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화 마지막 시련(2)
1번 방에서는 첫 번째 승부가 시작됐다.
제이슨과 용병팀 17명은 거대한 호랑이 몬스터와 맞서게 되었다.
거대한 앞발을 가진 몬스터가 쾅 내리치며 강력한 일격을 발휘했다.
쿵.
앞발로 땅을 치니 엄청난 진동이 퍼져나갔다.
곳곳의 밀림에 숨어 있던 용병들은 모두 버티지 못했다.
다 튕겨 나와 버린 탓에 초반 매복이 전부 드러나 버렸다.
“크윽.”
용병 대장 제이슨은 두 다리를 굳건하게 세우고 강한 충격파에 맞서서 꿋꿋하게 버텨냈다.
그다음 차분히 고개를 들어 주변을 살폈다.
“다들 집중해라.”
매복 지점까지 몬스터를 유인해서 사냥하겠다는 계획은 탄로가 났다.
다른 계획이 필요했다.
집채만큼 거대한 호랑이 몬스터는 완력이 엄청났다.
녀석의 온몸에서 느껴지는 근육과 기운이 조화를 이루며 위압감을 드러냈다.
“내가 시간을 끌겠어. 함정은 포기하고 제압을 개시한다.”
제이슨은 쌍 도끼를 움켜쥐고 혼자 몬스터에게 돌격했다.
용병들이 재정비할 시간을 벌어야 했다.
“어떻게든 버틴다.”
대장의 자격이 그랬다.
자신이 가장 위험을 감수해서 앞장서야 할 때가 있었다.
지휘관이 나서서 사기를 올려야 했다.
도끼를 휘두르던 제이슨이 호랑이 몬스터의 앞다리를 베었다.
‘약하다.’
밋밋한 손맛.
녀석에게 큰 타격을 주지 못한 느낌을 받았다.
호랑이 몬스터는 움찔하듯이 앞발을 휘둘렀다.
제이슨은 애초에 치고 빠지기를 노렸으니 미리 피할 수 있었다.
“이제부터 진짜다.”
오른쪽 레어 장비인 완력의 도끼를 먼저 활용했다.
“개방.”
완력의 도끼는 공격력을 두 배로 올려준다.
제이슨은 나름대로 전투 센스를 발휘했는데, 아까는 일부러 약하게 때린 거였다.
일종의 페이크였다.
호랑이 몬스터는 제이슨의 첫 타를 맞고도 멀쩡했다.
크르르르르.
위력이 약하다고 여기면 당연히 제이슨을 별거 아니라고 무시할 터였다.
그 방심을 역이용했다.
완전히 무시한 탓에 괴물은 상체를 크게 내렸다.
“기회다!”
덕분에 제이슨은 힘을 최대까지 끌어올려 2타를 날릴 만한 기회를 포착했다.
“이거나 먹어라.”
높이 뛰어올라 완력의 도끼를 그대로 몬스터의 이마에 내리쳤다.
두 배의 공격력이 가미된 공격은 아까와는 전혀 위력이 달랐다.
이마빡이 깨지는 파열음이 들려왔고, 호랑이 몬스터가 크게 휘청거렸다.
“크아아아아.”
유효타가 정확히 들어가자 몬스터는 처음으로 비명다운 소리를 내질렀다.
“좋았어.”
제이슨은 도끼를 움켜쥔 채로 살짝 물러섰다.
치고 빠지기였다.
상대를 한 방에 제압할 거라는 기대는 애초부터 없었다.
살짝 물러나서 조심스럽게 녀석의 동태를 확인했다.
호랑이 몬스터는 이마에 타격을 받자 눈동자를 번뜩였다.
강한 눈빛을 드러내며 전투에 본격적으로 임하겠다는 듯이 고함을 내질렀다.
“다들 준비는 됐나?”
제이슨은 밀림에 숨은 대원들에게 물어봤다.
“아직입니다.”
용병들은 은신한 채로 함정 준비에 열중했다.
시간이 더 필요했다.
“쳇, 서두르라고.”
