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관심 폭발 > (64/200)

< 관심 폭발 >

[절대영도의 괴력!! 5경기 연속 멀티 홈런으로 순식간에 51호 홈런 고지에. 하지만 팀의 패배는 막지 못해...]

[절대적 에이스 유형근은 잡아냈지만... 제이드 벤슨-리카르도 카스티요 외국인 듀오에 패배한 서울 제츠]

[불안했던 1위 자리... 결국, 매지션즈에 반게임 차 리드 내줘...]

[매지션즈의 후반기 질주, 82일 만의 선두 탈환으로 돌아오다]

[치명적인 루징 시리즈, 하지만 부활 시동 걸며 최소한의 성과는 있었다]

- 아... 이번 시리즈가 제일 중요했는데 여기서 발리냐!!

- 전반적으로 뭔가 조금씩 아쉽네... 종인이가 요즘 아무리 괜찮다고 해도 카스티요랑 맞상대할 급은 아직 안 되니까 3차전은 그렇다 치는데, 2차전이 아쉽네.

- 영도가 벤슨 털어줘서 이길 수 있었는데 에디 렉스, 이 X새끼...

- 그나저나 유영도는 진짜 대박이다... 얘 슬럼프가 있긴 했냐? 시즌 내내 투수들 다 털고 다니는 것 같은데?

- 슬럼프는 개뿔... 시즌 초반에도 괴물이다, 싶었는데, 시즌 후반 되니까 괴물도 아니고 외계인 수준임

- 어떻게 남들 다 지칠 여름에 더 날아다니냐? 진짜 피지컬이 상상을 초월하는데?

- 비슷한 선수 하나 있었지, 메이저리그에. 배리 본즈라고... 이 새끼도 한 번 검사해봐야 함.

-- X도 모르면서 나불대는 새끼 또 하나 나왔네. 유영도는 메이저리그 있을 때부터 성적은 별로여도 피지컬이 너무 사기라 도핑 테스트 종종 받았다.

--- ㅋㅋㅋㅋㅋ 맞음. 도핑 테스트 일정 횟수 이상 받은 선수 중에 제일 성적 쓰레기인 선수였을걸? 본인도 X나 억울했을 듯

- 1위 뺏긴 건 X나 짜증나는데, 그래도 애들 점점 폼 회복되는 것 같아서 좀 더 두고 보련다.

-- X발, 1위 빼앗기고 회복되는 게 무슨 소용이냐... 매지션즈가 추락할 것 같지도 않은데

영도는 매지션즈와의 2차전에서도 멀티 홈런을 기록하며 5경기 연속 멀티 홈런 신기록을 이어갔다.

시리즈 3차전에도 멀티 홈런 기록은 깨졌지만, 연속 홈런 기록을 7경기까지 이어가면서 신기록 경신까지 두 경기만을 남겨두는 등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시즌 종료까지 33경기만을 남겨둔 지금, 영도의 성적은 0.315/0.447/0.753, 52홈런으로 홈런, 타점, 출루율, 장타율, OPS, wRC+, 볼넷, WAR 등 거의 타격 전 부문에 걸쳐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러한 영도의 활약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 부활의 조짐과 함께 제츠 팬들의 희망이 되어주었다.

[3개월 일찍 시작된 메이저리그의 구애. LA 다저스,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등 명문 구단 포함 유영도 영입전에 뛰어든 구단만 최소 20여 곳]

[“동아시아 스카우트 담당만으로는 부족해!!”, 하나둘씩 입국하는 메이저리그 각 구단 스카우트 총책임자들. ‘귀한 몸’ 유영도를 모셔라!]

[불과 10개월 전 팀에서 방출된 전력 외 선수는 어떻게 메이저리그가 주목하는 괴물이 되었나]

“말씀드렸잖아요? Y-Do는 분명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아 메이저리그로 돌아갈 거라고.”

[... 메이저리그로 돌아오는 건 Y-Do인데, 왜 S-Do가 더 신난 것 같지?]

영도의 가치가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승도의 어깨도 함께 올라가고 있었다.

메이저리그 거의 전 구단의 관심이 영도에게 몰리기 시작하면서 영도의 에이전시, 즉, 승도의 직장에서도 연락이 잦아졌고, 그럴수록 승도의 목소리도 커졌다.

[어쨌든 우리도 나름대로 분석은 하고 있지만, 옆에서 보기엔 어때? Y-Do의 이번 시즌 성적은 충분히 믿을 만한가?]

“플루크나 리그 수준 차, 이런 부분들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렇지. 아무래도... 메이저리그 경력이 아주 짧다고 할 수는 없으니까.]

‘영도를 영입하면 분명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여기까지는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이 모두 같은 판단을 내렸다.

하지만 이후 따라오는 질문이 문제였다.

‘그렇다면 지금 유영도의 정확한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영도를 대하는 온도 차이는 곧 이 질문에 대한 대답에서 나왔다.

일찌감치 인정받은 파워와 장타 포텐셜, 동 세대 중 압도적 1위로 평가받았던 실링.

하지만 짧지 않은 메이저리그 커리어 내내 문제였던 컨택과 선구안, 그리고 수비.

