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던전리셋 (337)화 (337/393)

<던전리셋 337화>

*   *   *

정다운이 토끼에게 투덜댔다.

“그래도 최소한 그림자 비술을 써야 한다고는 말해 주지 그랬냐. 어쩌라는 건지 한참 애먹었잖아.”

[그런 건 님이 알아서 해야죠. 나는 님 사라지고 나서 기억이 점점 사라졌다고요.]

“지금은 기억나냐? 내 이름이 뭐게?”

[음. 망할 오류종자? 아얏.]

딱콩.

시원하게 한 대 얻어맞고도 토끼는 뭐가 좋은지 계속 실실댔다.

‘그림자 비술을 이런 식으로 쓰는 거였다니…….’

정다운은 이제야 비로소 그림자 비술에 대한 모든 걸 알게 된 기분이었다.

던전 게이트는 공간에 좌표를 새겨 문을 여는 방식이라면, 그림자 결계는 시간에 좌표를 새겨 문을 여는 방식이었다.

이른바, 시간을 왕래하게 해 주는 ‘그림자 게이트’인 셈.

‘추억 팔이였던 그림자 비술이 졸지에 타임머신이 되어 버렸네.’

정다운은 피식 웃었다.

물론 완벽한 타임머신은 아니었다.

저번처럼 창세의 기록을 수정하지 않으면, 과거에서 했던 일이 미래에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이 타임머신을 이용하기 위한 조건들도 은근히 까다로웠다.

필요한 건 총 3가지였다.

통행증. 문. 그림자.

‘일단 그림자 비술이라는 통행증이 필요하고.’

제대로 된 통행증이 없으면 이번에 토끼처럼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었다.

‘그리고 과거와 미래에 각각 문이 하나씩 있어야 하지.’

입구와 출구.

서로 오갈 수 있는 좌표가 두 개 필요했다.

참고로 저번에 정다운이 이용했던 그림자 게이트는 ‘하룬’의 숲 자체에 좌표가 찍혀 있었다.

그렇기에 정다운이 바분 황제의 무덤 위에 새겨진 그림자 결계를 발동시키는 순간, 과거의 하룬의 숲으로 이동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림자가 필요해. 그것도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그림자.’

사실 이게 가장 중요한 조건이었다.

창세의 기록을 관통해 시간을 거스를 정도로 강력한 그림자를 만들어 내기 위해선 그에 상응하는 빛이 필요했다.

‘즉, 생명의 서.’

빛의 대명사인 생명의 서, 혹은 생명의 용이 존재하는 곳으로만 시간을 거스를 수 있다는 말이었다.

이를 테면, 바로 ‘지금 이곳’ 같은.

그런데 토끼는 이 세 가지를 전부 한자리에 모아서 미래로 보냈다.

과거의 마녀의 집에 그림자 게이트를 만들어 두면, 결국 미래의 마녀의 집에도 고스란히 남아 있게 되는 것이다.

“설마 너 같은 바보가 이 모든 걸 다 계획했을 리는 없고. 어디까지가 요행이고, 어디서부터가 뽀록이냐?”

[흥. 뭘 모르시네. 난 요즘 여기서 천재 토끼로 통하고 있죠. 모르는 게 없는 인생 2회 차 토끼가 바로 나라는 말씀!]

정다운의 묻는 말에 토끼가 우쭐한 표정으로 허리에 손을 올렸다.

[다른 건 다 까먹어도 님이 지독한 잔머리 대마왕이었다는 건 뼛속까지 남아 있었죠. 그래서 여기서 내가 떡밥을 최대한 뿌려 대면 그걸 이용해 님이 어떻게든 해 줄 거라 믿었음!]

“결국 아무 생각 없었다는 말이네. 뭐, 그래도…… 너치고는 잘했다.”

[히히.]

정다운은 피식 웃으며 토끼의 머리통을 거칠게 쓰다듬었다.

그리고 자신의 등장에 놀라고 있는 에르테아와 마녀들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왜들 그런 표정이에요? 아, 내가 들고 있는 종말의 서 때문에 그러시나? 댁들도 뭐 책 한 권씩 끼고 있으면서 왜 그래요?” 

[요즘 독서가 유행인 듯요.]

술렁.

정다운의 입에서 종말의 서라는 단어가 흘러나온 순간, 마녀들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지, 진짜 저게 종말의 서라고?”

“설마설마했는데…….”

“대체 어떻게 종말의 서가 저 사람의 손에 있는 거지?”

“분명 힘을 비축한다며 부유섬 어딘가에 숨어 있겠다 하셨는데?”

실로 충격적인 순간이었다.

