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화 대전략(1)
“우리 문명 수준은 현재 어떻죠?”
한 달 동안의 여정을 마치고 돌아온 유진하는 오랜만에 만난 마스터에게 우리 공간의 상태를 물어봤다.
트레이닝 운동복을 입은 유진하와 달리 푸른 양갈래 머리를 끈으로 묶은 마스터는 반팔 티와 레깅스 차림새였다.
두 사람은 함께 한강공원에서 운동하는 중이었다.
“우리 공간 말이지? 등급이 괜찮아졌어.”
마스터는 가볍게 먼저 달렸다.
평소에도 간단한 운동을 좋아하기에 이번에 유진하와 같이 조깅을 하면서 상의할 생각이었다.
“어디 볼까?”
마스터가 푸른 상태창을 띄웠다.
공간 정보가 기록된 화면이 나타났다.
-공간 번호. 23,790,547,824.
면적: A
전투력: B → B+
문명: D → B
지성체 인원: A
자원: C
- 총합 B+
“문명이 꽤 발전했어.”
문명 단계가 단숨에 두 단계나 올라가자 마스터는 정말 기뻐했다.
이렇게 급성장한 배경에는 유진하의 노력이 크게 작용했다.
“공간의 주인을 제압하면서 지원을 많이 받은 거잖아.”
“그렇죠.”
유진하가 악인들의 원정대로 이끈 공로였다.
에어리스, 조커, 에이스, 괴도를 아우른 이 특별한 원정대는 공략전에서 무수한 활약을 펼쳤다.
이들을 서로 견제시키면서 결국 조화를 이루어냈으니 유진하의 리더십이 얼마나 대단한지 증명됐다.
“다른 공간에서 장인들을 많이 데려왔어요.”
문명을 발전시키려면 기술자가 필요했다.
다른 공간으로 넘어가서 그 공간의 주인과 협상을 하거나 제압한 후에 기술 지원을 받았다.
기술자를 데려오는 협약이었다.
‘공간 이주’라는 개념이 성립됐다.
“이민자를 받아들인 느낌이네.”
마스터는 순순히 다른 공간에서 데려온 기술자를 받아들였다.
그들은 장인 수준의 실력자였다.
“덕분에 우리 공간도 무기와 장비를 제조할 수 있게 되었어.”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거죠.”
공간이 성장하면 모두가 강해진다.
전면전의 그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 위한 준비를 해야 했다.
“날씨 좋다.”
두 사람은 조깅을 함께하면서 옆에 시원한 한강을 바라봤다.
햇살에 반사된 강물은 은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유진하는 눈부시도록 밝은 강물을 숨을 고르며 바라봤다.
“정말 아름다운데…….”
넘실거리며 흘러가는 강은 바다로 향하고 있었다.
더 큰 세상.
더 넓은 곳으로 물은 흘러갔다.
마스터는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한마디를 남겼다.
“우리도 마찬가지야. 거대한 공간들이 있는 곳으로 가겠지.”
현재 국면에서 앞으로 가야 할 길을 생각했다.
수없이 많은 공간이 있었다.
그 어딘가에 다양한 생명체가 존재한다.
그들과 협력하거나 대립하고.
성장하거나 퇴보하고.
진화하거나 멸망할 수도 있었다.
‘형은 어디에 있을까?’
유진하는 세상 너머의 공간에서 형이 살아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탑의 주인에게서 직접 들은 정보였다.
형은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빠져나갔고, 어딘가에 살아 있을 터였다.
반드시 찾아내고 싶었다.
“내일이지?”
마스터는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내일이 바로 약속된 날이었다.
“네, 가야겠죠.”
눈꺼풀이 살짝 내려와 유진하의 눈을 살짝 가렸다.
A등급 공간과의 결전을 앞두고 새로운 대전략을 수립했다.
-공간 번호. 549,001,232,506.
면적: B
전투력: A
문명: A
지성체 인원: C
자원: A
총합: A
A등급 공간과의 대결을 앞두고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
유진하의 대전략.
가장 중요한 결심이 필요했다.
“저번처럼 우리 공간에서 싸우면 위험해요.”
큰 틀의 변화가 필요했다.
“공간끼리 전면전이 벌어지면 피해가 클 테니까.”
마스터도 알고 있었다.
전쟁은 민간인의 피해가 클 수밖에 없었다.
저번에 왔던 몬스터 무리와 정예 병력까지 쳐들어온다면 인간들은 궤멸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었다.
“피해가 크면 이겨도 이긴 게 아니거든요.”
유진하의 판단은 그랬다.
인류의 80% 이상이 생명을 잃는다면 막아도 막은 것이 아니었다.
“유일한 방법은 역습이에요.”
