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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을 활용하는 1000가지 방법-55화 (55/229)

55화 비밀 암시장(2)

빛의 카드는 탑의 주인에게서 얻은 물건이었다.

초레어 카드.

-주변의 빛을 모아 힘으로 사용할 수 있다.

빛은 중력에 완벽한 상성이었다.

중력 카드가 발휘하는 힘으로는 빛을 잡아당길 수 없다.

빛과 번개의 조합은 유진하가 생각한 아이디어였다.

빛의 카드를 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고안한 방법이었다.

“후우.”

번쩍이던 빛과 번개가 이내 사그라들었다.

클로버 남자는 강렬한 충격을 받고 완전히 누워 버렸다.

중력 카드조차 힘없이 손에서 떨어뜨렸고 가면은 날아가 버렸다.

“해냈어.”

암시장 경매장에서 첫 단계를 무사히 클리어해 냈다.

전투가 끝나자 유진하는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게 중력의 카드구나.”

바닥에 떨어진 중력의 카드부터 다시 손에 들었다.

빛의 카드처럼 초레어라서 매우 귀중했다.

이 카드를 사용했던 클로버 가면의 악명은 유명했다.

알카트로스 조직에서도 가장 광범위한 공격력을 가진 위험한 자였다.

“제일 먼저 잡아야 하는 자였어.”

긴장감을 풀자 상황을 돌아볼 여유가 생겼다.

바닥에 떨어진 번개 카드를 일제히 공중으로 띄워 회수했다.

파바밧.

수많은 카드가 일제히 움직여서 양손에 돌아왔다.

태세를 정비하자 유진하는 문득 바닥에 떨어진 클로버 가면이 보였다.

“이런 얼굴이었구나.”

가면이 벗겨진 남자의 얼굴은 일반적인 회사원과 비슷한 외모였다.

아마 평소에는 저렇게 일반 사람처럼 행세하고 다녔을 터였다.

“됐다.”

중력 카드를 얻었고 클로버 남자까지 붙잡았다.

작전은 성공적으로 시작했다.

이제 뒤처리가 남았다.

“바깥에 아직 경호원들이 남았는데.”

암시장 보관소는 방음과 차단이 완벽하게 처리되어 있는 곳이었다.

문밖에 있는 경호원들은 안에서 벌어진 일을 모르고 있을 터였다.

일단 이 방을 나가서 에어리스, 이소민과 합류하려면 그들 모두를 상대해야 했다.

기습해야 할까?

아니면…….

“…지금쯤 되었겠지.”

유진하는 손목의 시계를 보더니 잠깐 기다렸다가 보관소 문을 열고 나왔다.

밖으로 나오자마자 투덜거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유진하, 왜 이리 오래 걸렸냐? 아까부터 기다리고 있었다고.”

문 앞에는 시큰둥하게 팔짱을 낀 이소민이 기다리고 있었다.

에어리스도 함께였다.

“진하, 이쪽은 정리했어요.”

에어리스와 이소민의 주변에는 보관소를 지키던 경호원들이 잔뜩 쓰러져 있었다.

“잘 통했나 보네요?”

“당연하지.”

드레스를 입은 이소민은 살짝 옆이 찢어진 치마를 흔들었다.

“내 미인계로 시선을 끈 틈에 에어리스가 파바박! 다 쓰러뜨렸지.”

작전대로였다.

보관소 안은 유진하.

밖은 에어리스와 이소민.

각자 작전 구역을 맡았다.

경호원들이 실력자라도 맨손의 에어리스는 날렵하며 강했다.

하물며 유인에 일가견이 있는 이소민이 맡았다면 반격할 여지도 없다.

에어리스는 손으로 가볍게 쳐서 경호원들을 빠르게 기절시켰다.

“수고했어, 에어리스.”

작전은 완벽했다.

다만, 한 가지 수정할 부분은 있었다.

“이소민 누나가 유인을 잘하기는 하는데, 그래도 미인계는 아닌 거 같아.”

발끈한 이소민이 팔꿈치로 유진하의 옆구리를 툭 쳤다.

“깐족거리다 죽을래?”

“아뇨. 하하하하.”

암시장에서의 작전은 완벽하게 성공했다.

한결 여유가 생긴 이소민은 휘파람을 불면서 보관소 안으로 향했다.

“이왕 온 김에 경매품 좀 챙겨가도 되겠지?”

암시장에는 귀한 물건들이 많이 거래된다.

오늘 출품되는 카탈로그에도 관심을 끄는 품목이 많았다.

“이거 가져가야지. 이것도 좋다.”

쇼핑하듯이 경매 물품을 전부 쓸어가던 이소민은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다 가져가야지. 대박이다.”

