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될놈될-123화 (123/219)

00123 5-9. 시작의 불씨 =========================

셸리도 충분히 어리광을 피웠는지 표정을 달리하며 본론으로 넘어갔다.

“다른 건 아니고요 망자섬 주변의 해류 때문이에요.”

“해류에 문제라도 있어?”

셸리가 설명하기 쉽게 테이블 위에 있던 성냥 두 개를 집어 들었다.

성냥을 십자 모양으로 교차하여 방위표를 만들곤 성냥갑을 테이블 중앙에 놓았다.

“이 성냥갑이 망자섬이라 치면 망자섬 북쪽과 동쪽은 소용돌이 지대가 형성되어 있어요. 소용돌이 사이마다 길이 있긴 한데 너무 좁아서 지금 로엘이 타고 있는 배로는 못 들어가요.”

“북쪽과 동쪽 해안에는 상륙할 수 없다 이거군.”

“네, 로엘이 보냈던 사람들은 아예 해저를 통해서 남쪽 해안을 통해 들어갔죠.”

“우리도 빙 돌아서 남쪽 해안으로 들어가면 안 되나?”

“근데 얼마 전에 정찰 보낸 듀공들이 말해줬는데 남쪽 해안에 뭔 요상한 것들을 만들어 뒀대요. 나무를 옮겨 심어서 미로 같은 걸 만들고 모래사장에는 성게처럼 뾰족뾰족한 철침을 뿌려두기 시작했다더라고요.”

철침은 분명 말과 모우를 쉽게 상륙시키지 못하기 위한 조치인 게 분명했다.

말이나 모우는 다리에 상처를 입으면 탈 수가 없다.

미로를 만든 건 병력을 분산시키기 위함이리라.

각개전투로 가면 저희들이 더 유리하다고 여기고 있는 모양이다.

얘기를 듣던 그란데 백작이 성냥갑 남쪽을 두드렸다.

“남쪽은 배제하는 게 좋겠습니다. 저희는 물론이고 두 공작님들도 전부 기마대를 끌고 오실 테니까요.”

“그럼 남은 건 서쪽 해안뿐이군. 셸리, 서쪽 해안은 어땠어?”

“서쪽 해안은 해안절벽지대라서 정박 자체가 불가능해요.”

“섬을 아주 제대로 골랐구만. 적 입장에선 남쪽만 막으면 되는 거였잖아.”

“차라리 상륙반을 따로 구성해서 먼저 내린 후에 철침을 치우고 나머지 병력을 상륙시킬까요?”

“그럼 상대가 더 좋아하겠지. 올라온 병력을 해치우긴 더 쉬울 테니까.”

“그러면......”

로엘과 그란데 백작, 더프는 어떻게 상륙하느냐, 상륙해서 어떻게 싸우느냐에 대해 논하기 시작했다.

진지함을 머금은 세 사람의 대화는 비전문가가 듣기에는 다소 지루한 감이 있었다.

셸리는 이미 하품을 해대기 시작했고, 베나티아도 지루한지 손톱 끝을 정리하며 딴짓을 하였다.

세 남자의 대화를 듣고 있던 베나티아가 문득 고개를 들며 간단하게 한 마디 던졌다.

“다 됐고 일단 내가 브레스 한 방 쏘면 되는 거 아냐?”

열띤 토론을 하고 있던 세 남자는 입에 찰보리빵이라도 넣은 듯 멍해졌다.

확실히 베나티아의 브레스 한 방이면 망자섬 정도는 모조리 얼려버릴 수 있을 거다.

로엘은 좋은 생각이라 여겼다.

“하긴 죄다 마족이니까 강력한 일격으로 정리하는 게 가장 좋긴 하겠죠.”

“당연하지. 브레스 한 방이면 테헤란도 한 방에 얼려버릴 수 있는 걸.”

“근데 생각보다 일이 그리 단순한 게 아니에요. 상대도 누님이 있다는 걸 알 테니까 어느 정도는 대비해두고 있겠죠.”

“보험은 필요하다는 거네.”

“물론이죠. 차라리 이렇게 하는 게 낫겠군요. 그러니까 먼저 누님이 브레스를 쏘고 그게 안 먹힐 경우에......”

베나티아까지 포함 시키면서 작전회의가 점점 더 길어졌다.

지루함을 버티지 못한 셸리는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

빌로스 왕국 동부에 위치한 파스텔 공작령.

파스텔 공작 가의 저택 안에선 파렛이 빠른 걸음으로 걷고 있었다.

파렛은 파스텔 공작의 침실로 들어서며 자신이 전해들은 정보를 전하였다.

“아버지 들으셨습니까? 전하께서 기사들을 모아 망자섬이란 곳으로 향했다고 합니다. 아버지? 갑자기 짐은 왜 꾸리십니까?”

