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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봉으로 레벨업-276화 (276/305)
  • 제276화

    여러 각도, 그리고 여러 가지 높이에서 찍은 영상도 몇 개가 흘러나온다.

    그리고 다들 깨달았다.

    -어……. 저거. 영화 영상 같은 거…… 아니야?

    ↳야. 지금 정부에서 브리핑 중이야. 저거…… 산이 날아오고 있는 거 맞대.

    ↳미친;;;

    ↳2222

    -뭐야. 피난 가야 해? 짐 싸?

    -X바! 데프콘 1 발령났대!

    -한국 전쟁함?

    ↳중국이 선전포고 함.

    채팅창은 난리가 났다. 그리고 그러는 사이 엄지척이 다시 화면에 나왔다.

    “이 방송을 통해서 경고하겠습니다. 중국의 군대가 압록강을 넘으려는 시도가 있다면…… 저는 궤도 폭격을 가하겠습니다. 그리고 [곤륜산]에 마지막으로 경고하겠는데……. 돌아가지 않으면 네놈들의 산을 으깨 버릴 거다. 그러면 여러분, 모두 좋은 하루 되세요. 다시 웃는 얼굴로 돌아오겠습니다.”

    방송이 종료된다.

    그리고 세계 전체가 남극대륙의 던전 사태 때보다도 더욱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순간.

    “아니. 오랜만에 집에 왔더니……. 이게 무슨 난리래.”

    엄무척이 집 문을 열면서, 폰을 보고 어처구니없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 * *

    집 안의 촬영실. 방송을 끝내자마자 척량에게 바로 물었다.

    “중국군은?”

    [주군의 방송을 중국 쪽에서도 확인했습니다. 그럼에도 넘어오고 있습니다.]

    “사람 안 다치게 주변에 궤도 폭격 쏴줘. 지형을 바꿔 주면 생각이 바뀌겠지.”

    [알겠습니다.]

    “그리고 저쪽 인공위성 전부 부숴버리고. 해킹해서 군용 통신망과 군용 컴퓨터 전부 박살 내버려.”

    [예, 주군.]

    척량은 업그레이드되고, 스킬을 다수 공유해 주다 보니 거의 만능 전자 정령이 된 상태다. 전자전에서 척량을 이길 수 있는 존재는 지구상에 존재할 수가 없다.

    즉.

    해킹도 마음대로라는 것. 중국 정부가 [곤륜산]에 조종당해서 전쟁을 하고 싶어 한다고 해도, 육지를 가로막고 저쪽의 전산망을 엉망으로 만들면 전쟁은 불가능하다.

    [중국의 인공위성을 공격 중입니다. 보시죠.]

    척량은 우주 공간에서 벌어지는 전쟁을 나에게 보여 주었다. 내가 띄워 올린 위성이 마력탄을 쏴재낀다.

    그게 중국의 위성에 날아가 충돌.

    위성이 폭발해서 파편이 우주 여기저기로 흩어져 갔다.

    그것을 다른 위성이 마법으로 긁어모은다.

    [스페이스 데브리. 우주 공간의 쓰레기는 그 하나하나가 흉악한 공격 무기나 다름없습니다.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다가 다른 위성을 파괴하죠. 그러니 회수해 두어야 합니다.]

    “좋네. 잘하고 있어.”

    [그리고 지금 막 중국의 군사시설의 전원을 셧다운시켰습니다. 미사일 기지, 공군의 비행장, 포병대의 탄약고, 기타 등등 전부 셧다운되어 재가동까지는 앞으로 38시간이 소요될 예정입니다.]

    오오!

    [진군 중이던 중국군에도 퇴각 명령서를 전달했으며, 그들의 각종 통신 장비와 전자장치를 전부 먹통으로 만들었습니다.]

    빠르다!

    “잘했어.”

    좋아. 중국 쪽에는 쓴맛을 보여 줬고요. 그러면 남은 건 저놈의 플라인 곤륜산이 문제인데.

    “형! 여기 있어?”

    촬영실 문을 벌컥 열고 동생 놈이 들어왔다.

    나는 스킬을 이용해서 옷을 ‘교체’했다. 양복에서, 전투복으로.

    “왔어?”

    “아니, 오랜만에 집에 왔는데 뭐 이런 난리가 다 났대?”

    “이야기하자면 꽤 길어. 축약해서 말하자면…… 예전에 말해준 비밀결사들에 대해서는 기억하지?”

    “어.”

