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던전 브레이커-171화 (171/211)

“응? 우리한테?”

“용사 부모님이 우리한테 화가 나?”

두 여신은 다시 눈을 깜박였다. 그리고 이내 이해했다.

보급의 신의 말은 일리가 있었다.

말이 좋아 영웅 소환이지, 결국 납치나 다름없었다.

다른 세계에서 멀쩡히 잘 살던 이들을 불러다가 우리 세계를 위해 싸우게 하고 있었으니까.

선신들 가운데 일부는 영웅들을 돌아보았고, 영웅들은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다들 인성이 좋아서 무어라 하지 않을 뿐, 선신들을 원망하는 마음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물론 영웅들에게 늘 미안해하고, 어떻게든 보상을 해주기 위해 노력하는 선신들이었지만, 그렇다고 영웅 소환의 ‘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선 채로 굳어 있던 음악의 신과 회화의 신은 뒤늦게나마 천호를 돌아보았다. 꽤나 간절한 시선을 보내자 천호가 헛기침과 함께 반응했다.

“음.”

오랜만에 듣는 음에 루시엘도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천호에게 이미 몇 번이나 괜찮다는 말을 듣기는 했지만, 루시엘이야말로 천호를 소환한 장본인이었으니 말이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방안에 있던 이들 가운데 반수 가량이 마른침을 삼켰다. 천호는 그런 그들에게 안타까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화내실 게 분명합니다.”

아버지는 몰라도 어머니는 화내신다. 화내실 게 분명하다. 여기서 화를 내지 않으면 어머니가 아니었다.

순식간에 울상이 된 루시엘이 겁먹은 얼굴로 울먹거렸고, 미트라는 정신 세계 속에서 입술을 깨물었다.

천호는 그런 둘을 위해서라도 얼른 말을 이어 붙였다.

“그래도… 미궁 세계의 분들과 싸우거나 할 일은 없을 겁니다.”

아마도.

그리고 만약 싸운다고 해도 진짜 심각하게 싸우지는 않을 터였다.

천호가 아는 어머니는 일단 이성적인 분이셨으니까.

그리고 아버지가 함께하신다면 괜찮았다.

아버지야말로 어머니 이상으로 이성적인 분이셨으니까 말이다.

말을 마친 천호는 괜찮다며 루시엘의 손을 잡아주었다. 몇 번이나 말했지만 루시엘의 잘못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용사님.”

루시엘의 뺨을 따라 눈물이 또르르 흘러내렸다. 진짜 천사답게 착하고 눈물도 많은 루시엘이었다.

그리고 다시 몇 초.

침묵에 휩싸인 회의장 안에서 군대의 신이 긴 숨을 토했다.

“이계의 주신이 노성을 토한다면… 감수해야겠지. 모두 우리의 업보이니.”

군대의 신은 잘못을 부정하지 않았다. 보급의 신이 괜찮겠냐는 시선을 보내자 고개까지 끄덕여 주었다.

애당초 용사를 키운 자들이었으니까.

용사 말마따나 화는 내도 그 이상은 하지 않을 터였다.

그렇다면 받아들인다. 그들의 정당한 분노를 피하지 않는다.

그 정도도 받아내지 못 한다면 선신이고 아니고를 떠나 너무 염치없지 않겠는가.

마음을 정한 군대의 신은 다시 천호를 보며 물었다.

“용사여, 정확히 언제 올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나?”

“정확한 시기까지는 모르겠습니다.”

오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까지는 알 수 없었다.

더욱이 각각의 세계는 시간의 흐름이 달랐다.

너무 극단적인 가정이었지만, 이곳에서의 한 달이 파이엔에서의 하루일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군.”

군대의 신은 무겁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내 회의장의 모두를 돌아보며 말했다.

“일단은 희소식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용사의 말처럼 시기를 특정할 수 없으니 마냥 기대하며 기다릴 수만은 없다.”

제때 나타나면 좋다.

하지만 나타나지 않으면 어쩔 수 없다.

불확실한 조력에 기대는 우를 범하지 않는다.

“계획은 예정대로 진행한다. 내일 21층으로 향할 것이고, 22층에서 결전에 임한다.”

주어진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았다. 악신들 쪽에서 먼저 움직일 수도 있었다.

그러니 지체하지 않는다.

“질문이 있는 사람이 없다면 이만 회의를 파하도록 하지.”

이미 필요한 이야기는 모두 들은 셈이었다.

