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또라이들이 내게 집착한다 (200)화 (200/228)

200화

“네가 발두르를 대신해서 이곳에 머무는 것.”

“……네?”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그러나 눈살을 찌푸리며 헬을 쳐다봐도, 그녀의 표정은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나는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물었다.

“저보고…… 죽으라는 말씀이세요?”

“훗.”

심각한 표정으로 물었으나, 왜인지 헬의 얼굴은 허물어졌다. 뭐가 웃긴 지 한동안 쿡쿡 웃기까지 했다. 나는 심각한데.

잠시 후, 헬이 간신히 허물어진 표정을 갈무리하며 입을 열었다.

“걱정하지 마라. 정말로 죽으라는 게 아니니까. 지금 같은 상태 이상이 계속 걸리는 것뿐이지.”

“그럼…… 나중에 절 돌려보내 주신다는 건가요?”

“그래.”

“언제요?”

“그건…….”

내 물음에 헬이 의자 위에 얹은 손가락을 툭툭 튕겼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를 가라앉은 잿빛 눈동자가 어딘가 먼 곳을 응시하고 있었다. 나는 긴장한 얼굴로 그녀를 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정확히는 나도 잘 모르겠다만. 그리 길지 않을 거라고 장담하지.”

“음…….”

발두르 신을 살리는 대신에 나는 헬의 영지인 엘류드니르에 머물러야 하는 건가.

대체 왜 이런 조건을 내거는지도 모르겠고, 과연 안전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도 사실이었다. 이상한 상태 이상에 걸린 몸으로 패기 있게 거절해 봤자 좋은 꼴을 보지는 못할 것 같았다. 나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대신 저도 저를 지켜 줄 자들과 함께 남겠습니다.”

“그러도록 해라.”

“후…….”

용식이와 용순이만 곁에 있어도 안심이 되긴 하지만, 그래도 강유현과 리암 화이트에게 말해서 고등급 능력자들을 곁에 두는 게 낫겠지? 괜히 추가 근무할 그들에게 조금 미안하지만 말이다. 그리고 수당이라면 나도 어느 정도 줄 수 있으니까.

그렇게 혼자 납득하며 고개를 끄덕일 때였다.

“발두르는 돌려보냈다.”

“네?”

이렇게 빨리?

나는 놀라며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동시에 시스템 창이 반짝 떠올랐다.

「퀘스트 완료!」

「경험치 400이 추가되었습니다.」

「스탯 포인트 3이 추가되었습니다.」

「200골드를 보상으로 받았습니다.」

퀘스트가 완료되었다. 정말로 발두르 신이 아스가르드로 돌아간 것이었다. 이제 이걸로 라그나로크가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면…… 되겠지?

여신 헬의 조건이 좀 찝찝하긴 하지만 당장 수확은 있었다. 어쨌든 발두르 신을 살리고 퀘스트도 완료했으니까. 언제까지 이곳에 머물지는 모르겠지만 마음을 좀 느긋하게 먹고…….

딩동!

“……?”

머리를 맑게 울리는 소리와 함께 시스템 창이 또 튀어나왔다. 그것을 보며 나는 눈을 크게 떴다.

연계 퀘스트 발생!

거인들의 진격

요툰헤임의 거인들이 미드가르드로 진격을 시작했습니다. 영웅들과 함께 그들의 진격을 막아 내세요.

의뢰인: ??

난이도: ???급

제한 시간: 24시간

보상: 경험치 1000, 스탯 포인트 5 추가, 600골드, 히든 보상

실패 시: 멸망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