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던전 브레이커-35화 (35/211)

< 제3장 - 3층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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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억.”

에이젤은 트림을 했다.

품위 없는 행동이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에이젤이 수줍게 웃자 아우라엘이 작게 웃었다. 에이젤의 뺨에 묻은 양념을 손수건으로 닦아주었고, 다정하게 말했다.

“얼마든지 있으니 천천히 먹으렴.”

“네, 선배님.”

정말로 많았다.

더욱이 모두 에이젤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들이었다.

달콤한 크림이 들어간 슈크림빵, 말랑말랑한 푸딩, 식감이 끝내주는 수육.

“후훗.”

라구엘은 언제나처럼 품위가 넘쳤다.

우아한 그녀는 우아한 자세로 차를 마셨다.

에이젤은 행복했다. 그래서 손을 멈추지 않았다. 그런데 어찌된 일일까.

먹어도 먹어도 배가 부르지 않았다.

트림은 계속 나왔지만 그야말로 공복에서 나오는 트림일 뿐이었다.

접시 위의 요리들도 조금씩 달라졌다.

말랑말랑한 푸딩은 먹다남긴 과일이 되었고, 맛있는 수육은 딱딱하게 굳은 고기가 되었다.

하지만 그거라도 먹고 싶어 손을 뻗었다. 열심히 입에 넣었지만, 씹고 있자니 금방 또 사라졌다.

접시들의 숫자가 줄어들었다.

에이젤은 울 걸 같은 얼굴로 마지막 접시를 바라보았다.

딱딱하고 맛없는 비상식이 올라가 있었다.

하지만 군침이 돌았다. 저거라도 너무너무 먹고 싶었다.

하지만 손을 뻗지 못 했다.

비상식의 숫자는 하나였으니까.

라구엘이 자애롭게 웃었다.

아우라엘이 하나뿐인 비상식을 들어 에이젤 자신에게 가져다주었다.

“괜찮아.”

“선배님······.”

에이젤은 결국 울음을 터트렸다.

엉엉 울면서 비상식을 먹었다. 선배들이 쫄쫄 굶고 있는데 하나뿐인 비상식을 혼자서 다 먹고 있는 자신이 너무 밉고 화가 났지만, 그래도 몸은 정직했다.

“흑흑 맛있어요.”

“에이젤, 혼자서도 꿋꿋하게 살아야 해.”

“에이젤, 넌 할 수 있을 거야.”

아우라엘이 에이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라구엘이 에이젤에게 쓸쓸하지만 아름다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선배님?”

두 사람은 답하지 않았다. 그대로 빛이 되어 사라졌다.

“안 돼애애애애!”

“에이젤! 에이젤! 정신이 드니?!”

“흐에윽?!”

에이젤은 기묘한 괴성을 토하며 머리를 들었다. 멍한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에이젤, 나야, 루시엘. 알아볼 수 있겠니?”

“아?”

에이젤은 눈을 깜박였다.

스스로가 그늘 아래 누워있음을 인식했다.

나무로 된 무언가에 누운 자신.

그 옆에 앉아 회복마법을 펼치고 있는 천사.

“루시엘··· 선배님?”

“그래, 나야. 루시엘. 루시엘이야, 에이젤.”

루시엘이 다정하게 말했다. 에이젤은 다시 눈을 깜박였고, 자신의 뺨을 어루만지는 루시엘의 손 위에 자신의 손을 올려보았다.

따뜻하고 부드러웠다.

꿈이 아니었다.

가짜가 아닌 진짜였다.

“어흑.”

돌연 울음이 터져나왔다.

설움이 터져나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으아앙!”

“미안해, 미안해, 에이젤.”

루시엘은 엉엉 우는 에이젤을 꼭 끌어안고 계속해서 사과했다. 무엇이 미안한지, 무엇을 사과해야 할지 루시엘 자신도 잘 몰랐지만, 어쩐지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

그리고 몇 분.

루시엘의 가슴에 얼굴을 묻은 채 계속 울던 에이젤의 떨림이 잦아들었다.

그렇지않아도 체력이 떨어진 상태라 우는 것조차 힘겨웠기 때문이다.

“죄송해요······.”

눈물 때문에 옷이 엉망이 되어서.

실제로 루시엘의 가슴팍은 에이젤의 눈물과 콧물로 엉망진창이었다.

하지만 루시엘은 조금도 개의치 않는다는 듯 활짝 웃더니, 천호에게 받은 손수건으로 에이젤의 얼굴을 닦아주었다.

“괜찮아. 아무렇지도 않은 걸. 자, 킁하자.”

“킁!”

