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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봉으로 레벨업-277화 (277/305)
  • 제277화

    당연하게도 이 자주포에 의해서 일본과 중국 동북방 지역은 전부 사정거리에 들어온다.

    그리고 이것들은 중하급 몬스터들을 토벌하는 데에도 효과적이기까지 했다.

    그것에 대한 대책으로, 중국군에서도 최근에 개발한 ‘원거리 방어’ 장비가 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쓸 수가 없다.

    그렇기에 한숨을 내쉬며 대기하고 있어야 했다.

    적어도 전산망을 복구하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까.

    팟.

    그때.

    사령관실의 메인 모니터가 빛을 내기 시작했다.

    “복구된 건가!”

    옌타오가 희망에 찬 표정으로 화면을 본다.

    그리고 희망은 이내 절망이 된다.

    화면에는 중국군이 대기하고 있는 장소가 나타나고 있었고, 자막까지 나와 있었다.

    [너희들의 근처에 경고의 의미로 포격을 가하겠다. 경거망동하지 말고 군을 움직이지 말도록.]

    그리고 영상으로 군부대의 인근에 떨어져 내리는 유성을 볼 수 있었다.

    거리가 제법 떨어져 있었으나, 지형이 변하고 폭발의 파편이 군부대에 떨어져 내렸다.

    철저하게 군 자체를 공격한 게 아닌, 그 인근의 지형에 가해진 폭격.

    그걸 본 옌타오는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이 전쟁은 이길 수 없다.

    “유선통신 준비해.”

    결국 주석에게 보고할 수밖에. 그는 창백한 얼굴로 영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 * *

    [곤륜산]이 하늘로 띄워 올린 근거지는 인공위성으로 촬영이 가능했다.

    그것은 강대국이라고 할 수 있는 국가들은 [곤륜산]을 인지했다는 뜻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강대국의 행정부 꽤 많은 수가 이미 비밀결사들에 대해서 알고 있다.

    행정부에 속한 고위 공무원, 혹은 국회의원이나 법조인들 중에도 그들의 일원이 있기 때문.

    미국만 해도 [골든 호라이즌]이 버젓이 존재하고 강력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으니, 모를 수가 없다.

    이 비밀결사들과의 관계는 나라마다 천차만별이지만, 적어도 강대국 중에는 아직까지 비밀결사에 완전히 지배당하고 있는 국가는 없었다.

    그런데 지금 중국이 완전하게 [곤륜산]의 조종을 받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니 경악할 수밖에.

    [곤륜산]과 중국의 행보에 경악한 세계는 각종 성명서를 발표하고, 중국을 비난하는 한편.

    개입은 하지 않고 관측만 하고 있었다.

    한국이 어떻게 나올 것인가 궁금했으니까.

    그리고 그들은 엄지척이 갑자기 매스 드라이버를 만들어 내고, 그것을 이용해 인공위성을 수백 기나 하늘에 띄워 올리는 모습을 보게 된 것이다.

    매스 드라이버라니?

    미국에서도 프로젝트를 만들다가 엎어진 그 물건을 이미 제작 완료했다고?

    우주에 인공위성을 수백 기나 띄워 올렸어!?

    그 결과.

    세계의 모든 정부는 결국 인정하고 말았다.

    엄지척은 기존의 헌터들과는 차원이 다른 존재이며, 이미 일인국가라는 것!

    개인이 국가를 상대할 수 있다!

    그것은 여러 국가들에 [곤륜산]이 움직인 것보다 더한 충격을 주었다.

    [곤륜산]은 그래도 집단이자 조직.

    그런데 겨우 일개 개인이 저런 능력을 지닐 수 있다니 반칙 아니냐?

    때문에 세계의 강국들이 전혀 개입을 하지 않고 그대로 지켜보기로 결정했을 때.

    궤도 폭격이 중국군 근처를 때렸다.

    지형이 뒤바뀌는 광범위한 대폭격. 거기에 더해서 전자전을 통한 공격이 중국군의 발을 묶는 모습을 보았다.

    세계는 이제 경악을 넘어 공포를 느꼈다.

    엄지척이라는 개인을 이대로 내버려 둬도 되는 걸까?

    하지만, 그와는 완전히 반대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 법.

    A/B가 그랬다.