파스텔 공작은 침실 안에서 짐을 꾸리고 있었다.

급하게 떠날 준비를 하는 것처럼 말이다.

파스텔 공작의 입에서 짐을 꾸리는 이유가 흘러나왔다.

“지금 당장 망자섬으로 갈 테니 내가 없는 동안 영지를 잘 꾸리고 있거라.”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아버지께서 망자섬으로 가신다고요?”

싸움은커녕 검을 쥘 수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마른 몸을 지닌 파스텔 공작이다.

그런 파스텔 공작이 마족과의 전투가 있을 예정인 망자섬에 간다하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배를 타고 가야하는데 제대로 도착이나 할 수 있을지 걱정이었다.

허나 파스텔 공작은 개의치 않고 짐 꾸러미를 꽉 동여매었다.

“갔다 오마. 병력은 병사들만 열 명 정도만 데려갈 테니 그리 알거라.”

“아버지, 적어도 이유는 말씀해주셔야죠. 굳이 마족이 득실득실한 곳에 가려는 이유가 뭡니까?”

“신경 쓰이는 녀석이 있어서 말이다.”

“그게 누굽니까?”

“나와는 질린 악연을 가진 놈이지. 혹시 모르니 내가 가야만 한다.”

“검을 놓은지 10년이나 되신 분이 가서 어쩌시려고요?”

파스텔 공작은 뼈만 남은 손가락을 드러내 보이며 말했다.

“내가 가는 것만으로도 전하께 큰 도움이 되는 거란다.”

그리 말하며 바깥에 대기하던 병사로 하여금 짐 꾸러미를 마차에 싣도록 명하였다.

파스텔 공작은 10년 전에 특이현상에 휘말려 마계로 떨어졌었다. 거기서 영혼공유 능력을 가진 마족에게 육체를 빌려주게 되었다.

살아남기 위해서 말이다.

마족은 파스텔 공작의 몸을 이용해 강대한 힘을 끌어 모았고, 그 힘을 이용해 마계에서 세력을 키웠다. 허나 마계를 지배하는 마계 7기둥을 넘지 못함을 직감하고 인간계 침공을 재개할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속셈을 알아챈 파스텔 공작은 마족과의 정신력 싸움 끝에 육체의 소유권을 되찾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다. 그런데 목숨을 끊는 과정에서 다시 특이현상에 휘말려 가이아 대륙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복귀할 때 떨어진 곳이 둠러스의 레어였고, 둠러스의 도움을 받아 몸속의 마족을 쫓아내는데 성공했다.

그 뒤로 평범함을 추구하며 살았으나 이번에 로엘이 망자섬 토벌을 선언하면서 그때 그 마족의 위치와 속셈이 드러났다.

파스텔 공작은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망자섬으로 향하기로 하였다.

‘이걸로 종지부를 찍을 수 있기를......’

///

망자섬까지 이제 반나절 정도의 거리를 남긴 상태였다.

로엘은 빌로스 서쪽 해안에서 출발하여 망자섬으로 향하던 케이델 공작, 드리안 공작의 함선과 마주치게 되었다.

총 15척의 함선이 한 덩어리가 되어 남은 거리를 주파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였다.

케이델 공작과 드리안 공작은 각자 보좌를 한 명씩 거느리고 로엘의 함선으로 넘어왔다.

먼저 케이델 공작이 인사를 올렸다.

“케이델이 전하께 인사 올립니다.”

케이델 공작을 따라온 그의 오른팔 로스트 역시 예를 갖추었다.

로스트는 늙은 몸임에도 불구하고 노익장을 과시하듯 오크토벌 때보다 훨씬 더 팔뚝이 굵어져 있었다.

이어서 드리안 공작도 한 쪽 무릎을 꿇으며 인사를 올렸다.

“드리안이 전하께 인사 올립니다.”

드리안 공작 뒤에는 등이 굽은 30대 초반의 사내가 서있었다.

그 역시 드리안 공작을 따라 로엘에게 인사를 하였다.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전하. 클로이치라 합니다.”

드리안 공작의 3책사 중 병법에 능통한 클로이치였다.

이번에는 전투에 임해야하기 때문에 클로이치를 대동한 것이었다.

보기에는 등이 굽은 노총각처럼 보이지만 뛰어난 병법가이다.

전생과 전전생에서 클로이치의 지략은 대단했었다.

특히 전생에서 로엘이 두 번째 통일전쟁을 일으켰을 때, 하니온 왕국의 철벽 요새라 불리던 보스케 요새를 이틀 만에 점령한 건 아직도 잊혀지지 않았다. 당시 보스케 요새는 농성을 하며 드리안 공작군의 보급이 끊길 때까지 버티려 했었는데 그때 클로이치가 꾀를 내었다.

