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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을 활용하는 1000가지 방법-133화 (133/229)

133화 최종 계획(5)

요원들의 지휘는 D와 J가 맡고 있었다.

조커와 괴도에 대한 경계 태세 때문이었는데 그들을 사면했다고는 하나 여전히 주의 대상으로 분류된 탓이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요원들이 분장하고 위장했지만 유진하와 괴도에게는 미치지 못했다.

자매 요원은 완전히 전략을 파악당하고 공략까지 당했다.

하나하나.

카페나 놀이기구, 혹은 진행 팀으로 위장한 요원들이 전부 발각됐다.

“정말 대단한 녀석이야.”

D와 J는 자신들을 단숨에 찾아낸 유진하를 보며 감탄사를 남겼다.

어느새 두 사람의 뒤에 다가온 유진하가 슬쩍 그들의 어깨를 잡더니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주머니에 두 손을 넣는 여유까지 보였다.

“요원들은 10명이 전부인 거죠?”

가장 먼저 잡힌 사람은 의외로 D와 J였다.

검은 생머리의 언니 D는 청바지와 흰 티셔츠, 선글라스로 열심히 위장했으나 금방 잡혔다.

붉은 머리의 J 역시 모자로 나름 위장에 신경을 썼으나 쉽게 걸렸다.

“두 사람이 매복 팀의 지휘를 맡았겠죠? 이제 다른 요원들을 전부 집결시켜 주세요.”

“하하. 정말 널 속일 수가 없네.”

D와 J 자매 요원들은 임무를 수행해야 하지만 걸려 버린 이상에야 어쩔 도리가 없었다.

괴도와의 승부에서도 유진하는 처음부터 지휘관을 먼저 찾아냈다.

“괴도와 내기를 했거든요. 숨은 요원을 찾는 걸로요.”

이 승부에서 지휘관을 먼저 찾아서 부하들을 집결시키면 단번에 모두를 찾아낼 수 있었다.

괴도는 눈앞에 보이는 요원들을 한 명씩 찾아내려고 집중했고 덕분에 한참 늦어지게 되었다.

‘요원 집결.’

D와 J의 소집령에 놀이동산에 잠복한 10명의 요원들이 전부 모였다.

“자, 그럼 게임 끝.”

괴도가 3명을 찾았을 즈음.

유진하는 지휘관을 포함해서 7명을 모두 찾았다.

게임은 유진하의 압승으로 끝났다.

“하하. 역시나 훌륭하군요.”

요원들이 모인 장소에 뒤늦게 나타난 괴도는 가로등 위에 올라섰다.

게임에서 패했으나 자신만의 분위기와 여유를 잃지 않으며 웃었다.

그런 본인의 자존감은 좋으나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은 저 튀는 행동이 영 부끄러웠다.

“저기, 가로등은 그만 올라가면 안 되나요?”

유진하가 비수 같은 말을 던졌다.

주변 사람들이 쑥덕쑥덕 중얼거리며 이상하게 쳐다보니까 요원들은 다들 부끄러워했다.

푸욱.

괴도는 가슴에 꽂히는 그 말을 충고처럼 받아들였다.

“모두를 불편하게 해 드렸다면… 그러겠습니다.”

이곳은 놀이동산이고 대낮이었다.

달밤 아래에서 수많은 경찰과 서치라이트 속에서 유유히 물건을 훔치고 사라질 때와는 달랐다.

때와 장소를 가려야 했다.

위에서 훌쩍 내려온 괴도는 서커스 같은 현실을 받아들였다.

“에어리스의 초대장대로 많이 모였네요.”

유진하는 미처 몰랐으나 이제는 에어리스의 행동이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사람들을 모으고 싶어요.’

결사대의 멤버 중에서 무려 7명이 이곳에 모이게 되었다.

처음에는 엉뚱했던 아이디어라고 여겼는데 결과적으로 화해와 협력의 자리가 되었다.

“이제 알겠어. 에어리스.”

에어리스가 보낸 초대장에 담긴 진짜 의미를 깨달았다.