저번엔 녀석들이 쳐들어왔다.
이번에는 달라야 했다.
역으로 우리가 녀석들의 공간에 쳐들어가려고 계획했다.
공략전으로 시작한다.
“원정대는 다 구성한 거지?”
마스터는 반사되는 햇빛으로 인해 눈가를 찌푸렸다.
물결에 반사되는 빛이 너무나 밝고 아름다웠으나 지금은 긴장된 마음에 심장이 차갑게 식고 있었다.
빛이 발산하는 열기가 따스한 온도처럼 다가와서 좋았다.
“준비는 됐어요.”
유진하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원정대는 최적의 실력자들로 구성했다.
“첫 번째 멤버는 에어리스…….”
에어리스는 말이 필요 없는 최고의 파트너였다.
대검을 주특기로 휘두르며 전장을 주름잡는 실력자.
대검사였다.
“두 번째 멤버는 이소민…….”
항상 긍정적이며 비타민처럼 팀의 활력소가 되는 사람이었다.
스스로 장비를 이용한 전투 방식의 급변까지 이뤄냈다.
쾌활한 노력파였다.
“세 번째 멤버는 M.”
M은 냉철한 분석가였다.
그의 분석력만큼은 유진하를 넘어서는 실력을 자랑했다.
만약 M이 같이 간다면 정보 분석에서 많은 도움이 될 터였다.
“네 번째와 다섯 번째 멤버는 D와 J 자매.”
두 자매는 어릴 적부터 과도한 경쟁으로 사이가 안 좋았다.
하지만 오랫동안 같이 지낸 만큼 둘의 호흡은 가장 뛰어났다.
태도(太刀)의 D.
한손검과 바람 카드의 J.
자매는 실력파 정부 요원들이었다.
“나머지 멤버는 조커, 괴도, 에이스로 구성했어요.”
악인들의 원정대를 함께하면서 셋의 장단점을 파악했다.
괴도단 알파.
아사신 조커.
알카트로스 에이스.
개인 실력은 최정상이었다.
이 세 사람의 전투력이라면 웬만한 공간 정도는 제압하고도 남았다.
“이렇게 아홉 명이 갈게요.”
유진하의 원정대는 멤버 구성을 완료했다.
최고 수준의 실력자들로 구성한 팀이었다.
불안한 점은 팀워크와 호흡이었는데, 리더 유진하가 중간에서 제어한다면 가능성이 있었다.
“그 계획. 너와 모든 것을 믿어 볼게.”
마스터는 유진하의 어깨를 잡아주고 응원과 격려를 해줬다.
신뢰한다는 마음이었다.
“나도 같이 가고 싶었는데…….”
“마스터는 여기 있어야죠. 공간의 규칙이니까요.”
공간의 주인이 나가면 해당 공간은 소멸한다.
마스터는 이곳에 남아야 했다.
“방어전의 멤버도 괜찮을 거예요.”
“그건 걱정하지 마. 장비와 아이템을 만들 문명력도 갖췄으니까 좋은 요원들을 많이 키워낼게.”
마스터는 아쉬움 가득한 눈빛으로 유진하를 바라봤다.
대전략의 역습전.
원정대가 A등급 공간으로 간다면 무사히 살아서 돌아올 수 있을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었다.
“꼭 돌아올 거지?”
“노력해야겠죠.”
유진하와 마스터는 흘러가는 강물을 지켜봤다.
햇살에 은은하게 물든 강물은 아름답게 지나갔다.
떠나는 자와 남는 자.
누군가는 저 강물의 흐름을 타고 가야 했다.
“걱정 마요. 에어리스와 같이 가서 무사히 돌아올 거예요.”
궤짝에서 만났던 에어리스와의 첫 기억이 떠올랐다.
에어리스는 기억을 잃었어도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
그녀의 성장과 함께 유진하도 강해졌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함께 성장했다.
“알았어. 잘 다녀와.”
마스터는 활짝 웃으면서 믿음으로 유진하를 보내주었다.
모두의 운명이 걸린 역습이었다.
“원정대를 넘어 결사대가 되었어.”
결사대의 리더는 유진하였다.
최상의 호흡을 아우르는 지휘자가 되어 모두를 이끌어야 했다.
내일 아침.
전투의 새로운 막이 올라간다.
* * *
“오늘이다!”
이소민은 기지개를 켜면서 두 손을 깍지 껴서 위로 쭉 뻗었다.
활기차게 나서며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끌어올리고 결사대의 모두를 아우르려고 돌아다녔다.
“신난 것 같군.”
백가면을 쓴 조커는 이소민의 발랄한 모습을 보면서 의아해했다.
음침하면서도 폐쇄적인 성격의 조커와 달리 이소민은 쾌활했다.
