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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시범경기 개막 D-1, 이번 시즌 KBO 판도 분석]

시범경기 개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대형 FA가 없었던 이번 시즌 스토브리그는 비교적 조용할 듯했지만, 한국 야구계의 아픈 손가락, ‘비운의 유망주’ 유영도가 3년의 메이저리그 풀타임 생활을 끝내고 돌아오면서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달아올랐다.

안 그래도 대형 FA가 없었고, 전 시즌의 Big 3였던 서울 타이탄스, 수원 매지션즈, 대전 에이스가 내부 FA를 철저히 단속하면서 전력 보강에 성공한 터라 이번 시즌 역시 Big 3를 구성할 거라 예상되었지만, 유영도를 영입한 서울 제츠가 위협적인 대항마로 빠르게 치고 올라왔다.

대형 FA가 없을 땐 리그의 특성상 외국인 선수 영입이 중요한데, 다른 것 다 떠나 단순 기량만으로 놓고 봐도 유영도의 기량은 역대 외국인 선수 중 손에 꼽히는 수준이기 때문.

2차 스프링캠프에서의 연습경기를 통해 각 팀의 전력이 대충 드러난 지금이 이번 시즌 KBO의 판도를 예상하기에 적절한 시점이 아닐까 싶다.

1. 서울 타이탄스

- Strong : 지난 시즌 우승팀. 강력한 홈런타자. 에이스 조지 스넬과 4번 타자 레오나르도 뉴컴 재계약. 우승 후보 1순위.

- Weak : 수년째 계속되는 2선발 문제와 마무리 불안. 특급 에이스 제외 투수진 0.2%씩 아쉬움. 특유의 딱딱한 분위기로 인한 포스트시즌에서의 폭발력 아쉬움.

- 예상 : 언제나와 같이 정규시즌에서는 못해도 2위, 높은 확률로 우승.

2. 수원 매지션즈

- Strong : 유망주 동시 폭발. 우주가 도와주는 팀. 토종 NO.1 에이스 유형근과 MVP 후보 나정준 중심 투타의 균형.

- Weak : 아무래도 감독-코치의 전공이 아닌 타자 쪽 성장이 애매. 견실하나 나정준 제외한 타선 폭발력 아쉬움.

- 예상 : 절대적 에이스 유형근과 스타, 그 자체인 나정준 덕에 포스트시즌에서 타이탄스의 약점 공략 가능성. 타이탄스와 우승 두고 치열하게 다툴 듯.

3. 대전 에이스

- Strong : 모기업의 부족한 지원을 탄탄한 팜과 육성 능력으로 버텨온 저력. 에이스 김유선-타격 기계 박병헌이 이끄는 구멍 없는 로스터.

- Weak : 구멍은 없지만, 에이스들부터 큰 경기에 약해 해결사가 없다는 고질적 약점. 포스트시즌 약점 극복이 시급.

- 예상 : 김유선과 박병헌의 각성이 없다면 이번 시즌 역시 타이탄스, 매지션즈보다 한 수 아래의 3인자.

4. 서울 제츠

- Strong : 특유의 격의 없는 유쾌한 분위기. 약점인 3루 보완. 외국인 원투 펀치 재계약 성공. A급 소총수들에 드디어 고대하던 포병이 합류하며 완벽해진 타선 구성.

- Weak : 특유의 분위기로 인해 한 번 빠지면 길어지는 침체기. 인재가 없는 토종 선발진. A급은 많지만, 그 이상이 없어 유사시 기댈 수 있는 에이스의 부재.

- 예상 : 유영도의 역할이 매우 중요. 진지함을 더해줄 수 있고, 제츠가 창단 이후 지금까지 오매불망 기다려온 우타 빅뱃 자리도 채워야. 해결사와 에이스 역할까지도 해야 하기에 유영도의 활약에 따라 TOP 3를 위협하는 걸 넘어 더 높은 순위도 가능.

5. 광주 울브즈

- Strong : 에이스와 비슷하게 구멍이 없는 팀. 25+홈런타자 이영한-강주열 코너 외야 듀오를 앞세운 짜임새 있는 타선 앞세워 TOP 3와 제츠에 도전.

