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던전 브레이커-190화 (190/211)

[어떻게?!]

[맞아! 어떻게!]

반가운 것도 반가운 것이었지만 너무나 놀라웠기에 미트라는 눈을 크게 뜨며 당황했다. 어찌나 당황했는지 마검까지 불러내서 함께 당황했다.

그리고 레온 역시 당황했다.

“미트라 님이 둘?!”

초대용사답게 미트라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그였다.

성검 미트라야 익숙했지만 마검 미트라의 존재에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어, 어떻게 된 거죠?”

루시엘이 누구에게랄 것 없이 물었고, 선신들과 천사들 역시 놀란 얼굴로 서로를 돌아보았다.

이 상황 속에서 웃고 있는 것은 이브나일과 치유의 신뿐이었다.

‘한 가지 짐작 가는 것이 있긴 한데.’

레온이 아스트랄 라인으로 향하지 않고 이곳에 자리한 이유.

이브나일이 만약을 위해 준비해두었다고 말한 이유.

대미궁 공략에는 레온을 내세우지 않았던 이유.

[뭔가 알겠는가? 그렇다면 빨리 말해줘라.]

[맞아, 맞아. 아니다, 그냥 치유의 신한테 물어보자. 궁금해!]

성검과 마검이 동시에 목소리를 높였고, 레온은 더더욱 당황한 얼굴이 되었다. 마검은 둘째치고 성검까지도 평소에 그가 알던 미트라와는 어째 다른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레온에게 있어 미트라는 여신이나 다름없었다고 하니까.’

미트라도 레온 앞에서는 고고한 여신처럼 행동했다고 하고.

용사의 무덤에서 레온의 잔류사념과 나누었던 대화를 떠올린 천호는 쓰게 웃은 뒤 이브나일과 치유의 신을 돌아보았다.

천호 자신의 예상대로라면 솔직히 막 웃으면서 할 이야기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천호의 시선에 이브나일과 치유의 신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치유의 신이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그냥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레온은 일부러 일찍 죽었어.”

[네?!]

[뭐라고?!]

성검과 마검이 다시 한 번 목소리를 높였다. 치유의 신은 설명을 넘기듯 레온에게 눈짓했고, 이브나일의 성갑을 두른 레온은 어색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

“치유의 신께서 말씀하신 대로입니다. 저는 수명이 아직 남은 상태에서 죽음을… 정확히는 지상을 떠나 신계로 향하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자연사든 타살로 인한 사망이든 죽은 이의 영혼은 아스트랄 라인으로 향해야 했다.

하지만 아직 죽지 않은 자라면 어떠할까.

[이브나일께서 아직 살아있던 레온의 영혼을 거두셨다는 거야?]

마검의 물음에 레온이 고개를 끄덕였다.

“기억하시겠지만 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기는 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1년을 혹시 모를 상황을 위해 아껴두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수명이 남은 레온의 영혼을 이브나일이 거둔 뒤 신계에 봉해두었다.

언젠가 레온의 힘이 필요한 그 날이 올 것을 대비하여.

사실 레온의 힘은 그렇게까지 대단하진 않았다.

미트라와 신검합일 했을 때조차 가까스로 마왕을 꺾은 정도였으니까.

미트라와 합체하지 않은 상태의 전력은 결코 대신에 미치지 못 하였으니, 영웅들 중에서 강한 축에 드는 정도일 뿐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레온은 용사였다.

만약 천호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그야말로 유일무이한 미트라의 사용자였다.

그래서 저장해두었다.

언젠가 최악의 사태가 터질 경우를 대비하여.

“저도 합의한 바입니다.”

이브나일이 준비한 의체- 영혼이 없는 천사의 몸에 깃든 레온이 미트라를 보며 말했고, 미트라는 정신 세계 속에서 긴 숨을 토했다. 성검과 마검은 결국 똑같이 미트라였기 때문에 거의 동시에 같은 기억을 떠올렸다.

레온과의 이별.

자신이 죽는 날을 정확히 예지했던 그.

[어째서 말하지 않은 거야.]

이브나일과 그런 약속을 나누었다고.

미트라의 물음에 레온은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제가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제가 필요하지 않는 상황이 길게 이어지는 것보다 더 좋은 일은 없고요.”

제대로 된 대답이 아니었다. 하지만 미트라는 이해했다.

마왕을 물리치고, 제국을 세우고, 많은 자손들을 낳아 왕가를 번창시키고.

레온은 자신이 지상에서 해야 할 일을 다 하였다.

하지만 그는 용사였고, 현재가 아닌 미래를 위한 일 역시 준비하고자 하였다.

