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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을 활용하는 1000가지 방법-5화 (5/229)
  • 5화 공략의 ABC(2)

    “그런데 에어리스는 그 검 무겁지 않아요?”

    이소민이 대검을 등에 멘 에어리스에게 물었다.

    “저는 괜찮은 것 같아요. 손에 딱 맞는 것 같아서요.”

    “거의 사람 크기처럼 커다란 검인데 자유롭게 휘두르더라고요.”

    “저는 그렇게 무겁지 않아서요.”

    “그런가? 내가 한 번 들어봐도 될까요?”

    “얼마든지요.”

    에어리스는 대검을 풀어서 이소민에게 건네려고 했다.

    옆에서 보던 유진하가 한마디 얘기했다.

    “소민 누나, 긴장하고 받아요.”

    “응?”

    소민이 대검을 받자 묵직한 무게가 확 느껴졌다.

    “뭐야, 엄청 무겁잖아.”

    “그거 이십 킬로예요.”

    “쌀 한 가마니잖아. 이걸 들고 그렇게 쉽게 휘두른다고?”

    낑낑거리면 대검을 드는 것도 힘겨웠다.

    소민은 얼른 에어리스에게 돌려줬다.

    “무, 무거워.”

    “제가 받을게요.”

    에어리스는 한 손으로 받아서 가볍게 휘두르더니 등에 도로 맸다.

    그 모습을 보면서 이소민은 입을 딱 벌리고 경악했다.

    “인간이 아닌 것 같아.”

    “다른 존재 맞잖아요.”

    “그건 그렇긴 한데. 외모로는 정말 순진하고 예쁜 외모인데 힘이 장사 수준이네.”

    에어리스는 자기 볼을 손가락으로 간질거리기만 했다.

    “좋은 말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네.”

    이소민은 식은땀을 흘리면서 유진하에게 작게 속삭였다.

    “정체가 뭐 같아?”

    “글쎄요.”

    유진하는 조용히 머리를 긁었다.

    “아직 모르지만 지금은 든든한 동료네요.”

    먼저 걸어가는 에어리스의 뒷모습을 보면서 말했다.

    대검을 자유자재로 휘두를 수 있는 완력과 강력한 검술 실력을 겸비한 여성.

    주인의 전리품에서 나온 기억을 잃은 신비의 여인.

    진짜 정체가 무엇인지 아직은 알 수 없었다.

    * * *

    세 사람이 걸어가는 동안, 긴 통로의 끝이 보였다.

    “저기 호수예요.”

    끝으로 나오니 숲과 커다란 호수가 보였다.

    호숫가는 햇볕이 쏟아지고 있었는데 마치 에메랄드빛처럼 눈부셨다.

    “아름다워. 마치 별빛이 반짝이는 것 같아.”

    에어리스는 호수를 잠시 감상했다.

    이소민도 옆에서 감탄하면서 똑같이 있었는데, 유진하는 정작 호수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대신 옆의 나무들을 쭈욱 살폈다.

    “정부 에이전트 쪽이 먼저 온 것 같네요.”

    나무에서 반으로 꺾인 나뭇가지가 보였다.

    “여기 표시를 해놨어요. 아마 길을 잃지 않으려고 해둔 모양이에요.”

    “몬스터가 한 짓은 아닐까?”

    “그러지는 않을 거예요. 녀석들은 길을 잘 아니까요.”

    유진하는 나뭇가지가 꺾인 다른 나무도 찾아냈다.

    “이걸 따라가면 될 거예요.”

    에어리스와 이소민도 주변을 살피면서 뒤를 따라갔다.

    일행이 꺾인 나뭇가지를 따라가니 호숫가 옆에서 수풀에 가려진 문이 하나 보였다.

    “잘 숨겨져 있었는데? 이렇게 숨겨진 길이 있으면 아무래도…….”

    “둘 중 하나겠죠. 에어리어의 주인. 아니면 주인의 전리품.”

    유진하는 문을 열고 먼저 들어갔다.

    안쪽에는 계단이 있었는데 나선형으로 회전하듯이 계속 내려가게 되어 있었다.

    “조심하세요.”