여기 있는 마녀들은 전부 종말의 서에게 복종을 맹세한 종말의 사도들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눈앞에 자신들의 주인이 한낱 인간의 손에 사로잡혀 발버둥 치고 있었다.

심지어 종말의 용의 강력한 육체는 어디 가고, 원래 모습인 종말의 서로 돌아와 있지 않은가.

절그럭, 절그럭!

[이노옴! 나를 풀어라! 이 사슬 좀 풀란 말이다!ㅠ_ㅠ]

“야. 웃어. 한창 훈훈한 재회의 순간인데, 표정이 그게 뭐야?”

[……!]

쓱쓱.

정다운은 발버둥 치는 종말의 서에게 밝은 표정을 다시 그려 주고 흡족하게 웃었다.

“오, 훨씬 보기 좋네!”

종말의 서는 몹시 분노했다.

[주, 죽이리라! 언제고 네놈을 반드시 죽일 것이야!^0^]

“야. 페이지 멋대로 넘기지 마. 몇 장 더 그려 줄게.”

[그만 좀 하란 말이다!!>0<]

“거봐. 웃으니까 보기 좋잖아.”

[이런 제기랄! 이딴 낙서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내가 여기 있으면 안 된다는 말이다! 빨리 나를 원래 있던 곳으로 돌려놓으란 말이다!^ㅂ^]

종말의 서는 과거에 온 순간부터 진심으로 당황하고 있었다.

미래에서 알파와 바하무트에게 새로운 기억이 덧씌워졌듯이, 종말의 서도 오래전 기억이 떠올라 있었다.

그런데 그 기억이라는 것이…… ‘기억이 없다’라는 것이었다.

[어쩐지! 바로 이래서였나! 오래전 생명의 용과의 전쟁 후에 갑자기 내가 의식을 잃고 잠에 빠진 적이 있었다! 설마 그게 이런 이유에서였다니!!ㅠ_ㅠ]

<……아무래도 미래에서 똑같은 존재가 과거로 오게 되면, 과거의 존재는 그 순간 ‘정체성’을 잃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정다운을 따라서 ‘미래에서 온 알파’도 종말의 서와 마찬가지였다.

<아마도 같은 존재가 동시에 존재할 수는 없으니, 본래 이곳에 있던 과거의 저는 잠시 잠든 것 같습니다. 기억을 봉인한 것도 아닌데 왜 기억이 나지 않는 일들이 있나 했습니다만, 이 때문이었군요.>

다행히 토끼는 이곳에서 평범한 인형에 불과했던 터라 인형 몸속으로 들어오고, 정다운은 존재가 겹칠 일이 없었기에 괜찮았다.

하지만 종말의 서와 알파는 미래의 존재가 과거의 존재를 잠재우고 나타난 상황이었다.

[안 돼! 안 된다! 지금은 과거의 나에게 가장 중요한 순간이란 말이다! 빨리 미래로 돌아가야 한단 말이다!^0^]

“말룡이 얘 왜 이렇게 횡설수설해?”

[미쳤나 봄.]

한편, 종말의 서가 뿜어내는 살기에 또 한 차례 마녀들이 술렁거렸다.

“맙소사. 아무리 봐도 진짜 종말의 서의 기운이 맞아…….”

더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그리고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마녀들의 입가에 씨익 잔혹한 미소가 떠올랐다.

“……아저씨?”

마녀들과 싸우던 생명의 용 에르테아도 정다운에 대한 기억이 전부 돌아왔다. 

<아아! 에르테아 님!>

실로 오랜만에 에르테아를 만나게 된 알파는 크게 감격했다.

하지만 아무도 알파에게 관심을 주지 않았기에, 혼자만 감격 중이었다.

정다운이 에르테아를 향해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에르테아 너는 못 보던 사이에 많이 작아졌다? 토끼보다 작아졌네?”

“지, 진짜 아저씨 맞아요?”

“응. 맞긴 맞는데, 너 뒤통수 조심해라?”

“……!”

아뿔싸! 그러고 보니 아직 전투는 끝난 게 아니었다!

뒤에서 느껴지는 살기에 에르테아는 급격히 몸을 틀어 마녀들의 공격을 피해 냈다.

“생명의 용을 죽여!”

“생명의 용부터 해치우고 종말의 서를 구하자!”

“치잇! 이것들이!”

콰콰쾅!

정다운의 난입으로 잠깐 소강되었던 전투의 열기가 다시 불타올랐다.

그런데 눈앞에서 주인을 납치당한 마녀들의 기세가 아까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훨씬 살벌했다.

“생명의 용, 당신들은 지금 큰 실수를 했어!”

“종말의 서를 인질로 삼아 봤자 우리가 겁낼 줄 알아?”