제이슨은 투덜거리면서 쌍 도끼를 움켜쥐었다.
완력의 도끼 말고도 왼손에 안개의 도끼가 있었다.
검은빛의 그 도끼를 사용하면 검은 안개를 내뿜어서 사방을 어둠으로 뒤덮을 수 있다.
“발현.”
제이슨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안개의 도끼를 사용했다.
곧바로 검은 안개가 퍼졌다.
호랑이 몬스터를 상대로 약간의 시간을 더 벌 수 있으리란 기대가 있었다.
그때였다.
“후우우우.”
빨아들이는 호흡이었다.
마치 청소기가 작동하듯이 검은 안개가 일제히 한 곳으로 빨려갔다.
바로 몬스터의 입속이었다.
호랑이 몬스터는 엄청난 폐활량을 가졌고, 호흡 한 번에 검은 안개를 모조리 빨아들였다.
“아차.”
제이슨은 예기치 못한 상황을 맞아 당황했다.
녀석이 저렇게 어마어마한 호흡량이 있을 거라고는 미처 몰랐다.
안개를 이용한 시간 벌기는 실패했다.
“크아아아아아.”
제이슨의 위치가 발각됐다.
아까 이마에 일격을 맞은 호랑이 몬스터가 복수할 참으로 재빠르게 튀어나왔다.
움직임이 빨라서 미처 제이슨이 피할 틈도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도끼를 들어 방어 자세를 취했다.
쿵!
마치 화물 트럭이랑 부딪치는 듯한 충격이었다.
“크억!”
녀석과 부딪치자 엄청난 충격이 전해졌다.
제이슨은 완전히 튕겨서 멀리 날아가 버렸다.
“대장!”
용병 대원들의 탄식이 저절로 흘러나왔다.
제이슨은 바위벽까지 완전히 날아갔고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이했다.
지휘관의 전투 불능.
조직에게 있어 최악의 위기를 맞이했으나 용병들은 의외로 침착했다.
“준비가 됐으면 지금이다.”
산전수전을 겪은 베테랑 용병들이었다.
바로 지휘권을 이어받은 고참 용병의 명령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대응했다.
“지금이다. 쏴라.”
제이슨이 소중한 시간을 벌어준 건 사실이었다.
용병팀 전원은 석궁과 화살을 준비했다.
화살 끝에는 밧줄을 매달았다.
경기장 밖에서 지켜보던 J는 용병팀의 작전을 보고 의도를 파악했다.
“우리와 같은 작전이네. 몬스터를 봉쇄하는 거.”
화살에 로프를 묶어서 땅의 고리에 감았다.
이 화살을 몬스터에게 박아 버리면 땅에 붙들 수 있었다.
J가 과거에 빙룡을 상대할 적에 이 방식을 활용했다.
“거대 몬스터 기본 대응법이지.”
유명한 전략이라 자주 애용했는데, 용병팀도 마찬가지였다.
“사격 개시!”
용병들은 화살을 발사했다.
일제 사격이었다.
십수 발의 화살이 몬스터에게 날아갔다.
고슴도치처럼 화살을 맞은 호랑이 몬스터가 동작을 멈췄다.
“됐다. 성공이야.”
하지만 다음 상황이 달랐다.
밧줄에 묶인 몬스터가 큰 고함을 내질렀다.
“크아아아아!”
기합과 동시에 전매특허인 앞발을 크게 내리쳤다.
거대한 충격파가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크윽!”
귀청이 떠나갈 듯한 몬스터의 고함과 지진에 버금가는 진동이 발산됐다.
땅이 무너지는 바람에 기껏 바닥에 박아둔 로프와 고리는 전부 풀려 버렸다.
괴물을 봉쇄할 기회가 허무하게 날아가고 말았다.
“젠장.”
용병 대원들은 확실히 정예다웠다.
함정이 실패하고, 화살 봉쇄 전략마저 실패했음에도 물러서지 않았다.
심지어 대장이 사라졌어도 곧바로 전투태세를 갖췄다.