딱히 입을 여는 자가 없자 군대의 신은 바로 회의를 파한 뒤 보급의 신과 함께 방을 나섰다.

하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었다.

회의실에 남은 선신들과 영웅들이 꽤 되었다.

필요한 이야기 자체는 다 들었지만, 개인적인 호기심들이 남았기 때문이다.

용사와 그 부모.

비범하기 짝이 없는 혈통.

용사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제때 도착한다면 얼마나 전력이 될 것인가.

그들의 강함은 어느 정도인 것일까.

음악의 신과 회화의 신은 언제나처럼 직설적으로 묻기 위해 천호에게 향했고, 다른 선신들과 영웅들은 두 여신이 어떤 질문을 할지, 그리고 천호가 어떻게 대답을 할지를 기대했다.

음악의 신과 회화의 신을 제한다면 천호와 제일 친한 신에 속하는 기병의 신 역시 어느새 천호의 바로 옆까지 이동해 있었다.

그리고 회의실의 한 구석.

분명히 있는데 없는 것 같은 정화의 신이 옆자리에 앉은 영웅을 돌아보며 물었다.

“용사 부모님이 온다는데 네가 왜 긴장을 하-냐고 하기에는 이유가 있구나.”

질문으로 시작한 말이 평서문이 되어 끝났다.

그리고 이는 당연한 일이었다.

파이엔 출신의 영웅 크리스 폰 크리사오르.

용사의 아버지- 남자의 옛 동료인 그녀는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 * *

아버지와 어머니는 얼마나 강한가.

선신들과 영웅들의 질문에 천호는 쉬이 답할 수 없었다.

애당초 두 분이 얼마나 강한지 천호 또한 몰랐기 때문이다.

중학교 2학년.

아버지께서 불쑥 말씀하셨다.

“우리 집안엔 용사의 피가 흐른다.”

그리고 이어진 몇 달간은 이전의 몇 년과 달랐다.

아버지께서는 인간을 초월한, 말 그대로 초월자이기에 가능한 일들을 몇 번이나 보여주셨고, 어머니께서는 더 이상 마법을 감추지 않으셨다.

천호는 당시를 떠올려 보았다. 그리고 이내 이번 일에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 기억임을 인정했다.

당시의 천호 자신은 그냥 좀 튼튼하고 싸움 잘하는 중학생에 불과했으니까.

개미에게는 아이나 어른이나 그냥 거대한 무언가일뿐, 둘 사이의 차이를 분간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아버지.’

얼마나 강하실까.

아버지의 강함은 어느 정도인 걸까.

그나마 비교해볼 수 있는 것은 레온이었다.

천호는 파이엔을 침공한 마왕군과 미궁 세계를 침공한 마왕군이 동일한 집단이라 생각했다.

그렇다면 양쪽의 마왕 역시 비슷한 실력의 소유자가 아니었을까?

레온도 마왕을 이겼고, 아버지도 마왕을 이기셨다.

그리고 천호에게는 레온의 전력을 누구보다 잘 아는 미트라가 함께하고 있었다.

[레온은 마왕보다 약했다.]

미트라는 주저 없이 말했다.

그것이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그대여, 그대는 레온이 펼치는 용사의 검을 보았다고 하지 않았나?]

저층에서 역병신과 싸웠을 때.

레온이 펼치는 용사의 검을 보았다. 하늘과 땅을 갈라놓을 것만 같은 그 위력을 지금도 잊지 않았다.

[지금은 그대가 더 강하다. 나는 알 수 있다.]

2년 전, 그러니까 시간의 문을 들어가기 전이라면 이렇게까지 단언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단언할 수 있었다.

천호가 레온보다 강하다.

[마왕 역시 레온보다 강했다. 일전에 설명했던 것처럼… 레온이 마지막 전투 때 마왕을 이길 수 있었던 것은 많은 것들을 희생한 덕분이다.]

마왕과의 마지막 전투에서 미트라는 부러졌다.

레온 역시 평생을 안고 갈 후유증을 얻었다.

이미 초월자의 경지에 오른 용사임에도 불구하고 평범한 인간과 그리 다를 바 없는 여생을 보낸 것은 마왕과의 전투로 초월자의 힘까지 잃었기 때문이다.

미트라의 말처럼 레온은 많은 것들을 희생한 끝에 마왕을 쓰러트릴 수 있었다.

그렇다면 아버지는 어떠한가.

