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멈추지 않아 > (193/200)

< 멈추지 않아 >

[‘오늘은 센시오 리코!,’ Y-DO가 있지만, Y-DO 대신 한두 경기 팀을 이끌 리코까지 존재하는 신시내티 레즈. 레즈의 공격력에 속절없이 휩쓸리는 뉴욕 양키스]

[‘홈 승률 0.696’, 홈 극강의 신시내티 레즈, 원정 2연승 후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로 돌아온다]

[포스트시즌 전승 우승까지 -2. Y-DO와 함께 역사를 향해 내달리는 신시내티 레즈]

영도 역시 2차전에서 멀티 장타를 기록하며 좋은 활약을 보여줬지만, 2차전의 주인공은 누가 봐도 센시오 리코였다.

두 개의 홈런으로 월드시리즈에서만 세 번째 홈런을 터뜨리며 팀의 월드시리즈 2연승을 이끈 것.

지난 시즌 영도가 너무 말도 안 되는 포스트시즌 13홈런 기록을 세워서 그렇지, 리코 역시 영도 이전 포스트시즌 최다 홈런 기록이었던 배리 본즈, 넬슨 크루즈, 카를로스 벨트란 등의 8홈런 기록에 충분히 도전할 수 있는 페이스였다.

모든 시리즈를 스윕을 향해 내달리는 레즈 덕분에 기회가 많지 않을 것 같다는 게 아쉬웠지만.

[이대로 가면 진짜로 내일 4차전에 에디 카날레스가 다시 나와야 할 수도 있습니다. LA 다저스도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돈 라이스를 3일 휴식 후 다시 올려야 하지 않았습니까?]

[돈 라이스는 나름 잘 던져주었지만, 결과적으로 4차전에서도 팀을 구해내지 못했죠. 3일 휴식 후 등판은 도박이에요. 에디 카날레스는 연투 능력, 이닝 이팅, 내구성 등에선 돈 라이스보다 앞서는 선수지만, 4일 휴식 후 등판하는 에디 카날레스보단 당연히 빈틈이 있거든요?]

뉴욕 양키스는 3선발 버논 산타나를, 홈팀 신시내티 레즈는 3선발 토드 칸터를.

양키스가 방패, 레즈가 창이라고 다들 이야기했지만, 양키스의 방패는 레즈의 창이 아니라 레즈의 방패와 비교해도 크게 앞서는 수준이 아니었다.

특히 에이스보다는 2선발, 3선발로 내려가면 격차가 확 줄어들었다.

버논 산타나가 이번 시즌 WAR 4.1을 기록하며 선발투수 중 18위를 기록했는데, 토드 칸터는 3.2로 28위에 올랐다.

100이닝 이상 소화한 선발투수가 120명이 넘는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미 크지 않은 격차.

게다가 피홈런이 거의 9이닝당 1.1개 가까이 될 만큼 산타나는 피홈런이 많은 게 단점인 투수였고, 신시내티 레즈는 이번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홈런 하면 가장 먼저 언급되는 팀이었다.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는 파크 팩터 계산법의 한계로 홈팀 선수 구성을 고려하지 않아 이번 시즌 홈런 팩터 1위가 된 유서 깊은 타자친화구장.

토드 칸터가 유서 깊은 타자친화구장에서도 준수한 2선발급 투수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힘이 투심과 체인지업의 힘이라는 걸 생각하면 둘의 격차는 크게 줄어들었다.

선발투수 두 명의 격차가 줄어들면...

[아! 알파로마저! 알파로마저 큰 타구를 만들어냅니다! 퀸타나, 버드에 이어 오늘 경기 세 번째 2루타! 3회 말 1아웃까지 세 개의 안타를 허용한 버논 산타나, 그 세 개 모두가 2루타입니다!]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가 좁아서 3루타는 안 나왔지만, 그래서 그런지 단타도 안 나오는데요? 퀸타나가 21홈런, 버드도 17홈런을 때려낸, 나름대로 장타력을 갖춘 선수들이지만, 이번 시즌 4홈런의 알파로에게마저 장타를 허용한 건 좀 아프죠.]

‘제길, 제기랄... 빌어먹을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

양키 스타디움의 좌, 우측 폴대까지의 거리는 각각 97, 96m, 좌중간과 우중간은 122m와 117m, 중앙은 124m.