결사대의 멤버들이 다시 모이고 앞으로도 이 만남이 계속되기를 바랐다.

에어리스가 원하는 꿈은 모두를 아우르는 행복이었다.

“오, 퍼레이드다.”

J가 고개를 돌려 퍼레이드 행렬을 보았다.

곳곳에서 터지는 폭죽과 쏟아지는 꽃가루가 흩날렸다.

동화 속 주인공처럼 화려한 복장을 한 왕자와 공주가 멋진 댄스를 추었고, 빛나는 보석을 장식한 댄서들은 군무를 추었다.

“실례가 많았습니다. 그럼 제대로 즐겨 볼까요?”

괴도는 정중하게 인사를 한 후에 퍼레이드 행렬로 향했다.

그곳에서 댄서들과 함께 괴도로서 신기한 분위기를 돋우려고 멋진 춤을 선보였다.

검은 모자와 망토를 머금고 하얀 가면을 쓴 괴도의 춤 실력은 화려한 댄서들과 잘 어울렸다.

“정말 잘 추잖아.”

지켜보던 유진하는 괴도의 춤 실력을 감탄하며 쳐다봤다.

절도 있게 춤 실력을 선보이던 그는 옆에 있던 댄서와 파트너가 되어 멋진 살사 댄스를 선보였다.

지켜보던 모두가 웃음을 터트리며 축제를 즐겼다.

카페에서 쉬던 이소민을 비롯해 에어리스와 조커도 퍼레이드 행렬에 합류했다.

모두가 모인 지금.

진정한 축제가 시작됐다.

에어리스의 초대장이 만든 그날의 모임은 밤늦게까지 즐겁게 이어졌다.

“마드모아젤 에어리스.”

괴도는 마지막 불꽃놀이를 보면서 에어리스에게 은근히 다가왔다.

움찔하던 에어리스는 살짝 당황했지만 이내 침착하게 대응했다.

“저한테 무슨 볼일이라도…….”

“아아, 불편하셨다면 죄송합니다. 그저 드릴 말이 있었거든요.”

괴도 알파는 살짝 입가를 가리며 웃다가 품에서 무언가를 꺼내었다.

에어리스에게 주는 선물이었다.

“제가 드리는 마음의 표시입니다.”

“이건?”

에어리스는 손에 하얀 가면을 받았다.

눈을 살짝 가리는 괴도단 특유의 작은 가면을 선물로 받았다.

“잘 아시겠지만 괴도단은 두 명으로 이뤄집니다. 저는 붙잡혔던 베타의 석방을 조건으로 결사대에 참여했죠.”

“네, 그 얘기는 저도 알고 있어요.”

“이번에 무사히 돌아온 후에 마스터는 약속을 지켰습니다. 베타를 석방시켜줬죠.”

괴도 알파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베타는 감옥에서 나오자마자 그대로 은퇴했습니다.”

“은퇴를 했다고요?”

“어차피 즐길 만큼 즐겼다면서 이제는 새로운 인생을 살겠다고 하더군요.”

괴도는 씁쓸한 미소를 머금더니 잠시 고개를 돌렸다.

터져 나가는 폭죽이 아름답게 밤하늘을 수놓고 있었다.

“괴도단은 해체되었고 이제 저만 남았습니다. 하지만 괴도단을 다시 만들고 싶습니다. 제 생각에는 아주 훌륭한 후보가 있거든요.”

괴도 알파는 한 사람을 유심히 바라봤다.

그 시선의 끝에는 그녀뿐이었다.

“바로 마드모아젤 에어리스 양. 당신이 저의 새로운 파트너가 되어 주셨으면 합니다.”

“네에?”

에어리스는 깜짝 놀랐다.

갑자기 괴도단의 스카웃 제안이 오자 어정쩡해진 마음이 되어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괴도는 마음을 굳혔는지 계속 권유를 이어 갔다.

“막강한 힘과 검술. 강인한 정신력까지 겸비한 에어리스 양이 가장 괴도에 어울리는 분입니다.”

“제가요?”

“그럼요. 지금 드린 하얀 가면은 오로지 당신만을 위해 만든 겁니다.”