    유진하는 조용히 속삭였다.

    나선형 계단은 꽤 길었다.

    “호수 아래에 이런 곳이 있었군요.”

    마침내 밑으로 내려온 유진하가 막 감상을 말하려는 순간, 갑자기 말문이 턱 막혔다.

    “이건?!”

    넓은 공간에는 참상의 흔적이 뚜렷했다.

    곳곳에 핏자국과 얼마 전에는 인간이었던 존재들의 처참한 주검이 널려 있었다.

    “왜 멈췄어? 안 들어가?”

    이소민이 유진하를 재촉하면서 뒤에 왔다.

    “소민 누나, 에어리스. 둘 다 마음 단단히 먹고 와요.”

    “아!”

    이소민은 눈앞에 펼쳐진 참상을 보고 말수가 줄었다.

    “아까 같이 들어왔었는데.”

    이제 다시는 함께 돌아갈 수 없었다.

    “쉿!”

    유진하는 자세를 숙이라는 신호를 보냈다.

    멀리 인기척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거칠고 껄끄러운 숨소리가 불쾌하게 귀를 자극했다.

    “녀석이에요. 에어리어의 주인.”

    멀리 황소 머리를 한 괴물 몬스터가 보였다.

    집채만 한 몸.

    탄탄한 체격과 커다란 도끼.

    저게 이 비극을 만든 주인공이 분명했다.

    “하아. 하아.”

    살아 있는 자의 숨소리가 들렸다.

    전멸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에이전트 요원…….”

    먼 곳을 보니 부서진 선글라스를 손에 꽉 쥔 채로 벽에 기댄 에이전트 요원이 보였다.

    멀리서 봐도 부상이 심해 보였다.

    가쁜 숨소리가 얼마나 상처가 심각한지 짐작할 수 있었다.

    “어떡하지? 여기서 네 특기로 도망갈래?”

    “소민 누나, 도망은 쉬운 줄 알아요?”

    둘 다 목소리를 잔뜩 죽이면서 아웅다웅했다.

    “데려가야죠.”

    “네가 다른 사람을 구하는 타입이었냐?”

    “소민 누나는 많이 구해 준 것 같은데요.”

    “그건 그렇긴 하네.”

    이소민은 빠르게 인정했다.

    “저는 구할 수 있으면 구하는 편이에요. 다만, 대부분 제가 왔을 때는 이미 죽어 있는 경우가 많아서 그랬죠. 지금처럼요.”

    유진하는 사방을 살폈다.

    공간이 너무 넓어서 섣불리 갔다가는 몬스터한테 들킬 게 분명했다.

    에이전트한테 가려면 몸을 숨길 곳이 필요했는데 적당한 엄폐물이 하나도 없었다.

    이소민의 생각도 비슷했다.

    “구하러 가다가는 들킬 거야. 저 황소 대가리한테…….”

    유진하는 기특하다는 표정으로 이소민의 어깨를 툭툭 쳐줬다.

    “관찰력이 많이 늘었네요. 성장하는 느낌이 들어요.”

    “칭찬은 됐고. 방법이나 빨리 찾지 그래.”

    “안 그래도 계획을 세웠어요.”

    이소민과 에어리스가 유진하를 가만히 바라봤다.

    “둘 다 잘해 줘야 해요. 일단 소민 누나는 창이랑 방패는 버려요.”

    “이거? 내 건데.”

    “필요할 때는 버리는 것도 중요해요.”

    “아깝지만 하는 수 없지.”

    말을 잘 들었다.

    “에어리스도 그렇고 절대 무리하지 말아요.”

    유진하는 구상한 작전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과감하게, 그리고 은밀하게.

    그렇게 시작됐다.

    * * *

    참극의 현장이 된 무대에서 천천히 한 명의 걸음걸이가 들렸다.

    멀리서 가만히 앉아 거친 숨소리를 내면서 쉬던 미노타우로스는 누군가 걸어오는 모습을 눈치챘다.

    천천히 다가가는 사람은 에어리스였다.

    대검 버스터 슬레이어를 양손에 들고 정면으로 당당히 다가갔다.

    “크르르.”

