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던전 브레이커-167화 (167/211)

“고마워요, 미트라님.”

“고마워요.”

“사랑해요.”

사방에서 들려오는 감사의 목소리에 미트라는 헛기침을 토하며 좋아했고, 천호는 이것저것 다 하기 싫다고 땡깡(?)을 부리던 과거의 미트라를 떠올리며 흐뭇한 미소를 머금었다.

“조교가 완료되었군요.”

[야, 다 들리거든?]

마검 미트라가 흥흥 거렸지만 어차피 서로 장난이었다.

천호는 마검 미트라의 붉은색 보석을 쓰다듬으며 어느새 구석에 자리하고 있는 정화의 신을 보았다.

“왜?”

“아뇨, 그냥 언제 오셨나 해서.”

“처음부터 같이 있었거든?”

“그랬군요.”

천호는 그저 허허 웃었고, 정화의 신은 눈을 흘겼다.

사실 전차 안에는 평소보다 사람이 훨씬 더 많았다.

평소에는 간이 대장간 칸에서 살다시피 하는 마키나도 어느새 구석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고, 요새 통 안 보이던 크리스도 정화의 신 곁에 앉아 있었다.

이렇게만 해도 벌써 열 명 가까운 인원이었는데, 오늘은 몇 명이 더 추가되었다.

“언제 오신 거죠?”

“나도 처음부터.”

기병의 신이 흠흠 헛기침을 토하며 답했다. 그녀 곁에는 보급의 신이 어설픈 미소를 흘리며 앉아 있었다.

“밖이 좀··· 많이 더우니까요.”

루시엘이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고, 천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19층에 주둔하고 있었다는 선신들과 악신들, 그리고 휘하의 군대 모두가 참으로 대단하게 느껴지는 천호였다.

어찌되었든 그렇게 세 시간 여.

20층으로 통하는 기둥을 수비하는 정의의 성채에 도착한 천호 일행을 기다린 것은, 뜻밖의 소식이었다.

* * *

“좋아, 결정했다. 20층을 버리자.”

혼란의 신의 말에 분쟁의 신과 파멸의 신은 당혹스런 표정을 지었다.

불과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20층에서의 큰 싸움을 이야기하던 혼란의 신이었기 때문이다.

“음모의 신은 소멸했고, 15, 16, 17층의 병력이 고스란히 20층에 합류할 마당인데 굳이 20층에서 싸울 필요는 없잖니.”

타당한 주장이었다.

악신들 쪽은 삼 개 층의 병력이 20층에 집결한 셈이었지만, 선신들 쪽은 15층부터 20층까지- 무려 여섯 개 층의 병력이 집결한 셈이었으니, 단순 계산으로도 두 배 정도 병력 차이가 났다.

물론 어디까지나 단순 계산일 때 이야기였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이곳은 대미궁 안이었으니, 정말로 단순히 머릿수만을 논한다면 악신들이 크게 밀릴 것도 없었다.

하지만 병력의 질이나 신들의 숫자를 생각한다면 불리한 것도 사실이었다.

“합류하기 전에 20층을 턴다는 작전도 물 건너갔어. 평야에서의 회전이 아니라 성채를 낀 싸움이니까. 저쪽도 19층의 병력 합류가 늦진 않았고.”

이것도 사실이었다.

평야에서의 회전과 달리 성채를 낀 싸움은 시간이 걸리는 법이었다.

성벽 따위 단숨에 무너트릴 권능을 가진 심층의 악신들이었지만, 적측에는 선신들이 있었다. 온갖 축복으로 도배를 한 정의의 성채의 성벽은 악신들의 권능조차 견뎌낼 수 있었다.

“거기다 어차피 23층까지 뚫리긴 뚫린 상황이었잖아? 여기서 우리가 밀려난다고 뭐 크게 달라질 거 있겠어?”

이것도 어느 정도는 맞는 이야기였다.

치유의 신을 필두로 한 공략대는 23층까지 진출을 했다.

즉, 23층까지 존재하는 기둥들을 선신들이 모두 확보하고 있다는 소리였다.

자신의 옥좌 위에 자리한 혼란의 신은 꼬고 있던 다리를 반대로 바꾸며 분쟁의 신과 파멸의 신을 보았다.

하얗게 분칠한 얼굴과 검은 머리칼 사이에 자리한 보랏빛 눈동자가 요사스런 빛을 발했다.

혼란의 신은 여신이었다.

보랏빛 날개를 가진 아름다운 엘프의 형상을 하고 있었다.

크게 보아 인간형.

분쟁의 신과 파멸의 신도 다르지 않았다. 다들 덩치 차이는 있지만 인간형인 것은 마찬가지였다.