괴도는 진심이었다.

당황한 에어리스가 얼떨결에 양손으로 받은 하얀 가면을 내려다봤다.

눈만 살짝 가리는 가면은 괴도의 상징이었다.

“잠깐 가면을 써 보시겠습니까?”

“네?”

어리둥절한 틈에 하얀 가면을 쓴 에어리스의 푸른 눈은 가면 속에서 오히려 빛났다.

하얀 가면을 쓴 에어리스는 금발의 머릿결을 휘날리면서 한껏 매력을 발산했다.

이전의 순수한 매력과 달리 성숙한 매력이었다.

“확실히 제 눈이 틀리지 않았군요. 여기 제 망토까지 빌려 드리죠.”

괴도는 자신의 검은 망토를 벗어서 에어리스의 어깨에 걸쳐 줬다.

검은 망토를 걸친 에어리스는 마치 다른 사람처럼 더 적극적이고 과감한 포즈를 취했다.

“마드모아젤 괴도 에어리스가 되었습니다.”

하얀 가면과 검은 망토.

괴도 에어리스.

그 느낌은 평소와 사뭇 달랐고 훨씬 당당한 매력이 있었다.

평소의 에어리스는 순수하고 순진한 모습이 있었다.

전투에 들어가면 확 달라지긴 하나 치열함과 결단력에서 약간 떨어지는 점이 있었다.

“가면을 쓰고 망토를 두르니 분위기가 바뀌는 겁니다. 훨씬 더 과감하게 현장에서 활약할 거 같군요.”

하얀 가면을 쓰고 검은 망토를 두른 에어리스는 분위기가 바뀌었는지, 가면 속에서 치명적인 눈빛을 보였다.

에어리스는 이 새로운 느낌도 나쁘지 않았으나 아직은 생각이 없었다.

“에어리스!”

그때 멀리서 유진하가 부르는 목소리를 듣자 에어리스는 정신을 퍼뜩 차렸다.

“감사합니다만 저는 괜찮아요.”

얼른 가면과 망토를 벗어서 괴도 알파에게 돌려주었다.

괴도 에어리스.

괴도단의 파트너보다는 지금의 모습이 더 좋았다.

“후후, 아쉽게 되었군요.”

괴도는 아쉬움이 남았다.

거의 넘어올 뻔했는데 막판 단 한 번의 부름에 물거품이 되어 버렸다.

“괜찮습니다. 기회는 얼마든지 있을 테니까요.”

쉽게 포기할 괴도가 아니었다.

그는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에어리스에게 계속 권유할 의사를 드러냈다.

유진하와 괴도 알파.

두 사람은 에어리스를 중간에 두고 파트너로서의 대결을 시작하고 있었다.

“마드모아젤 에어리스.”

괴도는 모자챙을 잡은 채로 살짝 망토를 휘날리며 자리를 피했다.

그의 사라지는 자락을 보면서 에어리스는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

불꽃놀이가 계속되던 그 밤.

새로운 길을 가야하는 사람도 있었고 옆에 남은 사람도 있었다.

밤이 깊어질 즈음.

유진하와 에어리스는 함께 벤치에 잠시 앉아 있었다.

“오늘 정말 즐거웠네요.”

에어리스의 초대장으로 시작된 하루였다.

바쁘고 정신없기도 했지만 즐거운 기분이 남았다.

“에어리스가 재밌었으면 됐어.”

유진하는 놀이동산을 바라보면서 잠시 고개를 끄덕였다.

가로등 하나의 전등이 깜빡거렸다.

그 불안한 가로등 아래에서 두 사람은 잠시 걸음을 멈췄다.

“진하…….”

“이번 여정에서 정말 많은 일이 있었지.”

코어들의 세계에서 많은 위기를 맞았고 서로 힘을 합쳐 극복했다.

“결사대는 목적을 이뤘는데 에어리스는 그렇지 못했어.”

“…….”

에어리스는 생각에 잠겼다.

개인적인 목적이 따로 있었으나 이번 결사대에서는 그럴 여유가 없었다.