바쁘게 움직이는 이소민과 달리 유진하와 에어리스는 멍하니 지켜보기만 했다.

“진하, 잘되었네요.”

“이제 시작이야. 제대로 갚아 주려고 해.”

유진하는 이번 작전을 계획하면서 목표를 분명히 정했다.

정부 요원과 알카트로스.

그들에게 받았던 빚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에어리스를 닮은 그 사람을 구해 줄게.”

간부 E가 데려간 사람.

에어리스와 쌍둥이처럼 닮은 여자를 반드시 되찾아 주겠다고 결심했다.

“이소민 누나, 더 늦어지면 위험해져요. 이제 정리할게요.”

암시장 작전은 마무리만 남았다.

에어리스와 이소민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정문으로 나가서 맡겨둔 물건을 전부 찾아갔다.

보관소에 혼자 남은 유진하는 순간 이동 카드를 활용해서 클로버 남자와 경매 물품을 전부 챙겨갔다.

“여기는 또 어디지?”

순간 이동으로 도착한 장소는 이번에도 섬이었다.

멀리 보이는 바닷가.

해변에는 조개도 보였다.

“또 무인도네.”

유진하는 한숨을 내쉬고 바다를 바라봤다.

파도가 느리게 다가와 물거품을 만들고는 도로 빠져나갔다.

“조금 기다렸다 가야겠다.”

휴가를 받은 듯이 벌러덩 바닥에 누웠다.

바다와 하늘을 바라보자 숨 가빴던 대결도 잊으며 마음이 평온해졌다.

불어오는 바닷바람을 느끼면서 머릿속을 정리했다.

“시원하다.”

반격의 실마리는 풀렸다.

클로버 남자를 잡았으니 알카트로스 조직에 확실한 경고가 되었을 터였다.

이젠 다음 순서가 되었다.

“이제 요원들 차례야.”

정부의 정예 요원들을 상대할 때가 다가왔다.

* * *

“잘 있었습니까?”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시설이었다.

조사실은 하나의 조명만 켜졌고 방 안은 어두컴컴했다.

끼익. 끼이익.

어둡고 작은 방.

방 중앙에는 책상 하나와 의자 두 개가 있었다.

천장에서 줄에 매달린 전등 하나가 아까부터 삐거덕거렸다.

의자에는 두 사람이 앉아 있었다.

“식사는 안 합니까?”

먼저 의례적인 이야기로 말을 거는 남자.

포마드를 발라 가지런히 머릿결을 정리한 E였다.

“…….”

책상 건너편에 앉은 여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가 아무 말도 없자 E는 은테 안경을 만지작거렸다.

보통 심문은 부하 요원들이 맡는 일이나 이번에는 달랐다.

중요한 인물이라 직접 심문했다.

“어떤 조사도 불가능하다더군요. 혈액 검사, 엑스레이, CT까지 전부 인간의 데이터가 아니었습니다.”

“…….”

E가 주목한 점은 여자의 외모였다.

에어리스와 완전히 닮은 얼굴은 물론 체형마저 동일했다.

“일단 인간이 아닌 거는 알겠고. 당신은 대체 뭡니까? 일란성 쌍둥이? 도플갱어?”

인간 중에도 쌍둥이라는 개념은 존재했다.

그런데 느낌이 달랐다.

쌍둥이라도 차이는 있게 마련이다.

성품과 기질, 말투, 성격에서 세세한 차이가 난다.

“저는 당신 둘과 다 만나 봤죠. 두 사람은 완전히 똑같습니다.”

에어리스와 그녀는 손가락 하나조차 완전히 똑같이 움직였다.

몸에서 풍기는 분위기도 같았다.

“좋습니다. 말을 안 하겠다면 다르게 얘기해 보죠. 거래를 하는 건 어떻습니까?”

E는 위에서 명령을 받은 상태였다.

원래 침입자는 처단이 우선이었으나 이번에 내려온 윗선의 지시는 달랐다.

-여자의 정체를 조사해라.

E는 반드시 여자의 입을 열어 그녀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야 했다.

가방에서 파일 하나를 꺼내 내밀었다.

“아마 당신은 다른 공간에 사는 생명체일 겁니다. 우리는 당신의 정체는 물론 그곳에도 관심이 있습니다. 서로 알려 줄 수 있는 정보를 교환하면 어떻겠습니까?”

“…….”

그녀는 여전히 말하지 않았다.

E는 책상에 놓은 서류를 손가락으로 툭툭 가리켰다.