마지막 방법은 하나였다.
정면 격돌.
용병들은 무기를 꺼낸 다음에 몬스터와 맞서기로 했다.
하지만 상대는 강했다.
“크아아아아!”
화가 난 호랑이 몬스터가 달려들자 인간의 힘으로는 상대하기가 불가능했다.
“으아악!”
일방적인 학살이었다.
호랑이 몬스터는 앞발과 송곳니를 앞세워 용병들을 하나하나 처리해 나갔다.
한 방에 한 명씩 사라져갔다.
날뛰는 괴물 앞에 무기력했다.
역부족이었다.
대원들은 추풍낙엽처럼 무너졌다.
17명의 용병팀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경기장 밖에서 지켜보던 에어리스의 얼굴이 새파랗게 변해 버렸다.
“다들 이대로 가다가는 위험해요.”
붉은 머리의 J도 입술을 깨물고 지켜보고만 있었다.
1번 방에 참가한 사람들이 벌이는 경기였고 그들 스스로 이겨내야 했다.
외부인은 대처할 방법이 없었다.
이게 마지막 싸움이라면 용병들의 최후를 지켜봐야만 했다.
“조금 더 지켜봐요.”
유진하는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아직 의연한 태도를 갖추고 상황을 냉정하게 보고 있었다.
M은 조용히 물어봤다.
“가능성이 있나?”
“믿어보고 싶어요. 제이슨이 이끄는 용병팀의 저력을요.”
용병팀의 저력?
M의 머릿속에 같은 단어가 맴돌았다.
대체 저 무시무시한 괴물을 앞두고 용병팀이 맞설 방법이 있을까.
절망 속에 희망이 있는 걸까.
다들 회의적인 분위기에 물들어가고 있었다.
“젠장, 갈비뼈 몇 개 나가 버렸군.”
담담한 목소리.
저 멀리 튕겨 나갔던 제이슨이 쓴웃음을 지으며 다시 나타났다.
“제이슨?”
제이슨은 옷을 툭툭 털어내며 쌍 도끼를 어깨에 멘 채로 걸어왔다.
“퉤.”
핏덩어리를 뱉어내더니 손등으로 입가를 닦았다.
자존감에 상처를 입었는지 표정이 좋지 않았다.
쓰러져가는 대원들을 보면서 화가 치밀었다.
“괴물 녀석아, 다시 해보자고.”
쌍 도끼를 움켜쥐고 의욕을 가지고 나타난 그가 속도를 끌어올리며 달려왔다.
“우오오오오!”
제이슨은 큰 기합 소리와 함께 몬스터를 상대했다.
그가 휘두르는 도끼는 아까보다 매서워졌다. 호랑이 몬스터의 움직임에도 익숙해져서 훨씬 몸놀림이 좋아졌다.
“대단해요.”
장외에서 지켜보던 에어리스도 제이슨의 모습에 감탄했다.
분명 부상을 당한 몸이었다.
그런데 오히려 타격은 변화무쌍할 만큼 이리저리 번개처럼 움직였다.
위기에 빠질수록 녀석은 더 강해지는 타입 같았다.
대단한 의지였다.
지켜보던 M은 수첩을 꺼내서 제이슨의 능력을 살펴봤다.
-용병 대장 제이슨
지력: B
전투력: S
민첩: B
정신력: A
체력: SS
이렇게 기록한 부분에서 정신력 A 부분에 부가적인 설명을 기록했다.
‘자신과 동료가 위기에 처할수록 전투력과 민첩, 정신력이 올라간다.’
“우아아아아!”
제이슨의 치열한 전투는 계속됐다.
쌍 도끼를 최대한 활용해서 포기하지 않고 맹렬하게 휘둘렀다.
“대장!”
용병팀도 기운을 차렸는지 제이슨에게로 다가와 함께 호랑이 몬스터에 맞섰다.
수없이 연습했는지 용병들의 근접 전투는 상당한 호흡을 자랑했다.
물론 괴물도 만만치 않았다.
몬스터는 빠르게 움직이며 격렬하게 맞섰다.