그래서 우측의 낮은 펜스가 더해져 좌타 빅뱃에게 유리한 구장이고, 우타 빅뱃에겐 다소 불리한 구장이라고 평가받았다.

그러나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는 좌, 우측 폴대가 100m, 99m로 양키 스타디움보다 멀고 중앙이 123m로 비슷했다.

하지만 문제는 좌중간이 116m, 우중간이 113m로 양키 스타디움보다 훨씬 가까운 데다가 홈에서 외야 방향으로 항상 바람이 분다는 것.

폴대 쪽으로 향하는 홈런보다 좌중간부터 우중간 사이에 떨어지는 홈런이 훨씬 많다는 걸 생각하면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가 극단적 타자친화구장이자 홈런 공장이 될 이유로는 충분했다.

‘플라이볼 피처는 대체 어떻게 살아남으라고...’

그래서 버논 산타나는 2.1이닝 3피안타로 나쁘지 않은 피칭을 이어가면서도 계속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느낌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다.

평균 구속 95마일대의 강속구와 20-80 스케일에서 70점을 받는 리그 최정상급의 슬라이더.

하지만 써드 피치 체인지업이 45점에 그친 투 피치에 가까운 극단적 쓰리 피치 투수.

덕분에 탈삼진이 많지만, 피장타도 많은 극단적 플라이볼 피처가 될 수밖에 없었다.

피홈런 개수는 언제나 중하위권.

아무리 좋은 투수라 해도 리그를 지배하는 수준이 아니라면 약점은 있을 수밖에 없었고,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와 신시내티 레즈, 특히 ‘레드 머신즈’의 결합은 버논 산타나에겐 최악의 조합이었다.

[자, 타석에는 유리 파체코! 아즈라엘 알파로에게까지 장타를 허용한 버논 산타나로선 이제부터 등장할 ‘레드 머신즈’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을 겁니다.]

[‘레드 머신즈’는 그 어떤 투수에게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존재죠.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만난다면 더더욱. 그런데 산타나에겐 아마 더 부담스럽긴 하겠죠.]

‘음? 여기서?’

산타나가 얼마나 부담스러워하는지 딱 보이는 게 유리 파체코에게 던진 2개의 볼이었다.

2번 타순에 배치된 유리 파체코는 항상 다음 타석에 영도가 대기하다 보니 대놓고 들어오는 스트라이크들을 골라서 공략할 수 있었다.

그게 이번 시즌 커리어 하이를 찍을 수 있었던 힘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하지만 지금, 산타나보다 파체코가 더 당황하고 있었다.

사실 설명할 필요도 없이 너무 흔하게 벌어지는 일이지만, 이번 시즌의 파체코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었다.

특히 이미 주자가 1루도 아니고 2루에서 버티고 있을 경우엔 더더욱.

‘여기선 골라낼 수 있다면 골라내는 게 맞겠지. Y-DO에게 기회를 주는 게 확률은 더 높을 테니. 센시오에게까지 이어질 수도 있고.’

2볼 이후 다소 밋밋한 스트라이크 한 개.

충분히 노려볼 만했지만, 메이저리거, 그중에서도 홈런타자답지 않게 배팅 타이밍을 꾹 참고 넘겼다.

영도에게 기회를 넘겨주는 게 기댓값이 더 높을 거라 판단한 것.

파체코의 그러한 인내심은 3-1의 볼카운트로 이어졌다.

[여기서 볼넷을 내주면 정말 큰일 납니다! 뭔가 착각하는 것 같은데, 다음 타순에 Y-DO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스트라이크를 넣으려고 했던 것 같은데 빠졌어요. 어렵겠죠. 어려울 수 있어요.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와 레즈의 핵타선, ‘레드 머신즈’의 일원인 파체코를 상대하는 게 쉽진 않겠죠. 그래도 여기서 잡아야 하거든요? Y-DO가 기다린다고요.]

‘파체코가 잘 골라주는데... 1아웃 1, 2루. 그렇게만 된다면야...’

제러드 홉슨이 그런 것처럼 산타나도 등판 이전부터 걱정이 많았다.

단점을 누구보다 본인이 가장 잘 알기에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레즈 타선을 상대한다는 게 쉽지 않을 것임을 확신하고 있었다.