“이것은 우리 세계의 정보입니다. 어떻게 진화하고 발전하면서 살아왔는지 기록된 거죠. 역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녀에게 협상을 시도하면서 반응을 유도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에어리스를 닮은 여자는 쓸쓸한 눈빛으로 가만히 침묵만 계속했다.

“우리에 대해 관심이 없다면 다른 것을 제안하죠. 당신이 여기까지 만나러 온 여자에 대해서는 어떻습니까?”

“……!”

그녀의 입가에서 비로소 미묘한 반응이 보였다.

세세한 표정 변화를 놓칠 E가 아니었다.

웃음이 나오는 것을 참으며 천천히 미끼를 풀기 시작했다.

“여기서는 ‘에어리스’라고 부릅니다. 정확히는 유진하라는 녀석이 붙여 준 이름이죠.”

곧바로 다른 파일을 꺼내서 책상에 내밀었다.

에어리스의 파일이었다.

“M이라고 부하 요원이 있습니다. 자료 조사와 첩보, 분석에 꽤 유능한 친구이죠.”

E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은테 안경 속에서 눈빛이 진지하게 변했다.

“그 친구가 에어리스의 정보를 완벽하게 모았습니다. 지금은 상관 거역죄로 잡혀서 J라는 친구와 함께 처벌을 기다리고 있지만요.”

“…….”

“당신을 돕다가 잡힌 요원이라는 거죠. 어떻습니까?”

교묘하게 책임을 여자 쪽으로 떠넘겼다.

죄책감을 받도록 유도해서 심리적으로 압박을 느끼게 한다.

주로 범죄를 저지른 피의자에게 쓰는 수법이었다.

E가 절묘하게 말을 이어갔다.

“궁금하지 않습니까? 에어리스가 우리 세계에서 어떻게 살아왔는지. 무엇을 했는지. 어떤 공간에 가서 무슨 일을 겪었는지.”

고요한 호수에 돌멩이를 던져 잔잔한 파동을 일으키듯이.

E의 어법은 확실히 효과적이었다.

“…….”

그녀의 표정을 보니 무언가 말하려는 듯이 입술이 달싹거렸다.

거의 다 넘어왔다.

E가 확신을 가지려는 그때.

갑자기 비상 연락이 와서 흐름이 깨졌다.

“뭐지?”

긴급 호출을 받은 E가 호주머니에서 전화기를 살폈다.

비상 소환 신호였다.

“일이 벌어졌나?”

메시지를 확인한 E는 낯빛이 확 바뀌었다.

“급한 용무가 생겨서 다음에 다시 얘기하겠습니다.”

E는 서둘러 조사를 마무리하고 조사실을 나왔다.

메시지는 간단했다.

-연락 요망. 유진하.

복도를 걸어가는 내내 E의 표정은 묘하게 기쁜 빛이 감돌았다.

“유진하라고?”

기대감이 드는지 묘하게 걸음이 빨라졌다.

들뜬 기분을 억누르며 E는 포마드를 바른 머리를 다듬고 몸가짐을 정돈했다.

“오래간만에 재밌는 일이 생겼어.”

E는 사무직보다는 현장을 더 선호하는 간부 요원이었다.

흥미로운 상대가 나타나자 사냥꾼의 자세로 맞서기로 했다.

한편, 조사실에 남은 그녀는 가만히 자리에 앉아 있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

이곳은 감방의 철창.

새장 안에 갇힌 새가 날개를 펼칠 날을 기다리듯이.

침묵 속에서 그날을 기다렸다.

* * *

유진하의 귀환.

E는 사무실에서 유진하의 정보 파일을 살펴봤다.

M이 작성한 보고서였다.

부하 직원인 M과 J는 정부 명령에 반기를 들었다가 지금은 감옥에 수감당한 상태였다.

“유능한 부하 요원들이었지.”

보고서에는 그들의 정보가 깔끔하게 정리되었다.

〈유진하 능력치〉

지력: SSS

전투력: 불명

민첩: B

정신력: A

체력: C

- 생존을 우선시하는 스타일.

- 매서운 관찰력, 뛰어난 지적 능력, 정확한 판단력을 겸비.

다만, 이것은 한 달 전의 기록이었다.

그동안 발전했다면 일부 수치의 변화가 있을 수 있었다.

“유진하. 다음은 에어리스…….”

서류를 넘기자 에어리스의 정보도 있었다.

〈에어리스 능력치〉

지력: C

전투력: SSS

민첩: A

정신력: B

체력: SS

- 압도적 힘과 뛰어난 운동 신경.

- 전투에서 최우선으로 앞장서고 수십 명 요원의 몫을 혼자 해낸다.

에어리스는 전투에 치중된 능력으로 평가됐다.

마지막은 이소민이었다.