하지만 녀석이 간과한 사실이 하나 있었다.
“저건?”
바깥에 있던 이소민이 용병들의 행동에서 특이 사항을 발견했다.
잘 살펴보니, 용병들은 몬스터에게 당해서 나가떨어질 때마다 반드시 행동 하나를 했다.
“반격인가?”
자신이 쓰러지면서도 꼭 최후의 반격을 날려 몬스터의 몸에 무기를 박아 넣는 것이다.
이건 용병들의 신조였다.
‘당할 때 반드시 마지막 일격을 날린다.’
훈련 때부터 항상 강조한 자세였다.
이제 용병들은 열 명도 안 남았으나 줄어든 인원만큼 칼과 창, 도끼가 몬스터의 몸에 박혔다.
몬스터는 분명 용병들을 해치웠으나 그럴 때마다 대미지를 꼬박꼬박 받았다.
체력이 깎여나가고 있었다.
“이게 용병팀의 저력?”
이소민은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런 정신력을 가진 정예 용병은 처음 봤다.
제이슨의 용병.
1번 방에 선봉으로 자신 있게 나선 이유가 그것이었다.
용병팀 전체가 있으면 발휘되는 정신력을 믿은 거였다.
“우리 힘을 보여주자.”
용병팀 최후의 저력 탓에 기세등등했던 호랑이 몬스터도 부상이 쌓여갔다.
작은 부상이 거듭 쌓이면 큰 타격이 된다.
가랑비에 옷이 젖는 법이었다.
“크오오오.”
호랑이 몬스터가 처음으로 비틀거렸다.
누적된 대미지로 인해 부담이 생긴 거였다.
제이슨은 왼손에 든 안개의 도끼를 높이 들었다.
“발현.”
검은 안개가 흘러나왔다.
어둠이 사방을 감쌌음에도 용병들은 익숙하게 움직였다.
그들은 검은 안개 속에서도 전투를 미리 연습했다.
시야가 가려진 상황에서 짧은 말을 내뱉으며 서로의 위치를 확인했다.
함께 몬스터를 공격했다.
“크아아아아아!”
호랑이 몬스터는 어둠 속에서 계속 맞자 고함을 내질렀다.
다시 큰 호흡을 들이마시며 안개를 빨아들이려고 했다.
삽시간에 모든 안개가 녀석의 입안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갑자기 날카로운 무언가가 몬스터의 입에 닿았다.
검은 안개의 도끼였다.
“그럴 줄 알았지.”
제이슨은 회심의 미소를 흘렸다.
아까도 안개를 빨아들였으니까.
이번에도 그럴 거라고 예상하고, 일부러 도끼 하나를 녀석에게 던졌다.
진공청소기처럼 도끼는 빨려 들어갔고 몬스터의 입에 그대로 박혔다.
“크아아아아!”
“추가타도 잊지 말라고.”
제이슨은 몬스터의 반응을 놓치지 않았다.
완력의 도끼에 전투력을 두 배로 올려서 달려들었다.
몬스터의 입에 박힌 그 도끼에다 더 내리쳐서 깊숙이 처넣어 버렸다.
“크아아아아아.”
거대한 몬스터의 비명이 터져 나왔다.
일그러진 녀석은 고통스러워서 몸을 부들거렸다.
“전원 공격이다!”
기세가 오른 용병팀은 최선을 다해 몬스터를 공략했다.
한 번. 두 번. 세 번.
가지고 있는 무기를 총동원해서 마구 찌르고 베어 버렸다.
“크오오오오!”
몬스터도 최후의 저항을 했다.
녀석은 입에 도끼가 박히고 온몸이 무기에 찔렸어도 굉장한 힘을 발휘했다.
남은 용병는 여덟 명.
몬스터가 앞발을 휘두르자 순식간에 세 명이 더 당해 버렸다.
“우욱!”
용병들은 마지막 순간에도 잊지 않고, 몬스터에게 자신의 무기를 박았다.
치열한 사투였다.
