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화 침입자(6)
유진하의 카드 제어술은 지금까지 여러 차례 실전에서 증명됐다.
마술사 별칭도 그렇게 얻었다.
“많은 카드를 동시에 사용하다니. 괜찮은 활용입니다.”
간부 E는 은테 안경을 매만지면서 빠르게 탐색했다.
사방에 가득한 카드의 위치를 파악하고 있었다.
유진하도 그 행동을 알아차렸다.
“전력으로 하죠.”
화염과 얼음, 번개가 뒤섞인 공격이 시작됐다.
카드 100장의 유진하.
회피의 E.
두 사람이 가진 두뇌와 반응 속도가 격돌하는 순간이었다.
E의 회피는 초고속에 가까웠으며 한 단계 위의 실력을 발휘했다.
빠르게 움직이면서 카드를 하나하나 손으로 잡기 시작했다.
“뭐지?”
100장의 카드는 단숨에 절반으로 줄더니 이내 전멸되다시피 사라졌다.
“전부 여기 모였군요.”
E는 자기 손에 100장의 카드를 모두 모았다.
직접 보고도 믿을 수 없는 실력이었다.
코드네임을 받은 최정예 요원 중에서도 간부에 도달한 자들은 차원이 다른 괴물이었다.
격이 달랐다.
“이럴 수가…….”
이소민은 놀라서 동그랗게 충혈된 눈동자만 뻐끔거렸다.
E의 회피와 순간 속도는 거의 사기적인 수준이었다.
눈으로도 잡기 힘든 속도.
괴수처럼 본능적인 움직임.
E는 양손에 가득 쥔 유진하의 카드를 살펴봤다.
“전투에는 신체와 정신, 두 가지 능력이 필요합니다.”
포마드로 넘긴 그의 머리카락이 정갈했다.
은테 안경 속에 감춰진 눈매는 여유마저 느껴졌다.
“무기를 잘 쓰거나 빠르게 움직이는 육체형 타입이 있고, 반대로 카드와 작전에 능숙한 두뇌형 타입이 있죠.”
유진하도 인정했다.
기량은 저쪽이 압도적이었다.
“두 가지 유형을 넘어선 본능형 타입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에게는 이런 카드가 필요 없겠죠.”
E는 카드를 공중에 살짝 띄우더니 손날을 휘둘러 반으로 갈라 버렸다.
100장의 카드는 전부 잘려서 바닥에 떨어졌다.
바람이 불어오자 잘린 카드가 힘없이 날아가 버렸다.
유진하는 공격용 카드를 모두 잃었고 이제 몇 장의 카드밖에 남지 않았다.
‘남은 건, 순간 이동과 몬스터 소환 카드, 그리고 전에 얻었던 빛의 카드.’
선택해야 했다.
‘맹호를 쓴다면…….’
위기의 순간에 활약했던 거대 몬스터 맹호가 아직 히든카드로 있었다.
유진하는 괴물을 소환하려다가 망설였다.
‘녀석을 풀었다가는 아수라장이 될 거야.’
이곳은 도시였다.
맹호가 격렬하게 움직이면 막대한 피해를 주고 만다.
최악의 인명 피해는 반드시 피하고 싶었다.
‘순간 이동이 낫겠어.’
빛의 카드는 아직 활용법을 연구하는 단계여서 보류했다.
지금은 도망갈 수 있는 순간 이동이 적절했다.
물론 전 세계 정부 요원들이 찾으려고 들 테니 일시적인 후퇴에 불과하겠지만.
“다들 여기 있었네요. 제가 너무 늦지 않았어요.”
반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부드러우면서도 활기가 넘치는 에어리스였다.
대검을 메고 달려온 에어리스가 마침내 이곳에 도착했다.
“에어리스!”
유진하가 막 도착한 에어리스에게 시선을 돌릴 즈음이었다.
공사장에서 알카트로스의 클로버 남자와 격전을 벌였던 에어리스는 다시 강력한 상대와 마주했다.
“에어리스라고 그랬죠? 당신도 막으려고 왔습니까?”
E는 안경을 매만지면서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무심하게 물었다.
에어리스는 살포시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모두와 함께하기로 했어요.”
“그렇습니까?”
덤덤한 낯빛의 E가 입술을 한 번 깨물었다.
썩 기분이 좋아 보이진 않았다.
그는 양복을 툭툭 털면서 옷매무새를 다듬은 후에 에어리스마저 상대하러 다가갔다.
“다시 만났군요. 상대해 드리죠.”
에어리스는 집 마당에서 E와 연습 대련을 한 번 붙었다.
그는 에어리스가 휘두르는 대검을 맨손으로 가뿐하게 받아냈다.