분쟁의 신은 미간을 찌푸리는가 싶더니 파멸의 신을 슬쩍 돌아보았다. 마찬가지로 분쟁의 신을 돌아보던 파멸의 신과 눈이 마주쳤고, 두 악신은 어느 순간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혼란의 신.’

사실 분쟁의 신과 파멸의 신이 당황한 것은 20층에서의 큰 싸움을 논하던 혼란의 신이 갑자기 태도를 바꾼 것 때문이 아니었다.

당황한 이유는 단 하나.

20층을 버리자는 혼란의 신의 선언.

20층은 혼란의 신의 지배하에 있었다. 그녀는 20층의 지배자였다.

물론 분쟁의 신과 파멸의 신도 자신들이 지배하던 층을 버리고 20층으로 내려온 처지였다.

하지만 혼란의 신과 그들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했다.

대신.

혼란의 신은 대신이었다.

대신의 경지에 발을 걸치고 있는 분쟁의 신이나 파멸의 신과는 달리, 진정한 의미로서의 대신이었다.

대신이 자신이 지배하는 층을 버린다.

쉽지 않은 일이었다. 악신들의 상식상으로는 임금이 왕관을 버리는 것과 비슷한 일이었다.

애당초 음모의 신이 20층에서의 큰 싸움을 고려한 것은 20층의 지배자인 혼란의 신이 자신의 층을 버릴 리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혼란의 신은 역시 혼란의 신이었다.

대신답지 않게 너무나 선뜩 20층을 버리자는 이야기를 했다.

“그럼 어디까지 가자는 거지? 21층?”

“아니, 22층.”

21층을 지배하는 악신은 혼란의 신의 여동생인 미혹의 신이었다. 분쟁의 신이나 파멸의 신처럼 대신의 영역에 발을 걸치고 있을 뿐, 혼란의 신처럼 강력한 대신은 아니었다.

‘강제로 끌고 내려갈 셈이군.’

분쟁의 신이 눈빛으로 말했고, 파멸의 신이 고개를 끄덕였다.

애당초 혼란의 신이 20층에 자리한 것은 선신들 가운데서도 손에 꼽히는 대신인 질서의 신을 견제하기 위함이었지, 딱히 그녀의 힘이 부족해서가 아니었다.

“어차피 지금은 서로 눈치를 보느라 엉망진창이야. 그러니 놈들의 최종 진출지인 22층에서 대미궁 사상 최대 규모의 싸움을 일으키는 거다.”

23층은 다시 악신들의 손에 떨어졌다.

그러니 22층에서 싸운다.

단순히 셈해도 양측 합쳐 열 개 층이 훌쩍 넘는, 항마전쟁 이후 최대 규모의 싸움을 혼란의 신 자신의 주도하에 일으킨다.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눈을 빛내는 혼란의 신의 모습에서 분쟁의 신은 이해했다.

혼란의 신은 더 큰 혼란을 원하는 것이었다.

22층에서의 싸움을 원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그것이었다.

분쟁의 신의 얼굴에도 어느새 미소가 번졌다.

싸움이 커지면 커질수록 기꺼운 것은 분쟁의 신 역시 마찬가지였다.

“22층으로 간다. 그곳에서 집결한다.”

21층과 22층의 악신들과.

23층의 선신들을 몰아낸 무리들과.

그리고 하나.

치유의 신의 숙적.

대미궁 안에서도 손에 꼽는 대신인 역병의 신.

그 역시 합류하리라.

그토록 증오하는 용사와 천사와 성검을 찢어발기기 위해 22층으로 올라오리라.

“더 큰 혼란을.”

혼란의 신이 미소지었다.

* * *

“한 마디로 판을 더 키우자는 거군.”

19층에서 기다리고 있던 노력의 신과 천사들에게 대강의 소식을 전해들은 군대의 신은 미간을 찌푸렸다.

사실 선신들에게는 크게 나쁠 것이 없는 이야기였다.

단판 싸움.

패하면 돌이킬 수 없었다. 지금까지 확보해둔 심층의 모든 거점을 빼앗기고 다시 중층으로 내쫓길 터이니 말이다.

하지만 승리하면 이쪽 역시 얻는 것이 많았다. 악신들에게 빼앗긴 23층을 다시 탈환할 수 있었고, 15층에서 22층까지의 악신들을 일소하는 셈이었으니 더 이상 뒤를 걱정하지 않고 심층 공략을 계속할 수 있었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그래서 다들 이미 내려간 건가?”

군대의 신의 물음에 노력의 신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그의 형과 누나인 우정의 신과 승리의 신은 질서의 신과 함께 22층으로 향했다.

