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출사표 > (21/200)

< 출사표 >

‘저 타일러도 김진형 앞에서는 긴장하는구나.’

지난 시즌 OPS 0.964에 36홈런을 기록하며 MVP 투표 2위를 차지한 KBO 최고의 3루수 김진형.

언제나 자신감이 넘치고 긴장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 타일러 로즈도 등에서부터 긴장하는 모습이었다.

‘저 형은 저렇게 될 것 같았지.’

김진형은 영도의 팔꿈치가 박살날 때 뒤에서 유격수 자리를 지켰던 청소년 대표팀 동료이기도 했다.

영도가 1학년일 때 김진형은 3학년이었고, 당시에도 3번을 치던 강타자였다.

‘지난 시즌 KBO MVP 투표 2위. 메이저리그에 가려면 무조건 잡고 가야 하는.’

그렇기에 영도가 뛰어넘어야 하는 첫 번째 장애물이기도 했다.

대단한 선수지만, 영도의 목표는 메이저리그 복귀.

메이저리그에 복귀하려면 KBO에서는 최고가 되어야만 했으니까.

그리고 청소년 대표팀 시절부터 제츠 골수팬인 영도와 타이탄스 골수팬인 김진형, 1학년으로 이제 막 투수진의 에이스가 된 영도와 3학년이자 타선의 에이스였던 김진형 사이에는 묘한 긴장감이 흘렀었다.

지금도 한 명은 고교 졸업과 동시에 타이탄스에 지명되어 23세에 주전, 25세에 홈런왕, 26세에 MVP를 차지하는 등 왕도를 걸어온 KBO의 슈퍼스타였고, 한 명은 쫓겨나듯 한국을 떠나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다가 외국인 선수, 즉, 용병으로 제츠에 합류한 이방인이었다.

‘후우... 저 자식은 분명 대단한 놈이긴 하지만, 그래도 야수로 살아온 시간이 달라.’

김진형 입장에서는 그런 이유들 말고도 영도에게 지고 싶지 않은 이유가 하나 더 있었다.

기록만 놓고 보면 영도는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85홈런, OPS 0.754를 기록한 훌륭한 타자였지만, 김진형의 기억에는 마운드를 지키던 좌완 에이스였다.

야수로 살아온 시간만 따지면 김진형이 두 배도 더 길었다.

평범한 외국인 선수였다면 이런 건 전혀 신경 쓰지 않았겠지만, 청소년 대표 시절의 껄끄러우면서도 믿음직했던 에이스가 같은 3루수 경쟁자로 돌아온 상황이라 지고 싶지 않았다.

뭔가 KBO의 자존심을 걸고 메이저리그에서 튕겨 나온 후배에게 증명하는 기분도 있었고...

‘다른 팀이라면 모르겠지만, 나와 같은 포지션에서 리그 최고의 스타가 타이탄스 소속인 건 싫다.’

자존심이고 팀 성적이고 뭐고 다 떠나서 오로지 자신의 성적만 생각하는 영도였지만, 그래도 출신이 야구 덕후인지라 양보할 수 없는 건 있었다.

이는 김진형도 마찬가지였고.

둘은 어쩔 수 없이, 태생부터 경쟁할 수밖에 없는 선수들이었다.

[김진형 선수 입장에서는 본인이 KBO에서 쌓아온 것들이 어마어마한데, KBO에서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한 유영도 선수가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가져간 이번 스토브리그에 아쉬움이 남았을 수 있습니다. 그것도 절대 패배해선 안 되는 제츠 소속의 선수가 말이죠.]

[김진형 선수의 성격을 생각해봤을 때, 아마 이번 시즌 실력으로 보여주려 하겠죠? 유영도 선수도 대단한 재능을 가지고 있지만, 김진형 선수도 KBO MVP 출신이거든요! 재능의 크기로만 따지면 절대 지지 않아요.]

둘만 느끼는 라이벌리가 아니었다.

타이탄스도, 제츠도 이를 신경 쓰고 있었고, 돈 냄새를 맡은 KBO와 방송국도 둘이 나란히 맹활약해주길 바랐다.

시즌이 끝날 즈음, 둘이 MVP 경쟁을 하는 것.

그게 협회와 방송국이 원하는 최고의 그림이었다.

[김진형의 날카로운 스윙! 어우! 위험했습니다. 타이탄스의 1루 코치가 급히 고개를 숙여 피하는 모습이 나왔습니다.]

[사실 타이밍이 잘 맞은 타구는 아니었는데, 김진형 선수의 파워가 워낙에 무시무시하잖아요? 타이밍 다 빼앗기고 때린 타구가 저렇게 날아가면... 아무리 타일러 로즈라고 해도 당황할 수밖에 없을 거예요.]