- Weak : ‘조용한 에이스’라 불리는 에이스 장민우처럼 팀 전체적으로 임팩트 없이 무난한 느낌. 노쇠화 뚜렷한 포수 오한일의 백업 영입 시급.

- 예상 : 무난한 팀 컬러답게 예상이 어렵지 않음. TOP 3에 이어 MID 4 중 두 번째로 꼽히는데, TOP 3보다는 밑, BOT 3보다는 위, 중위권에서 마무리할 듯.

6. 창원 와이번스

- Strong : 3할 타자만 네 명을 보유한 짜임새 완벽한 타선. 팬들의 뜨거운 광기.

- Weak : 심각한 투수진. 곧 시작될 야수들의 노쇠화. 무능한 프런트의 잇따른 호구 계약으로 빡빡해진 페이롤.

- 예상 : 타선과 기복은 뗄 수 없는 관계. 야수 성적에 따라 포스트시즌 진출과 하위권 추락 사이에서 널을 뛸 것.

7. 부산 세일러스

- Strong : 홈런 군단. 지난 시즌 둘이서 77홈런 합작한 박우용-르몽드 라인 건재. 안성흠-박시찬의 30승 토종 에이스 듀오 역시 건재.

- Weak : 홈런‘만 있는’ 군단. 심각하게 허술한 불펜과 야수진 수비력.

- 예상 : 안성흠-박시찬의 눈물은 언제까지? 외국인 선발투수 활약에 따라 우승후보가 될 수도, 꼴찌 후보가 될 수도.

8. 서울 드래곤즈

- Strong : 수비+주루 툴 야수진과 탄탄한 불펜진 갖춘 가성비 로스터. 육상부로 점수 짜내고 불펜으로 지키는 짠물 야구.

- Weak : 그래도 야구는 선발과 홈런. 몸값이 비싼 데는 다 이유가 있다.

- 예상 : 모든 게 잘 맞아떨어지면 포스트시즌 진출도 가능하겠으나...

9. 대구 레이더스

- Strong : 평균 연령 20대 중반의 젊은 선수단.

- Weak : 평균 연령을 낮춘 FA 엑소더스. 선수-에이전트 사이를 이간질하고 악성 루머 퍼뜨려 몸값 낮추려 한 이전 프런트진의 삽질 여파 극심.

- 예상 : 향후 최소 3년은 리빌딩 시즌. 젊은 선수들의 경험 쌓는데 주력해야.

10. 인천 크로우즈

- Strong : 전성기를 이끈 베테랑들의 경험. 이제 에이스가 된 막내 안성균과 김종은의 폭발력.

- Weak : 전성기를 이끈 베테랑들의 심각한 노쇠화. 30대 중반이 된 전성기 시절 막내들.

- 예상 : 주축 은퇴 및 노쇠화, 리빌딩 실패로 총체적 난국. 이제는 진짜 리빌딩에 사활을 걸어야 할 때.

***

[계약 끝났어. 짐도 다 옮겼고, 정리도 끝.]

“지난번에 같이 봤던 그 집?”

[응. 너무 좋아하시는데, 그래도 좀 미안해하시더라. 계속 부담스럽다는 말씀도 하시고.]

“아직도? 그래, 뭐 이해는 하지만...”

원래 승도는 전생에서부터 영도의 옆에 딱 붙어서 야구를 제외한 나머지 업무를 대리했지만, 지금은 한국에 없었다.

학생들에게 야구 외의 학업 성취도 요구하는 미국 생활로 인해 영도의 주변머리가 좋아진 것도 있지만, 그런 영도도 아직 처리할 수 없는 미국에서의 업무 때문이었다.

[형이 힘들게 번 돈이니까. 아무래도 부모님의 입장은 그럴 수밖에 없겠지.]

“그래. 나랑 넌 자식 입장인 거고.”

[응. 형 때문에 급하게 미국으로 나가는 바람에 부모님이 얼마나 고생하셨는데.]