콧물까지 제대로 닦아준 루시엘이 방긋 웃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던 천호가 말했다.

“진짜 천사 같지 않아요?”

[전에도 말했지만 그녀는 진짜 천사다.]

주변에 있는 작자들도 다 천사들이고.

사자와 말과 고릴라와 곰이었지만 아무튼 천사들이었다.

실제로 그들 대부분은 눈시울을 붉힌 채 루시엘과 에이젤의 해후를 지켜보고 있었다.

“헤헤······.”

마음이 놓였는지, 조금 바보같은 웃음을 흘린 에이젤은 루시엘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리고 저도 모르게 고개를 갸웃 기울였다.

“어라?”

“에이젤?”

에이젤은 바로 답하는 대신 몸을 살짝 뒤로 뺀 뒤 루시엘의 모습을 전체적으로 살펴보았다.

깔끔했다.

깔끔해도 너무 깔끔했다.

일단 옷이 깨끗했다. 에이젤 자신이 더럽힌 가슴부분을 제외하고는, 그야말로 순백 그 자체였다.

마치 바로 어제 세탁이라도 한 것처럼.

‘어떻게?’

지부를 탈출한 날은 똑같았는데.

똑같이 대미궁을 헤매고 다녔을 텐데.

이상한 것은 그것만이 아니었다.

피부도 좋았다.

맑고 투명한 것이, 금방이라도 광택이 날 것 같았다.

어떻게.

에이젤 자신은 땀과 눈물과 이것저것 때문에 얼굴이 엉망진창이었는데.

아니, 애당초 여기 사막 아니었나?

“에이···젤?”

루시엘이 저도 모르게 몸을 움츠리며 물었지만 이번에도 답이 돌아오지 않았다.

어쩐지 모르게 민망해진 루시엘은 헛기침을 토했고, 두 손으로 괜히 몸을 가렸다.

“선배, 설마 살 찌······.”

거기까지였다.

말을 잇던 에이젤이 돌연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보다 중요한 사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아우라엘 선배님! 라구엘 선배님!”

커다란 외침에 루시엘도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아우라엘 언니랑 같이 있었어? 라구엘 선배님이랑?”

“어, 으, 네! 그랬어요! 셋이 같이 다녔는데! 구조요청 보고 이동하고 있었는데! 모래폭풍에 휩쓸려서! 어떡해, 두 사람은 안전할까요? 어떡하죠?”

에이젤이 루시엘에게 매달리며 횡설수설했다. 가벼운 공황상태에 빠진 것 같았다.

그리고 루시엘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우라엘 언니.

막연히 잘 있을 거라고, 그렇게만 생각하며 걱정하지 않았던 언니.

그런데 아니었다.

실제로는 대미궁을 헤매며 고생하고 있었다. 에이젤의 상태만 보아도 아우라엘이 얼마나 고생하고 있었을지 쉽게 상상할 수 있었다.

“안 돼······.”

이제는 모래폭풍에까지 휩쓸렸다.

그녀는 안전할까? 지금 대체 어디에 있는 것일까.

설마 최악의 상황이-

“일단, 진정하죠.”

당황한 두 천사 사이로 천호가 끼어들었다.

차분한 목소리가 조금이지만 두 사람의 혼란을 가라앉혔다.

“용사님.”

루시엘이 천호를 보았고, 천호는 언제나처럼 멋진 표정으로 그녀를 안심시켰다.

“에이젤.”

“누구···세요?”

에이젤이 루시엘에게 매달리며 눈을 깜박였다. 루시엘이 그런 에이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우리 용사님이야. 성함은 박천호님이시고.”

“우리··· 용사님이요?”

용사면 그냥 용사지 우리 용사라니?

하지만 그런 것을 따질 때가 아니었다.

에이젤은 다시 간절한 어조로 말했다.

“아우라엘 선배님과 라구엘 선배님도 모래폭풍에 휘말리셨어요. 두 분을 구해야 해요!”

“네, 그래야죠. 구할 겁니다.”

천호의 대답에 에이젤은 눈을 깜박였다. 그리고 천호의 말 한마디에 안정되는 자신을 느꼈다.

생전 처음 보는 남자였지만, 이상하게 믿음이 갔다.

“일단 한 가지 질문하죠. 에이젤, 아우라엘씨와 라구엘씨는 구조요청을 보낼 수 없나요?”

“보낼 수 없어요. 구조요청 키트가 없거든요.”

단순한 대답에 천호는 미간을 살짝 좁혔다.

구조요청을 보내는데 특별한 장비가 필요했을 줄이야.

뒤에서 듣고 있던 사스치엘이 말했다.