[안 그래도 인터뷰에서 김진형 선수가 가장 까다롭다고, 메이저리그 타자들과 비교해도 파워 하나는 절대 밀리지 않는다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제츠의 에이스 입장에서 타이탄스 타선의 핵심인 김진형 선수가 여러모로 까다롭긴 할 거예요.]

현재 활약하는 리그에 대한 립서비스 성격도 있었지만, 그만큼 김진형이 좋은 타자이긴 했다.

메이저리그의 어지간한 타자들과 비교해도 크게 밀리지 않았고, 특히 파워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수준급.

물론, 메이저리그에는 그 정도 타자가 한 팀에 두세 명은 있었지만, 그것도 절대 쉬운 게 아니었다.

‘메이저리그에선 딱히 특별할 것도 없는 타구 속도네.’

영도는 공격력에 모든 걸 거는, 수비보다 배트로 승부해야 하는 선수지만, 그래도 평균은 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다.

김진형은 KBO에서 메이저리그급 타구를 날리는 몇 안 되는 선수이기에 그의 타구를 보면 3루수로 메이저리그에 복귀할 가능성을 타진해 볼 수 있었다.

‘그 딱히 특별하지도 않은 걸...’

[5구 타격! 살짝 타이밍을 빼앗기긴 했지만, 그래도 빠릅니다!]

‘내가 잡을 수 있느냐는 별개지만.’

비록 어려워하는 타자이긴 했지만, 타일러 로즈도 KBO의 에이스급 투수였다.

그리고 투수는 못 해도 7할 이상의 확률로 아웃을 잡아낼 수 있었다.

커브에 타이밍을 빼앗긴 김진형의 타구는 3-유 간으로 향했다.

다만, 그래도 김진형이라 배트가 밀리고도 빠른 타구를 만들어냈다.

‘이 정도 범위는 잡아줘야...’

그리고 메이저리그에선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타구라고 하지만, 그걸 처리하지 못했으니 3루 수비 평가가 20-80 스케일 중 30이었다.

KBO로 넘어온 이유 중 하나가 3루 수비를 다시 처음부터 익히기 위함이라는 걸 감안하면 이 타구도 절대 쉬운 타구가 아니었다.

‘제길. 반응이 늦었어.’

핸들링, 맨손 송구, 다이빙 캐치, 강한 송구 등...

여러 동작이 모여 수비라는 범위를 구성하지만, 내야수든 외야수든 타격이 이뤄지는 순간 타구를 판단하고 움직이는 퍼스트 스텝, 첫걸음을 얼마나 빨리, 정확하게 내딛느냐가 그 선수의 수비력을 보여주는 가장 명확한 지표였다.

야수로 지낸 시간이 짧은 영도의 약점이었다.

그나마 3루수는 타석과의 거리가 짧고 강습타구가 많이 날아오기 때문에 좁은 수비 범위를 타고난 순발력으로 어느 정도 메울 수 있지만, 그걸로는 한계가 있었다.

순발력도 아주 대단한 수준까지는 아니었고...

[3루에서 몸을 날리지만, 잡지 못하고... 아! 조규영의 멋진 다이빙 캐치! 재빨리 일어나서 1루!! 아웃! 아웃입니다! 역시 조규영!]

[커리어 하이가 OPS 0.711에 불과할 정도로 공격력이 빈약한 선수거든요? 그런데 국가대표 경험도 있고, 제츠라는 인기팀에서 부동의 주전 자리를 차지하는 건 다른 이유가 있는 게 아니에요! 유격수의 본분, 수비력이 괴물 같기 때문이죠!!]

[잡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타구였는데, 일어나서 스텝도 없이 빨랫줄 같은 송구... 저 정도면 저라도 무조건 주전 씁니다.]

[리그 평균 정도의 OPS만 꾸준히 찍어줄 수 있었다면 총액 100억 단위의 계약도 절대 아깝지 않을 선수죠.]

“제가 잡았어야 하는데... 감사합니다, 선배님.”

유격수가 잡았으니 3루수가 잡기엔 어려운 타구였다.

변명할 생각은 없었다.

수비력이 떨어지긴 하지만, 단 한 번도 수비에 소홀하지 않았다.

수없이 보고 분석한 3루수들의 수비 영상.

평균 수준의 3루수라면 이건 3루수가 잡아야 하는 타구였다.

“윽. 죄송합니다.”

“시끄러워, 새끼야. 이런 거 잡으라고 내가 연봉 3억5천씩 받는 거니까.”

조규영은 사과하는 영도를 빤히 쳐다보더니 냅다 엉덩이를 걷어찼다.

“네가 영입된 순간, 난 이미 포기했어. 시즌이 끝날 때까지 내 유니폼이 깨끗할 순간은 없을 거라고.”

“아... 더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적당히 해, 적당히. 다른 놈이라면 모를까, 네가 더 열심히 해서 좋은 꼴은 못 볼 것 같걸랑. 크크...”