    녀석이 대답하며 투명 의자처럼 앉는 자세를 취한다. 그러자 녀석의 등에서 금속 재질의 막대가 자라나더니 의자가 된다.

    헐. 이놈 어디 가서 뭘 하고 온 거야?

    “너…… 뭔가 많이 변했다?”

    “형 따라잡으려고 아주 죽을 고생을 하고 왔거든. 그래서, 무슨 일이야?”

    “비밀결사 중 하나인 [곤륜산]을 도발해 봤거든. 그랬더니 냅다 최종 병기 꺼내고 그 밑에서 따까리 노릇 하는 중국도 선전포고해 왔어.”

    “지나치게 축약했잖아!”

    녀석이 버럭한다.

    하지만 그 이상의 내용을 설명해 주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는걸?

    “그래서, 형은 어떻게 할 건데?”

    “일단 중국군의 진출은 손을 써서 막아 놨어. 장거리 미사일 같은 것도 못 쓰게 해 놨고. 이제 [곤륜산]만 막으면 돼.”

    “혼자서 할 수 있어?”

    “글쎄. 아직은 잘 모르겠어서. 간을 좀 봐야지. 리블도 부르고, 정지한 대표도 부르고.”

    “나는?”

    녀석은 나를 진지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나도 이제 형한테 도움이 될 수 있어.”

    그 말에 녀석의 정보를 확인했다.

    레벨이 무려 158이나 된다.

    언제 이렇게 올렸지?

    “너…… 엄청나게 레벨 업 했네?”

    “고생 좀 했지.”

    히죽 웃어 보이는 녀석을 보니 마음이 좀 안 좋았다. 그렇게까지 무리할 필요 없었는데.

    이 녀석은 과거에도 그랬다.

    내가 돈을 대줄 테니 대학에 가라고 했을 때. 미친 듯이 공부해서 가장 빠르게 돈을 벌 수 있는 직업을 찾아내서 로스쿨에 합격했다.

    변호사가 돈을 가장 잘 번다나…….

    그렇게까지 무리하지 않아도 된다고 이야기했었지만, 이 녀석은 늘 그랬다.

    ‘형이 나 때문에 무리하고 있으면서.’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이 녀석은…….

    “좋아. 그러면 같이 하자.”

    “그래야 우리 형이지.”

    “일단 일 시작하기 전에 정지한 대표하고 이야기…….”

    삐리리리.

    전화 벨 소리가 울린다.

    [정지한이군요. 양반은 못 될 모양입니다.]

    그러게. 진짜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정 대표야?”

    “어. 전화 좀 받을게. 예. 전화 받았습니다.”

    -큰일을 저지르셨더군요.

    “[곤륜산] 놈들을 좀 자극해 볼까 했더니 급발진하더라고요.”

    -중국군을 묶어 둔 일은 잘하신 일이었습니다. 현재 청와대는 난리가 난 상태입니다. 데프콘 1도 발동되었고, 한국군도 전면 배치 중인 상태입니다.

    “우리나라도 제법 빠르네요.”

    -국가 안보는 중요하니까요. [곤륜산]의 결계가 걸리적거려 제대로 된 공격을 하지 못하고 계실 겁니다. 안타깝지만 저 결계는 파괴하거나 제거할 수 없으니 포기하시고 다른 방법을 써야 하죠.

    “제거할 수 없다고요?”

    -반천태극진이라고 하는 진법으로, 곤륜산의 팔괘 방위에 설치된 보주가 진법을 형성하죠. 원거리에서 오는 공격을 아예 무한하게 늘어난 공간의 저편으로 날려 버립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모든 공격을 우주로 공간 이동 시켜 버린다고 생각하시면 편할 겁니다.

    미친놈들이네. 공간 왜곡 결계를 [곤륜산] 전체에 걸어 뒀어?

    그것도 비행 중인 플라잉 곤륜산에?

    -곤륜산 내부로 들어가 팔괘 중 넷을 파괴하지 않으면 진법은 해제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걸 파괴하는 사이 곤륜산의 전력 전부와 충돌하게 될 테니 결국 진법을 없애기 전에 저들을 전부 처리하는 게 되어 버릴 겁니다.

    “결국 힘으로 해결해야 한다, 이거죠?”

    -예. 저는 [호수의 여명회] 뒤처리와 정부와의 조율 그리고 AB를 비롯한 외부 조력자들을 불러들여야 하니 바쁠 겁니다. 엄지척 헌터. 당신이 저 산을 파괴해 주십시오.

