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생기지 않았어?’
‘하는 짓이 제법 귀여워.’
‘엉큼한데 순진하다니, 이게 뭐라고 이렇게 귀여울까.’
‘강해. 마음에 들어.’
‘어쩌면 이 아이가 우리의 희망이 되어줄지도 몰라.’
검의 신은 격투의 신처럼 이를 악물지 않았다. 칼리드처럼 초조함에 이를 가는 행동 또한 하지 않았다.
그저 꼿꼿이 서서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21층과 연결된 기둥을.
어서 빨리 튀어나오라는 무언의 압박을 더해.
기둥 앞에 자리한 것은 칼리드와 격투의 신과 검의 신만이 아니었다.
최전선 공략대의 수많은 영웅들과 천사들, 선신들은 모두가 치유의 신을 사랑했다. 그녀를 사모하는 자들의 모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들이 곳곳에 모여 기둥을 노려보고 있었다.
천호가 도착해야만 다음 작전이 시작된다는 것을 아는 그들은 대신인 승리의 신도, 그녀의 동생들인 우정의 신이나 노력의 신도 반기지 않았다.
심지어는 20층을 지키는 대신이자, 공략대에서 치유의 신과 비등한 위상을 가진 질서의 신이 나타났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전쟁의 여신 이브나일의 신기를 가진 용사였다.
그가 와야만 치유의 신의 구출 작전을 진행할 수 있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치아가 다 닳아 없어질 기세로 이를 갈던 칼리드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격투의 신과 검의 신 또한 기세를 달리하였다.
괜히 최전선의 영웅들과 천사들이 아니었다.
그들 또한 변화를 감지했다. 저마다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기둥을 보았다. 기둥에 한 걸음 다가섰다.
질서의 신이 서둘러 그들 곁에 파고들었다. 질서의 힘으로 모두의 흥분을 억누르며, 특히 격투의 신의 앞까지 가로막으며 기둥을 보았다.
내려오고 있었다.
성검의 주인.
신기의 소유자.
용사가 22층에 도착했다.
* * *
혼란의 신은 옥좌 위에 자리했다.
행동 하나하나가 우아한 그녀는 그저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보는 이로 하여금 예술품을 감상하는 것 같은 기분에 잠기게 하였다.
“언니.”
미혹의 신이 말했다.
혼란의 신과 꼭 닮긴 했지만, 그녀에게는 혼란의 신과 같은 신비함이 없었다. 마치 심연을 들여다보는 것 같은, 멈춰야 함을 알면서도 계속 바라보게 만드는 독과 같은 힘을 지니지 못 했다.
혼란의 신이 미혹의 신을 보았다. 우아하게 고개를 틀어 자리에 모인 악신들을 보았다.
상층에서부터 따라온 분쟁의 신과 파멸의 신이 잔뜩 몸이 달아오른 얼굴로 서 있었다.
본래 22층을 지키고 있던, 혼란의 신에게 22층의 주인 자리를 넘겨준 폭력의 신은 살인충동을 해소하기 위해 자신의 부하들을 죽이고 있었다.
그들 외에도 여러 악신들이 있었다.
이제 곧 벌어질 전투를 위해 23층에서 올라온 자도 섞여 있었다.
아직도 치유의 신을 찾아헤매고 있는 역병신을 제한다면, 사실상 23층까지 존재하는 심층의 악신들이 모두 모인 셈이었다.
“슬슬 때가 되었네.”
혼란의 신이 말했다. 하얗고 긴 귀를 늘어트리며 그녀가 손가락을 놀렸다.
몸이 달아오를 대로 달아오른 것은 선신들도 마찬가지였다.
치유의 신을 구하고 싶어 미친 그들이 이제 슬슬 정의의 성채를 기어나올 때가 되었다.
23층으로 통하는 기둥을 탈환하기 위해.
한 자리에 모인 악신들과 결판을 짓기 위해.
혼란의 신이 낮게 말하자 악신들이 바로 반응했다.
특히 폭력의 신은 거친 숨을 토했다. 황소의 머리를 가진 그가 헐떡이니, 그 자체만으로도 강한 위압감이 느껴졌다.
악신들은 이미 혼란의 신에게서 설명을 들었다.
애당초 그들이 지금까지 인내하고 있던 것은 그녀가 앞으로 하고자 하는 일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그럼 우리도 가자. 이제 슬슬 결판을 지어야할 터이니.”
혼란의 신이 옥좌에서 일어섰다.
폭력의 신이 함성을 질렀고, 여러 악신들이 따라서 기뻐했다.
“언니.”
“걱정하지 마렴. 다 잘 될 터이니.”
