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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봉으로 레벨업-302화 (302/305)

제302화

쾅!

위이이이이이이잉!

모든 마력과 빛이 입자가 되어 우리에게 들러붙는다는 느낌이 든다.

동시에 실패할 것 같다는 [성좌의 직감]이 들었다.

그런 대참사가 일어나게 할 수는 없지!

“따봉 투입! 하이퍼 드라이브를 보조해라!”

몇억의 따봉이 순식간에 소모된다. 그리고 갑자기 무언가에 당겨지는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마치 심해에 가라앉는 듯한 기분. 그리고 순식간에 함교 밖에 보이는 풍경이 달라졌다.

화악!

달의 표면이 우리 눈앞에 바로 있다.

하이퍼 드라이브가 성공한 것이다!

* * *

[문 블레이드]

전장 17km. 전폭 4km의 마치 롱소드처럼 생긴 우주 모선.

스카이 워로드와 곤륜산의 핵이 결합되고, 거기에 다수의 제작계 스킬을 지닌 헌터들과 막대한 따봉 포인트가 들어가서 만들어진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만들어진 초거대 전함.

그리고 그 거대한 전함에는 여러 가지 전투 병기가 탑재되어 있다.

우주에서의 이동과 전투를 목적으로 제작되었기에, 상단과 하단 양쪽 모두에 무기가 장착되어 있다.

가장 큰 파괴력을 가진 주포(主砲)는 무려 32문.

그리고 수백 개에 달하는 부포(副砲)와 미사일, 기관포, 거기에 방어역장 발생 장치 및 드론 전투기 사출 장치까지.

철저하게 전투를 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파괴 전함.

그것이 달의 상공에 하이퍼 드라이브를 하여 나타나며 공격을 쏟아부었다.

달 표면에 위치한 [종말의 마왕]까지의 거리는 불과 10km!

또한.

[문 블레이드]와 [종말의 마왕] 사이에는 무수히 많은 몬스터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가오리같이 생긴, 중력을 무시하고 날아다니는 기괴한 몬스터에서부터 유령 같은 부정형의 괴물까지, 다양한 괴물들이 날아다닌다.

[종말의 마왕]을 쓰러트리기 위해서라도 저것들을 처리할 필요가 있기에 [문 블레이드]는 즉시 공격을 시작해야만 했던 것이다.

“록 온 시스템 가동! 각 사수들은 록 온 시스템의 보조를 받아 전탄 발사! 중지 명령이 있을 때까지 전부 쏴라!”

아담 브론즈가 명령을 내렸다. 그의 헌터로서의 직업 능력이 전력으로 발휘되고 있다.

그의 머리 위로 빛의 고리인 [헤일로]가 떠오르고. 그가 앉은 함장의 좌석과 연결된 마력이 그의 힘을 증폭한다.

지금 그의 능력은 [문 블레이드]에 강력한 스킬적 효과를 부여한다.

-전투 시작.

-[자동 복원] 스킬 적용 중.

-[내구력 증가] 스킬 적용 중.

-[원거리 공격력 증가] 스킬 적용 중.

-[관통력 증가] 스킬 적용 중.

-[방어력 증가] 스킬 적용 중.

-[과학적 방어법] 스킬 적용 중.

-[공상과학의 나노머신 장갑] 스킬 적용 중.

-[마도공학 마력반응 장갑] 스킬 적…….

수를 세기 어려운 스킬들이 [문 블레이드]를 강화한다.

이 거대한 함선 전체에 버프 스킬이 부여된다는 것부터가 이미 아득하게 강력한 힘이었다.

“록 온 시스템 가동. 각 사수들은 록 온 시스템의 보조를 받아 전탄 발사!”

오퍼레이터인 헌터가 함장의 명령을 함선 전체로 전달하자, 총탄과 포탄 그리고 광선 병기와 에너지 무기가 모두 사용되었다.

위우우우우우우웅!

[문 블레이드] 전체에 빛의 장막이 펼쳐짐과 동시에 수백의 부포가 불을 뿜는다.

그곳에서 쏘아진 것은 열화우라늄탄!

관통력이 크게 상승한 탄자가 스킬과 마력의 힘에 의해서 초음속으로 날아가 몬스터들을 찢어발겼다.

일격에 적을 관통, 그 밑에 있는 적들까지 동시에 관통해 한 번에 수십 마리의 몬스터가 폭발하여 흩어진다.