“우리는 전투 부대였기 때문에 구조요청 키트를 가지고 있었지만··· 지부를 급히 탈출한 천사들이라면 맨몸일 터이니, 구조요청을 보낼 수 없을 것이다.”

생각해보니 루시엘도 구조요청을 보내겠다는 말은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무언가 방법이 없겠나?]

‘사실 크게 고민할 건 없어요.’

미트라의 물음에 작게 답한 천호는 모래폭풍이 불어온 방향을 바라보았다.

모래폭풍에 휩쓸려 날아간다 해도, 결국 모래폭풍의 이동경로 어딘가에 떨어졌을 테니까.

방향을 잡고 나아가다보면 발견할 가능성이 높았다.

‘저쪽 역시 에이젤을 찾을 생각이라면 모래폭풍이 불어간 방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고.’

다만 어디까지나 가능성이 높은 것뿐이었다.

서로 길이 엇갈릴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었다.

‘방법은 두 가지.’

에이젤은 애당초 아우라엘 일행이 구조요청을 보고 이동 중이라 했다.

그렇다면 그 구조요청은 무지엘과 라엘의 구조요청일 가능성이 높았다. 아니, 그냥 확실했다.

‘무지엘과 라엘에게 간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가로저었다. 너무 불확실했다.

더욱이 이쪽 일행이 되었든 아우라엘 일행이 되었든 어느 한 쪽이 먼저 도착하면 구조요청은 사라지게 되어 있었다.

무지엘과 라엘의 상황이 어떤지 모르니, 발견해놓고 구조하지 않고 기다린다는 선택지를 택하는 것도 무리였다.

‘결국 가장 가능성 높은 방법은 모래폭풍이 불어온 방향으로 나아가는 건가.’

이쪽은 천사가 여럿이었다.

천사들 간의 감응을 활용하면 어찌어찌 수색이 가능할 것도 같았다.

“용사님.”

천호가 고민하는 사이, 에이젤을 전투천사들에게 소개시킨 루시엘이 천호에게 다가섰다.

천호는 고개를 한 번 끄덕인 뒤 루시엘의 손을 꽉 잡았다.

“구하러 가죠.”

“네, 용사님!”

루시엘이 남은 한 손으로 주먹을 꽉 쥐었다. 다른 전투천사들 역시, 천사는 천사라 다들 의욕을 보이고 있었다.

아우라엘과 라구엘.

지금까지의 대화흐름상 인간형이 분명한 그녀들.

루시엘의 언니이니 아무튼 뭔가 더 어른스럽고 성숙할 그녀들.

[그대여?]

“음.”

그냥 그렇다는 것뿐이지, 딱히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아니었다.

오랜만에 포커페이스를 취한 천호는 모래폭풍이 불어온 방향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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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라엘은 바닥에 주저앉은 채 헐떡였다. 너무 울어 숨을 제대로 못 쉴 지경이었지만, 그래도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아우라엘.”

라구엘이 그런 아우라엘에게 다가섰다. 고개도 들지 못 하는 그녀를 가만히 끌어안았다.

“괜찮아, 괜찮아. 다 잘 될 거야.”

아무런 논리가 없었다. 항상 합리적으로 사고하는 라구엘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말이었다.

하지만 라구엘은 그렇게 말했다.

라구엘 자신도 그저 막연히 믿고 싶었기 때문이다.

“다 틀렸어.”

하지만 아우라엘의 절망은 생각보다 깊었다. 라구엘은 그런 아우라엘을 다그치는 대신 등을 어루만지며 달래주었다.

“아니야, 아직 괜찮아. 모래폭풍에 휩쓸렸지만 우리 둘 다 무사하잖아? 아우라엘 넌 에이젤을 업고 있었어. 보호 마법은 에이젤에게도 걸렸을 거야. 그러니 그저 멀리 날아가기만 했을 거야. 에이젤은 아직 무사해.”

이야기에 논리가 있었다.

말하는 라구엘 자신도 조금씩 희망이 샘솟는 기분이었다.

“그러니 일어나자. 모래폭풍이 불어간 방향으로 이동해보자. 에이젤은 겁이 많으니까 막연히 어딘가로 이동하지 않을 거야. 아니, 그래도 나름 똘똘하니까 우리랑 같은 생각을 할 거야.”

라구엘은 자리에서 일어나 아우라엘에게 손을 뻗었다. 그녀를 강제로 일으켜 세웠고, 아우라엘은 이내 자신의 발로 굳건히 섰다. 흐리멍텅하던 그녀의 눈에 다시 빛이 돌아왔다.

“맞아, 라구엘. 네 말이 맞아. 언제나 고마워.”