여동생의 뺨을 어루만져준 혼란의 신은 내친김에 이마에 키스까지 해주었다. 어린애 취급에 인상을 찡그리는 미혹의 신에게 웃어준 뒤 부덕의 성채를 나섰다.
* * *
“그대가 용사인가.”
“네가 용사냐?”
“그대가 용사로군.”
거의 동시에 들려온 목소리에 천호는 일단 포커페이스를 유지했다.
22층에 내려오기 전에 이미 예습을 한 터라 자신을 죽일 듯이 노려보는 세 사람이 누구인지는 바로 알 수 있었다.
키가 크고 마른 중년의 사내는 심층 최강의 영웅 칼리드 엘 파샤.
덩치 큰 대머리 노인은 격투의 신.
날카로운 인상의 단발머리 미녀는 검의 신.
[불쾌하네. 왜 다들 죽일 듯이 노려보는 거야?]
[조금 이상하긴 하군. 우린 딱히 잘못한 것이 없을 터인데.]
마검 미트라와 성검 미트라가 의아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갸웃했다.
그도 그럴 것이, 천호를 바라보는 세 사람의 시선에서 묘한 적대감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치유의 신의 실종과 영웅들의 배신으로 화가 난 건 이해할 수 있었지만, 천호를 적대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으, 짜증나. 우리도 노려보자.]
[그러다 정말 싸움이 날지도 모른다. 일단은 침착하게 대응하는 것이 좋겠다.]
천호는 성검 미트라의 말을 옳게 여겼다. 루시엘 역시 비슷한 생각인지 천호의 손을 꼭 잡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그 순간이었다. 루시엘이 천호의 손을 꼭하고 잡자 한 사람과 두 신의 시선이 다시 변하였다. 조금 더 날카로워진 것 같았다.
[뭐야, 진짜. 왜 저러는데. 우리 같은 편 아니야?]
[일단 참아라. 다들 흥분해 있는 상태이니.]
천호는 이번에도 성검 미트라의 말을 옳게 여겼다. 한 차례 심호흡을 한 뒤 앞으로 한 걸음 나서며 말했다.
“네, 제가 용사 박천호입니다.”
말하고 나니 좀 어색한 자기 소개였지만, 일단 사실이긴 했으니까.
천호의 소개에 한 사람과 두 신은 잠시 천호의 전실을 샅샅이 훑어보았고, 가장 먼저 칼리드가 입을 열었다.
“칼리드 엘 파샤일세. 치유의 신님의 부관직을 수행중이네.”
“격투의 신이다. 치유의 신의 스승이다.”
“검의 신이야. 치유의 신의 가장 친한 친구고.”
한 사람과 두 신이 연달아 말하는데, 어째 다들 치유의 신과 자신의 관계가 어떠한지에 더 집중하는 느낌이었다.
“그렇군요. 이쪽은 제 담당 천사인 루시엘입니다.”
“2급 천사 루시엘이 인사드립니다.”
루시엘이 공손히 예를 표하자 한 사람과 두 신의 표정이 조금 누그러졌다.
연이어 천호가 미트라를 들어올렸다.
“이쪽은 성검 미트라입니다. 전쟁의 여신 이브나일의 신기를 흡수했기에, 지금은 미트라가 이브나일의 신기라 할 수 있습니다.”
이미 전달한 바였지만, 이야기를 듣는 것과 실물을 보는 것은 달랐다. 한 사람과 두 신이 반사적으로 탄성을 토했다. 물론 가장 크게 반응한 것은 검의 신이었다.
“무리한 부탁임은 알고 있지만, 잠시… 잠시 만져볼 수 있을까?”
검의 신이 천호에게 부탁했고, 천호는 미트라를 돌아보았다. 눈빛으로 어떻게 할 거냐 묻자 마검과 성검이 각각 답했다.
[으, 어쩐지 싫은데?]
[으음… 나도 썩 내키지는 않지만 그래도 검의 신이고, 앞으로 함께할 동료이니 만지게 해주는 것 정도는…….]
천호는 이번에도 성검 쪽의 의견을 옳게 여겼다. 검의 신에게 다가간 뒤 미트라를 두 손으로 잡은 채 앞으로 내밀었다. 미트라 자체는 완전히 넘겨주지 않겠다는 뜻이었는데, 바로 알아들은 검의 신이 미트라의 검신을 가볍게 어루만졌고, 이내 몸을 부르르 떨었다.
“강해졌구나. 예전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어떤 이유에서인지 천호도 미트라도 궁극기에 도달하지는 못 했지만, 이미 기본적인 능력 자체는 레온과 미트라가 함께하던 시절을 크게 뛰어넘은 상태였다.
더욱이 미트라는 신기 또한 흡수하였으니, 미궁 세계 최강의 검이라는 표현이 부족하지 않았다.
