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또라이들이 내게 집착한다 (193)화 (193/228)

193화

“……!”

회색 흙먼지와 함께 조그만 형체를 가진 사람이 이쪽을 향해 맹렬하게 달려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뒤를 쫓는 몬스터들이 수십은 되어 보였다.

“저게 무슨…….”

“전투 준비!”

당황한 나와 달리 리암 화이트는 침착하게 외쳤다. 그러자 발두르 길드와 오딘 길드의 전투원들이 익숙하게 대열을 갖췄다. 대부분 긴눙가가프 던전에서 함께 싸운 적이 있어서 그런지 협동하는 게 능숙해 보였다.

“아아악!”

“…….”

그런데 문제는 맨 앞에서 달려오고 있는 사람이었다. 아니, 사람이 맞긴 한가? 아직 모습이 너무 조그맣게 보여서 확신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몬스터들에게 쫓기고 있으니 사람은 맞겠지 싶었다.

“저 사람은 어쩌죠?”

“음.”

리암 화이트 역시 난감한 얼굴로 앞을 쳐다봤다. 던전은 워낙 변수가 많다. 저게 함정일 수도 있다는 걸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고민할 새도 없이, 몬스터에게 쫓기는 사람은 이제 형태가 제법 뚜렷하게 보일 정도로 다가와 있었다.

“우선 구하도록 하죠.”

“그럽시다.”

고개를 끄덕인 리암 화이트가 잠시 후 공격을 지시했다. 몬스터에게 쫓기는 사람이 이쪽에 거의 다 왔을 때쯤이었다.

쾅! 콰광!

“으악!”

“이쪽으로 와요!”

능력자들이 쓴 스킬이 터지자 깜짝 놀란 남자를 내 쪽으로 이끌었다. 그제야 남자의 얼굴이 좀 자세히 보였다.

“……!”

남자는 후드를 눌러쓰고 있었는데, 그게 계속 달려오면서 반쯤 벗겨져 있었다. 그리고 내가 팔을 잡고 끌자 전부 벗겨져 뒤로 흘러내렸다.

사라락, 주변의 어둠을 밝게 밝히는 것 같은 금색 머리카락이 눈을 찔렀다. 갑자기 불을 켠 것처럼 눈앞이 밝아진 것 같았다. 윽, 하고 눈을 찌푸리자 남자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네.”

왜인지 기묘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그런 느낌이 부정적인 쪽이 아니라 그 반대였다. 남자의 얼굴을 보자마자 한없이 마음이 풀어지면서 기분이 좋아졌다. 정말 이상하게도 말이다.

심지어 마치 오래전부터 알던 사람인 듯 친근한 기분까지 느껴졌다. 그리고 이 사람은 절대로 나에게 해를 끼치지 않을 거라는 근거 없는 믿음까지 들었다. 이러는 게 정상인가 싶었다.

“이진아!”

“아빠!”

“삑!”

이든과 용식이, 그리고 용순이가 차례대로 내 앞을 가로막았다. 금빛 남자의 모습이 순식간에 눈앞에서 사라졌다. 그가 시야에 보이지 않게 된 뒤에야 비로소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저기…….”

“넌 뭐야? 왜 이런 데 혼자 있어?”

“그게…….”

“몬스터한텐 왜 쫓겨? 너 약해?”

“아니…….”

“삐익! 삑!”

“…….”

……얘들아. 대답할 시간은 좀 줘야 하지 않겠니.

하는 수 없이 내가 다시 앞으로 나섰다. 사람과 소환수에 둘러싸여 식은땀을 흘리던 남자가 나를 보더니 다시 활짝 웃었다.

“그러니까, 당신…….”

그리고 그 순간 딩동, 하는 명쾌한 신호음과 함께 눈앞에 새파란 시스템 창이 여러 개 반짝 떠올랐다.

「퀘스트 완료!」

「경험치 200이 추가되었습니다.」

「스탯 포인트 2가 추가되었습니다.」

「100골드를 보상으로 받았습니다.」

“으응?”

퀘스트가 완료되었다고? 별안간 튀어나온 시스템 창에 나는 깜짝 놀라며 쳐다봤다.

눈앞에 있는 남자를 만나자마자 퀘스트가 완료되었다는 거면, 설마 이 남자가 바로…….

자연스럽게 그런 생각을 떠올리자마자 다시 새로운 시스템 창이 생겨났다.

딩동, 딩동, 딩동!

추가 퀘스트 발생!

실종된 신 찾기(2)

발두르 신이 죽게 된 이유를 찾으시오.

의뢰인 : ??

난이도 : B급

제한 시간 : 24시간

보상 : 경험치 200, 스탯 포인트 2 추가, 100골드

실패 시 : 멸망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