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던전 브레이커-207화 (207/211)

* * *

“슬슬 시작하죠.”

평원 위에 선 천호는 주변에 아무도 없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한 뒤 엄숙한 얼굴로 말했다.

세계의 재건이라는 대작업을 진행하던 천호였지만, 지금은 눈앞의 작은 작업에 집중해야만 했다.

작은 작업.

남들 앞에서는 차마 보일 수조차 없지만 참으로 오랫동안 꿈꿔온 그것.

“하아, 정말이지 그대는.”

“왜, 재미있잖아.”

“그러게.”

“뭐, 나쁘지는 않겠지.”

성검과 마검과 용검과 신검이 말했고, 그녀들 곁에 자리한 루시엘이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꼭 해보고 싶었어요.”

천호가 비장한 얼굴로 말하자 성검 미트라는 다시 한숨을 쉬었다.

세계를 구한 용사가 오랫동안 꿈꿔온 바람.

이뤄주지 못 할 것은 없었다. 그리 힘든 것도 아니고.

하지만 역시 너무나 민망했다.

“잠깐이야, 잠깐. 그냥 한 번 지르면 돼.”

마검 미트라가 성검 미트라의 어깨를 두드렸다. 사실 천호 이상으로 지금의 작업을 하고 싶던 그녀였다.

“역시 이제는 아예 인격이 분리된 기분이다.”

“그건 아니다. 우리들 각자가 모두 합치면 그것이 미트라니까. 분명 성검 너도 속으로는 바라고 있던 일일 거다.”

신검이 언제나처럼 침착하게 말하자 마검과 용검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맞아.”

“괜히 내숭은. 엉큼한도 10레벨이면서.”

통렬한 자아비판(?)에 미트라는 자신의 편을 찾아 급히 시선을 돌렸지만 아군이 하나도 없었다.

천호는 콧김까지 뿜으며 흥분하고 있었고, 루시엘도 천호의 바람을 이뤄주겠다며 열중하고 있었다.

“씁, 어쩔 수 없지.”

결국 포기한 성검 미트라는 마검과 용검과 신검과 나란히 섰다. 오른손으로 마검의 손을 잡았고, 왼손으로 루시엘의 손을 잡았다.

“준비되었다.”

미트라의 말에 천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모두를 돌아보며 손짓으로 신호를 보냈다.

세계를 구한 용사가 바라고 바랐던 것.

곤경에 처한 이를 내버려두지 못 하는, 이해나 득실을 따지지 않고 눈앞의 사람을 구하는 진정한 용사의 바람.

“하나, 둘-.”

마검이 수를 세었다. 용검이 신검과 루시엘을 돌아보았고, 루시엘이 마검의 신호에 맞춰 입술을 벌렸다.

미트라가 모두와 함께 외쳤다.

“““““으앙♥”””””

마침내 이루고만 펜타 으앙.

천호는 만족했고, 미트라는 새빨개진 얼굴을 가리며 주저앉았으며, 마검과 용검은 시원하게 웃었다. 신검은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천호의 행복한 표정에 만족하는 루시엘을 지켜보았다.

‘정말로 진짜.’

엉큼하고 바보 같고 엉뚱한 용사.

하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바라는 것은 뭐든지 해주고 싶은 사람.

“최고에요, 미트라.”

천호가 성검 미트라에게 다가서며 말했고, 성검은, 미트라는 결국 미소지었다. 천호가 내민 손을 잡고 일어서며 루시엘을 끌어안았다.

용사와 성검과 천사.

미궁 세계를 구하기 위해 대미궁 공략을 나섰던 그들.

그리고 마침내 미궁 세계를 구원한 세 사람.

미트라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천호와 루시엘을 끌어안으며 해맑게 미소지었다.

[완결]

던전 브레이커  “외전”

여자가 남자를 만났을 때

여느 세계들이 그러하듯이 파이엔에도 신들이 존재했고, 신들의 수장격인 주신들 역시 존재했다.

‘주신’이란 호칭답게 주신이 한 명뿐인 세계도 꽤 많은 것 같았지만, 일단 파이엔에는 세 명의 주신- 소위 말하는 삼주신이 존재했다.

창조와 유지와 파괴.

세계를 만들고, 유지하고, 파괴하는 자.

창조를 맡은 창조신은 나조차 얼굴 본 일이 손에 꼽을 정도밖에 없다. 이유는 단순했는데, 사실상 은퇴상태였기 때문이다.

“창조 끝났잖아.”

창조신이 정말로 세계 전부를 창조한 것은 아니었다. 신- 수호의지는 세계의 관리자이지 세계의 창조자가 아니었으니까.