그것은 대공포, 기관포 등의 총탄에도 똑같이 쓰였다.

또한, 이번 작전을 위해서 인류는 최강의 무기도 준비해 놨다.

“함장님! [종말의 마왕]과의 사이에 있는 적들을 전부 제거했습니다!”

“핵폭탄 투하 준비!”

“핵폭탄 투하 준비! 투하까지 30초!”

“준비되는 대로 쏴라!”

아담 브론즈의 명령과 함께, 핵폭탄이 [종말의 마왕]을 향해 떨어져 내린다. 단지 하나만 쓴 것이 아니었다.

적어도 수백 발의 핵폭탄이 이 함선에 실려 있으며, 일찍이 지구에서도 몇 번 사용된 적 없는 파괴 병기가 달 표면을 향해 떨어졌다.

그리고 일어나는 거대한 폭발과 함께 일어나는 버섯구름.

그러나 스킬의 힘으로 [문 블레이드]와 연결되어 있는 아담 브론즈, 그리고 [성좌의 직감]을 가지고 있는 엄지척은 상대가 피해를 입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고에너지 반응! [종말의 마왕]이 공격합니다!”

“방어막 전력 전개!”

[문 블레이드]를 둘러싼 역장이 새파랗게 변한다. 마치 달처럼 변해 버린 [문 블레이드] 아래쪽으로 거대한 검은 광선이 다가와 충돌했다.

파지즈즈즈즈즈즈!

에너지와 에너지가 충돌. 기괴한 소리가 함선을 뒤흔든다.

“피해 상황 보고하라!”

“피해 없음! 하지만 동력이 일시적으로 35% 소모되었습니다! 재충전까지 앞으로 120초!”

“몬스터들은?”

“사방에서 몰려들고 있습니다!”

“역시…… 원거리에서의 공격은 의미가 없군그래.”

아담 브론즈는 홀로 중얼 거린다.

“엄지척. 역시 네 말대로였어.”

“그렇다니까요.”

뒤쪽에 서 있던 엄지척은 어깨를 으쓱한다.

그는 이곳에 오기 전 말했다.

원거리에서 하는 공격은 [종말의 마왕]에게는 통하지 않을 거라고.

정확히 말하자면.

[종말의 마왕]에게서 너무 멀리 떨어진 곳에서 행하는 공격은 통하지 않을 거라고 경고했었다.

달을 파괴할 정도로 큰 위력을 가진 무기라면 모르겠지만, 핵폭탄 정도로는 의미가 없을 터였다.

“그러면 플랜 B로군. 부탁한다.”

“예.”

엄지척의 대답에, 아담 브론즈는 정면을 다시 보았다.

“문 블레이드 하강! [종말의 마왕] 바로 위까지 향한다!”

[문 블레이드]가 사방에서 달려드는 몬스터들을 쓰러트리며 천천히 하강했다.

어느샌가, 핵폭발의 여파가 사라진 채로 [종말의 마왕]이 [문 블레이드]를 보고 있었다.

* * *

[문 블레이드]는 확실히 강력한 전함이지만, [성좌의 직감]과 눈먼 예언자 스테파니의 예언에 의하면 [종말의 마왕]은 [문 블레이드]만으로 쓰러트릴 수 없다고 했다.

그리고 그건 사실이다.

저 정도 되는 마왕 놈이면 아마도 [일정 거리 밖에서의 공격]이 무효화되는 어떤 스킬 정도는 가졌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핵폭탄에도 유효했다.

검은 에너지 덩어리 같은 느낌의 [종말의 마왕]은 실제로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핵폭발이 불필요했던 건 아니다.

사방에서 몰려드는 몬스터들을 잠시 소각하는 데는 아주 쓸 만했기 때문.

물론 사방에서 다시금 파도처럼 밀려오고 있지만, 그래도 이 짧은 시간은 귀중하다.

결국.

내가 생각했던 상황대로 되고 있다.

[문 블레이드]와 100만 명에 달하는 헌터들은 수백만 혹은 천만이 훌쩍 넘을, 사방에서 공격해오는 몬스터들을 막는다.

그리고 나를 비롯한 최상위 헌터들 100여 명이 [종말의 마왕]을 처치한다.

이것이야말로 인류의 최후를 결정짓는 운명의 결전!