충격적인 광경이었다.
에어리스에게 많은 자극이 되었던 시합이었다.
‘연습과 달라.’
지금은 실전이었다.
물론 에어리스의 기세 역시 그때와 달랐다.
전력으로 맞설 태세를 각오했다.
“라이트닝.”
속성 부여 건틀릿을 활용하여 번개를 대검에 부여했다.
맨손으로 검을 잡았다가는 번개에 감전된다.
회심의 카드는 하나 더 있었다.
충전식 목걸이였다.
전투를 거듭할수록 힘이 충전되는데, 이전에 열 마리의 거대 몬스터와 상대할 적에도 충전식 목걸이 덕분에 각성에 가까운 힘을 받았다.
‘충전은 최대치야.’
여기까지 오면서 중간을 막는 요원들을 가볍게 상대하면서 왔다.
시간이 지체됐으나 덕분에 목걸이는 완전히 충전되었다.
“해 보겠어요.”
완충된 에너지는 충격파로 발휘하거나, 사용자의 몸에 내재화시켜서 폭발적인 힘을 발생시킬 수 있다.
“이번에는 다를 거예요. 최선을 다하겠어요.”
에어리스는 굳게 다짐했다.
정부 요원과의 대결이었다.
피할 수 있다면 피하는 편이 좋았으나 전투에 들어가면 어떤 결과로 치달을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제가 할 말입니다. 방해한다면 척살하겠다고 미리 경고하죠.”
E는 안경을 매만지면서 여유를 부렸다.
동시에 매서운 눈매를 발산하며 에어리스를 노려봤다.
서로 격전을 각오했다.
에어리스와 E.
모든 힘과 능력을 모은 에어리스.
초고속의 회피력을 가진 E.
“…….”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긴장감.
침묵만이 흘러갔다.
팽팽한 압박감 속에서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한 시선을 고정했다.
누구라도 먼저 움직이면 그때가 시작이었다.
“후우.”
지켜보던 모두가 숨을 죽였다.
유진하는 물론 이소민도 예측할 수 없는 승부를 가만히 지켜봤다.
에어리스와 쌍둥이처럼 닮은 여자는 차원문을 거의 열어가고 있었다.
막바지에 도달한 단계라서 조금만 있으면 완전 개방시킬 수 있었다.
마지막 고비였다.
“…….”
에어리스의 발이 살짝 옆으로 움직였다.
도움닫기를 하려는 듯이 자세를 잡기 시작했다.
반면에 E는 손 하나만 앞으로 내밀고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그 손날의 끝은 에어리스를 겨냥했다.
어느 순간에라도 일격을 날리겠다는 자세였다.
“하압!”
기합이 터져 나왔다.
에어리스와 E는 동시에 움직였다.
서로에게 일격을 날리기 위해서 한 번의 타이밍에 돌격했다.
매서운 움직임이 단숨에 교차했다.
단 한 번의 일격.
에어리스는 모든 힘을 모아서 내리쳤다.
콰앙!
대검에 서린 번개와 충격파까지 발휘해서 한 방에 전부를 걸었다.
엄청난 파열음이 발생하고 파편과 짙은 먼지가 잠시 흘렀다.
“승부는?”
짙은 먼지를 피해서 얼굴을 가렸던 유진하가 서둘러 대결을 확인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빈 땅을 내리친 에어리스의 대검.
그 대검을 밟고 올라선 E.
승부는 완전히 갈렸다.
“…끝났어.”
일격의 승부.
E는 막강한 실력을 발휘하며 이번에는 에어리스의 대검 위로 올라가 버렸다.
에어리스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당황한 빛을 드러냈다.
에어리스는 패배했다.
상대는 괴수, 그 자체였다.
쏟아지는 햇빛이 E의 어깨 너머로 내려왔다.
너무나 환했다.
마치 승리한 자를 비추는 듯했다.
‘강해. 정말로…….’
에어리스가 최대로 끌어올린 일격이 녀석의 소매조차 베지 못했다.
간부의 실력은 압도적인 격차를 자랑했다.
너무나 강했다.
“승부가 갈렸군요.”
E는 작게 중얼거렸다.
너무나 승자의 여유처럼 보이기에 그에게 있어 승부의 결과는 마치 예정된 그대로 진행된 느낌이었다.
그는 평온했다.
“아…….”
반면에 에어리스는 압박감이 심장을 멈출 만큼 작렬했다.
그때였다.
폭풍우처럼 몰아치는 바람이 느껴졌다.
에어리스는 시선을 돌려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을 쳐다봤다.
“잠깐만 기다리시죠.”
붉은 머리칼의 요원.
J가 다가오고 있었다.
“J인가요?”
절대적인 위기 상황에서 J가 끼어들었다.
