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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을 활용하는 1000가지 방법-210화 (210/229)
  • 210화 결전 준비(3)

    “유진하, 이게 너의 현재 능력치일 것이다.”

    M은 자신만만하게 키보드의 버튼을 눌렀다.

    컴퓨터에서 출력한 화면이 사무실에 있는 대형 벽걸이 티비에 나타났다.

    - 유진하 능력치

    지력 : UR → EX

    전투력 : UR → EX

    민첩 : UR → EX

    정신력 : SS → SSS

    체력 : C

    Ultimate Rare, 궁극을 넘어선 등급이 나타났다.

    EX라는 새로운 등급이었다.

    “Exceed? 넘어서다?”

    유진하는 새로운 등급의 명칭을 보고는 민망한지 살짝 볼을 간질거렸다.

    “왜? 마음에 안 드냐?”

    “그런 건 아닌데요.”

    “초월격이나 신격에 해당하는 등급으로 새롭게 만든 거다. 별로면 바꿔도 돼.”

    “아뇨. 그대로 해도 괜찮아요.”

    왠지 부끄럽다는 느낌도 들었지만, 괜히 M이 민망해질까 봐 대충 둘러댔다.

    백우선을 살살 부치던 제갈공명이 살짝 웃으면서 능력치를 부채 끝으로 가리켰다.

    “유진하 군은 성화의 빛을 활용하는 초월격이 있으니, 평가는 온당한 것 같습니다. 문제는 체력이 항상 최하 등급으로 평가되는군요.”

    “아무래도 이 녀석은 운동을 전혀 안 하니까요.”

    M이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유진하의 몸을 바라봤다.

    앙상하고 마른 몸매였다.

    약간 쪽팔리다고 할 만했다.

    “근육이라고는 거의 없는 저 육체가 유진하의 유일한 약점입니다.”

    정신력도 초반에 비해서 많이 성장했으나, 체력이 부족한 탓에 정신력에서도 평가 절하를 당했다.

    “그래도 EX 등급을 3개나 보유했으니, 현재는 최상이라 불릴 만하네요.”

    제갈공명이 덕담을 건네듯 칭찬했다.

    무안해진 유진하는 붉어진 얼굴을 감추며 어서 다음으로 넘기라고 손짓했다.

    “이번에는 에어리스다.”

    딸칵.

    M이 버튼을 누르자 화면이 넘어갔다.

    - 에어리스 능력치

    지력 : C

    전투력 : UR → EX

    민첩 : UR → EX

    정신력 : SSS → U

    체력 : SSS → U

    “두뇌 빼고는 최강자.”

    M의 평가는 간단했다.

    푸른 번개의 아우라로 민첩에서도 최상이 되었고, 초월격 <검혼일체>를 각성해서 전투력에서도 최고로 평가받았다.

    에어리스의 능력치에 대해서는 이견의 여지가 없었다.

    “정신력과 체력도 괜찮고.”

    평가 부분에서 에어리스의 성장세는 유진하 못지않게 훌륭했다.

    “문제는 지력이지만, 유진하 군과 함께한다면 해결되는 문제군요.”

    제갈공명은 서로의 단점을 메워 갈 방법도 살펴봤다.

    “장군과 책사. 전장에서도 지휘관을 결정할 적에 이런 조합을 중요시하죠.”

    딸깍.

    다음 차례가 나타났다.

    “다음은 조커.”

    -조커 능력치.

    지력 : A

    전투력 : UR → EX

    민첩 : UR → EX

    정신력 : A → SS

    체력 : A → S

    조커는 올라운드 플레이어에 가까웠다.

    “적절한 지력과 판단력을 겸비한 실력자죠. 혼자 움직여도 제 몫을 할 수 있어요.”

    이번 평가에는 유진하가 덧붙여서 설명했다.

    조커와는 자주 팀을 이뤘기에, 어쩌면 M보다 더 잘 알고 있었다.

    “조커는 팀으로 다니면 능력이 떨어지는 편이에요. 특히 정신력이 급하락하니까 그를 날뛰게 하려면 혼자 풀어 두는 편이 나아요.”

    맹수는 야생에 풀어 놔야 강해진다.

    조커의 전투력을 올리려면 단독으로 움직이게 해야 했다.

    - 특이 사항

    팀 단위로 움직일 때 정신력과 전투력이 하락.

    단, 단독이면 전투력이 상승.

    중요한 포인트였다.

    “어쩌면 전투력 면에서 가장 잠재력이 높을 수 있어요.”

    유진하의 의견이었다.

    제갈공명은 물끄러미 유진하를 바라봤다.

    “유진하 군이 꽤 겸손한 의견을 내는군요.”

    “옆에서 조커를 지켜봤는데 항상 그런 느낌이 들었거든요. 이 사람이 저랑 싸우면 어떨지… 아직까지도 결과를 잘 모르겠어요.”