그저 치열했던 생존 경쟁에서 모두가 무사히 살아서 돌아왔음에 감사했다.

“저를 닮은 사람… 쌍둥이 같은 그 사람은 찾아내지 못했어요.”

에어리스를 빼닮은 쌍둥이 그녀.

A등급 공간 어딘가에 그녀가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나타나지 않았다.

깜빡이는 가로등 불빛 아래에서 두 사람은 조용히 생각했다.

유진하는 한마디 말을 꺼냈다.

“서열 1위와 협약을 맺을 적에 그녀에게 대해서 물어봤어.”

“네?”

에어리스의 표정이 순간 변했다.

과거에 대해 알고 싶은 마음은 항상 남아 있었다.

자신이 누구인지.

그녀가 누구인지.

알고 싶었다.

“서열 1위는 모른다고 했어.”

“아, 그래요…….”

실망한 기색이 된 에어리스는 고개를 살짝 떨구었다.

예상하지 못한 건 아니었다.

그녀에게는 코어가 없었으므로 그들과는 다른 이질적인 생명체가 분명했다.

“아마 그녀는 방랑자처럼 여러 공간을 자유롭게 지나가는 존재 같아.”

“방랑자라면…….”

“확실하지는 않지만 차원문을 마음대로 열어서 어디든 갈 수 있는 거 같아.”

공간의 주인은 차원문을 열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의 공간에 머물러야 한다는 규칙도 있었다.

그것은 법칙이었다.

-공간의 주인은 자신의 공간과 운명을 같이 한다.

-공간의 주인이 제거되면 공간도 소멸한다.

-그렇기에 자신의 공간에서 벗어날 수 없다.

“다른 자에게 공간의 주인을 위임해야만 다른 곳으로 갈 수 있어. 그런데 그녀는 달랐어.”

“어떻게 다른 건가요?”

“마치 제한이 없다는 듯이 차원문을 자유자재로 열거나 닫고 마음대로 돌아다닌다는 거야.”

에어리스를 닮은 그녀는 기존의 법칙을 넘어선 존재였다.

‘공간의 방랑자’.

이번 원정에서 얻은 힌트였다.

“더 알아봐야겠어.”

유진하는 가만히 에어리스를 바라봤다.

앞으로 많은 일이 남아 있었다.

“앞으로 할 일도 많고.”

일단 A등급 코어들의 세계와는 이미 연합을 맺었으나 다른 공간과의 연합을 늘려서 ‘성운’으로 발전시켜야 했다.

그렇게 우리도 새로운 성운이 되어야 했다.

“에어리스의 과거도, 내 형도 계속 찾을 거야.”

길고 험난한 길이 될지라도 한 걸음씩 걸으면 언젠가 닿을 목표일 것이다.

신뢰하는 사람들이 곁에 있다면 어떤 어려움이 와도 극복할 것이고.

“최선을 다하자. 나도 그렇고 에어리스도 그렇고.”

“진하…….”

깜빡이던 가로등 전등이 다시 제대로 켜졌고, 환한 전등 빛이 마치 별빛처럼 쏟아지는 듯했다.

사방을 가득 채운 어둠 속에서 유진하와 에어리스만이 가로등 빛줄기 아래에 있는 기분이었다.

이제 저 어두운 세상을 향해 서로를 믿는 마음으로 한 걸음씩 미지의 세계를 헤쳐 나가야 했다.

“알겠어요. 저도 최선을 다할게요.”

에어리스는 주먹을 불끈 쥐고 어깨를 들썩였다.

조금씩 화색이 돌며 기운을 열심히 되찾아갔다.

“돌아가자.”

유진하와 에어리스는 가로등 불빛 아래에서 나와서 같이 발걸음을 돌렸다.

두 사람이 걸어가는 길이 멀어질수록 놀이동산의 조명도 사라져 갔다.

세상은 언제나처럼 오늘 하루도 바쁘게 지났다.

그리고…….

새로운 문이 생겼다.

그리고 이 문은 기존에 알던 상식을 넘어, 다른 세계로의 진입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었다.

* * *

호텔 옥상.