하지만 상성이 안 맞는 경기를 앞두고 이런 생각을 하는 투수들은 많았다.

그중에서도 극복하는 날이 있고, 극복하지 못하는 날이 있을 뿐.

산타나 역시 5년 이상 선발 로테이션을 돌면서 수많은 꺼려지는 경기에 등판했고, 대부분 걱정이 무색하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2선발급 투수로 평가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늘은 아니었다.

[스윙을 참아내는 파체코! 3루심, 스윙이 아니라는 판정! 여기서 볼넷으로 파체코가 1루를 밟습니다!]

[와... 이거 큰일났는데요? Y-DO가 비록 어제 홈런은 없었지만, 1차전에서 멀티 홈런을 때려냈거든요? 이번 포스트시즌을 통틀어 9경기에서 7홈런을 때렸고. 이거 진짜 위험해요.]

[토드 칸터도 이미 1점을 내줬기에 1-1 동점. 하지만 지금의 분위기를 놓고 보면 이미 레즈가 승기를 잡은 듯합니다.]

[Y-DO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죠. 하지만 만에 하나 여기서 Y-DO, 리코로 이어지는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아낼 수 있다면 그 승기는 양키스로 넘어가겠죠.]

드디어 영도의 등장.

스코어는 1-1, 3회 말 1아웃 1, 2루, 시리즈 스코어 2-0.

여러모로 아무리 영도가 무서워도 거를 수 없는 상황이었다.

1아웃 만루를 만들고 다음 타자를 상대하려 해도 어제 멀티 홈런을 때려낸 센시오 리코가 등장하니까.

물론, 영도보다는 상대할 만한 타자지만, 어디까지나 비교대상이 영도일 때가 그렇다는 것일 뿐, 영도만 아니면 그 누구와 비교해도 리코를 거르면 걸렀지, 다른 타자를 거르고 상대할 만한 타자는 절대 아니었다.

‘볼넷 이후 Y-DO와 상대. 초구 스트라이크라도 잡고 조금이라도 편하게 붙고 싶겠지.’

이전 타자 볼넷 이후 초구 스트라이크, 그러니 초구 공략.

볼넷 이후 초구 공략은 바뀐 투수의 초구를 노리라는 것처럼 야구계의 격언 같은 것이고, 생각만큼 아주 확률이 높은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노려보기로 했다.

투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이런 상황에서 자신 같은 타자를 상대할 때 볼 카운트까지 밀리면 훨씬 더 어려워질 것 같으니.

[아... 또... 1차전, 2차전, 그리고 3차전까지. Y-DO와 리코의 타석에서 홈런이 나오고 그 홈런으로 승기가 레즈 쪽으로 확 기우는 상황이 계속 이어집니다. 세 경기 내내!!]

['레드 머신즈', 특히 그중에서도 Y-DO와 리코의 타순. 만약 레즈가 압도적으로 승리한다면 분명 이 타순에서 일이 벌어질 거란 예상이 많았죠. 실제로 그렇게 됐네요. 이 두 선수가 시리즈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역시! 내가 기다리길 잘했지? 네가 이렇게 해줄 줄 알고 내가 참았지. 휘두르고 싶은 공이 몇 개나 있었다고.”

“하하, 그래. 고마워, 파체코. 덕분에 내가 홈런 하나 더 쳤네.”

“유리! 그건 칭찬받을 게 아니라 당연히 해야 하는 거 아냐? 너랑 Y-DO랑 한 명이 휘둘러야 한다면 당연히 Y-DO라고.”

신시내티 레즈의 분위기는 이 이상 좋을 수 없을 만큼 좋았다.

디비전 시리즈 3연승으로 끝, 챔피언십 시리즈도 4연승으로 끝, 월드시리즈마저 3연승.

정규시즌 전체 승률 2위와 포스트시즌 전승.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분위기가 안 좋을 수 있는지, 그걸 알 수 있는 사람은 아마 흔치 않을 것이었다.

그 흔치 않은 사람이 레즈에는 없었고,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하늘을 찍었다.

1976년 ‘빅 레드 머신’ 시대의 신시내티 레즈만이 가지고 있던 포스트시즌 전승 우승의 기록.

66년 뒤, 직속 후배인 ‘레드 머신즈’ 시대의 신시내티 레즈가 두 번째 기록에 도전하고 있었다.