    최고의 투자자. 그리고, 강력한 헌터이기도 한 그는 자신의 길드를 소집했다.

    ABM길드는 소수정예. 그리고 강력하기로는 미국에서 두 번째로 강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첫 번째로 강력한 길드는 사실상 미국 정부가 운영하고 있으니, ABM길드야말로 민간사업 길드 중에서는 최강의 전력이라고 할 만했다.

    1군의 평균 레벨이 무려 140.

    2군의 평균 레벨도 120이 넘으며, 3군까지 내려가도 평균 레벨이 100 이상이었다.

    미국인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적을 가진 헌터들이 즐비하다.

    소수정예라고 하지만 그건 다른 길드에 비해서 그렇다고 하는 것일 뿐.

    사실 헌터들의 숫자가 1~3군 전부 합해서 무려 800명이나 되는 강력한 전투 집단.

    그리고 그런 이들이 지금 여기 전부 모인 것이다.

    바로.

    A/B의 비밀 최종 병기가 잠자고 있는 격납고에.

    “그러게요. 보스보다 더 미친놈이 있을 줄은 몰랐는데요.”

    불꽃 같은 머리카락을 길게 늘이고 중세의 마녀 같은 옷을 입은 여성이 어이없다는 얼굴로 말했다.

    “우리 보스는 약도 안 하면서 저렇게 미쳤는데, 엄지척이라는 인간은 무슨 약을 해서 저렇게 맛이 간 걸까?”

    그리고 붉은 마녀의 말을 받은 것은 키가 2미터가 넘는 근육질의 거한이었다.

    SF틱한 아머를 입고 있는 그는 딱 봐도 탱커로 보인다.

    “저게 미쳤다는 걸로 해결될 게 아닌 거 같은데?”

    그리고 그 옆에는 허리에 단검을 7자루나 차고 있는 날렵한 인상의 짧은 머리 여성이 서서는 어이없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자. 다들 너무 그러지 마세요. 보스도 조금 과격한 것뿐이라구요.”

    그리고 그런 세 명을 말리는 검은색의 수녀복을 입은 여성이 한 명.

    디스트로이어 엘리아.

    스틸윌 테드.

    킬링엔젤 카렌.

    세인트 싱클레어.

    이들 네 명은 A/B의 최측근이자. 같이 던전에 들어가는 팀원들이었다.

    화력 담당인 엘리아. 탱커인 테드. 근접 딜러이자 서포터인 카렌. 그리고 힐러인 싱클레어.

    그리고 ‘지휘관’인 아담 브론즈.

    이들 다섯 명의 팀은 아주 강력해서, 다섯 명만으로 5성급 던전을 여럿 클리어한 전적이 있다.

    지금에 와서는 미국 내의 중요 지역에 위치한 던전을 ‘소멸’시키기도 했으며, A/B의 쇼맨십에 힘입어 ‘영웅’으로 알려져 미국 내에서 연예인 같은 인기를 누리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이들 네 명의 뒤쪽으로는 넓은 격납고 내부에 수백 명의 길드원들이 전부 모여 있었다.

    부우우우웅!

    “자자. 다들 조용.”

    그렇게 다들 수군거리고 있을 때 A/B가 드론을 타고서 나타났다.

    사람이 탈 수 있을 정도로 큰 드론이 와서는 격납고 한쪽에 마련된 연단 옆에 내려선다.

    그리고 A/B는 연단으로 올라가 섰다.

    연단에는 멀리서도 보일 정도로 큰 붉은 버튼 하나와 마이크가 달려 있었다.

    “다들 급하게 와 주느라고 수고했다. 오늘은 그간 너희들에게도 몇 차례나 이야기했던 ‘최종 결전 병기’를 꺼낼 때가 왔기 때문이야.”

    “보스! 그 거짓말 같은 이야기가 진짜였습니까!?”

    “우리 길드에 그런 게 있었어?”

    “몇 년 전부터 만든다고 이야기했었어.”

    길드원들이 수군거리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자. 조용조용! 여기 격납고로 오라고 한 이유도 그거야. 최종 결전 병기를 보여주고, 바로 탑승하고 이동하려고 그러는 거지.”

    “이동이라면 어디로 가는 거죠?”

    “설마 그건 아니죠, 보스?”

    누군가가 뭔가를 예상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 설마가 맞아. 우리는 [곤륜산]을 박살 내러 갈 거다.”