〈이소민 능력치〉

지력: B

전투력: B

민첩: C

정신력: SS

체력: B

“이쪽은 별 볼일이 없군.”

이소민은 주목할 부분이 적었다.

아이템 수집에 뛰어나다는 부연 설명이 전부였을 따름이었다.

“이렇게 세 명인데.”

E는 셋의 정보를 충분히 숙지했다.

가장 두뇌가 뛰어난 유진하가 리더 격일 테고, 아마 자취를 잘 감췄을 거라고 예상했다.

다른 수단이 필요했다.

구멍에 숨어든 쥐를 잡으려면 미끼를 풀어놓는 쪽이 나았다.

띠링.

연락이 도착했다.

유진하가 보낸 메일이 다시 왔다.

이번에는 방송 프로그램 화면이 나오도록 인증 사진도 첨부했다.

-이틀 뒤. 만나자.

비밀리에 약속을 추진했다.

“그쪽에서 온다면 내 수고를 덜어주는 거지.”

외진 곳에 있는 별장에서 만나기로 합의됐다.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장소였다.

울창한 숲이 있는 외딴 산골 지역을 약속 장소로 선택했다.

“재밌는 곳을 골랐어. 이런 곳이면 주변에 아무도 없겠지.”

외부와 단절되어 방해받지 않는다.

조용하고 은밀하게 일을 처리하고 싶은 사람들이 선호할 만한 위치였다.

“셋이서 뭔 수작질이려나.”

유진하 쪽에서 먼저 만나자고 연락했으니 반드시 꿍꿍이가 있을 터였다.

“단 세 명만으로 정부 요원들을 상대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불가능한 계획이었다.

간부 E는 구미가 당긴다는 듯이 턱을 매만졌다.

과감한 승부수를 던진 게 분명했다.

도박수에 가까웠다

“얼마든지 받아들이지.”

E는 한껏 편안해진 마음으로 제안을 받아들였다.

전략과 승부를 피하지 않고 숲에서 부딪치겠다고 결정했다.

이틀 뒤.

디데이가 다가왔다.

* * *

숲은 새소리조차 없이 조용했다.

외딴 산장에 고요한 긴장감이 흘렀다.

평소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거의 없어 한산하고 외진 장소였다.

지금은 달랐다.

“흐음.”

E는 먼저 산장에 와서 기다렸다.

먼지와 그을음이 가득한 벽난로와 누리끼리한 낡은 소파가 실내 장식의 전부인 곳이었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서 벽에 손만 대도 먼지가 묻어나왔다.

툭.

땔감을 가져와서 벽난로에 넣었다.

라이터를 꺼내서 불을 붙였다.

벽난로가 오랜만에 제 역할을 시작했다

“따뜻하네.”

E는 손을 내밀어 벽난로의 모닥불에 쬐었다.

따스한 불길이 피부에 닿으니 한결 안락해졌다.

산장은 E가 골랐다.

유진하가 먼저 이 숲에서 만나자고 제안했으니, 구체적 접선 장소는 E가 결정했다.

합의는 금방 이뤄졌다.

“이런 곳이 좋지.”

이런 산장을 고른 이유는 E가 휴가를 즐길 적에 자주 오기 때문이었다.

숲에 있는 산장.

맑은 공기와 나무들의 풍경이 항상 아름다웠다.

“언제 오려나.”

숲은 재밌는 지형이었다.

시야를 가리는 나무들이 많이 있어서 함정을 파놓기에도 좋았다.

유진하는 단독으로 오겠다고 했다.

“반겨 줄 손님이 많이 있는데.”

산장 주변에는 당연히 요원들을 매복시켰다.

정예 요원이면 은신이나 은폐는 기본적으로 해냈다.

자연환경과 비슷한 색상의 길리 슈트를 입혔다.

주변의 풀이나 나뭇가지를 몸에 둘러 완전히 환경과 동화된다.

은신이 시작되면 움직이지도 않고 밥을 먹지도 않고 쉬지도 않는다.

정예 요원들에게는 기본적인 능력이었다.

“여기까지 올 수나 있을까.”

정예 요원들의 경계망은 철통이었다.

거미줄처럼 쳐진 포위망은 한쪽에 먹잇감이 걸려들면 바로 신호가 온다.

타겟 발견.

요원들끼리 곧바로 정보를 주고받아서 순식간에 포위 기동을 한다.

훈련된 정예 요원들의 실력은 믿음직스러웠다.

작전대로라면 그들은 여기 산장까지 오지도 못할 것이다.

“기다림이 지루하군.”

E는 벽난로 모닥불에 손을 쬐고 기다렸다.

잠시 지루함을 기다릴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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