영도가 KBO에서 성장했다는 것까진 모두가 동의했지만, 지금의 믿을 수 없는 성적이 온전한 영도의 기량인지, 아니면 플루크와 리그 수준 차가 더해져 나온 거품인지에 대해선 이견이 있었다.

“솔직히 저는 전문가도 아니고 친형제이기까지 해서 좀 조심스럽습니다만...”

[그런 것도 다 감안해서 물어보는 거니까 편하게 대답해도 된다네. 이쪽에도 전문가가 얼마나 많은데, 그런 판단을 비전문가인 자네한테 맡기겠나.]

이런 판단에 따라 에이전시도 협상에서 최대한 계약 기간을 길게 해서 최대한 많은 돈을 뽑아낼지, 아니면 적당한 계약 기간 대신 최대한 빨리 재계약 타이밍을 가져갈 수 있게 할지를 선택해야 했다.

전자는 선수에 자신이 없을 때의 전략이었고, 후자는 반대였다.

아무리 대단한 성적이 나와도 KBO 성적으로는 계약 규모에 한계가 있기에 정확한 판단과 설득력 있는 자료가 무엇보다 중요했고.

이를 위해 무려 2040년이 되었는데도 플레이 영상을 전송받지 않고 직접 한국까지 들어와서 찍어갈 정도.

여전히 기대하는 선수였지만, 그 기대치는 점점 줄어들었던 유영도라는 선수가 수년의 방황 끝에 드디어 제 자리로, 에이전시 최대 기대주의 자리로 돌아왔다.

“개인적으로는 다른 영향 없이, 오로지 Y-Do의 실력만으로 지금과 같은 성적이 나왔다고는 하기 힘듭니다. 단적으로 출루율만 봐도 워낙 장타력이 압도적이라 대놓고 피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확 올라갔으니까요.”

영도의 선구안이 급격히 개선된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4할 중반, 타율보다 1할 3푼 정도 높은 출루율을 기록할 정도로 대단해진 건 아니었다.

물론, 이번 시즌의 영도처럼 투수들을 피하게 하는 위압감도 결국 출루 능력에 포함된다고 봐야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모르는 상황에선 좁은 의미의 출루율 능력도 생각해야만 했다.

[그래, 출루율은 다들 그렇게 생각하겠지. 그래도 어차피 Y-Do는 출루율이 중요한 선수는 아니지. 알잖아? 컨택, 장타, 수비처럼 핵심적인 부분들, 그런 부분들이 통할 것 같느냐고 묻는 거지.]

“에드가 펜서 코치의 말에 따르면 메이저리그에서도 3할, 50홈런까진 노려볼 잠재력이 있다고 하더군요.”

[그것도 이미 물어봤지. 우리가 메이저리그에서 최고를 다투는 것까진 아니지만, 그래도 꽤 일 잘하는 회사라고.]

“아이, 이것 참... 가족이라 이거 낯 간지럽네요...”

말로는 부끄럽다고 했지만, 친형을 칭찬하려니 온몸에서 두드러기가 나는 듯했다.

사실, 영도나 승도나 어디 나가기만 하면 형제 칭찬을 입에 달고 사는, 우애 좋은 친형제였지만...

문제는 방문 너머에 친형이 있다는 것.

조금만 귀를 기울여도 통화 소리가 들리는 구조였기에 승도는 차마 목구멍까지 올라온 극찬을 내뱉을 수 없었다.

[... 그래, 대충 상황을 알겠네. 그러고 보니 자네들은 한국에서 같이 살고 있었지?]

“예... 제가 왜 말을 못하는 건지 아시겠죠? 분명한 건 최소 연평균 1,500만 달러, 기간은 3, 4년. 전 그 정도를 최소 규모로 보고 있습니다.”

[호오... 굉장히 높은 평가군. 알겠네. 참고하지.]

KBO 직행 선수 중 가장 많은 연봉을 받았던 선수도 역시 류형준으로 6년 3,600만 달러, 연평균 600만 달러를 받았다.

포스팅 금액까지 더하면 연평균 1,000만 달러 수준.

승도는 영도가 그보다 최소한, 아주 못 받아도 1.5배는 받아야 한다고 진심으로 생각했다.

[알지? 어떤 선수든 다음 시즌 몸값을 위해서는 시즌 마무리가 중요하다는 것. 이번 시즌 제츠를 보니 포스트시즌도 갈 것 같은데, 강팀들은 포스트시즌 활약도 중요하게 본다네. 그러니 자네가 옆에서 최선을 다해 케어해주게.]

“걱정하지 말고 저만 믿으시면 됩니다. 이번 시즌도 보세요. 전문적인 건 몰라도 생활적인 부분을 저에게 일임하니까 바로 이렇게 살아나지 않습니까?”

[... 허허, 역시 자넨... 칭찬하기 전에 심사숙고해야 한다니까. 그래도 이번만은 넘어가지. 실제로 결과가 나왔으니...]

“하하하, 감사합니다.”

실제로 결과를 내기도 했고, 무엇보다 친형인 영도가 다시금 에이전시 최대 고객으로 떠오르는 상황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승도 역시 회사 내에서 입지가 올라가고 있었다.