서로 상극인 성격이었는데 그런 차이가 미묘하게 흥미를 주었다.
“분위기 메이커는 팀에 필수죠.”
괴도 알파는 입가의 미소를 손으로 가리면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검은 망토와 턱시도를 입은 채로 자신의 고유한 스타일을 유지하며 준비를 마무리했다.
“정말 특이한 팀입니다.”
결사대는 요원과 범죄자가 뒤섞어 멤버를 구성했다.
실력은 뛰어나도 팀으로서 제대로 협력할지 의문이 있었는데, 유진하가 얼마만큼 리더로서 팀의 화합을 유지하느냐가 성패를 가를 터였다.
“다 준비됐으면 가요.”
유진하는 차원문 앞에 있었다.
마스터가 열어놓은 차원문은 푸른빛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제 아홉 명의 결사대가 차원문을 넘어 A등급 공간에 들어갈 차례였다.
“녀석들은 우리가 역습으로 올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거예요.”
우리와 그들의 공간은 전력 차가 뚜렷했다.
거의 모든 면에서 저들이 앞섰다.
약자가 강자를 이기려면 허를 찔러야 했다.
유진하는 불가능이라 여겨지는 과업을 해내기 위해서 과감한 역습 전략을 수립했다.
“진하, 같이 가요.”
에어리스가 유진하의 뒤에 다가와서 섰다.
이어서 이소민도 따라왔다.
“가자. 유진하.”
처음부터 함께했던 세 사람은 성장에 성장을 거듭해서 최정예 멤버가 되었다.
유진하는 언제나 두 사람에게 고마웠다.
‘믿어주고 따라와 줬어.’
신뢰와 믿음의 조합이었다.
세 사람은 나란히 함께 차원문으로 들어섰다.
“먼저 갈 건가?”
조커는 에이스를 경계하는 눈빛으로 쳐다보다가 이윽고 걸어갔다.
그런 두 사람을 보던 괴도는 쿡 웃더니 검은 망토를 휘날리며 차원문에 들어섰다.
“우리도 가겠습니다.”
마지막은 요원팀이었다.
요원 D는 태도(太刀)의 장검을 들고 나섰다.
동생 J와 분석가 M도 마지막 정돈을 마치고 차원문으로 향했다.
모든 멤버들이 떠났다.
파아아.
푸른빛의 차원문은 곧 닫힐 예정이었다.
유진하가 돌아올 때.
신호를 받으면 다시 문이 열릴 터였다.
“잘 다녀와.”
마스터는 이별의 말을 목구멍 밖으로 내뱉지 않고 도로 삼켰다.
굳이 슬픈 감정으로 바라보고 싶지 않았다.
마지막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믿었다.
“기다리고 있을게.”
따사로운 햇살 아래에서 마스터는 오래도록 그 자리를 지켰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풀잎이 휘날렸다.
날이 어두워지더라도 다시 빛이 돌아올 때까지.
불어오는 폭풍 속에 마스터는 혼자 남았다.
* * *
파아아.
푸른 차원문이 개방되고 마침내 A등급 공략전이 시작되었다.
푸른빛의 차원 통로는 혜성처럼 긴 자국을 남기며 나아갔다.
아홉 명의 멤버들은 서로 긴장감을 느끼고 있었다.
무사히 A등급의 공간에 도착했다는 것을 예감할 즈음.
별안간 매서운 충격파가 치솟았다.
“뭐지?”
이소민은 깜짝 놀라 비틀거렸다.
충격파가 발휘한 위력 때문에 차원 통로는 크게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유진하는 새하얗게 변한 얼굴로 모두에게 소리쳤다.
“누군가 차원문을 뒤틀고 있어요.”
그 말이 마지막이었다.
아홉 명의 멤버들은 충격파에 휩싸여 제각기 흩어졌다.
비명을 내지를 시간조차 없었다.
비틀려가는 차원문에 휩싸여 모두가 이리저리 내몰렸다.
“아아앗!”
흔들리는 통로 속에서 차원문을 넘어 나온 사람은 에어리스와 이소민이었다.
마치 바닥에 나동그라지듯이 비상 착륙한 느낌이었다.
“어라? 저희만 여기 있는 건가요?”
아홉 명 중에서 두 사람만 떨어져 나왔다.
자리에서 툴툴 털고 일어난 에어리스가 주변을 빠르게 훑어봤다.
나무 한 그루 없이 삭막한 고원이었다.
검은 모래만이 가득했다.
“충격파 때문에 모두가 흩어졌나?”
이소민은 허리가 얼얼한지 손으로 짚은 채 일어났다.
차원문이 열리는 지점은 상대도 물론 안다.
그렇다하더라도 건너오는 차원 통로까지 뒤틀린 적은 없었다.
