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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봉으로 레벨업-271화 (271/305)

제271화

“리블. 이 던전을 박살 내기 위해서 필요한 시간은 얼마죠?”

“1시간. 그 정도면 될 것 같네요. 하지만 저를 지켜줄 필요는 없어요~”

“진짜요?”

“그럼요! 제 귀여운 부하들이 잔뜩 있으니까요!”

그가 또다시 과장스레 팔을 내젓는다. 그러자, 저 아래의 회색 세계의 지면을 뚫고 언데드들이 하나둘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어둠 속에서 튀어나오던 그 언데드들이다.

그 수는 용암 지대로부터 진군해 오는 저 곤충과 독사 몬스터들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하. 우리 쪽 숫자가 더 압도적이로구나.

“앗차. 하지만 저것까지 제가 감당하기에는 어려울 듯하네요.”

“저거…… 양산형이었나 보네요.”

“그러게요.”

그리고 저 멀리의 용암 바다에서 용암을 가르고 튀어나온 거대한 것이 있었다.

시체가 되어서 뒹굴고 있는 바로 그 뱀 대가리 괴물이다.

던전의 입구에 걸쳐져 있던 때와는 다르게 지금은 그 전체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머리와 목은 뱀과 용을 섞은 모습 그대로고, 몸통은 표범에 사족 보행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다리는 사슴 같은 발굽을 했고, 꼬리는 여섯 줄기로 되어 있으며 그 끝에는 전갈의 독침이 매달려 있다. 키메라 비슷하지만, 키메라와는 다른 느낌의 괴물.

그것이 용암을 가르고 튀어나오고 있는데 무려 세 마리나 되는 데다가, 지금 내가 완전히 던전 안에 들어온 덕분인지 녀석들의 정보도 알 수 있었다.

[퀘스팅 비스트]

레벨 : 200

속성 : 혼돈

약점 : ???

국가의 멸망을 알리기 위해서 나타나는 환상종. 혼돈에 속한 존재이며, 근친상간과 비열한 폭력 그리고 거짓과 부도덕함이 형상화되어서 만들어진 존재라는 설화를 가졌다. 멸망을 노래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알려져 있다.

레벨이 200이라고? 처음 보는 레벨인데?

아무리 레벨이 전부가 아니라고는 하지만, 레벨이 높으면 일단 강한 건 확실하다.

“카아아아악!”

“샤앗!”

-죽죽음음이이너너희희에에게게왔왔다다!!

-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 꺄하하하아아아아앗!

-죽어! 죽어! 죽어! 죽어!

내가 퀘스팅 비스트를 보는 사이.

회색 지대로 들어온 적들이 이미 언데드의 군대와 충돌한다.

언데드 하나하나는 저 몬스터들보다는 약했지만 딱 봐도 불길해 보이는 흑마법이나 그쪽 계열 스킬을 쓰면서 양으로 밀어붙여 몬스터를 죽여대고 있다.

좋아. 그렇다면 나도 할 일을 해야지.

일단 나타난 퀘스팅 비스트는 셋.

우선 한 놈부터 처리한다!

“뒤는 맡기겠습니다.”

“물론이죠!”

리블의 쾌활한 목소리를 뒤로하고 경공을 극성으로 전개했다.

나 역시 하나의 번개가 되어 날아가 그대로 쌍검을 찔러 들어갔다.

두 개의 쌍검을 붙이고, 강기를 이중으로 꼬듯이 불어넣으면서 심검을 섞는다.

혼원건곤일극!

펑!

단번에 뱀 대가리 퀘스팅 비스트의 머리통을 꿰뚫었다.

[므우우오오오오오!]

이 새끼는 왜 대가리가 터지는데도 비명을 지를 수 있는 거지?

놈이 비명을 지르며 쓰러지더니 용암에 몸을 누이며 발을 뻗어 왔다.

몸체가 km 단위다 보니 거대한 빌딩이 나에게 휘둘러지는 것 같았다.

이런 걸로 쫄기에는 이미 내가 너무 멀리 왔거든!

“합!”

혼원건곤분단!

강기와 심검의 힘이 서린 쌍검이 거대한 발굽 다리를 토막 낸다.

분수처럼 쏟아지는 피가 독충과 독사가 되어 쏟아져 왔다.

“염혼염도옹! 완전 전개에에에!”

콰직. 콰지지직. 우드드드득!

이마에 핏줄이 솟는다.

내 주변의 모든 것이 믹서기에 갈려나가는 것처럼 비틀리며 으스러지고 찢겨져 간다.

그사이, 머리통을 잃은 놈의 몸이 용암 바다에 빠져 스러진다.

[성좌의 직감]이 한 놈이 죽었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런데 그 시체에서 계속해서 독충과 독사가 튀어나오는 게 문제.