선수의 호감을 얻기 위해 가족을 선수로든, 직원으로든 영입하는 경우가 해외 스포츠계에선 아주 흔한 일이었기 때문에 승도의 입지 상승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칭찬 좀 받았나 보다? 그럼 지금 네가 뭘 해야 할까?”

“... 혹시 배가 고프십니까, 형님?”

“그래. 가서 소고기 좀 굽고 달걀도 좀 삶아 오거라.”

“예! 금방 대령하겠습니다!”

... 일을 위해 친형과 함께 살아야 한다는 걸 감안하면 입지가 더 높아져야 하는 게 아닐까?

목구멍에서 차마 내보내지 못한 한 마디를 삼키며 주방으로 향하는 승도의 뒷모습에서 전 세계 동생들의 애환이 느껴졌다.

***

[연속 경기 홈런 신기록 수립은 실패했지만, 절대영도의 홈런 레이스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세 경기 만에 홈런포 재가동하며 한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까지 -3]

[“허용투수는 싫어”, 소극적으로 변해가는 상대 투수 덕분에 치솟는 유영도의 출루율... 제츠 부활의 숨은 키워드?]

[세 경기 만에 54호 홈런 터뜨린 유영도, 아시아 홈런 신기록은 이대로 멀어질까?]

[10번째 시리즈 만에 홈런 없는 3연전 보낸 유영도. 기정 사실처럼 보였던 아시아 홈런 신기록이 위험하다]

[‘57호 홈런볼은 내 것!!’ 제츠 경기마다 구름처럼 몰려드는 관중들, 정면 승부 피하는 투수들에 대한 비난 역시 구름처럼 커지는 중]

[구승배 제츠 감독, “팬들의 기대는 이해한다. 하지만 유영도 같은 선수를 상대하는 상대 투수들의 마음 역시 절실하게 이해해... 현역 시절 이런 타자가 있었다면 서른도 되기 전에 은퇴했을 것” 너스레]

- 그래도 프로라는 것들이 이렇게 중요한 시기에 도망이나 다니고... 팬 서비스가 뭔지도 모르는 것들

- 솔직히 1군 간당간당한 놈들이나 연봉 1억 근처에서 왔다갔다하는 놈들은 내가 이해할게. 근데 적어도 수억씩 처먹는 놈들은 좀 붙어줘야 하는 거 아니냐? 홈런 하나 더 맞는다고 지들 먹고 사는데 무슨 문제가 생긴다고...

- 근데 만약 내가 투수라면 스트라이크 던지고 싶어도 못 던질 듯. 최근 30경기에 홈런만 22개 때린 타자를 상대하는데 손발이 덜덜 떨리다 못해 온몸이 사시나무처럼 떨릴 듯

- 그건 너니까 그렇고. 프로라는 놈들이 그러면 은퇴해야지, 씨X

- 최근 30경기 홈런 22개인데, 매지션즈 시리즈까지만 계산하면 21경기 홈런 20개임. 이보다 더한 괴물이 야구 역사에 있었나 싶을 정도

승도의 헌신적인 케어 덕분인지 미쳐버린 영도의 페이스는 꾸준히 이어졌다.

다만, 영도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변수들로 인해 홈런 페이스에 제동이 걸렸는데...

바로 홈런 신기록 허용 투수가 되기 싫은 상대 투수들이 노골적으로 승부를 피하기 시작한 것.

안 그래도 후반기 들어 볼넷이 급격히 늘어난 상태였는데, 거기서 더욱 피해가니 홈런 적립에 제동이 걸리고 말았다.

[홈런 신기록의 길목에서 만난 유영도와 이문재. 10년 묵은 한풀이 무대 되나?]

[전 세계가 주목하는 선수로 급성장한 유영도 vs 치열한 꼴찌 경쟁으로 강한 사퇴 압박에 시달리는 이문재... 10년 만에 완전히 뒤바뀐 위상]

[“감독님, 고이 보내드리겠습니다” 유영도, 드래곤즈 3연전에서 홈런 신기록과 복수, 두 마리 토끼 잡을까]

시즌 종료까지 남은 경기는 24경기.

KBO 신기록까지 2개, 아시아 신기록까지 6개를 남겨둔 영도는 잠실 올림픽 파크의 세입자, 서울 드래곤스와의 3연전을 위해 홈으로 돌아왔다.

시즌 시작 전부터 영도와 관련된 과거가 밝혀지며 고생하던 이문재. 

개막 직후에는 영도에게 탈탈 털리면서 우스갯거리로 전락하더니 중하위권으로 평가되던 팀을 8위와도 크게 차이 나는 꼴찌 후보로 추락시키며 이젠 아예 사퇴 압박에 시달리는 비참한 처지로 전락했다.

허수아비, 바지 감독을 지키려는 실질적 구단주 유중선의 노력도 한계에 달한 상황.

영도가 드래곤스를 상대하게 된 것은 이문재의 목이 오늘, 혹은 내일 잘려도 이상할 게 없어진 시기의 일이었다.

< 관심 폭발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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