    그 선언에 다들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그 중국 놈들?”

    “우리가 PMC도 아닌데 굳이?”

    “계약 위반 아닌가? 이거?”

    그러나.

    미국의 헌터들은 길드 마스터가 말한다고 순순히 따르는 존재가 아니었다.

    누구보다도 이익에 민감한 존재들이 바로 미국의 헌터들!

    그리고.

    A/B도 이들에게 충성심이나 소속감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다.

    대신 A/B는 이들을 움직일 키워드를 알고 있었다.

    “돌아갈 놈들은 돌아가. 대신 여기서 돌아가는 겁쟁이들은 앞으로 최종 결전 병기에 탈 수 없을 거야. 이건 특별한 물건이니까. 그리고 참여하는 놈들에게는 특별 수당을 3배 지불하겠어. 물론 위험 수당은 별도야.”

    바로 채찍과 당근!

    약간의 징벌적 차등을 두겠다는 채찍성 발언과 많은 돈을 줘서 보상하겠다는 말에 다들 자신의 생각을 떠들어 대기 시작했다.

    “이거 위험한 거긴 한데…….”

    “나 이번에 돈이 좀 필요했는데 나는 해야겠는데?”

    “보스가 지금까지 잘해 왔잖아? 보스 믿고 간다!”

    “나는 아버지가 아프셔서 못 가.”

    각자의 사정으로 참가와 불참가를 바로 결정했다. 빠르게 사람들이 갈라졌다.

    불참가를 할 사람들 이백여 명이 격납고 밖으로 나간다.

    A/B는 그들을 전혀 잡지 않았다.

    “자. 남은 사람들은 그러면 참가하는 거다?”

    “물론이죠!”

    “GOGOGO!”

    “좋아! 그러면 ‘최종 결전 병기’ 가동이다! 이 크고 붉은 버튼을 봐라!”

    A/B가 연단의 커다란 버튼을 가리킨다.

    “최종 결전 병기 스카이 워로드 시동을 승인한다!”

    그러고는 무식하게 주먹으로 버튼을 때린다.

    그러자 우르르릉! 소리가 나면서 격납고의 바닥이 갈라지기 시작했다.

    그 위에 서 있던 헌터들이 놀라서 좌우로 갈라지는 사이, 바닥과 함께 천장도 갈라지기 시작한다.

    어디선가 영화에 나올 법한 사운드가 깔린다. 그리고 길다란 무언가가 지하에서부터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사선 각도로 튀어나오기 시작한 그것은 아무리 봐도 우주선처럼 생긴 물건이었다.

    “미친, 우주선이야!?”

    “우리 보스가 우주선 만들었어?”

    “아까 스카이 워로드라고 하지 않았냐?”

    “저게 그건가?”

    “자, 여러분! 모두 타라고!”

    스카이 워로드.

    길이 670미터에 폭 132미터인, 어지간한 항공모함만큼 거대한 배가 그곳에 있었다.

    SF영화나 게임에 나올 법한 디자인을 가진 그것은 명백하게 우주로 날아갈 수 있도록 설계된 듯 보였다.

    민간 사업자가 만들기에는 지나치게 거대하고 강력해 보이는 우주전함의 등장은 길드원들의 마음에 불을 지르기에 충분했다.

    A/B의 말에 모두가 항공모함에 탑승하기 시작한다.

    이윽고 모두가 탑승을 하고 난 이후.

    이 거대한 우주전함이 수직으로 상승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내 로켓이 분사되며 하늘을 가른다.

    언제나 A/B를 주시하고 있던 미국 정부가 뒤집어진 것은 덤이었다.

    * * *

    [곤륜산] 기습 작전.

    당연한 일이지만, 적진에 대놓고 뛰어드는 일이다.

    희생이 따를 수도 있다는 것을 나 역시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어쨌든 해야만 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인맥을 총동원했다.

    그 결과.

    ABM길드에서 공격에 참여하겠다고 했으며, 필리핀의 타마 그룹에 의해서 통일된 헌터 기업과 조직들이 참전하겠다고 연락이 왔다.

    그뿐이 아니다.

    정진 컴퍼니에서도 참전을 결정했고, 한국 내의 여러 길드 역시 공격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군대도 움직인다.

    결전은 서해 한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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