“치유의 신은 널 기다리라고 했다.”
격투의 신이 대뜸 말했다.
그는 눈을 부라리며 천호를 위아래로 살폈고, 이내 신음을 흘렸다.
시간의 문에 다녀오기 전의 천호였다면 그의 눈에 차지 않았겠지만, 지금의 천호는 격투의 신이 흠을 잡을래야 잡기 힘든 존재였기 때문이다.
신체로 거듭난 천호의 육신은 완벽했다.
영웅이 아니라 강력한 투신을 마주하고 있는 기분이었다.
“씁, 인정해야 할지도.”
격투의 신이 작게 중얼거리는 그때 이번에는 칼리드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한시라도 빨리 23층으로 가야한다. 지금 바로 출진할 수 있겠나?”
“칼리드, 무리한 이야기다. 그는 이제 막 22층에 도착했다. 더욱이 21층에서 내려올 병력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지 않은가. 그들에게도 휴식이 필요하다.”
차분한 음성의 주인은 질서의 신이었다.
온화한 인상의 청년인 그는 천호를 보며 말했다.
“나는 질서의 신이다.”
“용사 박천호입니다.”
“2급 천사 루시엘이 인사드립니다.”
질서의 신은 차분히 천호와 루시엘의 인사를 받은 뒤 다시 칼리드와 격투의 신, 검의 신을 돌아보며 말했다.
“출진은 내일이다. 용사와 그 일행에게는 적응을 위한 시간과 휴식이 필요하다.”
“칫.”
“쳇.”
격투의 신과 검의 신이 잇소리를 냈고, 칼리드는 이를 한 번 악문 뒤 고개를 숙였다.
순응하는 태도들은 아니었지만, 어찌되었든 칼리드와 격투의 신, 검의 신이 이견을 내세우지는 않았기에 질서의 신은 다시 천호를 보았다.
“천사들이 쉴 곳을 안내해줄 것이다. 일단 노독을 풀도록 해라.”
자세한 이야기는 오후에 나누면 될 터이니.
“그리하겠습니다.”
천호가 답하자 질서의 신은 빙긋이 미소지었다. 기둥 밖으로 나오기 시작한, 군대의 신을 비롯한 반가운 얼굴들에게도 인사하기 위해 천호와 일단 일별하고자 하였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이었다.
등 뒤에서 뿔피리 소리가 크게 울렸다.
한 번에 그치지 않고 연달아 세 번 울렸고,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했다.
악신들이 움직임을 개시했다.
정의의 성채를 향해 진군을 시작했다.
질서의 신이 눈을 감았다.
칼리드가 눈을 부라렸고, 격투의 신이 무어라 소리쳤다. 검의 신이 부덕의 성채 방향으로 돌아섰다.
22층에서의 싸움.
양측 도합 10개층 이상의 전력이 한 자리에 모인 대미궁 최대의 격전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모두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22층 정의의 성채에는 이미 10만이 훌쩍 넘는 병력이 주둔하고 있었다. 21층에서 내려오고 있는 병력을 기다릴 것도 없이 전투태세에 돌입했다.
“적들의 규모는?”
칼리드가 달리며 묻자 어느새 모여든 천사들이 저마다 정보를 전달했다.
여느 층들이 그러하듯이 22층의 정의의 성채 역시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21층과 연결된 기둥을 중심으로 구축한 성채.
23층과 연결된 기둥을 중심으로 구축한 성채.
두 개의 성채 가운데 현재 선신들이 보유한 것은 21층과 연결된 성채였다.
23층과 연결된 성채는 23층에서 공략대가 후퇴하던 와중에 빼앗겨 악신들의 수중에 있었다.
빼앗긴 정의의 성채에서 악신들의 부대가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부덕의 성채 방면에서도 어마어마한 대군이 밀려오고 있었다.
어림잡아도 20만 이상.
실로 무지막지한 규모였다.
“악신들의 숫자가 적지 않아. 저쪽도 제대로 칼을 갈았어.”
어느새 성벽 위에 오른 검의 신이 멀리 내다보며 말했다.
악신도 신이었다.
천리안을 가진 그녀는 마물들 사이에 존재한 신성들을 분간하였고, 그 숫자에 마른침을 삼켰다.
일백.
어림 세어도 그 정도 숫자였다. 대부분이 소악신이기는 했지만, 개중에는 강력한 대신들도 끼어 있었다.
“폭력의 신······.”
악신들 가운데서도 특히 강한 자였다. 치유의 신과 협공하여 물리치긴 했지만 숨통은 끊지 못 하였는데, 그새 힘을 회복한 것 같았다.
검의 신은 호흡을 가다듬었다. 아직 거리가 상당했다. 준비를 갖출 시간은 충분했다.