몰아치는 바람 때문에 E는 잠시 물러났고 에어리스 역시 전열을 재정비할 기회를 얻었다.
“J, 이게 무슨 짓인가요?”
끝난 승부를 방해받자 E가 매섭게 쏘아봤다.
미간을 찌푸리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아아, 죄송해요. 방향을 잘못 잡아서 그쪽까지 바람이 가 버렸네요.”
J는 천연덕스럽게 웃으면서 손을 들었다.
누가 봐도 일부러 방해한 정황이 뚜렷한데도 어색한 미소와 함께 딴청을 부렸다.
상관인 E는 부하 요원을 바로 꾸짖으며 경고했다.
“누구라도 방해하면 처벌합니다. 요원도 마찬가지죠.”
“그거야 당연한 얘기잖아요.”
J는 당당하게 웃으면서 검과 카드를 움켜쥐었다.
이어서 에어리스 쪽을 보면서 충고했다.
“상관이 얼마나 강한지는 내가 누구보다 잘 알아. 지금은 무슨 말을 해도 통하지 않을 거라는 것도 잘 알고. 그러니까 일단 물러나.”
서로 안부를 묻고 목숨까지 맡겼던 관계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항복하는 편이 좋아.”
J는 나긋한 목소리로 에어리스에게 얘기했다.
바로 공격하기보다는 안심시키려는 듯한 말투였다.
유진하는 여기서 바로 이상한 점을 느꼈다.
‘경고하는 척하면서 실제로는 대화를 걸고 있어. 시간을 끄는 거야.’
유진하는 차원문을 열고 싶었다.
에어리스와 쌍둥이처럼 닮은 그녀를 원래 세계로 안전하게 돌려보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금 J는 시간을 벌어 주고 있었다.
무슨 말이든 걸어서라도 시간을 벌어 줄 요량이었다.
요원의 입장에서 직접 도울 수 없으나 이렇게라도 해 주려는 의도였다.
‘너희를 믿으니까.’
지금까지 숱한 위기를 함께 극복하며 지내온 덕분에 J는 유진하 일행을 믿었다.
유진하와 에어리스, 이소민.
세 사람을 향한 신뢰도 굳건했다.
앞으로도 반드시 필요한 인재라고 여겼고, 여기서 허무하게 이들을 잃을 수는 없었다.
‘유진하, 에어리스, 이소민. 그리고 새로운 존재까지 모두 무사했으면 좋겠어.’
J는 모든 방법을 다해서 시간을 벌어 주려 노력했다.
후퇴는 어려운 작전이었다.
이어서 지원군이 더 도착했다.
“나도 같은 생각이다. 무리하지 마라.”
M도 합류했다.
M과 J 두 사람이 와서 설득하는 시늉을 해서 약간 틈을 벌어줬다.
귀중한 시간이었다.
그렇게 열고 싶었던 차원문이 마침내 개방되었다.
‘열렸어.’
이제 에어리스를 꼭 닮은 그녀만 차원문으로 돌려보내면 된다.
그 순간.
“순순히 보내 줄 거 같습니까.”
간부 E는 누구도 눈치채지 못할 만큼 움직였다.
단숨에 파고들어 일격으로 에어리스를 닮은 그녀에게 다가갔다.
일격으로 그녀의 복부를 타격했다.
“아!”
유진하가 소리쳤다.
상황은 돌이키기 어려웠다.
이미 늦었다.
에어리스도 짧은 비명을 질렀다.
파아아.
겨우 열렸던 차원문은 사용자가 쓰러지자 다시 닫히고 말았다.
“안 돼!”
M과 J가 뒤늦게 검과 카드를 휘둘러서 자신의 상관인 E를 저지하려고 덤벼들었다.
그 바람에 세 사람은 서로 얽히어 물러나게 되었다.
“에어리스!”
유진하와 이소민이 외쳤다.
에어리스는 자신을 닮은 그녀가 쓰러지자 그쪽으로 달려갔다.
두 사람은 다시 만났다.
하지만 정상적으로 대화를 나눌 상황이 아니었다.
“같이…….”
“아니에요.”
그녀가 간신히 작게 중얼거렸다.
틀렸다.
‘어서 가요.’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으나 그녀의 눈빛은 분명했다.
작전은 변경됐다.
여기서 빠져나가야 했다.
“순간 이동.”
유진하는 머뭇거리던 에어리스의 손을 잡았다.
다른 손으로 이소민도 잡았다.
세 사람의 손이 하나로 모였다.
지체하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
M과 J가 시간을 벌어 주는 지금은 1초마저 귀중했다.
파아아!
순간 이동이 발동하기 직전.