실패해서는 안 된다. 실패는 여기에 참여한 헌터들 모두의 죽음일 뿐만 아니라. 인류 전체의 죽음이니까.

하지만 신경 쓰이는 건…….

리블과 정지한이 아직도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리고 ‘아일’도 아예 나타나지 않는다.

그도 전 세계에서 적어도 다섯 손가락에 들어갈 수 있는 최강자 중 하나일 텐데…….

아니. 지금은 그걸 신경 쓸 때가 아니지.

나는 강하실에 모여 있는 사람들을 보았다.

최상위 랭커들만 모여 있는 곳.

나와 내 동생 무척이. 거기에 정지벽, 별하나, 성광, 베르나데 이트, 다니엘 엔조가 한 팀.

그 외에 미국은 미국끼리. 영국은 영국끼리 서로 팀을 이루고 있다.

영국의 팀은 [원탁의 기사들] 쪽의 사람들이라고 하니, 아마도 강력할 테지.

-강하 1분 전. 전부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안내 방송이 나오고, 나는 팀원을 보았다.

과거에도 사용한 바가 있는 스킬인 [유대의 연결 고리]는 이미 사용된 상태.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스킬을 서로 사용하고 있다.

성광은 이미 [태양신의 가호]를 발동.

별하나는 [별의 인도]를, 정지벽은 [대지의 생명]을 사용한 상태다.

거기에 다니엘 엔조는 [성기사의 성스러운 빛]을 쓰고, 베르나데 이트는 [대자연의 역학적 마법 방벽]을 두른 상황.

나 역시 [왕의 위엄], [군주의 명령], [신격의 권세] 등의 여러 가지 스킬을 퍼붓고 있다.

-강하 개시.

우리가 선 강하실의 바닥이 열린다. 저 아래로 몬스터와 포탄 그리고 [종말의 마왕]이 보인다.

“가자!”

우리 팀이 고속으로 떨어져 내렸다.

* * *

화광이 번쩍인다.

포성이 사방을 울렸다. 대기가 생겨난 달이었기에, 소리가 아주 잘 울려 퍼진다.

떨어져 내리고 있는 우리들의 등 뒤로, 광선과 포탄 그리고 총탄과 미사일이 사방으로 쏘아지고 있는 게 느껴진다.

하늘에 정지한 [문 블레이드]는 사방으로 공격을 이어 나갔다.

마법의 힘을 두른 와이번이 초음속으로 날아들지만, 방공을 위해서 설치된 대공포에 격추된다.

미사일이 사방으로 날아가며 유령이 뭉쳐져 만들어진 거대한 영체형 몬스터 레기온을 찢어버렸다.

그사이 우리는 그대로 [종말의 마왕]을 향해 수직 낙하하는 중이다.

자세히 보게 된 녀석의 몸은 컸다.

적어도 수백 미터나 될 법한 크기를 가졌고, 몸 전체에는 그 연원을 알 수 없는 에너지를 두르고 있다.

그 검은 에너지 안쪽에 눈으로 짐작되는 붉은 빛이 4개가 있다.

그러나 놈은 여전히 우리를 기다리며 공격을 하지는 않는다.

[문 블레이드]를 공격했던 그 강력한 파괴 공격을 행하지 않는 것.

왜 기다리는 거지?

아니면.

저 녀석도 제약이 있는 건가?

그렇게 생각하는 사이.

미국 팀이 마력을 이용. 급가속을 시작하는 게 보였다.

-형. 미국이 무리하는데?

-내버려 두죠. 어차피 지금은 팀워크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무척이의 말에, 정지벽이 냉정히 말한다.

달이 떨어지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모두를 모으는 것만으로도 일정이 빡빡했다.

팀워크라는 건 기대도 못 하고, 저런 돌출 행동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나 지휘 체계가 있는 것도 아니다.

게다가.

저들 미국 팀이 [종말의 마왕]을 쓰러트려 준다면 그건 그것대로 좋은 일일 것이다. 그게 불가능해서 문제지.

-스테파니 제시카는 없네요?

별하나의 말.

-예. 그 사람은 함교에 있어요. 아담 브론즈를 돕는 중이거든요.

내 대답에 다른 팀원들 모두가 긍정한다. 그사이.

미국 팀의 메인 탱커. 타이탄 맨이 거대화하는 게 보였다.

자……. [종말의 마왕].

네놈의 능력을 슬슬 보여 주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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