    최고의 과찬이었다.

    M은 곧바로 관심을 보였다.

    “정말이야? 진짜 승산이 어떻게 나왔냐?”

    “절반. 혹은 조커의 근소한 우위였어요.”

    조커는 유진하조차 인정하는 실력자였다.

    “대단한 녀석이군. 하긴 광적으로 전투를 좋아하니까.”

    조커는 전투에 광적인 집착이 있었다.

    그렇기에 누구보다 높은 잠재력을 가질 수 있었다.

    “다음은 이소민이다.”

    - 이소민 능력치

    지력 : B

    전투력 : SSS → ?

    민첩 : SSS → ?

    정신력 : U → EX

    체력 : SSS

    원래도 정신력이 높았는데, 이제는 그 정점에 도달했다.

    코어를 이식한 후로 체력도 크게 늘었다.

    문제는 전투력과 민첩이었다.

    “전투력과 민첩은 확인 불가라는 거군요.”

    제갈공명이 백우선을 살살 부치면서 생각에 잠겼다.

    M의 의견은 다음과 같았다.

    “72악마의 주인을 몸에 받았다는데, 어느 정도의 힘이 발현될지… 제대로 제어는 할 수 있는지 전부 미지수라서…….”

    예측불허.

    이소민은 팀의 변수가 되었다.

    “악마 신의 강림을 받아 내는 그릇이 되었다라…….”

    M은 평가를 유보했다.

    마신이라는 존재는 다루기 불가능할 수도 있었다.

    “최악의 경우는 제어 불가능이 된다는 거군요. 육체를 완전히 빼앗기면 우리를 공격할 수도 있고…….”

    제갈공명도 같은 부분을 지적했다.

    이소민은 최고의 실력자가 되거나, 최악의 파멸자가 될 수도 있었다.

    “주사위 같네요.”

    확률이었다.

    원래 유진하는 변수 피하기를 선호했는데, 이소민은 쉽게 제외할 수도 없었다.

    “다음으로 넘어가지.”

    이번 차례는 레다, 유나 자매였다.

    - 레다 능력치

    지력 : A

    전투력 : UR

    민첩 : UR

    정신력 : SS

    체력 : S

    - 유나 능력치

    지력 : C

    전투력 : UR

    민첩 : UR

    정신력 : SS

    체력 : A

    레다와 유나는 어머니 시오에게서 배운 검술과 전투법 덕분에, 전투력과 민첩에서 강점을 보였다.

    다만, 초월격까지는 개방하지 못했기에 잠재력이 있는 정도로만 평가되었다.

    “유나 양은 지력이 조금 떨어지고, 체력은 아직 부족해 보이더군.”

    M은 특별한 코멘트를 더 달지는 않았다.

    “어차피 곧 개선될 거다. 초월격을 개방하면 얼마든지 달라질 테니까.”

    유진하와 제갈공명도 같은 생각이라서 금세 동의했다.

    ‘레다와 유나는 더 강해질 것이다.’

    이들은 원정대의 핵심으로 성장할 것이고, 반드시 그렇게 키워 내야 했다.

    “다음은 그분이군.”

    시오의 차례가 되었다.

    레다, 에어리스, 유나.

    세 자매의 어머니이자 <신멸의 구도자>라는 그녀가 능력치로 평가를 받았다.

    - 시오 능력치

    지력 : A

    전투력 : EX

    민첩 : EX

    정신력 : EX

    체력 : UR

    유진하에 이어 EX 등급을 3개나 받은 절정의 실력자로 평가받았다.

    <신멸의 구도자>라 불리는 막강한 초월좌는 혼자서 하나의 성운 자체가 될 힘이 있었다.

    “대단한 실력입니다.”

    제갈공명이 감탄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시오의 활약상은 기억의 영사기를 통해 똑똑히 지켜봤고, 그렇기에 한 자루의 귀혼검을 든 그녀의 기세가 하늘을 뒤덮을 만큼 광활하다는 걸 알았다.

    “진정한 초월좌의 힘.”

    신좌들을 상대로도 혼자서 돌격할 수 있는 괴물 같은 존재였다.

    “장기판으로 치면 차(車)에 가깝습니다.”

    제갈공명의 비유는 찰떡같았다.

    장기 말의 차(車)는 좌우를 마음대로 나아갈 수 있는 핵심 전력이었다.

    “<신멸의 구도자>는 우리가 가진 결전 병기에 가깝군요.”

    전장의 판도를 바꿀 수도 있었다.

    “가장 든든하네요.”

    유진하가 살짝 웃었다.

    형의 회귀에서는 항상 3회전에서 죽어야 했던 그녀가, 이제는 일행의 든든한 배후가 되었다.

    “정신력도 이소민 양과 더불어 EX등급으로 가장 높습니다. 실제로 둘이서 악마 신을 받아 내기도 했고요.”