에어리스와 그녀를 닮은 쌍둥이는 마지막으로 서로를 바라봤다.
짧게 교차하는 시선 속에서 에어리스가 소리쳤다.
“당신은 누구죠?”
“…….”
그녀는 쓰러진 와중에도 최선을 다해 한마디를 남겼다.
“나는… 당신이에요.”
그 말을 들으며 에어리스는 순간 이동으로 사라졌다.
마지막 수수께끼와도 같은 그 말.
그 의미는 알지 못했다.
“아.”
그녀는 바닥에 쓰러진 채로 힘겹게 숨을 몰아쉬었다.
부하 요원과 맞선 E는 강한 기운을 뿜어내는 동시에 잠시 냉정을 되찾았다.
“저도 알고 싶군요. 당신의 정체가 침입자인지 아닌지.”
“…….”
“방금 무선으로 연락을 받았습니다. 마스터께서 당신을 데려오라고 그랬죠.”
그녀는 침묵했다.
자신과 닮은 에어리스를 만나러 왔고, 잠시나마 대화를 했으며 안전하게 대피시켰다.
그것만으로도 만족했다.
“셋은 도망갔군요. 아마 어딘가에 숨어 있을 테지만 다시 잡을 기회는 충분합니다.”
E는 매서운 눈빛으로 두 명의 부하 요원을 바라봤다.
“M과 J. 당신들은 직속상관을 공격했고 덕분에 범죄 용의자들을 놓치게 했습니다.”
E는 양복을 정돈하며 자세를 바로잡았다.
말투가 미묘하게 변화했다.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억누르는 듯이 어투가 비틀렸다.
상명하복.
정부 요원은 명령을 중시한다.
작전 중에 거부한 자는 즉결 처분까지 가능했다.
“그렇게 되었네요.”
J는 일전에 본 적이 있었다.
상관이자 간부인 E의 실력을 직접 봤다.
3년 전.
아직 신입 요원이던 시절에 방어전의 지원 자격으로 참가했다.
거대한 몬스터가 침입했는데 상대는 거인이었다.
“크아아아아!”
거인을 막아서는 요원들은 속수무책으로 밀렸다.
거침없이 짓밟고 뭉개지는 풍경이 반복됐다.
거인이 소인을 상대로 날뛰는 광경과 비슷했다.
“제가 상대하겠습니다.”
훈련된 요원들조차 공포심에 물들어 정신력부터 무너지려는 즈음.
간부 E가 나타났다.
포마드를 바른 머리를 정돈하고 은테 안경을 만지면서 등장한 그는 지금처럼 격렬하면서도 강한 기운을 뿜어냈다.
“더는 날뛰지 못하게 해 볼까요?”
그의 오오라가 비정상적으로 흔들렸다.
촛불처럼 흐릿하다가 이내 가시처럼 날카로워졌다.
그 변화무쌍한 감정 변화를 보니 섬뜩함마저 들었다.
E는 거대 몬스터에게 단독으로 돌격했다.
일격.
맨손으로 거침없이 베어 버렸다.
거인의 팔다리가 단칼에 베이듯이 잘렸다.
촤악!
“크어어어억!”
거대 몬스터는 이리저리 베이더니 마지막에는 머리마저 잃었다.
힘을 잃은 몸뚱이가 풀썩 자리에 쓰러졌다.
“끝났습니다.”
E는 손수건을 꺼내서 손에 묻은 피를 닦아냈다.
그때의 기억은 J에게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 있었다.
무자비한 실력자이자 확실한 청부사로 각인됐다.
간부 E를 상관이자 롤모델로 여기고 본받으려 했다.
그런데 지금.
존경하던 상관을 적으로 마주하게 되었다.
“정말 죽고 싶나요? 두 사람?”
임무에 실패한 적이 없는 E였다.
처음으로 유진하 일행을 놓쳤는데 그것도 믿었던 부하 직원들이 방해를 받은 탓이었다.
“최악입니다. 부하 직원의 배신이라니 정말 불쾌군요.”
J는 퇴로가 없는 싸움을 맞이했다.
상황은 갈수록 악화됐다.
“저는 유진하를 더 믿은 거뿐이에요. 우리 모두에게 더 좋은 결과로 돌아올 거예요.”
E는 기도 안 찬다는 표정으로 비웃었다.
“웃기는 소리입니다. 요원은 정부의 말만 따르면 됩니다. 그게 우리의 임무이죠.”
말이 끝나기 무섭게 E가 달려들었다.
J가 미처 피할 틈도 없이 손이 복부를 가격했다.
M도 마찬가지였다.
저항할 시간조차 없었다.
“아…….”
비명조차 지를 힘이 없었다.
단숨에…….
그리고 모든 것이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