가짜 아버지는 이번 비교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 어차피 천호의 기억과 상상, 바람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가짜였으니 말이다.

“일단… 후유증 같은 건 없었어요.”

아버지는 그야말로 건강의 화신이셨으니까.

그리고 아버지의 이야기대로라면, 아버지는 누군가의 도움 없이 자력으로 마왕을 격퇴하셨다.

아버지는 파이엔의 마왕보다 강하셨다.

[마왕과 최종결전을 펼칠 당시의 레온은… 대신의 경지에 오른 신조차 제압할 수 있었다. 아버님과 당시의 레온을 정확히 비교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나는 아버님이 당시의 레온보다 강할 거라 생각한다.]

최소치가 마왕과 결전을 펼칠 당시의 레온.

그렇다면 어머니는 어떠할까.

이쪽의 대답은 의외로 쉽게 나왔다.

[최소 치유의 신 정도라 생각한다.]

다섯 여신을 제한다면 미궁 세계 전체에서 가장 강한 신력을 가진 신.

“뭐랄까, 새삼 터무니없네요.”

[음… 그러게 말이다.]

군대의 신의 말대로였다.

언제 나타나실지 모를 부모님께 의지하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기대가 되었다.

아버지와 어머니께서 미궁 세계에 강림하시는 순간이, 천호 자신과 함께 싸우시는 광경이.

‘그리고 보고 싶기도 하고.’

어머니 이야기만 나와도 열광하는 미트라와 루시엘이 과연 진짜 어머니 앞에서는 어떻게 반응할까.

아버지께는 또 어떠하고.

‘어쩌면 이쪽이 더 기대될지도.’

작게 웃은 천호는 황금빛 보석을 어루만졌다. 다시 미트라에게 물었다.

아직 한 가지 비교할 것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의 천호는 레온보다 강했다.

하지만 그렇다면, 최종결전에 임할 당시의 레온과 비교하면 어떠할까.

과연 지금의 천호와 당시의 레온 가운데 누가 더 강할 것인가.

미트라는 양쪽 모두의 전력을 알고 있었다.

때문에 단순히 둘 만을 비교하지 않았다.

용사 궁극기를 사용한 레온.

미트라 자신과 루시엘의 조력이 있다고는 하나 다섯 여신의 힘을 사용하는 천호.

고민의 여지는 없었다.

천호와 2년을 함께한 마검 미트라는 알고 있었으니까.

천호는 아직 용사 궁극기에 도달하지 못 했다. 용사로서의 경지만을 논한다면 아직 레온의 아래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트라는 확언했다.

[그대가 더 강하다.]

근소한 차이였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이었다.

마왕과 결전을 펼칠 당시의 레온보다 지금의 천호가 강했다.

그렇기에 미트라는 상상했다.

천호가 용사의 궁극기를 손에 넣으면 얼마나 더 강해질 것인지.

어떤 경지에 올라설 것인지.

앞으로 한 걸음만 더.

용사의 궁극기에 도달하는 그때.

‘천호 넌, 우리보다 더 강해질 거란다.’

어머니께서 하셨던 말.

천호는 황금빛 보석을 어루만졌다. 헤실헤실 웃기 시작한 미트라의 목소리를 들으며 대미궁의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천호가 미트라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루시엘은 20층에 마련된 만신전에서 기도를 올리고 있었다.

생각지도 않게 천호 부모님의 소식을 접한 것처럼 치유의 신의 소식 또한 접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조금 막연하지만 간절한 기대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치유의 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는 없었다. 이쪽의 목소리가 닿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대답할 여력이 없는 것인지 치유의 신은 침묵으로만 일관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치유의 신의 생존 자체는 분명히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틀림없이 잘 될 거야.’

언젠가 천호가 가르쳐준, 천호 어머니의 말버릇을 속으로 작게 중얼거린 루시엘은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선배님.”

치유의 신의 성소를 나서자마다 에이젤과 마주쳤다. 라구엘과 아우라엘도 함께였는데, 우연히 마주친 것 같지는 않았다.

“같이 돌아가려고 기다렸어요.”

배시시 웃은 에이젤이 루시엘의 팔을 끌어안으며 말했다. 평소에도 붙임성과 애교가 넘치는 에이젤이었지만 오늘은 어째 평소와 달랐다. 무언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 같았다.

“에이젤?”