노력의 신이 남은 이유는 두 가지였는데, 하나는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혼란의 신의 역습을 방어하기 위해서였다.

18층에서 내려오는 병력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어찌되었든 기둥을 확보하고 있어야 하는데, 그냥 비어놓고 떠났다가 숨어있던 악신들이 점령이라도 하면 낭패였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지금과 같이 소식을 전달하기 위함이었다.

“그대들이 오면 함께 내려가기로 했다.”

어차피 뒤를 돌아보지 않고 달리는 결사행이었다.

천호 일행과 합류하고 나면 더 이상 기둥을 지키고 있을 필요가 없었다.

대미궁이 고향인 악신들과 달리 선신들은 한 층 한 층 내려갈 때마다 적응 시간이 필요했다.

물론 군대의 신 정도 되는 신격의 소유자면 그냥 무시하고 내려가도 크게 이상은 없었지만, 정화의 신 같이 아직 대신의 경지에 들지 못 한 신들이나 천사들에게는 무리한 일이었다.

때문에 군대의 신은 일단 노력의 신만을 내려 보낸 뒤 일단 19층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결정했다.

설사 22층에서 한 발 먼저 싸움이 시작된다 할지라도 이미 내려간 병력이 상당한데다가, 22층에는 23층에서 후퇴한 병력들이 함께 하고 있었다.

더욱이 정의의 성채를 낀 수성전 양상이 될 터이니 그리 쉽게 결판이 나지는 않을 터였다.

그러니 하룻밤 머물며 대미궁에 적응한다.

충분한 휴식의 시간을 가진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군대의 신은 이왕 만들어진 시간을 활용하기로 마음먹었다.

* * *

[한 번 더 다녀오란 말인가?]

밤이 내린 19층.

천호 일행을 한 자리에 모은 군대의 신이 말했고, 미트라가 당혹스런 목소리를 흘렸다.

군대의 신의 제안은 단순했다.

지금 19층에는 참으로 많은 선신들이 모여 있다. 그러니 선신들이 힘을 모아 시간의 신을 강제로 깨운다.

다시 한 번 시간의 문을 활용한다.

이왕 전투가 미뤄진 거, 한 번 더 전력을 끌어올린다.

물론 여기서 전력을 끌어 올릴 사람은 천호였고, 시간의 문 너머에 다녀올 것도 천호였다.

“그대는 한층 더 강해질 수 있을 것이다.”

누가 군대의 신 아니랄까봐 군대 한 번 더 다녀오라는 이야기를 너무나 쉽게 하는 군대의 신이었다.

‘물론, 진짜 군대랑은 좀 차이가 있···긴 하지만.’

굳이 따지면 격오지 근무라고 해야 할까.

요즘 들어 표정 관리가 잘 안되기는 하지만, 그래도 일단 미트라와 루시엘 앞이 아니면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 천호였다.

진중한 표정을 짓고 있자니 미트라가 말했다.

[그대와 떨어져 있어야 한다니 너무나 아쉽지만 어쩔 수 없군.]

미트라의 목소리에는 나름 진심이 섞여 있었지만 천호는 마뜩찮은 눈으로 황금빛 보석을 바라보았다.

그도 그럴 것이 생으로 2년을 보내야 하는 천호와 달리 미트라에게는 10초짜리 이별이었으니 말이다.

“용사님······.”

루시엘이 천호의 손을 잡으며 눈을 촉촉이 적셨다.

역시 진짜 천사는 루시엘뿐이었다.

“음, 어쩔 수 없죠.”

천호는 마음을 굳혔다.

사실 한 걸음 물러서서 생각하면 큰 기회였으니까.

22층에서의 대전이 펼쳐지기 전에 조금이라도 전력을 끌어올려야 했다.

2년이나 시간은 그야말로 천금과 같을 터였다.

“다녀오겠습니다.”

천호가 말했고, 군대의 신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음악의 신과 회화의 신이 짝짝짝 박수를 쳤다.

“시간의 신은 이미 준비되었어.”

“응응, 세팅 다 해놨어.”

발랄하게 말한 그녀들은 얼른 옆방에서 이동식 침대를 밀고 왔다. 잠든 시간의 신 곁에 선신들이 모여들었다.

군대의 신 남매.

음악의 신과 회화의 신.

노력의 신과 정화의 신.

그 외에 15층부터 함께 내려온 여러 선신들.

열 명도 넘는 신들이 침대를 에워싸자 시간의 신이 뭔가 느끼기라도 한 것처럼 괴로운 표정을 지었지만 군대의 신은 주저하지 않았다. 선신들을 돌아보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그대로 모두의 신력을 시간의 신에게 집중시켰다.