“종말의 서는 어차피 불멸이라고!”

“게다가!”

마녀들은 종말의 서가 이 자리에 나타난 순간 승리를 확신하고 있었다.

“잊었느냐! 우리는 종말의 사도다!”

“종말의 서는 사도들에게 가호를 내려 줄 수 있지! 생명의 용, 당신처럼!”

기세등등해진 마녀들이 한 목소리로 종말의 서를 향해 소리쳤다.

“종말의 서여! 우리 사도들에게 힘을 빌려줘!”

“당신의 가호를!”

“생명의 용을 무찌를 수 있는 힘을!”

그 간절한 염원에 종말의 서가 대답했다.

[나 지금 빈털터리인데.^0^]

“……!?”

“그게 무슨?”

전혀 상상도 못한 대답에 마녀들은 순간적으로 당황했다.

종말의 서는 그 시선들이 조금 민망했지만 사실이었다.

[미안하군, 과거의 사도들이여. 하나 지금 나에겐 너희들에게 나눠 줄 힘이 없다.^0^]

마녀들은 진심으로 욱했다.

“이익! 그런 말을 웃으면서 말하지 마!”

“당신의 사도들이 눈앞에서 죽어 가고 있는데 그게 할 소리냐!”

[…….^0^]

종말의 서는 그저 억울했다.

힘이 진짜 없는 걸 어쩌란 말인가!

무간도에서 워낙 많은 힘을 소모하기도 했고, 종말의 제단 대부분을 정다운에게 빼앗기는 바람에 생명 에너지를 충전하기가 너무 힘들었다.

‘……아니, 잠깐?’

종말의 서는 불현듯 반가운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고 보니 이곳이 어디던가.

바로 마녀의 집 아니던가!

[오오, 이렇게 공교로울 수가! 마침 여기가 바로 종말의 제단이었구나! 과거라 할지라도 이곳에선 내 힘을 충전할 수 있다!^0^]

그 사실을 깨달은 종말의 용은 크게 기뻐하며 정다운을 비웃었다.

[크하하! 네놈은 큰 실수를 했다! 하필이면 나를 이곳으로 데리고 오다니!^0^] 

이곳에서 발생하는 모든 죽음들은 종말의 서를 위한 제물이었다.

따라서 그가 원하기만 하면 언제든지 그의 힘으로 흘러 들어온다는 말이었다!

이곳이 과거라 할지라도 그 사실은 변함없었다!

[과거의 나에게는 미안하지만, 이곳에 누적된 제물 에너지는 내가 잠시 빌려 쓰겠노라!^0^]

번쩍!

그 순간 마녀의 집의 모든 벽과 천장들이 불길한 보랏빛으로 물들어 갔다.

그리고 그 빛이 서로 얽히며 거대한 마법진을 그리기 시작했다.

“안 돼! 여기서 종말의 서가 힘을 얻으면……!”

에르테아는 깜짝 놀라며 비명을 터뜨렸다.

종말의 서가 힘을 얻어 마녀들에게 가호를 내려 주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누군가 죽을수록 힘을 얻는 종말의 서와는 달리, 자신은 힘을 충전할 방법이 없었으니까!

‘어째서 아저씨의 손에 종말의 서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마녀들부터 최대한 처리해야 해!’

다급해진 에르테아는 마녀들을 향해 아낌없이 힘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에르테아 님! 안 됩니다! 힘을 아끼셔야 합니다! 이 이상 힘을 썼다간 수명이 바닥나고 맙니다!>

미래의 알파는 또다시 에르테아의 죽음을 보고 싶진 않았다.

“미안해, 알파! 더 이상 몸을 사릴 때가 아니야! 내가 오늘 여기서 죽더라도 최선을 다해 저들을 막아야 해!”

“어? 벌써 죽게? 나 지금 왔는데? 그건 안 되지?”

불처럼 타오르는 에르테아의 투지에 정다운이 데일 것 같은 표정으로 그녀를 불렀다.

그리고 마치 이 순간만을 기다렸다는 듯이 소지품에서 빈 마법서, 즉 생명의 서 사본을 꺼내 들었다.

그러자 정다운의 양손에는 종말의 서와 생명의 서 사본이 들려 있었다.

“설마 이 순간이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는데.”

종말의 서와 생명의 서, 즉 생명의 용 에르테아가 한자리에 존재하는 이곳이라면 정다운은 자신의 업적을 다시 불러낼 수 있었다.

“이게 되려나 모르겠네. 최초 업적 달성. 종말의 용의 우울.”

[최초 업적 달성!]

“종말의 용의 우울!”

부활을 꿈꾸던 종말의 용의 계획이 좌절되었습니다!