루시엘이 되묻자 에이젤은 므흐흐 음흉하게 웃더니 주먹을 꽉 쥐며 말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오늘이 기회에요.”

“오늘이 기회? 무슨 기회?”

치유의 신의 행방을 찾을 기회라는 것일까?

아니었다. 에이젤처럼 눈치 빠르고 똑똑한 아이가 다른 곳도 아니고 치유의 신의 성소 앞에서 그런 이야기를 꺼낼 리가 없었다.

정황상 루시엘 자신이 이미 시도해보았을 일이니 말이다.

그런 대체 무엇일까.

무슨 기회를 말하는 것일까.

루시엘이 정말로 모르겠다는 듯 순진무구한 표정을 짓자 에이젤은 한숨과 함께 고개를 내저었다.

“으아, 진짜 이 천사같은 청순함은 선배의 매력인 동시에 단점이란 말이에요.”

“어… 청순함? 단점?”

들으면 들을수록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알 수가 없었다.

루시엘은 고개를 갸웃갸웃하며 도움을 청하듯 라구엘과 아우라엘 쪽을 보았고, 두 사람은 어설프게 웃으며 어깨를 으쓱였다.

“아오, 진짜. 용사님 말이에요, 용사님.”

“용사님이 왜?”

“아니, 용사님이 시간의 문 다녀왔잖아요? 그러니까 우리한테는 10초만의 재회지만 용사님한테는 2년만의 재회잖아요.”

“응, 많이 늠름해지셨어. 본래도 늠름하셨지만.”

루시엘이 활짝 웃자 에이젤은 다시 으으 신음을 흘렸다. 다른 일 할 때나 전투시를 보면 머리가 나쁜 건 아닌데, 오히려 좋은 쪽에 속하는데 왜 이러는 걸까.

“어, 음… 아무튼 그러니까 용사님은 우리가 엄청 반가울 거 아니에요. 특히 루시엘 선배는요. 2년 만에 봤으니까 막 포옹도 하고 싶고, 아무튼 이것저것? 지, 짐승같이?”

말하다말고 에이젤이 얼굴을 발갛게 붉혔다. 무언가 망측한 상상이라도 한 모양이었다.

“그, 그러니까. 아무튼 오늘이 기회에요. 확! 하고 밀어붙여 보자고요!”

슥슥 스무스하게 잘 진행된다 싶었는데, 어째 어느 순간부터 통 진도가 나가지 않는 천호와 루시엘이었다.

때문에 에이젤은 이번에야말로 둘 사이를 크게 진척시킬 생각이었다.

‘지금이 기회야!’

물론 엉뚱한 행동일 수 있었다.

당장 22층에서의 대전을 코앞에 둔 상황이었으니까.

내일이면 21층에 내려가야 했고, 모레면 22층에서 전투 준비를 해야 했다. 어쩌면 모레 바로 대전이 시작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기에 에이젤은 더욱 불타올랐다.

아니, 이런 때야말로 더욱 더 남녀 간의 사랑을 꽃피울 때라 생각했다.

대미궁 안이었고, 전시였다. 상상조차 하기 싫었지만,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터질지 몰랐다.

그러니 하루하루를 소중히 해야 했다.

함께 할 수 있는 순간을 만끽해야만 했다.

나중에 후회하지 않도록, 마음 아프지 않도록!

“오늘, 오늘밤이야 말로!”

에이젤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 얼굴이 금방이라도 터질 것처럼 달아오른 상태였다.

“어쩌다가 저렇게 엉큼한 아이가 되었을까.”

“그냥 타고난 게 아닐까?”

아우라엘과 라구엘이 작게 속삭이는 동안 루시엘은 어설프게 웃었다.

이쯤 되니 에이젤이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 대강 짐작이 갔기 때문이다.

용사님과 관계를 더 진척시킨다.

라구엘이 슬쩍 보여준 빨간 소설책들에서 나온 것처럼.

저도 모르게 상상하고만 루시엘은 에이젤처럼 얼굴을 붉혔다.

그 같은 변화를 포착한 에이젤이 얼른 루시엘의 팔을 잡아당겼다.

“좋아요! 미트라님을 슬쩍 유인해서 용사님과 단둘이 되는 게 최고지만, 미트라님은 검이시니 무리겠죠. 음, 검이시라 괜찮기도 하고요.”

에이젤의 말에 루시엘은 눈을 깜박였다. 그러고 보니, 여태까지 이야기하지 않은 것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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