“어쩔 수 없네. 일단은 흩어진 멤버들을 다시 찾아야겠다.”
애초에 아홉 명의 정예 멤버만으로 시작하는 작전이었다.
비상시에 다시 모일 집결 장소 정도는 결정해 놨다.
공간의 중심부.
그곳에 모이기로 정했다.
“어?”
그때, 검은 모래바람 속에서 한 사람이 보였다.
“누구지?”
건너편의 모래 속에 보이는 존재는 인간의 형체였다.
전에 쳐들어왔던 몬스터와는 분명히 달랐다.
예상과 달리 괴물이 아니라 A등급 공간의 지성체와 최초로 마주했다.
“당신은……?”
나타난 존재는 검푸른 머리에 외모까지 인간과 동일한 생명체였다.
이성을 가진 존재였다.
다른 공간에도 인간과 비슷한 생명체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기에 놀랍지는 않았다.
녀석은 하얀 피부의 앳된 외모를 머금은 소년 같은 이미지였다.
머리카락에는 푸른 알갱이가 감돌고 있었다.
형태를 가진 특이한 오오라였다.
“…침입자인가?”
그는 에어리스와 이소민에게 관심이 없다는 듯이 무심하게 바라봤다.
내뱉은 한 마디마저 진중하면서 음울했다.
마치 세상의 법칙을 얘기하는 존재처럼 위엄마저 느껴졌다.
“너희들이 가장 강한 편인가?”
“뭐라고?”
이소민이 되물었다.
상대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재차 질문했다.
“너희 세계에서 가장 강하냐고 물었다.”
“…….”
“그렇다면 실망이군.”
그는 조용히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에어리스와 이소민에 대해서 관심을 두지 않았다.
녀석은 위압감으로 가득했다.
“그 정도 수준이면 굳이 멸망시킬 가치도 없겠어.”
완벽하게 사람을 무시하는 발언이었다.
자신감을 넘어선 자만심이었다.
동시에 녀석은 오오라를 내뿜었다.
착 가라앉은 듯이 매서운 기운이 안개구름처럼 축축하게 발밑을 시작으로 퍼져나갔다.
보통의 오오라와 차원이 다른 기세였다.
“아까와 비슷해요.”
에어리스는 이 기운을 본 기억이 있었다.
오오라와 기운에는 특유의 개성이 있었는데 이 느낌과 형태는 아까의 것과 같았다.
방금 차원 통로에 작렬했던 충격파였다.
“아까 그건 당신이 발휘한 힘이었나요?”
“침입자가 오기에 잠깐 힘을 보여준 거다.”
상대는 순순히 인정했다.
차원문 너머에 있는 통로까지 충격파를 발휘하는 힘이라니.
공간과 차원을 넘어서는 파괴력이었다.
“여기는 설마?”
검푸른 모래만이 가득한 이곳.
땅바닥에서 어두운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녀석의 기운이었다.
“말도 안 돼. 이 넓은 영역에 기술을 날린 거였어?”
불길한 오오라가 땅바닥에 피어오르고 있었다.
충격파의 자취였다.
쑥대밭처럼 변해 버린 대지를 보면서 에어리스는 경악했다.
‘이런 힘을 가진 자라니…….’
에어리스는 차원이 다른 강자가 앞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의 불길한 오오라가 온몸에서 뿜어져 나왔는데 가슴에 특이한 부분이 보였다.
원형의 구슬이 심장 대신에 박혀 있었다.
“…심장이 아니네요.”
심장 부근에는 원형체가 따로 있었다.
특이한 에너지와 기운을 발산하는 구체였는데 마치 태양에 달하는 에너지를 방출하는 동력원 같았다.
원형의 구체에서 끝없이 나오는 오오라가 불길했다.
순간적으로 에어리스의 머릿속에 지나쳐가는 기억이 떠올랐다.
“코어?!”
심장이 아니라 ‘코어’.
코어를 가진 생명체.
그들은 이질적인 존재였고 지금은 두려운 존재였다.
에어리스는 잊혔던 기억에서 처음으로 코어를 떠올렸다.
“코어를 가진 생명체라면…….”
인간은 심장을 가진 존재였다.
코어는 심장보다 진일보했으며 발전한 매개체였다.
이 A등급 공간은 코어를 가지고 인간보다 몇 단계 넘게 진화한 이성 생명체가 살아가고 있었다.
그들의 터전이었다.
“코어를 아나 보군. 너희들이 가진 심장과 비교할 수 없는 동력이다.”
상대는 매서운 오오라와 강렬한 살기를 내뿜었다.
땅에 퍼진 검은 아지랑이가 매섭게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시간 끌 거 없어. 가치가 없는 자들은 여기서 없애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