“악!”

10초 남짓.

시간의 신이 돌연 비명을 지르며 벌떡 일어났다. 악몽이라도 꾼 사람처럼 온 몸이 땀투성이였다.

“뭐야, 왜? 아직인데?”

시간의 신이 고통스러운 얼굴로 말을 쏟아냈다. 시간의 문을 한 번 사용한 시간의 신은 보통 1년에서 2년 정도 잠들기 마련이었는데, 보름도 되지 않아 깨웠으니 괴로울만도 하였다.

“말로 하면 길다. 전달해주지.”

군대의 신이 눈짓하자 기병의 신이 시간의 신과 이마를 맞대 기억을 전송해주었다.

시간의 신이 와락 인상을 쓰며 말했다.

“이런 미친. 내가 무슨 마도구인줄 알아? 신력 부어서 강제로 깨우게?”

“사정이 급해 어쩔 수가 없었다.”

군대의 신의 말에 시간의 신은 이를 악물었지만 잠깐 뿐이었다. 이내 한숨을 쉰 뒤 헝클어진 머리를 쓸어올리며 말했다.

“이번뿐이야. 내가 앞으로는 하기 싫다는 게 아니라, 이번에 하고 나면 진짜 깊이 잠들게 될 거야. 억지로 힘을 끌어다 쓰는 거니까. 알겠어?”

“알겠다.”

확실히 무리하게 깨운 것이긴 한지 지난번과 달리 이래저래 신경질적인 시간의 신이었다.

“아무튼 그래서 누가 들어가는데?”

“접니다.”

천호가 한 발 앞으로 나서자 시간의 신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바로 열게. 난 지금 힘이 없으니까 다들 힘 모아줘.”

“알겠다.”

이번에도 즉답한 군대의 신은 시간의 신을 중심으로 선 선신들에게 눈짓으로 신호를 보냈다.

괜히 신이 아닌지 서로 눈빛을 교환한 것만으로 금방 강력한 마법진- 아니, 신성진을 만들어 모두의 신력을 시간의 신에게 집중시켰다.

시간의 신이 이를 악물었다.

다른 신의 신력을 받아들이는 것 자체가 무척 고통스러운지 종국에는 비명까지 질렀다.

“들어가!”

악 소리를 내며 시간의 신이 손을 크게 휘두르자 천호 앞에 시간의 문이 나타났다.

시간의 신이 워낙 고통스러워 보였기에 천호는 모두에게 인사를 건넬 겨를도 없이 시간의 문 안으로 뛰어들었다.

“용사님!”

[그대여!]

루시엘과 미트라가 다급히 소리쳤고, 시간의 문이 닫혔다.

그리고 시간의 문 너머.

이전과 같은 캠핑장 안.

천호는 바로 고개를 들었다. 마른 침을 한 차례 삼킨 뒤 노을 진 하늘과 땅을 확인 했고, 정면을 보았다.

“뭐야, 또 왔어?”

2년간 정들었던 가짜 아버지.

변함없는 모습에 천호는 활짝 웃었고, 포옹하기 위해 양팔을 크게 벌렸다. 하지만 가짜 아버지는 천호를 환영하는 대신 미간을 좁히더니 천호의 옆을 보며 턱짓했다.

“너는 그렇다 치고 저건- 아니, 쟨 어떻게 온 거냐?”

“네?”

쟤라니.

천호는 옆으로 시선을 돌렸고, 이내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떴다.

“미트라?”

“응?”

천호의 바로 옆. 땅바닥에 주저앉아 있던 마검 미트라가 반사적으로 답했다. 그리고 이내 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섰다.

“어? 어어어?”

분명 시간의 문 안쪽이었다.

본래라면 천호 밖에 오지 못 할 공간이었다.

그런데 마검 미트라가 함께 했다. 그것도 마검 형태가 아닌, 정신 세계처럼 인간의 형상을 한 채.

“그거네.”

가짜 아버지가 말했고, 천호도 깨달았다. 홀로 영문을 몰라 당황하는 마검 미트라를 보며 말했다.

“용검.”

천호의 분신.

그리고 그런 용검을 흡수한 마검 미트라.

그로인해 천호의 분신이나 다름없게 된 그녀.

용검이란 말에 마검 미트라도 이해했다. 여전히 당황한 채였지만, 이내 미소지었다.

생각해보니 이건 너무나 좋은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2년 동안 잘 부탁해요.”

천호가 마검 미트라의 손을 잡으며 말했고, 마검 미트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루시엘도, 성검도 없는 곳에서 너무도 발랄하게 답했다.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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