물론 그렇지 않은 세계가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아예 세계 모두를 창조한 진정한 창조주가 있을지도 모르고.

어찌되었든 적어도 파이엔에서는 신보다 세계가 먼저 존재했다.

세계가 있고, 세계에 지성을 가진 존재들이 나타나고, 그들을 보살피기 위해 신들이 나타났다고 해야 할까.

아무튼 창조의 신.

창조신은 세계를 만들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아주 그냥 놀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여러 동식물들을 만들었고, 세계가 제대로 굴러가기 위한 시스템을 정비하고, 생각보다 많은 일들을 했다.

“그러니까 나는 일단 좀 쉴게. 무슨 일 있으면 깨워.”

창조신은 저 말만 남기고 길고 긴 잠에 빠져들었다. 세상에서 제일 좋은 건 잠이라는데, 대체 잠자는 게 뭐가 그렇게 좋은지 모르겠지만 취향이라니 존중해주기로 했다.

아, 물론 창조신은 지금도 자고 있다. 아주 쿨쿨.

삼주신 가운데 제일 바쁜 건, 그리고 사실상 유일한 현역은 유지의 신이다.

창조신이 만든 시스템을 관리하고, 파이엔을 살아가는 여러 생명들을 보살피고.

물론 인간이나 엘프나 드워프 같이 각자의 신이 있는 종족들도 있었지만, 유지신은 그런 종족신들의 상관이라고 해야 할까, 파이엔의 최고 책임자라는 느낌이기에 종족신이 있든 없든 파이엔에 사는 종족이면 전부 관리 대상으로 삼고 있었다.

관찰하고, 지켜보고, 구경하고.

그랬다. 사실 뭔가 일이 많아 보이지만, 결국 하는 건 그냥 구경뿐인 유지신이었다.

“내가 손을 대면 그건 이미 자연적인 게 아니잖아. 인위적인 거지. 아니, 신위적인 건가?”

아주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리고 사실 유지신은 존재 자체로 의미가 있는 신이었다.

유지신 자체가 파이엔의 생태계가 제대로 굴러가게 하는 시스템의 중추적인 존재였으니 말이다.

막말로 그냥 숨만 쉬어도 해야 할 일을 다 하는 셈이었다.

어쩌면 유지라는 거 자체가 그런 것일지도 모르고.

그리고 삼주신 가운데 마지막 하나이자, 은퇴도 현역도 아닌, 아예 아직 일 자체를 시작해본 적이 없는, 그리고 진짜로 일하게 되는 순간 자체를 파이엔의 모든 생명들이 거부하고 있는, 사실상 일하게 되는 순간이 곧 파이엔의 멸망인 존재가 있으니 그게 바로 나이다.

파괴의 신.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이니, 파이엔의 모든 것을 파괴하는 것으로 말미암아 새로운 시작을 이끄는 존재.

“일하게 되는 날 자체가 안 오는 게 최고지.”

심하게 글러먹은 인간이나 할 법한 소리였지만 사실이었다. 파이엔의 모두가 그것을 바라고 있을 터이고.

내가 나서는 날이 곧 창조신의 복귀일이기도 하였으니 창조신도 내가 일하는 날이 오지 않기를 바랄 거다.

실업자 신세가 되는 유지신도 그렇고.

“아냐, 나는 휴가가 시작되는 셈인걸. 파괴 좋아. 당장 오늘 저녁은 어때? 츄라이, 츄라이!”

저런 놈이 유지신이라니.

비록 파괴신인 몸이었지만 파이엔의 모든 생명들을 위해 잠시 묵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 참고 삼아 말하지만 유지신은 남자다.

아니, 소년이라고 해야 하나.

창조신은 남자인 동시에 여자인 양성이고. 파괴신인 난 여자다.

유지신이 남자이고, 내가 여자인 것에 뭔가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나와 유지신을 만든 창조신말로는 그냥 꼴리는 대로 만들다보니 이리 되었다나? 참으로 글러먹은 부모이다. 난 저런 막장 부모는 되지 말아야지. 부모가 되는 일 자체가 있을지 의문이지만.

어찌되었든 유지신은 겉모습만 보면 귀엽고 귀엽고 귀여운 소년이다. 하지만 삼주신의 일원답게 겉모습만 저렇고 속은 아주 그냥 노회한 늙은이 그 자체이다. 수천 년을 넘게 살아왔으니까.

본인이 귀엽다는 걸 아주 잘 아는 터라 신들이고 인간들이고 엘프들이고 아무튼 귀여움을 인식할 수 있는 존재들 앞에서는 아주 열심히 귀여운 척을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그런 유지신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 뭐랄까 생리적인 거부감이라고 해야 할까?