칼리드도 같은 생각이었다. 분기탱천해 성채 밖으로 뛰쳐나가려는 격투의 신을 만류한 뒤 선신들과 영웅들을 재촉했다. 전투에는 이골이 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최전선 공략대였기에 대응에 필요한 시간 역시 짧았다.
그렇게 십여 분.
그리고 다시 한 시간 여가 흘렀을 때.
질서의 신은 의아함을 느꼈다.
다시 한 번 천리안을 사용한 검의 신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갸웃했다.
악신들은 분명 정의의 성채로 접근해오고 있었다.
하지만 그 속도가 너무 느렸다.
어째서일까.
왜 시간을 지체하고 있는 것일까.
“신경 쓰지 않는다. 일단은 주어진 시간을 이용한다.”
정말로 신경 쓰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당장 놈들의 속셈을 알아낼 방도가 없으니, 스스로 말한 것처럼 시간을 이용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21층과 연결된 기둥에서 병력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 * *
혼란의 신을 태운 가마가 기분 좋게 흔들렸다.
미혹의 신은 언니를 태운 가마 옆에 서서 멀리 보았다. 그녀 또한 검의 신처럼 천리안을 가지고 있었다.
정의의 성채 곳곳에 방어 병력이 갖춰지고 있었다.
거의 대부분이 골렘들이긴 했지만, 총원이 십만을 훌쩍 넘으니 천사들의 숫자도 결코 적지 않았다. 어림 세어도 수만은 족히 될 것 같았다.
거기에 영웅들이 더해졌다.
선신들의 숫자도 적지 않았다.
“불안하니?”
“나는 미혹의 신이니까.”
되는대로 답한 미혹의 신이 입술을 비쭉였다. 혼란의 신은 그런 여동생의 모습에 미소를 흘렸다.
선신과 악신.
서로의 칭호에 대해 불만은 없었다.
악신들이 선신들이 꾸려온 세계에 파국을 일으킨 것은 사실이었으니까. 그들의 세계에 종언을 가져올 마신의 행보에 협력하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혼란의 신은 생각했다. 선신과 악신 사이에 그리 큰 차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그저 입장이 다를 뿐이라고.
혼란의 신은 미소를 흘리며 우아하게 손짓했다. 뚱한 표정으로 다가온 미혹의 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잘 될 거란다.”
여기는 심층.
대미궁의 깊은 곳이니까.
혼란의 신이 가마 등받이에 몸을 깊이 묻었다. 턱을 치켜세운 채 기다렸다.
모든 준비가 갖춰지기를.
선신들의 병력이 모두 한 자리에 모이기를.
* * *
기둥을 나온 군대의 신은 바로 지휘부에 합류했다.
22층에 집결한 병력의 숫자는 15만을 훌쩍 넘었다.
여기까지 내려온 병력들의 질을 생각한다면, 저층의 병력 수십만에 해당할 무지막지한 규모의 대군이었다.
정의의 성채가 넓다고는 하나 한계는 있었다. 성채의 방벽이란 방벽에는 모두 병력이 가득했다.
“오랜만이다.”
“오랜만이군.”
몇년만에 해후한 이들과 짧게 인사를 나눈 군대의 신은 보급의 신과 함께 정황을 들었다.
천리안을 통해 지속해서 악신들의 부대를 감시하던 검의 신은 미간을 좁히며 말했다.
“뭔가 꾸미고 있어. 그 뭔가가 뭔지 몰라서 그렇지.”
악신들이 부덕의 성채를 나오고 벌써 한나절 가까이가 지났다.
그 시간 동안 놈들은 문자 그대로 꾸물거리고 있었다.
왜일까.
저럴 거면 뭐 하러 치고 나온 것일까.
“폭력의 신은 단순한 놈이다. 나랑 동류야. 하지만 저쪽에는 지금 폭력의 신만 있는 게 아니야.”
격투의 신이 마뜩찮은 표정으로 말했다. 질서의 신이 고개를 끄덕였다.
“느낄 수 있다. 혼란의 신이··· 그녀가 지휘권을 잡고 있음이 분명하다.”
치유의 신의 맞수가 역병신이라면, 질서의 신의 맞수는 혼란의 신이었다. 그와 그녀는 서로의 존재를 느낄 수 있었다.
“위에서 내려온 병력들은 싸울 수 있습니까?”
칼리드가 묻자 군대의 신 곁에 서 있던 보급의 신이 고개를 끄덕였다.
“가능은 해. 전력 발휘까지는 무리겠지만···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낫겠지. 골렘들은 크게 적응 시간이 필요하지 않기도 하고.”
문제가 되는 천사들과 영웅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