그것들은 이 던전의 특성 때문인지 열에 대해서는 조금의 피해도 입지 않고 용암을 헤엄쳐 기어 나오고 있다.

화악!

“엇?”

뭐야. 이 강렬한 마력은?

고개를 돌려 보니, 퀘스팅 비스트 두 마리가 나를 보며 그 거대한 대가리를 쩌억 벌리고 있었다.

이 새끼들! 브레스 공격이냐!

창!

쌍검을 앞으로 내밀고, 방어 초식을 전개.

두 개의 검이 검막을 만들며 내 앞을 촘촘히 막아섰다.

그 순간.

콰우우우우우!

두 개의 강렬한 광선이 나를 향해 쏟아져 검막에 들이박는다.

콰르르르르르르르르!

바다에 소용돌이가 치는 소리가 일며, 독기가 섞인 마력으로 이루어진 듯한 광선과 내 검막이 힘겨루기를 시작했다.

아, 씨. 이 새끼들 좀 강한데!?

으드드드드드드!

“큭!”

몸에 부하가 걸려서, 근육이 덜덜 떨리는걸?

하지만! 이 정도로는 나에게 피해를 줄 수 없다, 이 새끼들아!

위웅!

염혼염동을 극력 전개.

녀석들의 대갈통을 콱 붙잡아 그대로 옆으로 꺾어 버렸다.

우드드득!

녀석들의 뱀 대가리가 360도 회전한다. 당연히 녀석들의 브레스도 중단되어 끊어진다.

이건 몰랐지, 친구?

펑!

그대로 달려들어, 아까와 같은 혼원건곤일극을 펼쳤다. 뱀 대가리 놈의 눈동자가 커지는 것을 보며 그대로 찔러 나갔다.

거대한 강기와 심검의 무리가 담긴 쌍검은 거대한 비수가 돼서는 녀석의 머리통을 터트렸다.

펑!

그대로 대가리를 관통하고 튀어나온다.

한 놈 더 보냈고! 남은 건 이제 네놈뿐이다!

옆으로 몸을 돌리며 마지막 남은 놈을 향해 다시 한번 혼원건곤일극을 사용했다.

거리가 무색하게 단번에 도달해, 그대로 녀석의 뱀 대가리를 박살 내며 관통할 수 있었다.

쿠우우우우웅!

철써억!

용암이 파도친다.

“좋아…….”

커다란 덩치는 이걸로 오케이. 녀석의 몸에서 튀어나오는 것들과 이 던전 내부에서 튀어나오는 몬스터들은 아직 많이 남았지만…….

힐끔.

하늘을 보니, 그곳에는 점점 거대해지는 검은 달이 있다.

이 던전의 하늘은 온통 먹구름인데 그 사이로 계속해서 붉은 번개가 친다.

때문에 어둠침침하면서도 빛이 있어서 주변이 보이는 기괴한 세계. 그런 세계의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검은 달이 점점 크기를 불려 나간다. 그리고 지상 역시 점점 죽어 나가고 있다.

어둠의 영역이 넓어지면서 이 던전 자체의 힘을 그대로 빼앗아 죽어버린 땅으로 만들고 있다.

어둠에 휩쓸리면 몬스터들도 그대로 생기를 빼앗긴 채로 미라가 되어서 쓰러져 버렸다. 그리고 이내 시체가 된 상태로 일어나기 시작한다.

그걸 보면 이런 생각이 들었다.

리블이 세계 멸망을 시킬 수 있는 거 아닐까?

콰르르릉!

그때 저 멀리서 거대한 폭음과 함께 산이 솟구쳐 오른다. 용암이 하늘로 터지고, 거대한 구름을 토해내며 산 하나가 튀어나온 것이다.

“저건…….”

[성좌의 직감]이 속삭인다.

저건 던전의 핵이다.

본래라면 내가 직접 찾아내기 전까지는 숨어 있어야 할 녀석이 튀어 나왔다는 건…….

성좌 새끼들이 단단히 작정을 했다 이건데.

중간 보스는 퀘스팅 비스트면서, 어째서 던전 핵은 또 무생물 형태냐?

쿠우우우웅!

그건 산 자체가 일어나 서서 걷는 괴물이었다.

체구가 퀘스팅 비스트보다 크다.

어찌 보면 히말라야 산맥 같은 거대한 산이 움직이는 셈이다.

그나마 생김새는 사족 보행의 도마뱀 같은 형태지만, 그 몸을 이루는 건 용암과 바위 같은 것들이었다.

[던전 핵 – 거산룡]

내 눈으로도 이 외의 정보는 보이지가 않았다.

아무래도 성좌들이 방해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렇다고 내가 쫄 거 같냐?

