공무원이야…!!”

“이단심판관앞에서자꾸이단발언하는건자살시도인가요?”

“진정해라, 신관. 처형은퀘스트가끝나고해도늦지않다. 지금은이던전에어떻게들어갈지부터생각해야한다.”

베르쿠트가람피리데를진정시켰다.

“던전에들어가는법? 맡겨주세요!”

그러자에탕다르가엑조세를휘두르며던전을처부수려했다.

“이정신병자야, 고소당한다고!!”

나는에탕다르를뜯어말렸다.

“으엑? 뭐예요! 그럼어떡하지는건데요!”

“그냥걸어가자.”

“리온은할줄아는게장갑차떨구는거밖에없으면서, 잘도장갑차를버리고걸어가자는무능한말을나불나불지껄이고있네요. 생각을너무안해서뇌에곰팡이라도핀거예요?”

에탕다르가신랄하게뇌까렸다.

“시끄러워. 너도할줄아는거라곤공격마법밖에없잖아. 그것도쓸때마다빚만늘어나는그빌어먹을고장난불량마법말이다. 네놈이지금남의무능을욕할팔자냐?”

나도지지않고맞받아쳤다.

“자, 자, 그만들싸우고빨리들어가자.”

결국베르쿠트가에탕다르와나를진정시켰다.

“그래! 허튼소리그만하고그냥걸어가! 여기까지태워준것만으로도감지덕지해!”

베르쿠트의지지를등에업은내가단호히선언했다.

“안걸을거거든요!! 날아갈거거든요!! 이땅개!! 똥강아지!!”

에탕다르는치기에차서바락바락나에게달려들었고,

“그래요. 잘갔다오세요~”

람피리데는나에게손을흔들었다.

이신관은왜자꾸탈주하려는것일까?

“너는또어디로도망치려고?”

“잊었나요? 장갑차를타고간다는조건하에리온이앞장서기로했잖아요? 그런데지금와서같이걸으라고한다면계약위반이죠~ 소시지랑나란히걸어가다가다같이훈제될일있나요?”

람피리데가생긋웃으며답했다.

“아하! 그렇게나오시겠다, 이거지? 그래! 그럼원하는대로해주마! 전부타! 전원승차! 열외는없다!”

“하아? 갑자기왜흥분을하고그래요? 못들었어요? 여기는부동산에등재된엄연한사유지라고요. 함부로훼손했다간고소당할걸요?”

람피리데가이해가안된다는얼굴로나를쳐다봤다.

“…틀린말은아니다. 던전입구의폭이좁아서이장갑차는통과할수없다.”

베르쿠트도람피리데의의견을거들었다.

“잔말말고타기나하시지! 다계획이있으니까!”

그래. 전부계획이있다.

나를멍청한소시지취급하는저망할땡중을엿먹일계획이.

“수상하군요…. 당신같은소시지한테계획따위가있을리없는데….”

람피리데가노골적으로나를의심했다.

“이봐. 내가너를의심할때는거품물고발작을하더니, 정작네놈은자연스럽게나를의심하는고만! 네이웃을사랑하지는못할망정, 의심질이나하고말이야! 이구라땡중이!”

나는구라땡중에게비난을퍼부었다.

“윽…. 비겁하게경전구절을가지고따지다니….”

람피리데가낭패라는듯이이를갈았다.

“하하하! 비겁하다니! 웃기는군! 비겁한건경전의가르침을의심하는너의얕은믿음! 그짧은신념이다! 이불신자야! 캬하하하하!”

“부, 불신자라니! 크우으…. 알았어요…. 타면되잖아요! 진짜! 귀찮게….”

람피리데가투덜거리면서나의요구에응했다.

그러면서내가말한대로다시장갑차에올라탔다.

그녀는세나키숲을통과했을때와동일하게전차장석으로기어들어갔다.

람피리데는뚱한얼굴로앉아장갑차가움직이기만을기다렸다.

그렇게, 나는그녀가함정에걸려들었음을직감했다.

“큭큭큭….”

나는비열하게웃으며람피리데를따라서장갑차에올랐다.

그리고는,

“어라…? 갑자기무슨…….”

전차장석해치를잠그고닫아버렸다.

“이…! 이…! 이불신자가아아…!!”

람피리데가포탑안에서비명을내질렀다.

물론해치는내부에서잠금장치를해제할수있게끔설계되었다.

그러나람피리데가그조작방법을알고있을리는만무했다.

람피리데는우리에갇힌맹수처럼포탑안에서소리쳤다.

그런다고내가그녀를풀어줄이유는없지만.

“자, 쓰레기도포장했으니까, 이제출발할까?”

나는장갑차연료통을두드리며베르쿠트에게말했다.

“…너도어지간히악랄하구나.”

베르쿠트가지겹다는듯이말했다.

“악랄한곳에서살아남으려면악랄해져야지!”

나는씩씩한목소리로베르쿠트에게대꾸했다.

“…다시한번말하는데저는저기절대안탈거예요!!”

그때, 에탕다르가슬그머니나타나서나한테선언했다.

“나도너를장갑차에구겨넣을생각은없어. 너안에서구토할거잖아.”

“그래요! 안에서똥도쌀거예요!”

“귀엽게생긴주제에똥싸는소리하지마라.”

“싫은데요!! 똥쌀건데요!!”

“에라이, 미친정신병자년.”

나는에탕다르에게질색하여장갑차조종수석으로기어들어갔다.

“왓하하! 이겼다!”

에탕다르는도대체그어디서승리감을느꼈는지, 기뻐하고있었다.