이곳은 마스터가 자주 피로를 풀려고 찾아오는 장소였다.

이번에는 에이스가 있었는데 칵테일 한 잔을 기울이며 도시의 전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제 가는 거냐?”

푸른 머리를 머금은 마스터가 나타났다.

알카트로스 소탕전에서 결전을 벌인 사이였고 원정대 이후로는 오랜만에 마주했다.

“알카트로스의 리더잖아. 정말 독립까지 할 생각이냐?”

“물론이다.”

에이스는 무뚝뚝하게 대답했다.

그의 꿈은 자신만의 공간을 갖는 거였다.

마스터처럼 새로운 공간을 가지고 그곳의 주인이 되려고 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그간 줄기차게 마스터를 노려왔다.

“알았다. 네가 원하는 대로 새로운 공간에 보내 줄게.”

마스터는 이번 원정대에서 에이스의 공로를 인정했다.

이번 결사대에서 귀환한 후에 그가 독립된 공간을 원하자 독립을 시켜 주겠다고 결정했다.

“차원문을 열어 줄게. 알카트로스 멤버들도 같이 가도 돼.”

공간의 주인은 위임이 된다.

에이스는 적절한 공간에서 그곳의 주인 자리를 위임받아 새로운 주인이 되고 싶었다.

“나랑 맞먹겠다? 그러시든가.”

“…해 보면 알겠지.”

바람이 불었다.

오늘은 에이스가 이곳을 떠나는 날이었다.

“다른 곳에 가더라도 서로 협력은 하는 거다.”

“그러지. 서로에게 이로운 동맹은 나도 원하는 바야.”

에이스는 결사대에서 귀환한 후에 생각이 바뀌었다.

자신의 공간을 차지하기도 어렵지만 지키는 과정은 그것보다 훨씬 어렵다.

강한 공간과의 연합은 생존을 위해서 필수적이었다.

연합 공간.

마스터도 연합체 구성이 중요했다.

에이스가 새로 만드는 공간과의 협력은 시작에 불과했다.

“유진하의 대전략은 연합 공간까지 이루는 거다.”

에이스도 그 계획을 알고 있었다.

강한 공간과의 전투에서 이겨 내려면 동맹이 필요했다.

공간의 연합체.

‘성운.’

동맹을 모아서 새롭게 성운을 구성해야 했다.

“오늘 갈 거지?”

“…그래.”

체포됐던 알카트로스 멤버들도 전부 이곳에 모여 있었다.

리더 에이스.

살인마 잭. 퀸. 킹.

클로버. 스페이드. 하트. 다이아몬드.

그들과 작별의 순간이 다가왔다.

“차원문을 열어 줄게.”

마스터는 손가락으로 공간의 상태창을 눌렀다.

알카트로스가 적당히 공략할 만한 공간으로 선택했다.

푸른빛의 차원문이 호텔 옥상에 출현했다.

“자, 어서 가라.”

“…그러지.”

에이스는 감정이 남았는지 도시의 전경을 마지막으로 바라봤다.

독립을 맞이하는데에 있어 긴장감과 기대감이 동시에 느껴졌다.

“에이스, 명심해라. 우리는 연합이고 위기에 빠지면 서로 돕는 거야.”

“약속하지.”

에이스는 가장 선두에서 차원문으로 들어갔다.

뒤이어 알카트로스의 멤버들이 뒤따라 진입했다.

그들의 뒤를 바라보면서 마스터는 씁쓸하면서도 기대에 찬 눈빛으로 지켜봤다.

“다시 만날 거야.”

새로운 공간을 확보하라.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찾듯이 알카트로스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지켜보는 자의 심정이 된 마스터는 신생 공간 연합을 기대했다.

“성운이라…….”

알카트로스 조직만이 아니라 마스터 자신에게도 남은 과제였다.

새로운 도전.

새로운 세상.

“이제 다시 해 봐야지.”

마스터는 사라져 가는 차원문을 보면서 마음을 굳게 먹었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새로운 무대가 다가오고 있었다.

한 달이 흐르고…….

아홉 명의 결사대는 두 명이 사망하며 중대한 변화를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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