자기 자식들 앞에서 재롱 피우는 부모를 보는 기분도 살짝 들고 말이다.

음, 아니다. 그냥 귀여운 척 하는 거 자체가 싫은 것 같다. 애교 부리기라든가.

“쯔쯔, 넌 너무 딱딱해. 나처럼 애교도 좀 부리고 해봐.”

“좆까고 있네.”

“후, 언젠가 네가 애교 부리는 모습을 보고 말겠어.”

대답하기도 피곤한 터라 그냥 가운데 손가락을 세워주는 것으로 마무리지었다.

어찌되었든 나는 아직 개업조차 하지 않은, 가능한 오랜 시간 동안 잠정 백수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세상 모두를 위한 파괴신이다.

뭐, 그래서 딱히 나쁠 건 없었다. 불만도 없고.

사실 인간들이나 엘프들이 만든 이야기나 전설 속에서 흑막의 흑막 취급을 받는 게 좀 기분 나쁘긴 했지만, 내가 끝판왕인 거 자체는 사실이었으니까.

“아무튼 그만 좀 놀고 일이라도 좀 해.”

“뭔 일을 하라고? 그리고 너나 잘하시지?”

“야, 난 지금도 열심히 일하고 있거든? 흡하흡하. 크, 숨 쉬는 건 역시 힘들지만 보람차.”

개소리를 찍찍 싸대는 유지신을 한심하게 쳐다보고 있자니 놈이 다시 입을 열어 말했다.

“드래곤을 맡길게.”

“드래곤을?”

“응, 지들이 무슨 신이라도 되는 줄 알고 깝치는 애들이라 평범한 신들로는 제어가 안 되더라고.”

“나보고 문제아들을 맡으라고?”

“파괴신한테는 못 깝칠 테니까.”

“뭐, 그래. 노는 것보다는 낫지.”

그래서 나는 용들의 신인 용신왕직을 겸하게 되었다.

물론 정말 저렇게 농담 따먹기 하듯 용신왕이 된 것은 아니었지만, 사실 뭐 틀린 말도 아니긴 했다.

아무튼 용신왕이 된 나는 살짝이지만, 정말정말 살짝이지만 의욕이라는 게 생겼다.

난 누구누구처럼 게으른 성격이 아니라 아무 것도 안 하고 그저 존재한다는 사실에서 깊은 허무함과 쓸쓸함, 괴로움을 느꼈으니까.

“일하면 세상이 망하니 어쩔 수 없지만.”

그런데 이제 파괴와 무관한 일거리가 생긴 셈이었다.

“열심히 해야지!”

남몰래 각오를 다졌고, 기대도 했다. 솔직히 취임식 전날 밤에는 잠도 잘 못 잤고.

그리고 마침내 취임식 날.

드래곤들의 신인 용신왕이 된 날.

나는 변한 게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할 일이 없어.”

드래곤들은 유지신 말대로 잘난 놈들이었다.

파이엔의 먹이 피라미드 최정점에 존재하는 최강의 종족이니 뭐 딱히 위기랄 것도 없었다.

개체수도 적고, 다들 오래 살고, 어찌된 게 성격들도 다들 게으른 편이라 활동적인 녀석도 드물었다. 거의 대부분 그냥 자기 집에 틀어박혀 취미 생활에만 몰두한다고 해야 하나.

나도 그래서 그냥 똑같이 하기로 했다.

나의 집이자 나를 추종해 모인 마물들의 거처인 태양의 탑에 틀어박혀 유지신처럼 열심히 숨을 쉬었다.

“하, 진짜. 나도 게으름뱅이 다 되었네.”

태양의 탑 최상층에서 먹고 자고 싸고의 반복.

용신왕이자 태양의 신이라고는 해도 본질 자체는 파괴신인 내가 오래 깨어 있어서 파이엔에 좋을 건 없는 터라 주기적으로 길고 긴 잠에 빠지기도 했다.

“하아.”

하지만 난 창조신과는 달랐다.

그냥 퍼질러 자기만 하는 건 뭐랄까··· 싫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좋지도 않았다.

그렇게 천 년.

어쩌면 그보다 더 긴 시간이 흐른 후.

“마왕군?”

“예, 아무래도 이계에서 온 존재들인 것 같습니다.”

한 백년쯤 자다가 일어나서 침대에서 뒹굴거리고 있자니 태양의 탑의 관리자이자 내 비서격인 존재인 실버 드래곤 파이오니악이 다가와 말했다.

아, 참고로 얘는 여자다.

아무튼 파이오니악의 말에 따르면 파이엔에 제법 큰 사건이 생긴 것 같았다.