“... 야. 내가 한 말이지만, 굳이 그렇게 한 번 더 찝을 필요는 없지 않겠냐?”

[크... 얼마 만에 잡은 기회인데. 요즘 형이 너무 잘 나가고 똑똑해져서 삶의 낙이 없어질 뻔했는데...]

가계 수익의 30% 감소, 가계 지출 50% 상승...

사건 이후 급하게 미국 이주를 결정한 뒤, 영도의 부모님이 감당해야 했던 경제적 부담은 엄청났다.

수술과 재활에 들어간 금액도 어마어마했고, 학비는 물론 누구보다 몸 관리에 엄격하고 철저한 아들을 서포트하다 보니 시간이 흘러 수익이 늘고 지출이 줄어도 가계 사정은 크게 좋아지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마음의 빚이 쌓였지만, 그렇다고 지출을 줄이진 않았다.

운동선수는 몸이 재산이고, 그렇게 치면 영도는 누구보다 짠돌이에 재테크 장인이었으니까.

“그래도 이제야 여유가 좀 생겼으니 나도 어느 정도 보답을 해야 마음의 빚을 갚지. 부모님도 여기서 설득당한 거고.”

[난 모든 운동선수가 다 형처럼 그런 줄 알았다니까. 에이전시에 있어 보니까 형처럼 그렇게 몸 관리에 연봉 절반을 쏟아붓는 사람은 없더라.]

“내가 그렇게까지 하니까 이 정도 재능으로 여기까지 온 거지. 역으로 그렇게까지 하는데 아직도 이 정도야. 이 세계가 얼마나 잔인하고 냉정한 세계인지 알겠냐?”

[아무리 그래도... 메이저리그 풀타임 3년, 데뷔 후 4년 넘게 지나는 동안 연봉으로만 250만 달러를 받았는데, 아무리 세금 절반 떼고 집세, 생활비 내고 했다지만, 남은 돈이 50만 달러도 안 되는 게 말이 돼? 따로 재테크도 안 하고, 차나 명품을 산 것도 아니면서...]

“그것도 많이 남긴 거다. 내 욕심대로 트레이너, 인스트럭터, 분석가 다 유명한 사람들로 고용했으면 그 절반도 안 남았을걸.”

[그래... 꼭 메이저리그 돌아가서 홈런왕 해라.]

“그러니까. 내가 이렇게까지 하는데 이 정도면 넌 진짜... 야구 선수 그만둬서 다행이지?”

[그만 좀 해라. 나 재능 없는 거 꼭 그렇게 계속 짚어야겠어? 그리고 내가 야구를 누구 때문에 시작했는데?]

“누구 덕분에 과감하게 그만둬서 지금 밥 벌어먹고 사는 거지? 미래도 생겼고.”

[... 형은 진짜 나한테 하는 거 반 만큼만 밖에서 했으면 완전 인싸였을 걸. 아니면 일주일에 한 번씩 괘씸하다고 얻어맞거나. 밖에서는 왜 이렇게 밝게 못 해?]

메이저리그에서 풀타임으로 뛸 때도 생각만큼 돈이 모이지 않았다.

딱 최저연봉 받는 3년 차까지만 뛴 것도 있고, 연봉이 높아진 만큼 지출도 많아졌으니까.

다행히 한국으로 넘어오면서 총액 170만 달러에 세금 대납, 숙소와 차량 등 각종 혜택을 지급 받아 처음으로 여유가 생겼다.

170만 달러가 온전히 손에 쥐어질 예정이니 그간 모은 돈에 계약금을 보태 부모님께 집값 비싼 LA에, 큰 집은 아니지만, 그래도 번듯한 집 한 채를 마련해드릴 수 있었다.

[근데 차마 명의는 부모님 명의로 못 했어. 그건 절대 안 된다고 마지막까지 반대하셔서...]

“그래, 뭐. 어쩔 수 없지. 어차피 그 집에서 평생 사실 텐데, 명의가 내 명의면 좀 어때. 혹시 급하게 돈 필요하실 수 있으니 종종 용돈이나 크게 드려야지.”