킬킬대고 웃던 그는 갑자기 주위를 둘러보더니 영도의 어깨에 팔을 감고는 나지막이 말했다.

“그리고 어차피 큰 차이도 없어. 작년부터 재준이 형도 갑자기 늙어서 원래 힘들었거든. 으악!!”

“반대편이다, 새끼야. 수비 좀 한다고 사람을... 그 늙은 형보다 OPS 1할 이상 낮은 놈이 말이 많아? 그치?”

“아오... 영도, 이 새끼... 옆에 있으면 좀 말해주지!”

“... 바로 옆에 계셨는데 당연히 아실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이야기할 시간도 없이 뒷담화를...”

“그만! 그만! 뒷담화라니! 이제 막 영입된 후배한테 팀 사정을 알려주는... 악!!”

“2루수 늙은 것까지 말해줄 필요는 없다, 규영아.”

“... 죄송합니다.”

그렇게 말하는 이재준도 수비에서만큼은 조규영을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있었다.

화난 기색 없이 피식하고 웃어 보인 뒤, 글러브로 엉덩이를 툭 치고는 덕아웃으로 향했다.

그리고 조규영은 그 뒤에서 혀를 내밀었다.

“그러니까 신경 쓰지 마라. 내가 이 팀에 연봉 값하는 방법은 수비 하나니까 난 기를 쓰고 수비할 거야. 너랑 재준이 형이 한 발자국씩 늦으면 내가 두 발자국 빠르면 돼.”

“감사합니다.”

“그러니까 넌 내가 못하는 걸 하라고. 할 수 있잖아? 빠따는 기가 막히니까. 이제 네 차례야. 가봐.”

조규영의 말은 팀과 전문가들이 영도에게 기대하는 바를 명확히 설명했다.

수비 좀 못해도 되고, 에러 좀 해도 되니까 타석에서 해결해달라는.

영도가 3루수를 요구한다는 것과 제츠 합류 소식이 알려지자, 영도 개인의 팬심을 제외하더라도 영리한 선택을 했다는 기사가 쏟아져나온 것도 같은 의미였다.

지금의 플레이는 모두가 예상한 그림이었다.

“알겠습니다. 타석에서 갚아드리죠.”

물론, 영도는 이런 인식을 바꾸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당장은 어쩔 수 없다는 것 역시 인정했다.

어차피 수비가 어떻든 타석에선 최고의 모습을 보여줘야만 했다.

수비와 관계없이, 타석은 자신의 영역이었다, 아니, 영역이어야만 했다.

[역시 조지 스넬입니다. 제츠가 자랑하는 두 좌타자들, 손성호 선수와 한영훈 선수가 나란히 1, 2번으로 등장했는데, 두 타자 모두 무력하게 무너졌습니다.]

[아직 시즌이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조지 스넬다운 모습이네요. KBO 최고의 투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 칭호가 딱이에요. 그 이상이 없습니다.]

[지난 3시즌 동안 KBO를 정복했던 조지 스넬이 이번 시즌에도 강렬한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하지만 제츠도 이에 맞설 강력한 카드를 준비했거든요? 3번 타자, 유영도 선수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을 텐데, 과연 이 두 선수의 첫 번째 맞대결이 어떻게 될지 궁금하네요.]

제츠의 구승배 감독은 타이탄스 김진수 감독과 달리 팀 내 간판타자들을 테이블세터진에 과감히 배치했다.

영도 합류 이전 팀 내 1, 2인자였던 손성호와 한영훈이 1, 2번에 나란히 서서 리그 최고 수준의 타율과 출루율로 후속 타자들에게 기회를 넘겨주도록 한 것.

뒤에서 영도와 우희운 등의 장타자가 타점을 쓸어담는 타순이었다.

[제츠에겐 굉장히 중요한 타석이 될 겁니다. 이번 시즌 제츠의 모든 계획은 유영도 선수가 리그를 지배하는 공격력을 보여줘야 가능합니다. 조지 스넬과의 대결은 이 선수가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느냐를 가늠하는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두 선수 모두 메이저리그에서 서비스 타임을 채우고 연봉 조정을 앞둔 상황에서 웨이버 공시를 통해 KBO에 합류했죠. 메이저리거급 기량을 갖춘 선수들의 대결입니다.]

제츠는 영도가 터져줘야 대권을 노릴 수 있었고, 타이탄스는 우승 후보 1순위로서 경쟁자를 하나라도 줄이려면 영도를 일찌감치 찍어눌러야 했다.

외국인 선수지만, 한국 선수들보다도 더 성실하고 헌신적인 조지 스넬도 이런 팀의 상황을 알고 있었고, 앞선 두 타자 역시 KBO 정상급 선수들임에도 마운드에 선 자세부터 달리했다.