    약간의 침묵. 이윽고 나는 입을 열었다.

    “그거야 당연히 할 일이지만. 저 안에 뭐가 있는지 알고 계신가요?”

    -자료는 정리해서 메일로 보내 드리겠습니다. 그러면 무운을 빕니다.

    전화가 뚝하고 끊어졌다.

    “이 인간… 여전히 수상쩍은 데가 있단 말이지…….”

    무척이는 옆에서 대화를 같이 듣고는 찜찜한 얼굴이 된다.

    “고생하고 있는 사람에게 그러는 거 아니다.”

    “하아?”

    “그나저나…… 우리만으로는 조금 불안하고. 전력을 더 늘려야겠는걸.”

    “어떻게 하려고. 엄청나게 위험한 곳이라 어중이떠중이는 데려가 봤자일걸?”

    무척이 녀석의 말이 맞다. 물론 믿을 만한 팀원들이 없는 건 아니지.

    “우리 팀원하고 타마 그룹 쪽 사람들을 좀 데려가게.”

    타마 그룹도 필리핀을 대표하는 랭커 집단이다.

    게다가 던전에 갇히면서 변이까지 돼서 외견적으로는 조금 기이하게 변했지만 그 능력은 전 세계의 최상위 랭커만큼이나 강해져 있는 상태였다.

    거기에 내 권속이 되면서 내가 스킬을 ‘하사’한 덕분에 그 능력은 더욱더 급상승.

    현재 필리핀의 국력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것도 타마 그룹이 필리핀을 장악하고 범죄 조직을 청소해서 생긴 일이었다.

    그들은 충분한 전력이 된다.

    “일단 팀원부터 꾸리고. 10시간 후에 공격한다.”

    “팀원들한테는 내가 연락할게.”

    “그래. 나도 연락 돌릴 데가 있으니까.”

    저쪽이 총력전으로 나온다면. 나 역시 총력전으로 나간다.

    * * *

    중국군의 최고 직위는 상장이다.

    그리고 이번 한국 침공군의 최고 사령관 옌타오(艶濤)는 참담한 표정으로 급하게 꾸린 사령관실에 앉아 있었다.

    “아직도 복구가 안 됐나?”

    “아직입니다.”

    상장 옌타오의 옆에서 부관 역시 심각한 얼굴로 보고하고 있다.

    비상 전력이 가동하고 있고, 전등에 불 정도는 들어오고 있지만 컴퓨터 같은 전자 기기는 전부 먹통이었다.

    그나마 외부 통신망과 연결되지 않고 철저하게 독립된 컴퓨터들은 작동 중이었지만, 이것들만 가지고 전쟁을 할 수는 없었다.

    “상대는 전파 해킹도 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내부 통신망에 간섭해서 컴퓨터를 셧다운시킨 것으로 확인됩니다.”

    “여전히 우리 쪽 헌터들의 능력은 효과가 없나?”

    전자전(electronic warfare, EW)은 현대 사회에서 아주 효과적이고 강력한 수단 중 하나였다.

    몬스터를 상대로는 쓸데가 없지만, 국가 간의 전쟁에서는 아주 위력적이다.

    그리고 놀랍게도 헌터들 중에는 그런 전자전에 영향을 주는 스킬을 각성한 이들도 있다.

    하지만.

    그런 자들이 전부 달라붙었음에도 한국의 전자전 전문 헌터를 이겨내지 못하고 모든 시스템을 탈취당하고 말았다.

    때문에 상장 옌타오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이대로 사령관실에서 손가락이나 빨고 앉아 있는 수밖에.

    외부와 통신도 안 되는데 군대를 어떻게 움직이겠는가?

    게다가.

    한국에 진입하기 위해 요동성의 마경림을 돌파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런 전자전의 패배는 이미 군의 패배와 직결된다.

    해결되기 전까지.

    조금도 군대를 움직여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이미 사령부까지 전부 적들에게 알려졌을 테니까.

    한국은 포에 미쳐버린 국가.

    던전 출현 전에도 강력한 자주포를 가지고 있었지만, 지금에 와서는 사정거리가 1,500km에 달하는 무지막지한 자주포를 가지고 있었다.

    각종 스킬과 마법적인 권능이 가미된 이 자주포는 무게 1톤짜리의 무지막지한 쇳덩이를 지상에 때려 박는 미친 물건.

    그 물리 충격력만 해도 대폭발을 일으키지만, 지면에 내리꽂힌 후 터지는 폭탄의 위력도 몹시 강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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