[그렇게 해. 어차피 부모님도 가능할 때까지는 계속 일한다고 하시니까 너무 도와드리는 것도 실례야.]

“근데 캘리포니아 집값 너무 비싼 거 아니냐? 40만 달러에 1,000스퀘어(약 93㎡, 28평)도 안 된다고?”

[미국 51개 주에서 3번째로 집값이 비싼 주, 게다가 주도. 이 돈으로 1,000스퀘어면 진짜 날 1만 번은 칭찬해야 해. 내가 여기 구한다고 얼마나 고생했는데... LA의 살인적인 부동산에 아버지 직장 때문에 도심에서 너무 멀어지면 안 되고... 머리 터지는 줄 알았다고.]

“나중에 은퇴하실 땐 탬파나 마이애미 같은 곳에 좋은 주택 하나 해드려야겠네.”

[홈런왕되면 가볍게 사드릴 수 있겠지.]

전생에서도, 현생에서도 부모님께 받은 게 너무 많았다.

어쩔 수 없이 부모가 아닌 자식인지라 모든 걸 내어드릴 순 없겠지만, 사정이 허락하는 한 최대한 많은 것을 돌려드릴 생각이었다.

“좋아. 이제 급한 불은 껐으니 마음 편히 야구에 집중할 수 있겠어. 그래야 우리 아버지, 어머니 노후까지 편하게 챙겨드리지.”

[좋은 생각이야. 난 어쩔 수 없이 월급쟁이로 살다가 죽을 운명이니, 부모님 노후는 잘난 형이 책임지도록 해.]

“... 연봉 따져서 비율은 낮춰줄게. 내 20% 벌면 넌 20%만 내도 돼.”

[음... 그냥 형 나랑 같이 독립할래? 형이 정말 홈런왕까지 하면 형 한 명만 데리고 있어도 월급쟁이 연봉보다 몇 배는 더 많을 것 같은데.]

“너 하는 거 보고. 공부 열심히 해라, 사랑하는 동생아.”

[형만 잘하면 내 능력은 별로 상관도 없을 텐데...]

부모님만큼은 아니어도 승도에게 역시 부채의식을 가지고 있지만...

그 정도는 아니었다.

몸 관리와 훈련에 쓰는 돈을 제외하면 딱히 돈 욕심도, 물욕도 없지만, 어느 수준 이상의 금액에 대해선 감도 잘 안 잡히지만...

이렇게까지 고생하는데 어설픈 에이전트에게 야구인생을 대리하게 할 순 없는 법.

“거기도 내가 소개해준 거 알지? 기대하고 있으니 열심히 살아라. 네가 어느 정도 인정만 받으면 얼마든지 맡길 테니.”

[갑자기 진지해지네. 형이 걱정 안 해도 열심히 해. 나 몰라? 야구 빼면 형이 나보다 잘하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 그래? 그럼 붙어볼까? 야구 말고 다이다이, 콜?”

[음... 그거까지 두 개 정도겠네. 음음. 격투기, 큰 카테고리로 묶어서 두 개.]

'귀여운 놈... 까불고 있어.'

사회는 발전했지만, 여전히 형제의 서열은 금력과 무력으로 결정되는 법이었다.

***

“어이구... 선화 씨. 오늘 엄청 예쁘게 하고 왔네? 평소랑 또 달라?”

“감독님은 좀 꾸미고 다니세요. 전에 꾸미신 거 봤을 땐 깔끔하시던데 평소에는 왜...”

2차 스프링캠프가 중계되면서 조금씩 끓어오르기 시작한 야구팬들의 열정은 시범경기를 앞두고 더욱 끓어올랐다.

이제부터는 직접 경기장을 찾아가 야구를 즐길 수 있는 시즌이니까.

그런 팬들을 위해 각 채널 역시 야구 관련 방송들을 부지런히 내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영도에 대한 인터뷰는 모든 방송사가 기를 쓰고 따내고 싶어하는 컨텐츠였다.

“준비는 잘해왔지?”