사실 레온이 신성을 유지했다면 이렇게까지 복잡하게 일을 진행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마지막 싸움에서 레온은 신성을 잃고 평범한 인간이 되었다. 그렇기에 그의 영혼을 미래에 남기기 위해서는 지금 같이 다소 복잡한 수를 써야만 했다.

[그럼 이제 아주 돌아온 거야?]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레온이 뒷머리를 긁적이며 말했고, 그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과거 루시엘이 말했던 것처럼 신성의 등급이 낮아서 그렇지 일단은 최하위 신이라 할 수 있을 천사의 몸을 얻었지만 그렇다 하여 레온의 수명이 연장된 것은 아니었다.

레온의 영혼은 용사 레온- 인간 레온일 당시 그대로였으니 말이다.

레온이 온전한 천사가 되기 위해서는 영혼의 변화가 필요했고, 그리하면 레온은 더 이상 용사가 아니게 될 위험이 있었다.

조금 차가운 말이었지만 지금 필요한 것은 과거 용사였던 인간 출신의 천사가 아니라 용사 레온하르트였다.

“모든 일이 다 끝나면… 우리가 승리한다면 그때는 정말 천사가 되어도 좋아. 순리에 따라 아스트랄 라인으로 돌아가도 되고.”

이브나일이 나직이 말하자 레온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만약의 사태를 위해 레온을 준비한 이브나일이었지만, 몇 번이나 레온을 부려먹을 생각은 없었다.

용사 레온을 쓰는 것은 이번 한 번으로 족했다.

[후우, 몰라. 아무튼 좋다. 이렇게 다시 보니 너무 좋아.]

성검보다 훨씬 솔직하고 감정적인 마검이 급기야 눈물을 보였다. 성검 미트라는 그런 마검 미트라의 어깨를 보듬으며 레온을 바라보았다. 성검 역시 하고픈 말이 많은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일단은 움직여야 할 시간이었다.

“박천호입니다.”

“레온하르트다. 당대의 용사여.”

천호와 레온이 서로 악수를 나누었다.

이미 용사의 무덤에서 레온의 잔류사념을 만나본 천호는 무척이나 익숙한 기분을 느꼈다.

아버지보다도 더 큰 키와 우람한 덩치, 정말로 커다란 손.

하지만 따뜻했다. 그리고 아버지와 같았다.

그저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의지가 되는 기둥 같은 사람이었다.

천호도 미트라와 같은 기분이 되었다. 레온과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으앙으앙 우는 미트라에 대한 반응이 잔류사념과 똑같을지도 궁금했다.

하지만 역시나 때가 아니었다.

천호는 아쉬움을 달래며 물러선 뒤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브나일과 치유의 신이 급히 모은 천사들과 선신들이 결의에 찬 얼굴로 서 있었다.

이브나일이 다시 한 번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정도 숫자의 선신들이 단번에 모형정원 안에 들어가면 마신이 눈치 챌 거야. 설사 눈치 채지 못 한다 할지라도… 아이라의 성소를 발동시킨 순간 눈치를 채겠지.”

마신은 결코 어리석지 않았다.

아이라의 성소를 눈치 채는 순간, 성소에 전력을 집중시킬 것이 분명했다.

선을 넘는 순간 마지막 싸움이 시작된다.

“여기까지 오느라 모두 지친 거 알고 있어. 하지만 지체할 시간이 없어. 앞으로 한 시간… 마지막 휴식의 시간이야. 그 뒤에는 선을 넘을 거야. 아이라의 성소로 향해 마지막 싸움을 시작해야 해”

이브나일은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미궁 세계의 모형정원화는 진행되고 있었다.

마신 역시 힘을 회복하고 있었다.

최후의 싸움에 임하기 전에 취하는 마지막 휴식.

만전을 기하기 위한 마지막 여유.

“술은 안 되는 거 다들 알지?”

치유의 신이 조금 장난스럽게 말했고, 영웅들이 웃음을 터트렸다. 긴장 때문인지 조금 과장된 웃음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좋았다.

천호는 미트라를 꽉 움켜쥔 채 레온과 천사들 너머를 바라보았다. 루시엘이 그런 천호의 반대쪽 손을 잡았다.

마신의 모형정원.

그 너머에 자리할 다섯 번째 여신 아이라의 성소.

천호는 다시 고개를 들었다.

선을 경계로 푸르고 회색인 하늘을 우러렀다.

* * *

“아들의 아들?”

남자가 미간을 좁히며 말했다.

그리고 그런 남자의 앞에 자리한 레나와 엘리는 멍한 얼굴로 남자를 바라보았다.

아무리 숲의 수호자인 포레스트 드래곤이라지만 아직은 어린 새끼에 불과했다.