“리브으으을!”

“던전 파괴 준비 완료되었습니다아아아~~~~”

“쏘세요!”

내 명령에 리블이 명랑하게 대답한다.

“라져 댓!”

하늘의 검은 달이 그 거대한 크기에도 무시무시한 빠르기로 움직였다.

그러자 거산룡이라는 이름을 가진 던전 핵도 바로 행동을 개시한다.

거북이나 도마뱀 같이 생긴 암석 머리통의 입을 쩌억 벌리고, 강력한 마력이 그곳에 고이기 시작하는 게 보였다.

브레스냐!

그러며어어어언!

“염혼염도오옹!”

모든 정신력과 마력을 쏟아붓는다!

염혼염동은 엑토플라즘을 만들 수 있고, 염동력도 쓸 수 있는 만능 스킬!

그걸로…… 아주아주 질긴 고무 형질의 엑토플라즘을 만들어 낸다!

쫘아아악!

거산룡의 입 주변에 내가 만든 엑토플라즘이 들러붙었다. 끈끈하고 질긴 그것은 녀석의 입을 단번에 휘감았다.

쾅!

큰 소리가 나며 녀석의 입이 닫혔다. 녀석이 당황한 듯 그 거체를 움직이며 난동을 부린다.

그러고는 거산룡의 몸에서 강력한 마력이 흘러넘치며 엑토플라즘을 해제하려고 하는 게 보였다.

다리가 짧아서 입에 안 닿는 모양!

크하하하하!

그래. 그러게 왜 그런 형태로 했냐!

화르륵!

내가 웃는 사이 엑토플라즘이 마력에 의해서 불타오른다.

“합!”

하지만 나 역시 힘을 쏟아부었다.

마력과 마력의 충돌!

하지만 이 정도 시간을 벌었으면…….

쐐에엑!

왔다!

검은 달이 녀석을 향해 나아간다. 거리는 이제 수 km 정도!

콰직!

“젠장!”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녀석이 기어코 엑토플라즘을 뜯어내고 다시금 입을 벌렸다.

그리고 그 순간. 검은 달은 녀석의 얼굴 앞까지 다가가 있었다.

바로 그때.

녀석의 입에서 빛이 폭발하며 검은 달을 때렸을 때, [성좌의 직감]이 내 안쪽에서 미친 듯이 종을 울려댔다.

오싹!

아니. 리블, 이 미친 인간이……. 저거 X나 위험한 거였잖아!

쩌억.

알이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아니. 들렸다고 느꼈다.

나는 즉시 몸을 돌려 리블에게로 번개처럼 움직였다.

녀석이 환하게 웃고 있는 게 보였다.

등 뒤가 시큰한 느낌이 든다.

녀석의 허리를 붙잡고 그대로 쭉쭉 나아갔다.

그리고 오싹함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리블 녀석을 내 등 뒤로 돌리고, 두 개의 쌍검을 뽑아내 최고의 방어 초식을 전개. 동시에 각종 방어 스킬을 전부 사용했다.

“희망의 수호자! 파괴되지 않는 장난감 소환! 염혼염동!”

스킬을 쓰면서, 쌍검으로는 검막을 만들며 정신을 집중했다.

그리고 저 멀리서.

초신성 같은 폭발이 일어난다.

그것은 새하얀 빛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검은 알 껍질을 깨고 나온 새하얀 빛은 그대로 거산룡을 ‘지워’버리고, 단번에 주변의 것을 빛으로 물들여 ‘삭제’시켰다.

리블, 이 미친 새끼야!

그리고 그 힘이 이윽고 내 앞에 도달했다.

보이지 않는 뭔가가 내 몸을 누르는 느낌이 든다.

기가 쭉 빨려나가고, 머릿속 정신이 깨지는 것 같았다.

아, 젠장. 이거 [희망의 수호자]가 받는 대미지만큼 정신적으로 지치는 건가?

그래도…… 버틴다!

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후우우우우우!”

빛이 사라졌다. 그리고 우리는 아무것도 없는 무중력의 공간을 떠다니고 있었다.

“리블! 이 미친 인간아!”

“아. 인간 아니에요.”

“그런 걸 쓸 거면 안전하게 쓰든가 해야지, 이게 뭡니까!”

“뭐어. 엄지 군이면 해결할 줄 알고 있었으니까요. 실제로, 막았잖아요.”

이 미친놈이 진짜!!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아 올랐지만, 녀석은 여전히 생글생글 웃고 있다.

“하지만, 이게 깔끔해요~ 안 그랬으면 거기 있는 몬스터들을 다시금 성좌 놈들이 회수해 갔을 거라구요? 그 힘으로 다른 데서 다시 던전을 열 수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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