“아, PD님. 그럼요. 제가 가끔 실수하긴 하지만, 그래도 열심히 하는 건 아시잖아요.”

“그럼, 그럼. 우리 선화 씨가 열심히 하는 건 잘 알지. 그걸 사람들에게 전하려면 실수를 하면 안 되고.”

정규시즌 중에도 그렇지만, 스토브리그의 주인공 중 하나는 각 스포츠 채널의 야구 여신들이었다.

다른 직업을 준비하다가 얼떨결에 흘러든 초창기 스포츠 아나운서들이 은퇴하고 연예계 등 다른 분야 진출로의 교두보였던 과도기를 지나 이제 하나의 직업으로 정착한 스포츠 아나운서.

인터뷰는 프로야구 하이라이트 프로그램과 함께 아나운서가 가장 큰 주목을 받는 순간이었다.

당연히 각 방송사의 아나운서들은 영도를 인터뷰하기 위해 대기표를 끊어둔 상태였다.

‘유영도는 다시 메이저리그로 진출할 재능이 충분한 선수야. 아니, 설령 그렇지 못하더라도 미국인이잖아? 여기서 나만 잘하면...’

‘야구 여신’이라는 칭호에서 알 수 있듯 초창기 스포츠 아나운서들은 외모 하나로 팬들을 공략했다.

하지만 아무리 남자라 해도 스포츠 팬들은 그 종목에 대한 애정이 넘쳐 주체하지 못하는 이들.

차츰차츰 외모는 기본에 종목에 대한 애정, 열정을 요구했고,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후자를 선택하는 팬들이 늘어났다.

2030년대에 와서는 한국도 더 이상 ‘야구 여신’을 원하지 않았다.

아니, 호칭 자체는 거의 대명사처럼 굳어버려 바뀌지 않았지만, 기준은 스포츠에 대한 애정과 지식이 되었다.

외모는 그냥 뛰어나면 좋지만, 깔끔하게 호감형이기만 하면 아무 문제 없었고.

이제 스포츠 아나운서라도 나이가 차면 차는 대로 관리직으로 옮기거나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늘어난 구단 자체 방송 중계진, 직원, 아니면 아예 중년에도 계속 리포터로 활동하는 등 수명이 길어졌다.

‘그래. 이왕 태어났으면 큰물에서 놀아야지. 혹시 알아? 유영도가 생각보다 더 크게 성장하면 나도 WAGs로 같이 유명해질지...’

하지만 번듯한 직업이라고 해서 모든 사람이 성실하고 강한 자아실현 의지를 가지고 있던가.

여전히 스포츠 아나운서라는 직업을 다른 분야로의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여기거나 능력 있는 배우자를 만나기 위한 명함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많았다.

MBS 스포츠의 주선화는 딱 그런 인물이었다.

아담한 사이즈에 귀여운 외모로 상당한 팬덤을 거느린 그녀는 실제로 상당한 야구 팬이긴 했지만, 요즘 시대에서 그 정도로는 팬들을 만족시킬 수 없었다.

과거와 달리 스포츠 아나운서라 해도 그저 팬으로서 즐기는 수준으로는 역부족이었던 것.

그러나 그녀는 예뻤고, 침묵하는 팬들의 대다수는 라이트한 팬이었으며, 야구선수들은 운동밖에 모르는 순진한 남자들이었다.

“어머, 안녕하세요! 유영도 선수는 옛날 고교 시절에도 굉장히 멋있다고 생각했는데, 훨씬 더 멋있어지셨네요. 마의 17세를 이렇게 훌륭하게 넘길 수 있다니...”

“네, 감사합니다.”

그리고 영도는...

‘운동밖에 모르는 순진한 남자’를 넘어서는, ‘운동 말고 아무것도 관심 없는 남자’였다.

속내를 숨긴 채 틈을 노리는 무엇이든 뚫는 창과 전혀 의식하지 않아도 무엇이든 막아내는 방패가 만났다.

승부의 향방은...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예상이 가능할 만큼 확연했지만.

< 초읽기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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