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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라이들이 내게 집착한다 (77)화 (77/228)
  • 77화

    “그럼 연락처 공유해요, 우리.”

    “와, 감사합니다!”

    유나유나가 기쁜 얼굴로 나에게 핸드폰을 넘겼다. 번호를 찍고 돌려준 다음 유나유나의 연락처도 받았다.

    핸드폰 안의 연락처가 점점 채워져 가고 있었다. 삭막했던 한이진의 주변 관계가 나로 인해 바뀌어 가는 건 묘한 기분을 불러일으켰다.

    “이진아! 이제 숙소 돌아갈 거지?”

    “응? 그래야지.”

    이든이 다가와 내 곁에 섰다. 연청색의 바지와 재킷이 분홍색 머리와 기가 막히게 잘 어울렸다. 다시금 속으로 감탄하며 이든을 쳐다봤다.

    “형! 저도 같이 가요.”

    강수현은 스튜디오에 온 김에 길드 홈페이지에 올릴 프로필 사진도 잠깐 찍었다. 민트색의 후드 티가 강수현의 밝은 갈색 머리카락과 퍽 잘 어울렸다.

    이놈들이 다 웬만한 연예인 후려칠 정도로 외모가 좋다 보니까 꾸며 놓으니 얼굴에서 빛이 날 정도였다. 한이진도 누구한테 뒤처질 얼굴이 아닌데 괜히 주눅이 들었다.

    “옷은 갈아입고 가야지.”

    “이거 그냥 입고 가도 된대요.”

    “정말?”

    “네.”

    고개를 끄덕인 강수현이 활짝 웃었다. 아무리 봐도 비싸 보이는 옷인데 그냥 주다니. 역시 오딘 길드는 인심이 후했다.

    “그러면 저희 가 볼게요. 유나유나 씨.”

    “아, 네.”

    왜인지 멍한 얼굴이던 유나유나가 퍼뜩 정신을 차리며 나를 응시했다. 렌즈를 껴서 그런지 커다랗게 보이는 눈망울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반짝였다.

    “이번 영상 진짜 대박 날 거예요!”

    “아, 네…….”

    “한이진 능력자님이랑 다른 분들이 너무 유명해져서 다시는 못 만나지 않을까 걱정돼요.”

    “하하, 그럴 리가요.”

    나는 몰라도 강유현과는 계속 엮일 테니까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렇게 직접적으로 말하지는 못하고 어색한 웃음만 흘렸다.

    “다음에도 꼭 유나유나 씨 채널에 출연할게요.”

    “어머, 정말요?”

    “네.”

    내 말에 유나유나가 뛸 듯이 기뻐했다. 어차피 이번 영상으로 인지도가 확실해진 유나유나는 오딘 길드와 정식으로 전속 계약을 맺을 테니 내가 빈말을 하는 것도 아니었다.

    이번엔 무슨 일이 있어도 유나유나의 에피소드만큼은 원작대로 진행되도록 도울 것이다.

    나는 어느새 시커먼 옷으로 갈아입고 온 강유현을 흘끗 쳐다봤다. 검은색 목 티로 목 끝까지 가린 강유현이 무심한 눈으로 나를 내려다봤다.

    “한이진.”

    “으, 응?”

    “…….”

    뭘 또 저렇게 분위기 잡고 쳐다봐? 강유현의 시선이 내 목덜미 쪽에 머물렀다. 방금 전의 일이 생각난 나는 목을 사수하듯 셔츠 깃을 꽉 붙잡았다.

    “후…….”

    “아, 또 왜 그러는데?”

    눈살을 찌푸리며 쳐다보자 강유현이 연거푸 한숨을 내쉬었다.

    눈치를 보던 유나유나가 나를 향해 입을 열었다.

    “저…… 진짜 괜찮으세요?”

    “네, 저 새…… 아니, 쟤는 원래 저래요.”

    놀란 유나유나를 진정시키기 위해 억지로 웃었다. 유나유나는 이러다 우리가 싸우는 게 아닌가 걱정되는 모양이었다.

    싸우기는, 어차피 나는 강유현이 기분 안 좋아서 주먹 한번 잘못 휘두르면 죽을 수 있는 하찮은 조무래기였다. 단전 깊은 곳에서부터 깊은 한숨이 흘러나왔다.

    “돌아가자.”

    “어, 그래.”

    무뚝뚝한 말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강유현의 뒤를 따라가면서 마지막으로 유나유나에게 손을 흔들었다. 유나유나도 밝은 얼굴로 나에게 손을 흔들었다. 그리고 무표정한 얼굴의 강유현을 흘끗 쳐다봤다.

    무서우니까 앞으로는 좀 더 눈치를 보자. 그런 다짐을 하면서 강유현의 뒤를 졸졸 따라갔다.

    ***

    그날 밤, 유나유나의 채널에 영상이 올라왔다. 바로 오딘 길드의 SS급 능력자 강유현과 세(Sæ) 던전 클리어 이후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는 B급 능력자 한이진이 나온 영상이었다.

    공식 기자 회견 이후 처음으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강유현과 한이진의 영상에 조회 수가 폭발했다. 한순간 동영상을 업로드한 페이지에 접속 오류가 일어날 정도로 말이다.

    편안한 사복을 입고 등장한 강유현과 한이진은 영상 내내 여유롭게 유나유나와 대화를 나눴다. 게다가 후반에 나온 다른 두 헌터의 모습에 사람들이 더 큰 관심을 보였다.

    유나유나 채널의 구독자들뿐만이 아닌, 호기심에 영상을 본 사람들도 실시간으로 댓글을 미친 듯이 남기고 있었다.

    [♡유나유나♡] 화제의 헌터들과의 만남! 넘사벽 SS급 능력자 강유현, 핫한 B급 능력자 한이진

    조회수 1,245,305회 · 20xx. 10. 08.

    ????2.5만 ????싫어요 ⮳공유 +저장 …

    ♡유나유나♡

    구독자 940만

    [유나유나] 화제의 헌터들과의 만남!

    넘사벽 SS급 능력자 강유현

    요즘 핫한 B급 능력자 한이진

    그리고 매력적인 A급 능력자 이든과

    강유현의 동생이자 S급인 강수현까지!

    오딘 길드의 핫한 헌터들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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