남은 용병은 이제 다섯 명.
한계까지 몰아넣은 접전이었다.
“우아아아아!”
제이슨은 완력의 도끼를 들어 몬스터의 팔, 다리, 몸통에 이어 마지막 머리까지 재차 날렸다.
거대한 비명이 다시 들려왔다.
제이슨은 최후의 일격을 날렸다.
“흐아아아압!”
호랑이 몬스터는 결정적인 한 방을 머리에 맞자 마침내 모든 힘을 잃었다.
거대한 녀석이 잠시 부들거리더니 이내 지푸라기처럼 쓰러졌다.
완전히 늘어졌다.
“허억. 허억.”
사투가 끝났다.
1번 방에서 벌어진 거대 몬스터와의 대결은 이렇게 마무리됐다.
“이겼다.”
남은 용병은 제이슨까지 포함해서 겨우 다섯 명이었다.
열일곱 명으로 시작했으나 남은 생존자는 그게 다였다.
간신히 이겼으나 막대한 희생을 치르고 얻어낸 승리였다.
“퉤.”
제이슨은 입안에 가득한 피를 뱉어내고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남은 용병들은 완전히 기진맥진해서 제대로 축하의 말 한마디조차 나누지 못했다.
“모두 훌륭했다. 다들 잘해 줬어.”
거친 호흡을 내쉬며 제이슨이 모두의 어깨를 일일이 안아 줬다.
용병팀은 승리했다.
하지만 몬스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녀석은 최후의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아까까지 당당했던 녀석의 눈동자는 맹렬한 빛이 사라졌다.
“이걸 잊으면 안 되지.”
제이슨은 카드 한 장을 꺼냈다.
유진하에게 받은 레어 카드였다.
“봉인.”
카드에서 빛을 발휘했다.
광활한 빛줄기가 호랑이 몬스터를 감쌌다.
영롱한 빛깔이 점점 강해지더니 눈부시게 밝은 빛이 퍼졌다.
“이제 된 건가?”
제이슨은 카드를 살펴봤다.
아까까지는 아무 그림도 없던 빈 카드였는데, 이제는 새로운 그림이 새겨졌다.
방금 용병팀과 싸웠던 호랑이 몬스터가 카드 속에 있었다.
“몬스터 소환 카드라더니. 과연 대단하군.”
유진하는 승부가 시작되기 전에 미리 제이슨에게 부탁을 해 뒀다.
괴물 몬스터를 이기면 카드를 사용해서 녀석을 봉인해 달라고 일러 두었다.
‘제압한 몬스터 하나를 카드에 봉인할 수 있다. 봉인된 몬스터는 카드 주인의 명령에 복종한다. 하나의 몬스터만 카드 안에 봉인할 수 있고, 대상은 바꿀 수 있다.’
드디어 첫 번째 봉인 몬스터.
호랑이 몬스터가 카드에 들어왔다.
“수고하셨어요.”
1번 방을 승리로 이끈 역전의 용사들이었다.
그들이 들어오자 밖에서 대기하던 모두가 반겨 줬다.
치열했던 사투와 불굴의 투지는 다른 원정대원에게 진한 감명을 주었다.
용병들은 최후까지 맞선 전사들이었다.
“유진하, 네 카드다.”
제이슨은 몬스터 봉인 카드를 유진하에게 휙 던졌다.
“고맙습니다.”
“다음은 너희에게 맡기마.”
제이슨은 희미하게 웃으면서 구석으로 향했다.
남은 용병들과 함께 치료에 전념하려는 생각이었다.
그가 남긴 말.
뒤를 부탁한다는 소리.
용병들이 보여 준 용기와 저력이 떠올랐다.
유진하는 그 모습을 똑똑히 보았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용병팀의 희생으로 만들어진 이 카드. 반드시 잘 쓸게요.’
굳게 약속했다.
곧 승부가 다가왔다.
용병팀의 선전을 지켜본 에어리스는 그 즈음 모종의 결심을 내렸다.
‘이번에는 내가 나가겠어.’
2번 방의 대결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