    미노타우로스는 벽에 세워둔 도끼를 손에 들었다.

    새로운 사냥감을 발견해서 기쁜 듯이 여유를 부리면서 나섰다.

    “물러서지 않겠습니다.”

    에어리스는 대검을 꾹 쥐고 멈춰 섰다.

    미노타우로스는 멀리서 보이는데도 육중한 몸집이 위압적이었다.

    체격에서 압도적으로 차이가 났지만, 에어리스는 대검을 움켜쥔 손에 힘을 풀지 않았다.

    쿵쿵.

    미노타우로스가 서서히 그녀 쪽으로 다가왔다.

    녀석은 오른손에 든 도끼는 쓰지 않았다.

    가볍게 왼손을 먼저 내밀었다.

    “저를 우습게 보고 있는 거네요.”

    에어리스는 두 다리를 넓게 벌리고 살짝 상체를 숙였다.

    대검을 등 뒤로 위치한 후에 노려보다가 사정거리에 타깃이 들어오자마자 반응했다.

    “하압!”

    허리를 단숨에 돌리고 원심력을 최대한 실어서 미노타우로스의 왼손을 베었다.

    “크어어어어.”

    장난감처럼 에어리스를 잡아서 가지고 놀려던 미노타우로스는 왼손을 크게 베이고 뒤로 물러났다.

    에어리스는 온 힘을 다한 첫 일격을 휘두른 후에 숨을 골랐다.

    만약 평소였으면 바로 미노타우로스를 더 베려고 안으로 파고들었을 터였다.

    서두르지 마.

    유진하가 해줬던 말이 떠올랐다.

    에어리스는 그 조언을 명심하고 그대로 따랐다.

    정확한 판단이었다.

    “후우.”

    미노타우로스는 불의의 일격을 맞아 살짝 뒤로 밀려났지만, 오른손에 쥔 도끼는 오히려 힘을 더 주고 있었다.

    만약 에어리스가 연속으로 파고들었으면 그대로 도끼를 휘둘러 베어 버렸을 거였다.

    “크릉. 크르릉.”

    황소는 이제야 본격적으로 싸움이라고 인식한 듯했다.

    작은 인간 여자로 보이는 에어리스가 보통이 아니라고 깨닫자마자 반응이 달라졌다.

    “다시.”

    에어리스는 아까와 같은 자세를 취했다.

    보폭을 최대한 넓게 잡아 자세를 다지고, 대검을 뒤에서 앞으로 빙글 돌려서 원심력을 최대한 얻는다.

    미노타우로스를 상대로는 힘이 밀리기 때문에 최대한 위력을 끌어올리려는 방편이었다.

    도끼가 위에서 아래로 단숨에 내려왔다.

    에어리스는 타이밍을 맞춰서 대검을 휘둘렀다.

    “하아아압!”

    도끼와 대검이 강하게 부딪치자 거친 굉음이 사방으로 퍼졌다.

    에어리스는 최선을 다해서 맞섰다.

    그래도 힘은 상대가 한 수 위였다.

    도끼의 힘을 완전히 받아낼 수는 없었다.

    “으윽!”

    에어리스는 미노타우로스의 위력에 조금 뒤로 밀려났지만 자세가 완전히 무너지지는 않았다.

    “아직이야. 더 버틸 수 있어.”

    대검을 든 손에 부르르 진동이 왔다. 그래도 다시 들었다.

    도끼를 다시 든 미노타우로스는 어깨를 으쓱거리면서 에어리스 앞으로 다가왔다.

    에어리스가 다시 다리를 넓게 벌려 자세를 잡았다.

    미노타우로스가 이번에는 도끼를 옆으로 휘둘렀다.

    에어리스는 크게 대검을 돌렸다.

    카앙.

    세 번째 격돌.

    이번에는 맘먹고 휘두른 도끼의 힘이 압도적으로 강했다.

    에이리스는 멀리 튕기듯이 날아갔다.

    “허억. 허억.”

    에어리스는 바닥에 처박혀 있다가 파편 속에서 상체를 일으켰다.

    “됐어! 이제 그만해도 돼!”

    멀리서 유진하가 외쳤다.