중층이나 심층의 마물들을 상대하는 것은 절대로 무리였다.

그리고 그러기는 용의 무녀인 레나와 엘리 역시 마찬가지였다. 저층에서 살던 그녀들에게 중츰과 심층의 마물들은 천외천의 존재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필사적으로 도망치는 와중에 많은 희생이 있었다.

트리언트들 가운데 대부분이 낙오하였고, 포레스트 엘프들도 반수 이상이 흩어져 행방을 찾을 수 없었다.

그리고 마침내 뒤를 잡혔다.

이름도 모를, 거대한 거미처럼 생긴 심층의 마수에게 붙잡혀 죽임을 당할 처지가 되었다.

엘리는 울며 몸부림쳤고, 레나는 기도했다.

용의 무녀였지만 용들이 아닌 용사에게 마지막 기도를 바쳤다.

그리고 기도가 이루어졌다.

그렇게 설명할 수밖에 없었다.

일검에 심층의 마수가 반으로 갈라져 죽었다.

검을 휘두른 자는 생전 처음 보는 남자였다.

하지만 익숙했다.

그리고 그런 기분을 느끼는 것은 레나만이 아니었다.

“용사님?”

엘리가 저도 모르게 말했고, 남자는 쓰게 웃었다. 무언가 멋지게 자기 소개를 하려는 것 같았는데, 어느 순간 레나와 엘리 앞에 바짝 다가섰다. 레나의 가슴- 정확히는 레나의 품에 안겨 있는 포레스트 드래곤을 보며 눈을 크게 떴다.

“아들의 아들?”

남자의 반응은 당연했다.

분명 처음 보는 드래곤임에도 불구하고 천호의 냄새가 섞여 있었다. 밤의 짐승인 남자는 영적인 후각 역시 놀라울 정도로 발달해 있었다.

다시 한 번 코를 킁킁거린 남자는 확신했다.

정말로 아들의 아들인지는 의문이었지만 눈앞의 해츨링에게서 아들의 냄새가 났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한 것은 남자만이 아니었다.

[뭐야? 우리 며느리는 성검이랑 천사 아니었어? 용도 있었어? 거기다 이미 애까지 낳다고? 역시 우리 아들 대단- 아니, 이게 아니고.]

동요 그 자체인 여자의 목소리가 남자의 머릿속을 파고들었다.

남자는 무어라 답하기 앞서 일단 다시 용과 용의 무녀들을 보았다.

엘프들과 그린 드래곤 새끼.

엘프들은 그냥 엘프.

인간이랑 엘프 사이에 용이 태어날리 없으니 일단 며느리들은 아님.

‘아니, 일단 손자인 것부터 확인을.’

만약 진짜라면 첫 손자였으니까.

어쩐지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한 남자는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천천히 포레스트 드래곤을 향해 손을 뻗었고, 그 순간 포레스트 드래곤이 입을 열어 말했다.

“저는 당신의 손자가 아닙니다.”

목소리는 어렸지만 결코 어린 아이가 하는 말이 아니었다. 영혼의 무게가 달랐다.

남자는 멈칫했고, 눈치 빠른 엘리가 대강의 상황을 짐작했다. 여전히 영문을 몰라 어쩔줄 몰라하는 레나를 대신해서 말했다.

“포레스트 드래곤께서 재생의식을 치르실 때 용사님이 함께 계셨어요. 포레스트 드래곤께서는 고결하고 용감하고 정의로운 용사님의 영향을 받아 새로운 존재로 거듭나셨고요.”

바로 알아듣기 힘든 설명이었지만 파이엔에서 온갖 일을 다 겪은 남자는 바로 이해했다.

남자가 오히려 이해하지 못 한 부분은 따로 있었다.

“고…결한?”

이게 지금 아들을 수식하는 말이 맞단 말인가.

‘아니, 용신왕의 아들이니 고결하긴 한데.’

남자는 이내 고개를 가로저었다. 지금 중요한 것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

“들리지?”

[들려. 대강 알겠고. 당신이랑 천호 영향 받은 거 맞는 거 같아.]

“아무리 당신이라지만 그게 가능해?”

남자처럼 지근거리에서 냄새를 맡은 것도 아닌데.

[자기가 보고 있잖아. 그리고… 미궁 세계의 시스템 덕분이야. 여기서는 무슨 게임 상태창 보듯이 상태를 알 수 있거든. 성격이나 특성도 각각 레벨이 붙어 있는 것 같고. 그런데 당신이랑 저 새끼용이 공유하는게 있어. 아마 천호도 공유할 것 같고. 집안 내력이니까.]