***

[오늘은 또 Y-DO!! Y-DO, 리코, Y-DO... 매 경기 터지는 결정적인 홈런. 어느새 시리즈 스코어 3-0! 포스트시즌 전승 우승까지 남은 건 오직 1승!]

[신시내티 레즈의 질주는 정말로 막을 수 없는가... 뉴욕 양키스에게 남은 기회는 단 한 경기! 다음 경기에서 해내지 못하면 더 이상의 기회는 없다]

[포스트시즌 통산 21호 홈런, 월드시리즈 통산 9호 홈런. 포스트시즌 통산 홈런 단독 3위, 월드시리즈 통산 홈런 공동 7위. 단 두 시즌 만에 정규시즌 기록은 물론, 포스트시즌 기록까지 격파해나가는 Y-DO의 공포]

[아마 다시 보긴 어려울 공포의 듀오... ‘레드 머신즈’에서 ‘빅 레드 듀오’로 거듭난 Y-DO와 리코, 마지막 승리까지 방심은 없다]

[결국, 뉴욕 양키스에게도 다른 방법은 없었다. 슈퍼 에이스 에디 카날레스, 3일 휴식 후 4차전 등판 확정]

[돈 라이스 잡아낸 제이미 리, 다시 한 번 자이언트 킬링에 도전한다]

[내셔널리그 슈퍼 에이스 돈 라이스는 실패한 3일 휴식 후 등판, 아메리칸리그 슈퍼 에이스 에디 카날레스는 해낼 수 있을까]

3차전 종료 후, 또 한 번 기사들이 쏟아졌다.

영도와 리코가 분위기를 끌어올리면 언제나 함께 폭발했던 신시내티 레즈의 타선은 3차전에서 마찬가지였다.

영도의 홈런을 기점으로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의 위엄이 산타나를 무너뜨렸고, 이후의 투수들은 좋은 투수들이었지만, 레즈의 타선을 찍어누르지 못했다.

영도의 쓰리런 홈런으로 4-1까지 벌어진 점수 차이는 계속 유지되어 9-6에서 경기가 끝났고, 불펜 투수, 그중에서도 필승조의 소모마저 양키스가 훨씬 심했다.

결국, 양키스의 선택지는 하나밖에 없었다.

레즈의 창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방패임이 드러난 에디 카날레스에게 다시 한 번 기댈 수밖에.

레즈는 돈 라이스에 맞서 엄청난 호투로 이변을 만들어낸 제이미 리가 다시 한 번 에이스 킬링에 도전했다.

- 그냥 2042시즌은 Y-DO, 신시내티 레즈. 이 두 단어로 끝나는 듯.

- 사이 영 위너, 아메리칸리그 MVP, ROY처럼 아직 메인이라 할 수 있는 수상자들이 남아있긴 한데... 관심이 안 간다.

- 사이 영이고 나발이고 Y-DO랑 비교할 선수가 있나? 누가 사이 영을 받든 사이 영 위너도 Y-DO랑 붙여보면 상대가 안 될 게 뻔한데... 아메리칸리그 MVP도 마찬가지. 같은 MVP라도 수준 차이 너무 심하게 나서 오히려 민망할 듯

- 차라리 ROY가 낫지. ROY는 어차피 다음 세대니까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라도 생기는데, 다른 건 다... 글쎄...

- ROY가 다음 세대라고 해봤자 다음 시즌에도 Y-DO는 27세 시즌임. ROY 수상한 선수의 다음 시즌은 23세, 24세 시즌 정도일 텐데, 나이 차이가 너무 안 남.

- 앞으로 한동안은 MVP고 사이 영이고 ROY고 다 Y-DO한테 가려질 수밖에 없음. 솔직히 Y-DO가 너무 어린 나이에 터져서 앞으로 한동안 다른 슈퍼스타 나오긴 힘들 듯.

- 와... Y-DO가 일찍 터졌단 소리까지 나오네. 10대에 메이저리그 무대 밟고 5년 동안 전혀 안 터져서 망한 유망주라는 소리까지 들었는데... 중간 단계 없이 한 번에 정상으로 치고 올라가니까 이젠 일찍 터진 게 되어 버렸구나.

< 멈추지 않아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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