    작전의 첫 단계는 에이전트 구출 때까지 에어리스가 미노타우로스를 막아 주는 거였다.

    목표는 세 번.

    미노타우로스를 상대로 세 번까지 공격을 막아낸다.

    에어리스의 목적은 공격이 아니라 방어였다.

    에어리스는 무사히 첫 번째 작전을 해냈고, 그 틈에 유진하와 이소민이 에이전트 요원에게 접근할 틈을 벌어줬다.

    “뭐 하러 왔어. 너희나 나가지.”

    “조용히 해요. 말하면 더 아프잖아요.”

    이소민이 에이전트를 부축하면서 일어났다.

    “유진하, 2단계야.”

    “준비됐어요.”

    유진하는 카드 한 장을 꺼냈다.

    “게이트웨이”

    에어리어 카드의 작동 원리는 간단했다.

    카드의 이름을 외치면 발동됐다.

    유진하가 던진 카드는 관문을 만드는 능력이 있었다.

    사방이 막힌 곳에 들어가도, 이 카드만 있으면 어디든 탈출 통로를 만들어낸다.

    특이하게도 유진하는 이 카드로 천장에 통로를 만들었다.

    에이전트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저 높은 천장으로 어떻게 빠져나가냐.”

    “도망가려고 만든 통로가 아니에요.”

    유진하는 차분하게 답변했다.

    “이 상태로는 도망가도 바로 잡혀요. 무지막지한 황소 괴물을 무용지물로 만들지 않으면 당하는 거죠.”

    유진하의 얼굴에 회심의 미소가 번졌다.

    “약점이 없다면 약점을 만들면 되는 거예요.”

    천장에 문이 생기고 잠시 후.

    우레와 같은 소리가 들리더니 물벼락이 쏟아져 내렸다.

    두 번째 작전은 물이었다.

    이 장소는 호수 밑바닥에 있었다.

    “성공이다.”

    천장에다 통로를 만들면 호숫물이 밑으로 쏟아지게 할 수 있었다.

    어마어마하게 쏟아지는 물벼락 속에서 유진하와 이소민은 에이전트 요원을 데리고 움직였다.

    “익사하기 싫으면 빨리 움직여요.”

    천장에서 물벼락이 떨어지고 바닥에 서서히 물이 차올라가자 미노타우로스는 당황한 듯이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역시 녀석의 약점은 수영을 못하는 맥주병이 확실했다.

    “지금 올라가세요.”

    에어리스는 미노타우로스만을 응시했다.

    “같이 안 갈 거야?”

    “저는 마무리 지을 일이 있어요.”

    “무슨 일?”

    유진하가 묻자 에어리스는 희미하게 웃었다.

    “저는 황소와 달리 물이 무섭지 않거든요.”

    무슨 뜻인지 금세 알아차린 유진하는 에이전트 요원을 부축했다.

    “소민 누나, 가요.”

    “그래도 돼?”

    “뒤는 에어리스에게 맡겨도 돼요.”

    유진하, 이소민, 에이전트 요원까지 셋은 나선형 계단으로 향했다.

    물은 생각보다 빨리 차올랐다.

    얼마 가지도 않아서 금세 물에 잠길 것만 같았다.

    “계단으로 올라가기는 무리인데?”

    “처음부터 걸어서 올라갈 생각은 없었어요.”

    유진하는 입고 있는 상의를 벗었다.

    “다들 상의만 벗은 다음에 팔은 묶어요. 다음에는 크게 휘둘러서 공기를 주입하고 다시 묶어요.”

    “아, 이걸 부력으로 삼으려고?”

    “임시 구명조끼라고 해 두죠. 이것만 있으면 물이 알아서 우리를 올려다 주겠죠.”

    서둘러서 옷으로 공기주머니 세 개를 만들었다.

    물은 빠르게 차올랐지만 세 사람도 같이 둥둥 올라갔다.

    “빠져나왔어.”

    셋은 마침내 밖으로 빠져나오고 안도했다.

    물에 빠진 생쥐 꼴이었지만 확실히 목숨이 살아 있었으니 최악은 아니었다.

    “다행이야. 너의 꼼수가 잘 통해서.”