상상을 초월한 당신의 업적에 던전이 더없이 큰 환호를 보냅니다!

- 보상 : 종말의 서 1페이지

종말의 용이 부활을 꿈꾸는 지금 같은 순간에만 해당되는 예전 업적을 정다운이 읽어 내렸다.

그러자 정다운의 생명의 서에서 빛이 터져 나오려다, 다시 피식 꺼져 버렸다.

“……음?”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

“뭐, 뭐야? 왜 아무 일도 안 생겨?”

[지금 뭐 한 거임? 오타 난 거 아님? 다시 읽어 보셈.]

당황하는 정다운과 토끼를 종말의 서가 크게 비웃었다.

[크하하! 설마 했는데, 오래전에 나를 방해했던 알 수 없는 존재도 바로 네놈이었구나!] 

그때는 그저 운이 없었다 여겼던 종말의 서였다.

하지만 옛날의 기억과 지금의 상황을 합쳐 보니 모든 것이 이해가 됐다.

[허튼 수작이다! 한낱 인간 주제에 창세의 힘을 네 멋대로 꺼내 쓸 수 있을 것 같으냐! 기록을 꺼내 쓰는 일은 생각보다 조건이 까다롭단 말이다!^0^]

[……말룡이 아주 신났는데요? 이제 어쩔 거임?]

번쩍!

결국 마녀의 집의 마법진이 완성되고 말았다.

그 순간 그동안 마녀들이 이곳에서 죽여 왔던 수많은 제물들이 종말의 서를 향해 흘러 들어가기 시작했다.

“아! 주체가 내가 아니라서 그런가?”

그리고 그때 정다운은 종말의 서의 비아냥에서 중요한 사실을 눈치챘다.

이건 결국 ‘기록’이었다.

즉, 쓰여 있는 ‘문장’들이 중요하다는 뜻이었다.

“그렇구나. 지금까지 내가 읽었던 기록들은 전부 주어가 나였어!”

사자 분수대가 있는 연못을 완성하였습니다! 

연못에서 태어난 은린어들을 훌륭히 먹여 키워냈습니다!

세계수를 베다!

“그러니까 ‘내가’ 꺼내 쓸 수 있었던 거야!”

그런데 이번엔 달랐다.

부활을 꿈꾸던 종말의 용의 계획이 좌절되었습니다!

“내가 계획을 좌절시킨 게 아니라 좌절된 거였어!”

업적의 주체가 종말의 용인 이유는 정다운보다 종말의 용의 격이 월등히 높기 때문일까?

그런 건 지금 아무래도 좋았다.

“그럼 이걸 읽으면 되겠네.”

정다운이 다음 장을 펼쳤다.

[최초 업적 달성!]

“유적 개척자!”

파괴가 있다면 창조도 있는 법!

잊힌 유적지를 새롭게 발굴한 당신의 놀라운 개척 정신에 던전이 크게 감탄합니다.

- 보상 : 제단 소유권 이전

[자, 잠깐. 지금 무슨 짓을 하려는 것이냐…….^ㅂ^]

그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창세의 기록에 종말의 서는 불길한 기분을 느꼈다.

번쩍!

그 순간 창세의 기록이 또다시 빛을 뿜어냈다.

그리고…… 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 또 왜!”

[또 꽝. 은근 어렵네요.]

[크흐, 크하하하! 깜짝 놀랐지 않은가!^0^]

“아, 혹시 조건이 부족한가? 그럼 이러면 어때?”

쾅!

업적의 내용을 다시 읽어 본 정다운이 눈을 반짝이며 옆으로 주먹을 휘둘러 마녀의 집 벽에 구멍을 뚫었다.

그리고 그 너머로 보이는 흙을 향해 손을 뻗었다.

“흙 뭉치기.”

슈와아악!

그 순간 마녀의 집을 뒤덮고 있던 ‘흙’이 전부 모래바람처럼 휘몰아치며 그의 손으로 빨려 들어오기 시작했다.

전부.

그 흙들을 고스란히 소지품 안으로 집어넣으면서 정다운이 다시 업적을 읽어 내렸다.

“……잊힌 유적지를 새로 ‘발굴’한 당신의 놀라운…….”

발굴(發掘).

땅속이나 큰 덩치의 흙, 돌 더미 따위에 묻혀 있는 것을 찾아서 파냄.

슈와아아악!

그 순간 설원에 파묻혀 있던 마녀의 집이 정다운에 의해 세상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보상. 제단 소유권 이전.”

드디어 창세의 기록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자, 잠깐……!^0^]

“응, 웃어. 좋은 날이잖아.”

번쩍!

마녀의 집을 뒤덮은 보랏빛 마법진이 황금빛으로 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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