두서없는 말에 라구엘은 그저 웃었다. 아우라엘과 다시 짧게 포옹한 뒤 모래폭풍이 불어온 방향을 향해 돌아섰다.

“라구엘!”

바로 그 순간 아우라엘이 크게 외쳤다. 전투천사 특유의 괴력을 발해 라구엘을 하늘로 던졌다.

“아우라엘?!”

반사적으로 날개를 펼친 라구엘은 보았다. 지면을 뚫고 마물들이 솟구쳐 오르고 있었다.

“데저트 웜!”

사막의 모래 속을 헤집고 다니는 마물이었다. 하나하나의 몸길이는 3미터 남짓으로 웜치고는 작은 편이었지만, 혼자 다니는 일이 없는 놈들이었다.

“아우라엘!”

라구엘이 다시 소리친 그때 아우라엘의 발치에서 데저트 웜 한 마리가 솟구쳐 올랐다. 급히 날개를 펼치며 지면을 박찬 아우라엘은 오른팔을 휘둘렀다. 빛으로 된 창을 만들어 데저트 웜을 공격했다.

“쿠어어!”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데저트 웜의 길쭉한 몸을 가른 직후 빛의 창이 사라졌다. 체력은 물론이고 마력까지 이미 바닥난 아우라엘이었다.

“아우라엘!”

라구엘이 급히 양손에 화염구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그것을 채 던지기도 전에 데저트 웜 한 마리가 아우라엘의 등을 덮쳤다. 날카로운 이빨로 아우라엘의 날개와 등을 헤집었다.

“크윽!”

아우라엘은 비명을 지르지 않았다. 공격당한 그 순간 같은 방향으로 몸을 날려 위력을 죽였다. 바닥을 뒹군 뒤 이를 악물며 고개를 들었고, 라구엘이 화염구를 집어던졌다.

“쿠오!”

데저트 웜 한 마리가 그대로 불타올랐다.

“날아올라!”

라구엘이 다시 화염구를 바닥에 던지며 소리쳤다.

데저트 웜의 지면에서 솟구치는 놈들이니 하늘로 날아오르면 공격을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어려웠다. 날개를 펼쳐도 날아오를 힘이 없었다. 더욱이 문제는 아우라엘에게만 있지 않았다.

“꺄악!”

라구엘이 돌연 비명을 질렀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사막의 청소부인 데저트 크로우가 공격해왔기 때문이다.

독수리보다 훨씬 거대한 까마귀는 데저트 웜들과 행동을 같이하는 경우가 많았다.

날카로운 발톱에 등을 공격당한 라구엘이 지면에 추락했다.

“라구엘!”

아우라엘이 급히 라구엘에게 다가갔다. 등에 난 상처에서 붉은 피가 끝없이 흘러내렸다.

“크아아!”

하늘에서 데저트 크로우가 크게 포효했다. 지면을 뚫고 데저트 웜 세 마리가 더 모습을 드러냈다.

아우라엘은 이를 악물었다.

평소였다면 이 정도 숫자의 적들 따위, 웃으며 해치웠을 터였다. 하지만 지금은 무리였다.

‘라구엘만은 지켜야 해.’

다른 생각은 아무 것도 들지 않았다. 아우라엘은 숨을 헐떡이며 마지막 남은 무기인 단검을 손에 들었다.

“카오!”

데저트 웜들이 아우라엘에게 달려들었다. 아우라엘은 침착하게 단검을 휘둘렀지만, 놈들은 하나가 아닌 셋이었다.

어찌어찌 하나를 공격하고, 다른 하나의 공격을 피했지만, 세 번째 놈이 라구엘에게 달려드는 것만은 어쩔 수 없었다.

“안 돼!”

아우라엘은 막연히 몸을 던졌다. 라구엘이 다시 공격당하는 것만은 막기 위함이었다.

데저트 웜의 이빨이 아우라엘의 등을 찢었다. 아우라엘은 비명을 삼키며 자신 아래 깔린 라구엘을 끌어안았다.

‘다섯 여신이시여, 제발, 제발 라구엘만은 구해주소서.’

간절히 기도했다.

하지만 아우라엘도 알고 있었다.

기도가 닿을 수 없다는 것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절망뿐이라는 것을.

루시엘, 에이젤, 라구엘.

미안해, 미안해.

다시 등 뒤에서부터 격통이 시작되었다. 아우라엘은 이를 악물었다. 최후의 최후까지 저항하고자 단검을 쥔 손에 다시 힘을 주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이었다.

머리 위, 하늘로부터.

단검의 비가 쏟아져 내렸다.

&

< 제3장 - 3층 #4 > 끝

ⓒ 취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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