그리고 영도는 그저 살아남기 위해 매 타석 최선을 다할 뿐이었다.

전생에서부터 익혀온 것이라고는 그것밖에 없었으니까.

[148km의 포심을 바깥쪽 꽉 차게 집어넣는 조지 스넬! 역시 조지 스넬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아주 멋진 공이었습니다.]

[하하, 참... 저런 공을 저렇게 던지면 누가 치나요? 아무래도 메이저리그 시절보다 더 성장한 것 같아요.]

‘차라리 100마일짜리 공을 던지지...’

패스트볼 공략만큼은 자신 있었다.

메이저리그 시절에도 100마일이고 나발이고 심심찮게 날려 보내던 공이었다.

하지만 제구가 이렇게 되면 아무리 패스트볼을 잘 때려도 방법이 없었다.

‘역시... 브레이킹 볼, 바깥쪽 위주로 가는 건가.’

조시 스넬은 메이저리그에서도 플러스급으로 평가받은 커브, 정교한 컨트롤과 커맨드가 주 무기지만, 가장 무서운 건 쓸데없는 자존심이 없다는 부분이었다.

어떤 타자든 최선을 다하고, 팀의 승리를 위해 상대의 약점을 후벼 파는데 망설이지 않는 냉철한 투구.

지금도 영도의 최대 단점을 집요하게 찌르고 있었다.

[그런데 유영도 선수도 인터뷰마다 많은 변화를 시도했다고 말하더니 확실히 변하긴 했네요.]

[어떤 부분입니까? 아직 배트도 제대로 휘두르지 못했는데 어디서 변한 부분을 찾을 수 있으셨습니까?]

[바로 그겁니다. 배트를 휘두르지 않아요.]

브레이킹 볼에 자신이 없으니 패스트볼 타이밍마다 배트를 휘둘렀다.

당연히 이런 먹음직한 약점을 두고 볼 리 없었고, 투수들이 휘두르라고 던진 패스트볼 혹은 체인지업 유인구에 배트가 신나게 돌면서 타율이고 출루율이고 폭망...

이게 영도가 메이저리그에서 실패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였다.

‘기다린다. 또 기다린다. 아직 약점을 보완하진 못했지만, 골라낼 순 있어.’

영도의 첫 번째 롤모델인 조이 보토.

그 역시 컨택 능력이 좋지 못했고, 신체 능력은 영도보다도 훨씬 떨어졌다.

그러나 칠 수 있는 공만 골라 치는 능력이 역대급이었고, 이를 앞세워 한 시대를 풍미할 수 있었다.

[타격 폼이 훨씬 작아졌는데, 그러면서 그동안 숨어있던 선구안이 모습을 드러냈어요. 이제 겨우 한 타석이지만, 이 타석만 보면 유영도 선수의 선구안은 나쁘긴커녕 굉장히 좋아 보여요.]

[제츠가 걱정 하나를 덜었겠습니다. 전문가들이 가장 치명적인 약점 중 하나로 꼽은 게 선구안이지 않습니까?]

영도는 절대 서두르지 않았다.

존 바깥으로 빠지는 공은 골랐고,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공 역시 골라냈다.

그러면서 단 하나의 공, 어쩔 수 없이 들어올 하나의 공을 기다렸다.

‘너도 독하구나.’

조지 스넬도 굴하지 않고 계속해서 스트라이크는 브레이킹볼로, 패스트볼은 유인구로 던져댔다.

비록 메이저리그에서 흘러나온 선수들이지만, 서로가 운이 없었을 뿐, 주변 상황이 달랐다면 지금까지도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할 수 있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누구보다 메이저리거급 선수들의 무서움을 잘 아는 두 선수의 아슬아슬한 신경전.

이 살벌한 대결에 시범경기라 어쩔 수 없이 조금은 느슨했던 경기장 분위기가 조금씩 팽팽해졌다.

‘지금!!’

아무리 팽팽한 대결이라도 결국 끝은 찾아오는 법.

이미 3년 동안 리그를 지배하면서 자료가 산처럼 쌓인 에이스와 이제 막 새로운 무대에 도착한 도전자.

커맨드와 컨트롤 등 정교함이 주 무기인 투수와 타고난 파워를 앞세운 장타자.

체력배분이 중요한 만 33세의 베테랑과 아직 1년 내내 내달릴 수 있는 만 24세의 유망주.

승부가 갈린 이유는 기량 이외의 것들에 있었다.

[볼 카운트 2-2에서 6구, 아!! 드디어 걸렸습니다!]

[이건 갔어요. 볼 것도 없네요. 관심 있게 봐야 할 게 있다면 이게 고척 돔의 천장을 뚫을 수 있느냐, 없느냐 정도겠네요.]

< 출사표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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