돌을 쌓고 그 주위에 보급품을 얹어 보급품의 양을 부풀려 보이게 했던 것이다.

그것 본 보스케 요새의 귀족들은 장기전은 오히려 더 불리하다 여겨 정면대결로 나왔다가 무참히 깨지고 요새를 내주고 말았다.

클로이치가 있다면 빌로스 토벌군의 전략 폭도 훨씬 넓어진다.

로엘은 두 공작을 앞에 두고 자신이 짠 작전을 말해주었다.

“시작은 베나티아 누님의 브레스로 시작할 거야.”

두 공작은 좋은 생각이라 여겨 화색을 띠었다.

“잘만하면 브레스 한 방에 정리될 수도 있겠군요.”

“좋은 생각이십니다.”

“그리 되면 좋겠지. 하지만 적이 대비할 경우를 대비해서 그 뒤의 작전도 생각해놨어. 브레스가 막힐 경우엔 내가......”

브레스가 막힐 경우에 시행할 작전에 대해서도 알려주었다.

로엘의 작전을 듣고 있던 두 공작이 표정을 달리 하였다.

“말씀하신 작전은 전하께서 짊어져야 할 위험부담이 너무 큽니다. 다른 방법은 없었습니까?”

“이게 제일 효율적이야.”

“흐음, 그래도 조금 걱정되는군요. 전하 혼자 먼저 해안가에 가신다니......”

걱정하는 두 공작과 다르게 클로이치는 로엘의 의견에 적극 찬성했다.

“전 좋다고 생각합니다.”

드리안 공작은 전투에 관해선 클로이치의 능력을 인정하기에 반대 의견을 접었다.

“자네가 그리 말한다면 전하의 작전이 최선인가 보군.”

“하지만 두 공작님의 말씀도 옳습니다. 브레스 이후에 전하 혼자 해안에 상륙하시는 건 위험부담이 큽니다. 위험부담은 줄일수록 좋지요. 그러니 이렇게 하는 건 어떻겠습니까?”

클로이치가 로엘의 작전에 살을 덧붙였다.

그 또한 매우 매력적인 작전이었던지라 로엘은 감탄을 자아냈다.

“그 작전 좋군. 그대로 시행하도록 하지.”

로엘의 작전에 클로이치의 작전을 가미하여 15척의 배 중 3척의 배에 있던 말과 병사를 나머지 배에 나누어 실었다.

3척의 배에 최소한의 인원만 남긴 상태에서 함대는 망자섬으로 나아갔다.

///

망자섬의 북쪽 해안.

소수의 마족들이 안개 낀 해안을 바라보며 하품을 해대었다.

상체는 인간이나 하체는 기다란 뱀의 형태를 지닌 마족 한 명이 똬리를 튼 채 불평을 해대었다.

“쳇, 재미 없구만. 어차피 놈들은 남쪽 해안으로 올 텐데 뭐 하러 북쪽 해안을 지키라는 건지 원.”

몇 년 동안 망자섬에 대기하고 있던 탓에 살육을 행하고 싶은 욕구가 한껏 쌓여 있었다.

금방 싸울 수 있는 남쪽에 배치되길 바랐는데 인간이 올 리 없는 북쪽 해안에 배치된 것이 불만이었다.

뱀의 몸을 지닌 마족뿐만 아니라 북쪽에 배치된 모든 마족들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북쪽 해안으로 올 리 없기에 긴장감 없이 늘어져 있는데 문득 안개 사이에서 함선의 실루엣이 보였다.

무려 3척이 함선이 안개를 뚫고 망자섬 북쪽 해안으로 오고 있는 게 아닌가.

3척의 함선 위로 베나티아가 날고 있었다.

북쪽 해안의 마족들은 깜짝 놀라 늘어져 있던 몸을 일으키며 싸울 태세를 갖추었다.

“인간 놈들이다! 당장 그 분께 알려!”

“어차피 못 들어와. 북쪽 바다는 소용돌이 지대라고.”

“알게 뭐야! 건너올 방법을 찾았으니까 3척이나 오고 있는 거겠지! 드래곤까지 있다고!”

베나티아가 함께 있다는 건 적의 주력병력이라는 것.

마족들은 서둘러 섬 안쪽의 마족들에게 소식을 전했다.

전투에 굶주려 있던 마족들은 북쪽 해안에 몰려들었다.

자아가 없는 구울이나 스켈레톤까지 대동하였기에 북쪽 해안에 병력이 바글바글 모이게 되었다.

더불어 척추뼈를 든 사내까지 북쪽 해안으로 왔다.

그가 도착하자 마족들이 보고를 올렸다.

“덱스터 님. 적이 오고 있습니다. 소용돌이 지대를 건널 방법을 찾은 걸까요?”