“잔말말고잘따라오기나해.”

“제걱정은하지마시죠! 그쪽이나죽지않게애쓰라고요!”

에탕다르가당돌하게나에게답변했다.

그러면서그녀는엑조세를꺼내어가뿐히그위에올라탔다.

“잠깐만…. 리온…. 또네가조종하는거냐….”

베르쿠트가꺼림칙한시선으로나를올려다봤다.

“그럼누가조종해?”

“네조종실력은람피리데의인성보다조금나은수준이잖아?”

“갑자기인신공격을때려박네. 나도내조종실력이나쁘다는것쯤은알고있거든?”

“그래도람피리데의인성보다조금나은게어디예요!”

에탕다르가방글방글웃으며말했다.

“최악보다조금낫다는거잖냐? 거기서더내려가면무면허밖에더돼?”

“정확하다. 네조종실력은무면허보다조금나은수준이다.”

“뭐야, 그럼람피리데의인성은무면허라는뜻이야?”

“굳이따지자면면허취소수준이지.”

베르쿠트가단호하게답변했다.

“다들리거든요!! 다들린다고! 당장열어요!! 이거열어!! 빌어처먹을불신자이단새끼가!! 창자를뽑아서척수랑연결해서곱창을만들어버리겠어요! 지옥으로가는길에아가리심심하지않게도시락으로처먹으라고요!”

잔뜩약이오른람피리데는포탑안에서경건한욕설을쏟아내고있었다.

“흐음…. 역시면허취소자답군.”

베르쿠트가람피리데의욕설에감탄했다.

“가, 가둬놓는게좋을것같네요….”

에탕다르는조금겁을먹고뒷걸음질쳤다.

“이대로더있으면진짜사고라도칠것같으니까슬슬움직이자.”

나도람피리데의광분이조금씩무서워지기시작했다.

“크워어아아아아아아악!!!”

람피리데가짐승의울음소리를내고있었다.

“출발! 출발이다! 베르쿠트! 빨리타!”

“큭…. 내키지는않지만어쩔수없군….”

베르쿠트가입술을씹으며포탑위로깡총뛰어올랐다.

그리고는포수석으로쏙기어들어갔다.

거기까지확인한나는조종수석해치를단단히걸어잠갔다.

곧큰충격이있을테니까.

“베르쿠트으으으!! 이거열어줘요!!”

람피리데가베르쿠트에게소리를질렀다.

포수석은전차장석과포탑내부공간을공유한다.

람피리데는베르쿠트가포수석으로기어들어오는것을발견한것이다.

“아, 알았다…! 일단진정해라!”

긴장한베르쿠트가우선람피리데를진정시켰다.

“베르쿠트으으으…!! 당신도다진쇠고기가되고싶나요!!”

잔뜩화가난람피리데가베르쿠트를위협했다.

“아, 알겠으니까… 조금만기다려….”

람피리데의협박을못이긴베르쿠트가슬금슬금밖으로기어나왔다.

베르쿠트의손이닿은곳은해치키.

놈은지금람피리데의봉인을해제하려들었다

“이배신자!”

젠장! 이대로가만히있을수만은없었다!

네놈이람피리데를풀어놓도록멋대로놔둘까보냐!

이대로람피리데가풀려나면나는진짜소시지가된다고!

“배신자라니……. 나는애초에너랑협력한적도없… 으아아아악…!!”

나는악셀을한계치까지때려밟았다.

“문답무용! 현시간부로기동이다!”

장갑차내부가요동쳤다.

무게중심이순간적으로뒤로기울었다.

울컥이는충격과함께베르쿠트가뒤로주저앉았다.

“꺄아앗…!”

람피리데가귀여운비명소리를내었다.

방금까지괴물의포효를늘어놓던깡패가맞나싶다.

“우으…. 아파아….”

람피리데가작게신음했다.

장갑차가급발진하면서어딘가에부딪쳤나보다.

물론내가알바는아니다.

“장애물은강행돌파다!”

나는출력을곧장끌어올렸다

디젤엔진이연료를빨아먹으며종감속기에토크를걸었다.

속도계가순식간에치솟아올랐다.

목표는던전의입구.

화강암을깎아만든낡아빠진던전이다.

나는던전의입구를전속전력으로처박아서,

그대로뚫고들어갈생각이었다.

“아가리벌려! 장갑차들어간다!”

“무슨…! 무슨생각이야…! 무슨생각이야아아!!”

당황한베르쿠트가해치를붙잡고얼어붙었다.

“베르쿠트! 들어가! 뒤지기싫으면!”

나는베르쿠트에게경고했다.

돌을깎아만든던전에철을뽑아만든장갑차를때려박는다.

아마도장갑차밖에들러붙은모든단백질이으스러질것이다.

장갑차내부에숨어서그방호력을활용하는편이가장안전한선택이다.

“고, 고맙다아…!”

베르쿠트는내경고를듣고헐레벌떡장갑차안으로빨려들어갔다.

거기까지확인한나는한층더속력을높였다.

19톤에달하는철갑의거체에가속이붙었다.

속도는점점제어할수없는영역까지치솟아올랐다.

전방의시야가좁아졌다.

기름을끓인매연의냄새가코끝을때렸다.

저멀리보이던던전이한순간에가까워졌다.

기민하게움직이던BMP­3 보병전투장갑차는,

탄력을받은것처럼매끄럽게던전을향해질주했고,

그좁은입구를좀처럼꿰뚫지못한채,

그대로격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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