“그게 뭔데?”

[엉큼한.]

여자는 바로 말했고, 남자는 잠시 침묵했다.

무슨 일이 있는지 몰라 불안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레나와 엘리의 머리를 쓰다듬어준 뒤 포레스트 드래곤에게 말했다.

“아무튼 이왕 발견했고, 천호와 연도 있으니 챙기긴 챙겨야지. 따라와라.”

남자의 제안에 포레스트 드래곤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자신들만으로는 당장 목숨조차 유지하기 힘든 판국이었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이었다.

남자가 돌연 고개를 돌렸다.

남자를 향해 푸른 용들을 몰아가던 여자 또한 눈을 가늘게 떴다.

남쪽.

마신이 자리한 장소.

“눈치 챈 건가.”

여자가 작게 말하자 혼란의 신이 몸을 떨었다. 여자는 그런 혼란의 신을 보듬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마신이 눈치 챈 것은 남자와 여자가 아니었다.

천호와 이브나일이 하려고 하는 것.

완전히 알아차린 것인지 까지는 알 수 없었지만, 적어도 무언가 한 수가 남았다는 사실을 짐작한 것은 분명했다.

‘마물들과 악신들이 한 곳에 모이고 있어.’

대미궁 해체 이후 사방팔방으로 퍼져나갔던 악신들과 마물들이었다. 그런데 지금 그 모든 것들이 한 자리에 모이고 있었다.

여자는 눈을 감았다. 의식을 집중해 마물들과 악신들의 기운을 감지했다. 그것들이 만들어내는 파도가 어디로 향하는지를 읽어냈다.

“서둘러야겠어.”

시간에 맞추어야 하니.

여자는 푸른 용의 등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용신왕으로서 용들에게 힘을 나눠준 뒤 가늘게 뜬 눈으로 정면을 보았다.

결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 * *

마신은 옥좌 위에서 손을 놀렸다.

여자의 짐작대로였다. 마신은 이브나일이 무언가 꾸미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 챘다.

하지만 무엇인지까지는 정확히 알지 못 했다.

‘기껏해야 최후의 발악.’

다섯 여신 가운데 남은 것은 이브나일뿐이었고, 그나마도 힘을 소진한 상태였다. 마신 자신처럼 급속도로 힘을 회복할 수단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니 이브나일이 할 수 있는 일은 극히 제한되어 있었다.

놈들에게 희망이라 할 수 있는 것은 용사가 전부였다.

하지만 마신은 방심하지 않았다.

천하고 수백 년 전 처음으로 다섯 여신과 싸웠을 당시에도 전력 면에서는 마신이 압도적으로 우위였다.

하지만 결국 패한 것은 마신이었다.

마신은 똑같은 실패를 반복할 생각이 없었다.

마신은 일단 병력을 모았다. 넓게 퍼트려 이브나일과 잔당들을 각개격파한다는 계획을 취소했다.

거대한 덩어리를 만든다. 이브나일 쪽에서 감히 찔러볼 엄두조차 내지 못 할 무리를 이룬다.

모형정원 밖은 명확히 인지할 수 없는 마신이었다. 하지만 밖으로 푼 마물들을 통해 감지하고 짐작할 수 있는 것이 있었다.

더욱이 이브나일은 특별했다.

다섯 여신 가운데 하나인 그를 마신은 결코 놓치지 않았다.

이브나일은 북쪽으로 도망치지 않았다. 오히려 선신들과 천사들을 모아 남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마신은 다시 손을 놀렸다. 모형정원의 경계선 중심으로 마물들과 악신들이 모이게 만들었다.

어디로 들어오든, 무엇을 준비했든 들어오는 순간 집중시킨 병력을 모두 쏟아부으리라.

뭘 해보기도 전에 끝을 맞이하게 해주마.

마신은 다시 손을 놀렸다. 소악신 여럿이 비명과 함께 소멸했고, 그 신성이 마신의 손을 통해 흡수되었다.

빠른 회복을 위해 만찬을 포기한 마신이었다. 그리고 그 결과 벌써 절반 가까이 힘을 회복한 상태였다.

마신은 눈을 감았다.

더욱 더 집중하였다.

그리고 어느 순간.

마신은 감지했다.

이브나일이 선을 넘었다.

남쪽으로 진군했다.

마신은 재차 손을 놀렸다.

준비한 병력들을 진군시켰다.

예상보다 조금 빨랐다. 하지만 나쁘지 않았다.

이브나일 측에서 모형정원이 완성되기 전에 무언가를 해보려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치였으니까.

마신은 옥좌에서 일어섰다. 북쪽을 바라보았다.

마지막 싸움의 시작을 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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