덱스터라 불린 망자섬의 수장이 눈을 가늘게 뜨며 안개 너머를 쳐다보았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베나티아가 이미 드래곤의 모습으로 변했지 않느냐. 브레스를 쏠 생각이군.”

“역시 가장 강력한 카드부터 꺼내들려나 보군요.”

“걱정하지 마라. 마침 비밀병기가 겨울잠에서 깼으니까.”

안개 너머의 공중에서 푸른 빛덩어리가 응집하는 것이 보였다.

블루 드래곤의 냉기 브레스가 준비 중인 것이다.

마족들이 웅성거리면서 덱스터만을 쳐다보았다.

덱스터는 브레스 장전을 면전에 두고도 태연하게 한 쪽 손을 위로 들었다.

“일어나라 만 년의 세월을 살아온 뱀이여! 맹약을 이행하여 나의 적을 한 덩어리의 돌로 만들어버려라!”

구구궁!

망자섬 안쪽의 땅이 들썩거리더니 섬을 가로지르고도 남을 크기의 거대한 뱀이 땅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뱀이 땅에서 일어남과 동시에 베나티아의 냉기 브레스가 쏘아졌다.

막대한 기운을 머금은 빛줄기가 망자섬을 향해 날아들었다.

거대 뱀은 냉기 브레스를 보자마자 입을 벌려 회색빛을 쏘아냈다.

푸른 기운과 회색 기운이 바다 위에서 충돌하며 폭발하였고, 경합지점에서 구 형태의 빛무리가 생겨나며 그 여파로 인해 망자섬 북쪽 바다가 얼어붙었다.

냉기 브레스가 막힌 것을 본 베나티아는 폭발 너머에서 몸을 일으키고 있는 거대 뱀을 확인하였다.

“저거 바실리스크잖아. 쳇, 만년살이 돌뱀을 준비해뒀을 줄이야.”

바실리스크.

만 년 이상을 살아온 뱀으로서 그 비늘은 드래곤의 비늘에 비견되며, 가느다란 눈동자엔 석화의 힘이 담겨 있고, 만 년 동안 모아온 기운을 방출하면 드래곤 브레스에 비견될 정도의 힘이 발휘된다고 한다.

드래곤과 싸워도 뒤지지 않는다는 고대의 생물이었다.

베나티아의 위에는 로엘과 바보삼형제 중 둘째, 셋째가 올라타 있었다.

베나티아는 바실리스크를 본 순간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확정하였다.

“바실리스크는 내가 따로 섬에서 떼어놓고 처리할 테니까 너희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

로엘은 남쪽 해안에 착륙, 둘째와 셋째는 첫째를 찾기 위해 섬 안에 잠입할 것이다.

베나티아가 망자섬 위로 곧장 날아 들어가면서 바실리스크의 몸통을 발톱으로 움켜잡았다.

베나티아는 뱀을 낚아채는 독수리마냥 바실리스크를 잡으며 온힘을 다했다.

“어후, 무거워!”

바실리스크가 베나티아에게 들린 채로 섬 바깥으로 옮겨졌다.

의외로 바실리스크는 저항하지 않았다

바실리스크 본인도 자신의 상대는 베나티아임을 직감했는지 둘만이 싸울 수 있는 장소로 순순히 옮겨지고 있었다.

반면 로엘은 베나티아가 남쪽 해안을 지날 즈음 그녀의 등에서 뛰어내렸다.

떨어지면서 검 손잡이에 손을 대었고 단숨에 발검을 행하면서 무형검이 발휘되었다.

무형검으로 인해 바닷물이 크게 치솟으면서 물기둥이 로엘을 집어삼켰다.

퍼엉!

로엘은 물기둥 안에서 다리를 모아 단숨에 물속에 빠져들었다.

풍덩!

대부분의 마족들이 북쪽 해안으로 이동한 와중에 남쪽 해안에는 마족의 숫자가 상당히 줄어 있었다.

남쪽 해안에서 대기하던 마족들은 블루 드래곤이 바실리스크를 붙잡고 날아간 것에 한 번 놀라고, 바다에 큰 물기둥이 치솟는 것에 두 번 놀랐다.

“저거 뭐야?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원래 숲 사이에 200명의 마족이 대기하고 있었으나 북쪽에서 나타난 3척의 함선 때문에 병력이동 명령이 떨어지면서 50명만 남게 되었다.

50명의 마족들이 경각심을 끌어올리고 있을 때.

로엘이 물속에서 튀어나와 물가로 걸어 나오며 오른쪽 손등을 앞으로 내밀었다.

“해변에 뿌려진 것들을 치워 버려라.”

로엘의 손등에서 그림자군단에 소환됨과 동시에 로엘의 등 뒤에서 12척의 함선이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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