    이소민과 시오는 악마 신을 두 개로 나뉘어 받아 냈다.

    강한 정신력을 가진 두 사람만이 해낼 수 있는 위업이었다.

    “아테나도 합류했지?”

    예상외의 차례가 되었다.

    <정의와 신념의 여신>

    올림푸스 12신좌로 평가받는 아테나도 평가를 받았다.

    - 아테나 능력치

    지력 : UR

    전투력 : EX

    민첩 : EX

    정신력 : U

    체력 : SS

    전투력과 민첩은 신격에 걸맞은 등급이었다.

    전체적으로 시오와 함께 팀의 양 날개가 되어 활약할 수 있었다.

    “신좌다운 능력치입니다.”

    제갈공명도 바로 반응했다.

    “유진하 군과 함께 우리 세계로 함께 넘어왔죠?”

    “네, 지금은 마스터와 만나서 이야기를 하고 있을 거예요.”

    “다음에는 저와도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으면 하네요.”

    <천재지변의 책략가> 제갈량은 지혜의 여신과 대담할 기회를 원했다.

    어차피 라그나로크까지 시간이 남았으니 대화할 시간은 있었다.

    “시오와 아테나가 양축이 되어 나아간다면…….”

    제갈량의 머릿속은 벌써 전장을 상상하고 있었다.

    탁 트인 고원.

    수많은 전사들와 영웅들.

    신좌들이 죽 도열한 진형.

    전장의 함성이 하늘과 대지를 뒤덮으며 울려 퍼졌다.

    “전쟁터로 나아간 시오와 아테나가 전장을 지배할 수 있겠습니다.”

    전략이 완성되기 시작했다.

    <원정대 핵심 팀원>

    -유진하, 에어리스, 이소민, 조커, 레다, 유나, 시오, 아테나,

    <지옥도의 핵심 세력>

    -헬라, 바리데기, 하데스, 72악마 신.

    연합체가 구성된다면 라그나로크 신화에 참가할 최소한의 전력은 되었다.

    ‘싸워 볼 전략을 짜 볼 수 있다.’

    유진하와 제갈공명은 전략을 구성하느라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지켜보던 M은 어리둥절해서 고민했다.

    “능력치 분석이 안 끝났는데……?”

    딸칵.

    다시 버튼을 누르자 다음 분석자의 차례가 되었다.

    - 제갈량 능력치

    지력 : EX+

    전투력 : B

    민첩 : U

    정신력 : UR

    체력 : C

    “아, 제 평가도 있었군요.”

    자기 능력치를 보자 민망한지 제갈량은 붉게 달아오른 자신의 얼굴을 백우선으로 열심히 부쳤다.

    “지력에 몰빵입니다.”

    M이 부가 설명을 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딱 보면 알 수 있었다.

    “유진하랑 다른 부분이 있다면, 공명 선생님은 전장의 전략과 국가 운영, 보급까지 가능합니다.”

    유진하는 전투와 원정대를 이끄는 실전파에 가까웠다.

    제갈공명은 <난세의 재상>답게 전반적인 국가 운영도 능숙한 책사였다.

    “맞아요. 선생님이 전체적인 국면을 더 잘 보실 거예요.”

    지엽적인 전투에는 유진하.

    전반적인 전쟁에는 제갈공명.

    지금 천재적인 전략가 두 사람의 두뇌가 필요했다.

    “다른 사람들의 능력치도 있지만, 나중에 정리해서 알려 주지.”

    M은 키보드 버튼을 눌러서 화면을 꺼 버렸다.

    현재 우리의 주요 전력과 보급 상황까지 전반적으로 살펴봤다.

    조금씩 희망이 보이는 듯했다.

    “이 정도의 힘이라면 라그나로크에서도 속수무책으로 밀리지는 않을 겁니다.”

    유진하의 말에 두 사람도 동의했다.

    처음 성운전을 시작한 이후.

    거인족과 대결.

    천공의 성에서 승부.

    마경대전 지옥도의 결전.

    이 과정을 무수히 반복했던 회귀자 유성하까지.

    이 거대한 흐름에서 하나의 변주가 시작됐다.

    “이제 바빠지겠군요.”

    제갈공명은 자리에서 일어나 하얀 도포를 정돈했다.

    <천재지변의 책략가>는 생전에 하나의 책략으로 전장의 승패를 바꾸곤 했다.

    적벽대전에서 동남풍을 일으켜 불바다로 만들어 버렸듯이…….

    “이제부터 전장의 흐름을 바꾸는 한 수를 찾아내겠습니다. 제가 준비할 일은 그것이겠군요.”

    당당한 출사표였다.

    유진하도 같은 생각이었다.

    “저도 도와드리겠습니다.”

    모두가 하나의 목표로 집결하고 있었다.

    ‘신들의 황혼’에 도전하는 자.

    라그나로크에 도전할 새로운 원정대가 구성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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