    이소민이 바닥에 누운 채로 말했다.

    “작전이라고 해요, 작전.”

    “에어리스는 어떻게 하지?”

    “괜찮을 거예요.”

    유진하는 차분하게 대답했다.

    “그렇게 자신에 찬 모습은 처음 봤어요. 확신이 있는 거예요.”

    옆을 보니 아까 가득했던 호수는 어느새 바닥이 드러나고 있었다.

    * * *

    지하의 전장에는 아직 두 명이 남아 있었다.

    물에서 나오지 않은 에어리스와 미노타우로스였다.

    “쿠에에엑.”

    미노타우로스는 가득 차오른 물 때문에 헐떡거렸다.

    물을 잔뜩 먹었는지 우왕좌왕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도끼는 버렸는데 그걸 들고 있었으면 이미 물에 잠겨 버렸을 거였다.

    에어리스는 미노타우로스와는 사정이 달랐다.

    천천히 대검을 든 채로도 여유롭게 헤엄을 쳤다.

    숨도 오래 참을 수 있었다.

    ‘보글보글’

    마치 인어공주처럼 자유로운 움직임이었다.

    목표는 미노타우로스였다.

    ‘지금.’

    미노타우로스의 바로 앞에 도착한 에어리스는 천천히 대검을 거꾸로 잡았다.

    ‘기회는 한 번.’

    주저함은 없었다.

    에어리스는 단숨에 대검으로 미노타우로스의 이마를 찔렀다.

    정확한 일격이었다.

    물에서 허우적거리던 미노타우로스는 그 일격을 맞아 버둥거렸다.

    크아아아.

    황소의 맷집이 대단했다.

    ‘저걸 버티다니.’

    이마에 상처가 생겼으나 끝은 아니었다.

    오히려 미노타우로스는 에어리스에게 손을 뻗었다.

    “아앗!”

    녀석의 손아귀에 잡히고 말았다.

    ‘한 번만 더하면 되는데…….’

    미노타우로스의 이마 상처는 꽤 깊었다.

    한 차례만 더 찌르면 약점을 공격할 수 있는데, 지금으로서는 에어리스에게 무리였다.

    “아아악!”

    괴물의 손아귀에 힘이 들어오자 에어리스는 물속에서 비명을 질렀다.

    위기의 순간이었다.

    위로 올라온 그곳에는 유진하가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안 되겠어…….”

    근처에는 이소민이 가져온 창이 떨어져 있었다.

    “잠깐 빌릴게요.”

    유진하는 창을 손에 들고 한 장의 카드를 꺼냈다.

    -100% 명중 카드.

    카드를 부착해서 던진 물체는 목표물에 100% 명중한다.

    일회성으로 사용 후에는 사라진다.

    “흐읍.”

    유진하는 최대한 창을 뒤로 두고 호흡을 가다듬었다.

    1년 동안 혼자 다녔던 나날.

    혼자서 열심히 운동하며 전투 실력을 키워 놨다.

    기본적인 체력 그 이상이 필요했다.

    마른 몸이지만 사실 초반에 비해 유진하는 근육량이 훨씬 늘어난 상태였다.

    지금은 새로운 동료도 있었다.

    “구해내겠어.”

    힘차게 모든 힘을 실어 최대의 힘으로 창을 던졌다.

    100% 명중.

    그동안 운동하면서 키워 놓은 최대의 힘을 창에다 쏟았다.

    창은 엄청난 위력으로 빠르게 나아갔다.

    목표는 하나.

    미노타우로스의 이마.

    에어리스가 대검으로 찔러서 낸 상처가 있는 부위였다.

    파아앗!

    쏜살같이 날아간 창은 정확히 미노타우로스의 이마에 작렬했다.

    크아아아아악!

    괴물의 외마디 비명이 나오려 했으나 수중에서는 물거품만 뿜어질 뿐이었다.

    이마의 부상 부위에 직격한 창.

    미노타우로스의 눈에서 초점이 서서히 사라졌다. 거대한 몸뚱어리가 축 늘어지고 말았다.

    에어리어의 주인은 최후를 맞이했다.

    에어리어 클리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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