“이계에서 마왕이 쳐들어 왔다고?”

“예, 벌써 인간의 나라가 몇이나 무너졌습니다.”

“우와. 아니, 아니지. 내가 이걸 흥미롭게 여기면 유지신처럼 막장이 되는 거지.”

“막장이 되셔도 주인님께서는 아름답고 우아하시며 사랑스러우신 지고의 존재입니다.”

“그럼 이미 막장이 아닌 거 아냐?”

“그렇군요, 제가 실수했습니다.”

“그래, 아무튼 마왕이라··· 그것도 이계에서 온 마왕. 이거 그냥 내버려둬도 되는 거야?”

“아이들 중에 몇이 인간들 편을 들고는 있습니다.”

“전체가 아니라?”

“예, 레어를 공격 받은 아이들은 소수니까요.”

“뭐, 역시 그런가.”

그랬다. 드래곤들은 막강한 힘과 권능을 가지고 있었지만, 여간하면 집 밖으로 나가지 않았고, 자기 집이 공격받지 않는 한 밖에서 무슨 짓을 하든 신경을 끄는 그런 종족이었다.

“유지신은 뭐래? 뭐라도 연락 오지 않았어?”

“사태 파악 중이니 일단은 내버려두랍니다. 그리고··· 메시지가 하나 있는데 확인하시겠습니까?”

“응, 보여줘.”

침대 위에 앉은 채로 말하자 파이오니악이 곧 허공에 영상을 만들어냈다. 유지신이 평소와 마찬가지로 열심히 숨을 쉬며 말했다.

“넌 파괴신이지 수호신이 아니잖아? 일단은 그냥 내버려 둬. 이쪽에서도 나름 손을 쓰기로 했으니까.”

“어떻게 썼는데?”

마치 눈앞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처럼 묻자, 영상 속의 유지신이 답했다.

“상대는 신이 아니라 이계의 존재니까. 현신해서 직접 싸우는 게 아니라 인간들을 지원하는 형태로··· 간접적으로 싸우기로 했어. 그러니 넌 그냥 태양의 탑에 박혀 있으면 될 거야.”

인간에게는 인간의 신이 있고, 엘프에게는 엘프의 신이 있고, 드워프들에게는 드워프의 신이 있었으니까.

간접적으로 나설 신들은 많고도 많았다.

“뭐, 그럼 그냥 구경이나 하자.”

“탁월한 선택이십니다, 주인님.”

파이오니악의 아부를 들으며 생각했다.

그래도 내가 나서면 피해가 훨씬 줄어들지 않을까?

나서는 편이 낫지 않을까?

그냥 이렇게 틀어박혀 있을 뿐이라면 무엇 때문에 자신이 존재하는 것일까.

고민은 그리 길지 않았다. 이미 수도 없이 한 고민이었으니까.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결론도 이미 나와 있었다.

그냥 이 상태를 유지하는 것.

이렇게 틀어박혀 사는 것.

그게 내 운명이란 것이니까.

뭐, 유지신의 방침이 아주 틀린 것은 아니었다. 이계의 신이 침공해온 것이면 모를까. 단순히 이계의 존재가 나타난 것만으로는 신들이 직접 나서기 뭐했으니까.

애들 싸움에 어른이 끼지 않는 것과 비슷한 이치였다.

그렇게 몇 년.

지상에서는 파이엔 연합군과 마왕군 사이의 처절한 전쟁이 이어졌지만 나는 계속 방관자로서 지켜보기만 하였다.

수많은 인간들이 죽었다.

엘프들과 드워프들이 희생되었다.

물론 마왕군 쪽도 피해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단숨에 파이엔의 절반 정도를 정복했던 놈들은 이제 사분의 일 정도 밖에 가지고 있지 않았다. 마왕 휘하 칠대장군 가운데 넷이 죽어 남은 것은 셋뿐이었다.

“용사.”

파이엔의 반격을 주도하고 있는 자.

칠대장군 가운데 넷을 쓰러트리고 파이엔의 모든 이들에게 희망을 선사한 자.

놀랍게도 그 역시 이계인이었다.

이계에서 온 마왕과 이계에서 온 용사.

무슨 짝맞춤이라도 한 것 같았다.

“그래, 힘내라.”

사실 그리 큰 관심은 없었다.

어차피 만날 일도 없을 테니까. 지금가지 지사에 존재한 여러 영웅들처럼 나와는 무관한 삶을 살아갈 존재였으니까.

그런데 아니었다.

놈이, 녀석이, 그 사람이-

내 앞에 나타났으니까.

나타나버렸으니까.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